Social Innovation/Co-operatives

위기에 빛나는 협동조합, 동일본지진 피해복구사례 - Akira Kurimoto

열린 공동체 사회 2013. 12. 11. 17:29


2011년 3월 11일

진도 9.0의 강한 지진이 일본에서 발생했다.


도호쿠 지방 태평양 해역 지진 (일명 동일본 지진)

강력한 쓰나미를 동반했으며 후쿠시마 원전사고까지 이어지면서,

일본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고의 위기를 겪게 되었다.



10개가 넘는 지역에 재난의 피해는 이어졌으며,

약 20,000명 이상의 인명피해 (사망자 수만 16,000명)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구호 대상자만 440만명이 훌쩍 넘었다.


1995년 발생했던 고베 대지진에 비하면,

3배에 가까운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벌써 2년 가까이 시간이 지났지만,

재난에 대한 복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

안그래도 글로벌 금융 위기 상황에서,
쓰나미의 충격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까지...

이중삼중으로 겹친 현황은 일본을 패닉상태로 몰아갔다.

정부의 의사결정은 너무나 느렸고,
기업들은 주주들의 눈치를 봐야만했다.

이 때 가장 발빠르게 나선 것이 바로 협동조합이다.


이는 처음 있는 일이 아니였다.
1995년 고베 대지진 때 역시 협동조합의 활약은 눈부셨다.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몰려왔고,
의료생협은 인력을 지원했고 생협들은 창고를 풀었다.

협동조합의 가치는 올라갔고,
협동조합은 새로운 위기를 대비하기 시작했다.

특히, 2004년 인도양 쓰나미 때,
수많은 협동조합이 정부와 함께 재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일본의 협동조합들은
꾸준히 이런 위기 상황에 대비를 해왔고,
2011년 위기 상황에서 그 빛을 발휘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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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이 일어난 이후는 한 마디로 카오스 상태였다.


일본의 협동조합들도 고베 대지진 이후

꾸준히 위기에 대비해왔다고 하지만 혼란상태는 마찬가지였다.


모든 인프라가 무너졌는데, 

지역협동조합만 멀쩡할 수는 없었다.

여기에서 연대의 가치가 빛을 발휘하게 된다.


일단, 지역 내에서 가능한 자원을 복구 작업에 풀자 마자

다른 지역 협동조합들의 지원을 받기 시작한다.


자원봉사자부터 시작해서 물품 지원까지...

각종 협동조합이 다양한 형태의 가능한 지원을 해주기 시작한다.


심지어는 지역 차원에서 문제해결을 위해서

새로운 협동조합을 조직해서 공동체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오모에 재난 극복 사례 보러 가기 - by 희망제작소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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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자였던 쿠리모토 아키라 이사는


협동조합의 비즈니스와 결사체의

이중적인 성격(Dual nature)가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이야기를 한다.


또한 물질적 지원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나 상호적인 활동 등의 인적 지원도 활발히 진했되었으며,


협동조합뿐만 아니라 긴급구호 단체들과의 연대를 통해서

외부에서의 지원도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고 평가를 한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또 다른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강연을 마쳤다. 



구리모토 아키라 | 생협총합연구소 이사
일본 생협총합연구소의 이사

로버트 오웬 협회의 상무이사

일본 CIREC의 부회장

ICA(국제 협동조합 연합)아시아 협력연구 포럼의 회장, 

ICA 연구 위원회 회장을 역임


+


강연을 듣고 나서 가장 흥미로왔던 점은

이렇게 피부상으로 느껴진 협동조합의 활약은 엄청났고,

연일 언론에 그 활약상이 보도되었지만 정작 정확한 데이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협동조합의 맹활약 속에 협동조합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고,
실질적으로 신규 조합원의 증가 현상이 나타났다고는 하지만,
명확하게 수치상으로 협동조합이 무엇을 얻었는지 대한 자료도 존재하지 않는다.

솔직히 말해서,
수치상으로 협동조합이 어떤 효과를 얻었는지가
뭐가 중요한지 의문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다.

협동조합은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진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지원해 주었다.

사람들은 힘을 모아서 위기를 극복해나가고 있고,
협동조합은 그 중심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협동조합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흔히 정부 관료들이나 경영학에서 말하는 것처럼,
정확한 ROI를 구하거나 성과 측정을 하는 것은 둘째 문제인듯하다.

만약 협동조합이 그들과 동일한 태도를 취했다면,
실질적으로 지원을 결정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었으며,
당장 도움이 필요했던 훨씬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고통을 겪었을 것이다.

위기의 상황에서 가진 것을 있는대로 나누었고,
지금도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잘 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수치화된 성과와 실적으로 인해서 영웅의 자리에 서는 것은 중요치 않았다.)

어떻게 보면, 양지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보다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이 협동조합 운동에게는 더 잘 어울리는 듯하다.



* 본 내용은 2013년 3월 23일 진행된 

  성공회대 협동조합경영학과 지식협동조합 CoopY의 세미나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