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tation

김현철의 나상담 - '불안' 편

열린 공동체 사회 2013. 12. 29. 09:11

대구의 패션스타

김현철 정신과 전문의

(박사는 아니라고 강조해서 이야기하네요)



전혀 모르는 쌩뚱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를 통해서 나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분이다.

처음 들어본 방송인데,
내공은 장난이 아니신듯...

단순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상담가보다는
그 내면에 숨겨진 심리와 근본적인 생각을 읽어내려고 노력한다.

다만, 답을 주어야만 한다는 입장이다보니,
약간 서둘러서 의견을 개진해야만 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아쉽다.

대부분의 정신과 진료가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고 하니...
더 아쉽게만 느껴진다... 좀 더 심오하게 파고들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지만....

시간 관계상 서면으로 먼저 이야기를 듣고,
더 많은 사람에게 의견을 주고자 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인 듯하다...

명의들에게 줄을 서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로 이런 느낌일까?

다만, 명의가 명의인 이유는
짧게 보더라도 정확하게 잡아낸다는 것에 있다.

그 이유는 숙련된 경험에도 있지만,
환자에 대한 뛰어난 집중력과 진심이 아닐까 싶다~

내용 중 흥미로운 상담 주제가 몇 가지 귀에 들어왔다~~
특히 몇 가지 답변에 대해서는 기억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남긴다.

+

[나이를 먹었는데도 아직까지 꿈이 없다면?]

꿈을 꾸어야 한다는
목표를 정해야한다는
주입식 교육을 받은 많은 젊은이들이
나에게는 왜 꿈이 없는지를 고민하면서 힘들어 한다.

'과연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근데, 김현철 선생은 쉽게 답변한다.
꿈은 없어도 된다, 그냥 내가 있으면 된다.

생활이 무기력하고, 불안한 이유가
과연 꿈이 없어서인지, 내가 없어서인지 생각해보라~

굉장히 간단하고 쉬운 답변이지만,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일단, 꿈이 왜 있어야하는지에 대해서 부터 의문을 던진다.

많은 이들은 꿈이 있어야 성공한다고 답을 할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한 번 묻게된다,

왜 성공해야만 하는가?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그냥 성공하지 않고, 지금 행복하면 안되나?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없이,
그냥 남들이 성공해야한다고 이야기하고,
꿈을 꾸고 열심히 살아야한다고 이야기하니까~
그것이 너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꿈을 꾸고,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삶이
나에게 행복한 삶이라면 그렇게 살면 된다, 

근데, 없는 꿈을
억지로 만들기 위해서
스스로를 괴롭힐 이유는 전혀 없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꿈이 없는가?
또한, 그렇지는 않다~

나 또한 꿈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 꿈을 가지는 이유는 또한 다르다.

그리고, 남들이 보기에는
비루해보일 수 있지만, 지금의 삶이 행복하다.
그렇기 때문에 난 불안하지 않고, 무기력하지 않은 것이다.

+


[난 다 잘하는데 연애만 못한다?]

심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이다.

내가 틀릴까봐 불안해서,
인간관계에서도 성공하려고 하고,
인간관계조차도 통제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인간관계에는 성공과 실패가 없고,
인간관계에는 악연과 인연만 있을 뿐이다~

내가 목표지향적 성공지향적 삶을 좋아하지 않지만,
내 성향은 목표지향적이고 성공지향적인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30년간 교육을 받아왔고,
사실 지금도 목표지향적인 삶을 살고 있다.
(성공지향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좀 아닌 듯하다.)

하지만, 내면에 깔려있는 완벽지향주의와
인간관계에서도 실패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인간 관계만큼은 내가 잘나서 하는 것이 아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히 하나님께 내어드려야하는 부분인데,
아직까지도 이 부분에 대해서 내가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김현철선생은 고민자에게
마지막으로 중요한 충고를 해준다.

혼자 있어도 괜찮다 느낄때 사랑은 찾아온다.

내가 외로워서,
스스로에 당당하지 못할 때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없게 된다.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으려면,
스스로를 사랑하고 혼자설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써 진정으로 남도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

마지막 김어준이 나와서 던진 화두는
이 강의의 사실상의 결론에 가까운 내용들이다.

불안하지 않은 사람은 왜 그럴까?

결론은 의외로 명쾌하다.
바로 현재에 충실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미래를 보는 사람에게는 과거와 현재가 없다.
대부분 불안해하는 사람들은 미래의 결과에 대해서 불안해한다.
근데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서는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받아들 수 있다면,
불안해할 일은 전혀 없다.

여기에서 진정한 용기라는 것이 튀어나올 수 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깨닫고
그냥 주어진 환경과 현재의 삶에서 최선을 다한 후 
원했던 결과이든 아니든 쿨해질 수 있다면,
불안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도 없게 되어버린다.

무엇인가를 간절히 원할수록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고 할수록
불안이라는 것은 점점 더 커지고 현재의 삶은 불행해진다.

생존과 번영에 대한 걱정에서 쿨해지고,
닥치는대로 살게되면, 예기치 못한 새로운 삶을 살 수도 있다.

자~~ 과연 이렇게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될까?
현재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불안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지금의 삶이 행복하다고 느낀다면,
이 행복이 사라질까봐 미래에 대해서 불안해할 수도 있다.

어찌보면, 이렇게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하나님께 모든 것을 내어놓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통제할 수도 없는 것들을 
붙잡고 끝없이 통제하려고하고, 심지어는 종교도 이용하게 된다.

하나님은 '옳은 일'을 하시는 분이지,
내가 '원하는 일'을 하시는 분이 아닌데도 말이다.

+

강의의 내용은
불안을 없에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진다.

하지만, 불안이 과연 나쁘기만 한 것일까?

불안하지 않는 삶,
사실 그것도 그만큼 현재 가진 것도 없고,
미래에 대한 부푼 희망도 없다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진짜로 행복한 삶인지 그것도 잘 모르겠다.

오히려 불안하지 않은 삶이
무기력한 삶이나 나태한 삶을 초래할 수도 있다.

불안하지 않는 삶은
다시 말하면 긴장하지 않는 삶이라 이야기할 수 있다.

긴장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세상은 더 혼란에 빠지고 발전할 수 없다.
세상을 살면서 적당한 긴장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사람의 육체도 모든 긴장이 풀어지는 순간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세상에 불필요한 것은 전혀 없다.
이것이 바로 놀라운 하나님의 창조의 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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