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Innovation/Co-operatives

도대체 협동조합이 뭔데?

열린 공동체 사회 2013. 12. 11. 20:49

제가 멀쩡히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고,

다시 공부하러 대학원에 간다고 했더니~

도대체 니가 무슨 공부를 하려고 하냐고 다들 궁금해했습니다.


특히, 제가 진학하려고 하는 것이

성공회대 협동조합경영학과라고 하니 더욱더 이상하게 여겼습니다.


'협동조합? 그게 뭔데? 너 농협에 들어가려고?'


농협이라...

농협은 농업협동조합이 맞기는 합니다.


하지만, 농협을 협동조합으로 인정해야할지에 대해서는

너무나 많은 논란이 있기에 그건 다음 기회에 이야기하도록 하죠~


Anyway~

그렇다면, 제가 공부하는 협동조합은 과연 무엇일까요?


+


Co-operatives


협동조합의 영어 이름에서 아시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뜻은 함께 운영한다는 뜻입니다.


협동조합의 근본적인 특징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나 혼자만 잘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겠다는 것입니다.


공산주의자, 빨갱이 아니냐구요?


신자유주의 시장 경제 체재에 익숙해 있는 우리들에게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협동조합의 정신은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정신과 사회주의 사상의 결합으로 보는 것이 가장 쉬운 이해일 듯합니다.

둘 사이의 중간쯤 어디선가 만나는 것이라 볼 수도 있죠~~~


하지만, 근본적으로 가장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 것은 근본적으로 참여자들이 능동적으로 주도해 나가야한다는 것입니다.


협동조합의 가장 큰 특징은 조직의 소유권과 경영권을

모든 협동조합의 구성원들 즉 조합원들이 공동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경영학에서는 협동조합을

구성원 소유 비즈니스(Members owned Business)라고 설명 합니다.


한 마디로 모두가 주인이라는 것이죠~

그 이야기는 모두가 주인의 마음으로 열심을 다해서 일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주인이 되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소유권과 경영권이라는 두 가지 차원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



소유권을 함께 갖는다는 것은?


협동조합은 주인이 따로 있어서,

주인에게 고용되서 주인이 주는 월급만 받으면서

정해진 시간만 딱 맞춰서 일하면 되는 일반 직장의 구조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는 공산주의에서 모든 소유권을

정부가 같는 것과는 또한 차원이 다른 거죠~

(공산주의의 가장 큰 문제는 소유권 자체를 인정 안했다는 것이죠)


조합원 모두가 소유권과 경영권을 획득하는 대신에

모든 조합원은 주인 의식을 가지고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딱 봐도 골치아프다구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냥 정해진 시간에 맞춰서 일을 하면, 때 맞춰서 월급 꼬박꼬박 나오고~

회사만 벗어나서 자기 시간 충분히 가지는 것이 좋다면~


협동조합은 신경쓸 것이 너무 많기에~~

별로 이상적인 구조는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신에 주체적으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뭔가 진행하는 것이 좋다면,

단순 월급쟁이 생활보다는 더 신나게 일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경영권을 함께 갖는다면 배가 산으로 가는 것 아냐?


당연히 맞는 이야기입니다~~

협동조합의 정신에 공감해서 시작하는

많은 협동조합들이 초창기 겪게 되는 어려움이 여기에 있습니다.


공동 소요, 공동 운영이니까~

모든 의사결정을 모두가 함께 하는 것이 이상적이지~

이왕이면, 가장 민주적으로 만장일치 제도를 활용해보자고~


이렇게 되면서~~

운영을 하는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됩니다.

매일매일 자기 일 하기도 바쁜데, 

맨날 회의만 하자고 불러대고 있고~~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일해서 어떻게 조직이 굴러 가겠어?


그래서 이상향만 쫒는 많은 협동조합이 망하게 됩니다.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죠~~


많은 사람들에게는 각자에게 맡겨진 재능이 있고,

굳이 모든 실무적인 의사결정까지 함께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원한다면 언제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만 주면 됩니다~

그래서 많은 협동조합은 '대의 민주주의'와 동일하게 대리인 제도를 활용합니다.


경영을 주도할 대리인을 세우게 되고,

그 대신 그의 활동들에 대해서는 철저한 정보 공유를 합니다.

그리고 진짜 중요한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전원이 참여해 투표를 실시합니다.


민주주의에서도 국민들에게 소유권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경영에 참여할 권리도 언제나 주어집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정치는 너무나 골치 아프고~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해서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가지게 됩니다.


그냥 연례적으로 치뤄지는 선거에 참여해서~

맘에 드는 사람 좀 뽑아주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면~

정치인들은 선거때만 얼굴 비취면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뽑히고 난 뒤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이속을 챙기게 됩니다.


근데, 갑자기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고,

정치인들이 하는 일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꼼꼼히 따지기 시작하고,

정치인들이 수행한 일들에 대해서 엄격하게 평가하기 시작한다면,

정치인은 국민들의 눈치를 보면서 정신차리고 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이 요구하면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만 하구요~

국민이 원한다면 스스로 자신이 정치인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직까지 대한민국에서는 이 부분에 있어서 의식적인 문제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정치인들은 국가 권력을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아직까지도 많은 국민들이 자신들이 주인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깨닫고 있지 못합니다.


암튼, 협동조합에서도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서

실무적인 의사결정과 경영을 담당할 대리인 제도를 활용하고 있구요,

대리인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철저한 정보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요 의사 결정에 대해서는 1인 1표의 투표권을 기반으로 결정을 합니다.

(국회의원, 대통령, 지역 단체장 선거와 헌법 개정에 대해서 투표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


그렇다면, 도대체 이 협동조합이 왜 필요하냐?

물으실 분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협동조합이라는 조직 자체는 공존과 나눔, 상호성을 위한 조직입니다.

일반적인 주식회사의 형태와는 목적 자체가 다르죠~


주식회사는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그 이야기는 주가가 오를 수 있다면, 주주에게 배당금만 많이 줄 수 있다면~


그 과정에서 하청업체에 난리를 치든, 종업원을 짜르든, 비정규직을 고용하든

성과만 잘 낸다면, 무슨 짓이든 해도 된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에 반발해서 이해관계자 이론이나, 지속가능한 경영 등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죠)


하지만, 협동조합의 목적은 조합에 몸을 담고 있는 모든 조합원 뿐만 아니라,

거래하는 거래처와 소비자, 그리고 지역 사회와 내가 몸담고 있는 공동체 전체까지

모든 사람의 이익을 고려해서 다같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것이 협동조합에서 추구하는 가치이고 존재하는 목적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다보면,

어찌보면 나한테 돌아오는 것이 적을 수 있습니다.


만약,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싶다면,

협동조합의 조직 구조를 추구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협동조합이 매우 효율적으로 운영이 잘된다고 해도,

공동으로 나누는 것이 목적이기에 나에게 돌아오는 파이는 작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어찌보면 협동조합은 다같이 파이를 크게 키워서

다같이 나눠가지자는 정신에 기반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목적 자체가 공존이고, 함께 잘 살아보자는 것이죠~


+


협동조합의 이런 정신이 맘에 안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정신이 이상적이기만 하고 현실적이지 않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충분히 가능한 비판입니다.


그래서 협동조합 형태의 조직이 필요할 때가 있고,

일반적인 주식회사 형태의 조직이 더 효율적일 때가 있습니다.


바로 요즘같은 경제 침체기와 불황기 때이죠~~


협동조합은 100년이 훨씬 넘는 전통을 가진 조직 체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룬 지난 100년간 비주류의 길을 걷게 됩니다.


어찌보면 당연하죠~~

어짜피 파이가 계속 커지는 상황에서는 공평하게 분배가 안되더라도,

최대한 키워서 나누면 적게 받는 사람도 나름 괜찮은 분량을 받게 되니까요~


그동안 주식회사 형태의 회사들이 두각을 나타낸 것은 현명한 처사라고 봅니다.

근데, 문제는 이러한 성장 위주의 자본주의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빈부 격차의 문제가

단순히 국가간의 문제가 아니라

한 국가 안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고,

심지어는 한 조직 안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비정규직 문제, 경영진의 임금 격차, 더 넓게 보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격차 등)


이렇게 되면서 자본주의 안에서의 대수술이 불가피해졌고,

경제 민주화라는 이야기가 대선 공약에까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불황과 양극화의 문제는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입니다.


근데, 이런 양극화의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지역들이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이탈리아의 에밀리아 로마냐 지역 (볼로냐 시)이 대표적이죠~


수많은 10명 내외의 작은 협동조합들이 수 만개가 모여서

지역 경제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제정 위기에도 이 지역의 활약은 눈에 띄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수출 위주의 산업 체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 위기에서도 잘 버티고 있습니다.

(물론 산업 구조 상 타격을 입기는 했지만,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우수합니다.)


협동조합의 조직 구조는 성장기에는 성장 속도가 느립니다.

하지만, 불황기에는 하락 속도 역시 느리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워낙 유기적인 조직체이기에 고통 분담이 잘되면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이죠~


강풍이 밀려올 때 나무보다는 갈대 숲이 더 안전한 것과 동일한 것입니다.



서로 서로 사회적 안전망이 되어주면서

한 명이 치고 나가기에는 불리한 구조이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줍니다.


그것이 바로 협동조합의 단점이자 장점입니다.


금융 자본주의가 대세를 이루면서,

부풀어난 자본이 이제는 역폭풍으로 밀려오고 있습니다.


뭔가 획기적인 개선책이 나오지 않는 한,

아마도 세계적인 경기 침체는 굉장히 오랜 세월을 유지할 듯합니다.


이미 금융의 숫자로만 보면, 지구의 모든 인류가 충분히 먹고 살만한 돈이 존재하는데,

막상 수많은 사람들이 먹고 살 것이 없다고 난리를 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UN에서도 2012년을 협동조합의 해로 정하고,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를 하게 됩니다.



+


제가 협동조합을 생각하게 된 것은

직장 생활 7년을 하면서 느꼈던 많은 문제들에 대한 대안을 찾기 위해서 였습니다.


솔직히 제가 다닌 직장 두 곳은 너무나 훌륭한 곳이었습니다.

외국계 광고회사와 벤쳐로 시작해 성공한 IT 대기업


자유로운 근무 환경과 뛰어난 직원 복지 제도~

대기업 그룹사에 다니는 친구들보다 연봉은 적었지만

직장 생활을 들어보면 저는 천국에 다니는 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직장에서의 생활은

뭔가 중요한 가치가 빠진 것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모두가 행복하게 다닐 수 있는 그런 행복한 회사를 만들 수 없을까?

저는 그 중요한 포인트를 협동조합에서 찾았습니다.


또한, 양극화의 문제와 경기 불황의 문제에 대해서

획기적인 해결책은 없을까 고민하던 중 사회적 경제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조금씩 조금씩 이 분야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공부할 것도 많고, 관련 자료도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결정적으로 아직 체계화된 것이 적어서 고민할 부분이 매우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재미있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그런 희망 찬 대한민국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 해결책 중에 하나가

사회적 경제와 협동조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협동조합에 대한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