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al Innovation

6.4지방선거, 결국 모든 정당이 심판받았다.

열린 공동체 사회 2014. 6. 5. 07:31


참 대한민국 국민은 대단한 것 같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절묘한 선거 결과로 모든 정당을 한 번에 심판해버렸다.


정치에 관심 없을 때는 선거가 이렇게 익사이팅한 줄 몰랐는데...

이러한 오묘한 선겨결과는 억지로 만들라고 해도 못 만들 것같다.


2012년 총선 이후 대선, 그리고 2014년 지방선거까지...

정치에 관심을 가진 이후에는 참 멋지게 정치할줄 아는 나라라는 것이 느껴진다.


잘못할 경우 야권에게 표를 주기는 주지만,

확실하지 않을 경우에는 절대 완벽하게 밀어주지는 않는다.


언제나 속터지게 만들면서도,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묘한 매력이 있다.

모든 정당을 심판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정당에게 기회는 남겨주었다.

(이런 결과가 나오면 모든 정당이 다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물론 2000년 이전에는 이런 다이나믹함은 기대조차 하기 힘들었지만,

내가 투표권을 가진 이후 치뤄진 선거들을 쭉 훌터보면 국민들이 정치를 학습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이러한 오묘한 결과는 한 사람이 기획해도 만들어내기 힘든 멋진 결과이다.)


사람들은 결과, 그것도 눈에 보이는 결과만 본다.

누가 당선되었고, 누가 떨어졌는지, 이왕이면 다 이겼으면 좋겠고~~


20대의 나도 그냥 그 것만 보고 넘어갔다...

하지만, 30대가 된 이후에는 이제 뭔가 큰 흐름이 보인다...

그래서, 오늘 깨달을 바를 잊기 전에 기록해두려고 한다.


+


일단 표면적으로 보면 야권의 승리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야권의 완벽한 승리라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결과들이 너무나 많이 존재한다.


야권은 서울시와 강원도, 충청도를 지켜냈고, 세종시와 대전시를 탈환했다.

하지만, 인천시를 내주고 말았고 기대했던 경기도와 부산시는 결국 실패했다.


새누리당은 세종시와 대전시를 뺏겼지만, 

부산시와 경기도를 지켜냈고, 인천시와 제주시, 경남을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제주와 경남은 2010년 선거에서 무소속이 승리했던 지역이다.)


충청권을 야권이 휩쓸면서 사실상 승리했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하고 인천시와 경기도, 부산시를 결국 획득하지 못한 것이다.


교육감 선거에서 대전과 대구, 경북, 울산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모두 당선된 것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야권이 못한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경남의 김경수나, 대구의 김부겸, 부산의 오거돈이 매우 선전했지만,

아직까지는 좀 더 많이 노력해야한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으며,


인천의 송영길 후보와 경기의 김진표 후보가 안타깝게 패배함으로써,

새정치민주연합이 아직까지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여실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기초단체장으로 내려가면 오히려 새누리당이 관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인천과 강원도, 충북을 완전 점령했고, 울산과 경북, 경남, 부산은 더욱더 곤곤히했다.


다만, 경기도와 서울에서는 증가하기는 했지만 야권에 밀리는 양상을 극복하지 못했고,

자유선진당의 텃밭이던, 충남과 대전이 상당수를 그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야권에 상당부분을 내주었다.


기초단체장에 있어서 새누리당도 절반의 승리라고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보면,

야권이 광역단체장에서 강원도와 충청도를 모두 휠쓸었고,

부산과 경남에서 관목할만한 성과를 낸 것은 사실이기는 하지만,

이것은 전적으로 후보자 개인기에 의한 성과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강원도와 충북, 충남 모두 기초단체장에서는 새누리가 모두 이겼으며,

부산과 경남의 경우에도 기초단체장에서는 새누리의 강세가 오히려 강화되었다.

경기도와 서울에서도 오히려 2010년보다 야권은 더 못한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세월호의 민심은 교육감 선거의 돌풍이 전부였고,

그것도 그나마 특정 정당의 후보가 아니고 철저히 진보연대를 이루었기에 달성한 성과였다.


특히 기초단체장에 있어서 경상도에서는 무소속이 오히려 줄었지만,

전라도에서는 무소속이 오히려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무공천 카드를 어설프게 끄집어 냈다가 부작용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는 지도부 책임이 생길 듯하다.)


전략공천을 하면서 문제가 되었던 광주와 안산이 다행히 당선되어서,

안철수와 김한길의 정치적 생명에 치명상을 당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살아남은 것을 감사하면서 선거 결과를 기뻐할 수 없는 애매한 성적을 받게되었다.

(지도부가 광주에 올인해야하는 기현상이 나타나면서 다른 지역 지원유세를 못다니는 결과가 발생했다.)


새누리당도 새정치민주연합도 절망적인 상황은 피했으나,

둘 다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할 수 없는 지도부는 어떻게든 비판받을 만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결국 어중간한 선거 결과로 

국민들은 양 당 모두에게 경고를 날린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광역에서 선전했으나 완승이라 할 수 없는 결과이고,

새누리당은 기초에서 선전했으나 완승이라하기에는 찝찝한 결과이다.


이외에 통합진보당과 정의당 역시 단 한 명의 단체장을 내지 못했고,

기초의원 일부와 비례대표로 일부를 광역의원으로 진출시키는데 그치고 말았다.


이들이 아직까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여실히 드러내주었고,

녹색당도 가능성을 조금은 보여주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너무 멀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확실히 인물면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더 났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지만,

확실히 지역의 기반은 새누리당이 너무나 탄탄하다는 것이 잘 보여준 선거인 듯하다.


그리고 중소정당들은 아직까지는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이 증명된 선거였다.


+


양 당에 인물들 교체도 좀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


굉장히 선전을 하기는 했지만

송영길, 김진표은 아무래도 개인기의 한계를 드러낸 것 같다.

워낙 지역적으로 불리하기는 했지만 다음에 다시 도전하기에는 뭔가 좀 찝찝한 인물들이다.

(2010년의 송영길의 승리는 확실히 전임시장 안상수 덕분이 너무 컸던 것 같다.)


반면에, 떨어졌어도 

김부겸, 김경수는 이번 기회에 확실히 인지도를 상승시켰고,

다음의 도전을 기대하게 만들면서 지역적 기반을 확실히 다지고 있었다.

(지더라고 참~ 기분좋게 진 멋진 후보들이다.)


최문순, 이시종은 박빙이기는 했지만,

지역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거두며 지역에서 기반을 확실히 잡았고,

새롭게 지역을 탈환한 권선택(대전)과 이춘희(세종)도 기대가 되는 새로운 얼굴들이다.


그리고, 광주지역 전략공천으로 굉장한 논란을 일으켰지만,

예상외로 큰 차이로 당선되면서 안철수를 살려준 윤창현의 다음 행보도 굉장히 주목된다.


마지막으로 박원순, 안희정는 차기 대권주자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고,

안철수와 김한길은 일단 생명 연장이 되기는 했지만 시한부 인생을 사는 분위기가 될 듯하다.


반면 새누리당은 승리하기는 했지만,

대구, 경남, 인천, 부산, 경기는 뭔가 찝찝하기만 한 승리였다.


남경필, 원희룡은 그래도 자기몫은 확실히 해내면서,

새누리당 내에서 입지를 확실히 굳히며 세대교체의 선두에 설 것이다.

(하지만, 남경필은 겨우 이겼다는, 원희룡은 지리적으로 너무 고립되었다는 핸디캡이 생겨버렸다.)


반면에 서울에서 떨어진 정몽준은 향후 대권행보는 더욱더 어려워져 버렸다.

정몽준도 최선을 다한 것같기는 한데, 너무 최선을 다하면서 바닦까지 내려갔기에 회복이 불가능해보인다.

(이에 비해서 경기도를 뺏기지 않았기에 김문수는 핸디캡을 덜어내면서 상대적으로 대선행보에 마음이 편해졌다.)


대구, 부산, 경남에서 승리하기는 했지만 굉장히 찝찝하게 이겼으며,

경북과 울산은 그냥 새누리당이기 때문에 이겼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사실 홍준표 이외의 나머지 지역은 개인 역량이 전혀 발휘되지 못했고, 홍준표는 이제 대선을 노리게 되었다.)


인천이 극적으로 탈환에 성공하기는 했는데...

여기도 개인 역량으로 승리했다고 이야기하기에는 뭔가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나름 뉴페이스였던 오거돈의 경우에는

부산이라는 적지에서 굉장히 선전을 하기는 했으나 무소속이였기에,

다음 행보에 대해서는 많은 변수가 있기에 어떻게 될지 진짜 모르겠다.


+


암튼 이번 지방선거는 여러모로 재미있는 양상이 많이 보였다.

특히 교육감 선거의 결과는 너무나 흥미로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특히 조희연의 써낸 역전드라마는 전국민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김상곤의 이탈로 위기에 처했던 경기도를 지켜낸 이재정 역시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경기지역에 성공회대 출신 교육감 라인이 형성된 점도 매우 흥미로운 점이다.)


일단 진보교육감들의 압도적인 승리가 나타났지만,

어느 지역도 압승을 하지못한 체 단일화를 이룬 성과였다.


4년 후에는 보수에서도 대대적인 단일화가 일어날 것이기에,

진짜 승부를 위해서 진보교육감은 4년 동안 진짜 열심히 노력해야할 것이다.


이전 지방선거에 가장 기분좋게 선거를 이긴 곳은

누가 뭐라고 해도 역시 서울의 박원순-조희연 조합이다.


참여연대를 만들어냈던 이 둘이 뭉쳤으니,

시민 사회 운동의 힘을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앞으로의 4년이 시민 사회 운동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전환점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