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y Room/Qualitative Research

[질적연구방법론] 제1장 문화기술지(ethnography) - 김영천(2013)

열린 공동체 사회 2014. 6. 18. 13:24


석사논문을 질적연구방법으로 쓰기로 했더니...

생각보다 질적연구방법이라는 것이 단순한 녀석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


연구 방법도 매우 다양한데, 그 경계도 굉장히 모호한 구석이 있다.


참여관찰을 했다고 해서 그것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며,

참여관찰한 내용을 정리하는 방법도 매우 다양하고 기술하는 것도 테크닉이 필요했다.


그마나 근거이론은 방법론적으로 좀 명확한 구석이 있었으나,

사례분석과 내러티브분석, 내러티브 분석 중에서도 다양한 방법들의 차이는

좀처럼 명확하게 떨어지지 않는 면이 분명이 존재하는 듯하다...


어쩔 수 없이 방법론을 다시 공부한다는 맘으로

국내 교수가 정리한 책을 쭉~~ 훌터보다가 가장 깔끔하게 정리되어 보이는 책을 골라잡았다.

(내가 전문가는 아니기에 최고의 책이라고 감히 말할 수는 없을 듯...)


질적연구방법론 2 - Methods
국내도서
저자 : 김영천
출판 : 피어슨(아카데미프레스) 2013.11.22
상세보기


총 4권의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는데,

질적연구에 대해서 꽤 심도있게 정리를 하신 것으로 보인다.

내가 고른 것은 그 중에서도 2권에 해당되는 상세한 방법론들에 대한 책이다.


+


그냥 문화기술지(ethnography)를

참여관찰과 거의 동일한 의미로 이해하고 있던 나에게

이렇게 다양한 문화기술지 방법이 있다는 사실에 세삼 놀라는 파트였다.


고전적인 방법인 총체적 문화기술지의 연구 방법도 있었지만,

해석적, 상징적 문화기술지 연구 방법도 존재했고 다양한 응용인류학의 분야도 존재했다.


문화를 공유된 생활양식이나 사고방식의 총체로 이해하는

총체적 문화기술지의 연구방법에서도 어디에 초점을 두냐에 따라서 구분된다.


사회 집단의 각 부분들의 기능들을 주로 탐구하는지,

사람들의 관계를 규정하는 사회 구조적인 측면을 주로 보는지,

문화가 형성되고 공유되는 패턴을 중심으로 보는지,

환경과의 상호작용과 문화의 환경에 대한 조정과 적응과정을 중심으로 보는지에 따라서...


하지만, 이에 비해서 문화를 하나의 상징 체계로 보는,

해석적, 상징적 문화기술지의 연구방법이 확실히 좀 땡기는 구석이 있다.


막스 베버의 이해사회학의 영향을 받아서

문화를 인간 자신이 뿜어낸 의미의 그물망으로 파악하여 의미의 구조를 정의한 Geertz


뒤르켐의 기능주의적 사회학의 영향을 받아서

의례를 중심으로 사회적드라마, 리미널리티, 코뮤니타스 등의 개념을 제시한 Turner


뒤르켐의 영향을 받았으며,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사실에서 

그 사회의 내재되고 고유한 상징과 의미의 체계를 효과적으로 탐구한 Douglas 등의 학자들이 이러한 흐름을 보인다.


이쪽 분야의 선구자라고 불리는 Clifford Geertz의 연구도 흥미롭지만,

의례적 행위를 중심으로 파고들었던 Victor Turner의 연구가 매우 매력적이였다.



사회적 과정을 사회적 드라마(Social drama)라는 플롯을 중심으로 분석함으로써,

갈등이 어떻게 형성되고 이를 분열해나가는 과정을 아리스토텔레스의 기승전결의 원리처럼 분석한다.


사회와 문화를 정적인 조직으로 본 것이 아니라 역동적인 과정으로 보면서

사회과정이 진행되는 하나의 서사 구조로 분석을 한 것이다.


리미날리티(Liminality)와 코뮤니타스(Communitas)라는 개념도 제시하는데

이건 뭐 좀 어려워서 제대로 책을 찾아서 읽어보지 않으면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울 듯하다.


+


이외에도 응용인류학이라고 해서,

전통적인 문화기술지가 특정 장소와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연구했다면,

응용인류학은 자문화와 타문화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사회 전반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을 의미한다.


글로벌 문화기술지, 발전 문화기술지, 의료 문화기술지, 관광 문화기술지 등의

사회 현상들에 대해서 다양한 입장에서 창의적인 답을 찾아보고자 하는 노력들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역시나 

나의 전공분야였던 마케팅 문화기술지의 방법에 대한 내용이였다.


2000년대 이후 소비자 행동과 마케팅분야에서도

문화기술지를 활용한 방법론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인류학자들이 이에 합류했다고 한다.


기존의 실증주의적인 검증 방식으로는 새로운 대안을 찾기 어렵기에

소비자의 인사이트를 분석하고자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방법론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내가 광고회사에 근무하던 당시에도

사무실에 앉아서 숫자만 보고 있지 말고 현장에 나가서 한 마디라도 물어보라는 것이 대세였다.


물론 그렇게 하길 대부분이 귀찮아했고 항상 숫자만 들여다보게 되지만,

소비자 인사이트를 숫자에서 찾아내는 것은 너무나 어렵기에 FGI같은 방법을 많이 사용했다.

(FGI를 진행하려면 엄청난 돈을 내야하지만, 그래도 매장에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편했다.)


암튼 소비행위를 문화기술지의 방법으로 분석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흥미로웠고,

윤리적 소비라는 이슈에 대해서 이러한 접근을 한 번쯤은 시도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오래된 질적 연구방법이라는 문화기술지


어떻게 보면 문화를 기술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포괄적인 연구방법이지만,

문화 속에 스며들어 있는 상징과 의미체계를 분석한다는 부분은 굉장히 매력적인 요소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