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t cast/[담론통] 조형근

[시사통] 사회를 보는 시선 ① - 사회를 보는 좌우파의 시각 (조형근 한림대 연구교수)

열린 공동체 사회 2014. 8. 8. 01:31

강의 제목은 <사회를 보는 좌우파의 시각>이지만,
사실상 내용은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에 대한 이야기였다.


원래 기획의도는 
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를 비교하려고 한 듯한데,
사실상 하이에크 이야기만 하다가 시간이 다가버려서 그냥 끝낸 듯한 느낌이다.

암튼 밀턴 프리드먼과 함께 신자유주의의 선구자로 알려진 하이에크는
오늘날 경제 문제의 원흉처럼 취급을 받으며 천하의 못쓸 인간 취급을 받지만,
어찌보면 칼 마르크스와 대적할만한 유일한 우파 경제철학가라고 할만한 거물 중에 거물이다.

조형근 교수는 이러한 하이에크에 대해서
"개인의 근원적 자유와 해방을 위해서 누구보다도 고민했던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진보진영의 학자가 내리는 평가치고는
굉장히 호의적인 평가이지만 하이에크의 주장을 살펴보면 사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평가이다.

+

조형근 교수가 하이에크를 높게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하이에크는 다른 신자유주의자들과는 다르게 '자본주의 모순'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하이에크는 시장은 불완전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시장 이외에는 인간의 자유를 보장해줄 수 있는 질서가 없기에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하이에크는 끝없이 인간의 자유와 해방을 추구했고,
그러한 개인적 자유를 보장해줄 수 있는 공간은 자생적 질서를 가진 '시장'밖에 없다고 본 것이다.

인간이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의식적으로 만든
국가나 기업 같은 존재들은 인위적 질서이기에 개인의 자유를 억압할 수 밖에 없는데,

시장은 스스로 누가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
정보 전달의 매커니즘이 가격이라는 것을 통해서 충분히 전달해준다는 것이다.

하이에크는 시장이 불완전한 이유는
완벽한 정보전달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았고,
정보가 제대로만 전달된다면 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간의 지식은 근본적으로 제한되고 분산되어 있기에
구조적으로 인지적 무지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이것을 무시한 체 완전한 질서를 만들겠다고 나선 것이 사회주의자들의 치명적 자만이라 비판한다.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자유는 소유의 문제와 연결되는데,
능력으로서 자유를 정의하면 소유가 없는 사람은 자유를 느낄 수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정의를 이야기하면서 소유물을 재분배하려고 개인적인 자유를 침해하게 된다.

하지만 자유는 조건의 문제가 아니기에,
어떤 것으로부터 억압받지 않기 위한 것이 아니다.

자유를 위해서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모순된 상황일 뿐이며,
개인의 자유와 사유재산권을 지켜주기 위해서 강한 국가와 법의 지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

마르크스 역시 인간을 보편적이고 자유로운 존재라고 보았다.

하지만, 마르크스는 인간의 본질을 개개인에 내재하는 추상물이 아니라
이성, 의지, 감정을 공유하는 유적 존재로 보았고 현실에 있어서 사회적 관계의 총체로 보았다.

그래서는 마르크스가 보기에 인간은 관계에 의해서만 규정되며,
개인적인 자유가 인간의 본질일 수 없었던 것이다.

하이에크는 시장이 자생적 질서라고 보았지만,
마르크스는 시장을 인위적 질서라고 보았고, 국가와 자본가의 수탈이 일어나는 곳이라 보았다.

마르크스는 전통적인 시장은 자생적 질서를 가지고 있었지만,
자본주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시장은 인위적 질서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마르크스 역시 시장의 자생적 질서를 중요시 여겼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 공산주의 사회를 이야기한 것이다.)

이러한 시장에 대한 관점과 자유에 대한 관점이 차이가 나면서
마르크스와 하이에크는 같은 의도이지만 그 과정 자체가 전혀 다른 반대적인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하이에크는 개인적 자유가 없으면 노예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노예로 살지 않기 위해서 자유를 추구해야하고 국가가 이를 보장해줘야한다는 것이다.

우파들은 사회주의자들은 이상주의자라고 부르지만,
이런 주장을 보면 하이에크는 이상주의자 중에서도 최고봉에 도달한 듯하다.

+

완벽한 자유를 추구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현실을 인정한 하이에크
그는 시장이 정보가 완벽하게 전달되지 않기에 불완전하다고는 하지만,
정작 정보가 완벽하게 전달될 수 있는 현실에 대해서는 그저 어쩔 수 없다고 이야기한 듯하다.

뭔가 좀 아쉽다...
완벽한 정보를 전달할 수 없기에 시장이 자생적으로 움직이게 두어야한다?
그러면서도 시장의 자유를 위해서 강력한 국가의 통제가 있어야 한다?

만약 강의실에 있었다면 교수님한테 추가질문을 하고 싶었을 듯하다...
나만 이해를 못하는 것인가? 뭔가 좀 정리가 안되는 느낌이다...

하이에크의 주장이 공감이 가고 이해가 되려는 순간...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내가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하이에크의 대표저서인
<노예의 길>을 직접 한 번 읽어보는 수 밖에 없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