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대부3 (The Godfather part 3) - 1990

열린 공동체 사회 2014. 9. 11. 04:26

Mario Puzo's The Godfather Part 3



대부 3 (1991)

The Godfather : Part III 
9.4
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출연
알 파치노, 다이안 키튼, 탈리아 샤이어, 앤디 가르시아, 엘리 월러치
정보
범죄, 드라마 | 미국 | 169 분 | 1991-03-16
글쓴이 평점  


마리오 푸조의 원작에서

다시 20년이 흐른 1979년의 이야기다.


1편이 1946년 뉴욕에서 시작해서 캘리포니아로 장소를 확장해나갔다면,

2편에서는 1910년대 뉴욕(비토)과 1959년 쿠바(마이클)를 배경으로 활동을 전개한다.


전작들에 비해서 작품성이 떨어진다는 혹평을 받았는데,

가장 큰 원인은 코폴라 감독의 딸인 소피아 코폴라의 발연기와 더불어,

예전에 비해서 긴장감이 떨어지는 스토리의 전개 때문이였다.



처음 등장부터 굉장히 어색한 표정연기가 눈에 띄는데,

원래 캐스팅됐던 위노라 라이더가 촬영 전날 갑자기 출연을 거절하면서 급하게 캐스팅됐다고 한다.


하지만, 소피아의 연기는 전체 흐름을 방해할 정도로 눈의 띄었고

18살의 어린 나이에 완전 상처가 될 정도로 영화인들의 혹평을 받게 된다.


단역으로 출연한 경력이 있기는 했지만 이런 대작 출연은 너무 무리였고,

결국 이후 배우 활동도 별로 신통치 않다가 오히려 제작과 연출자로 크게 성공해 활동하고 있다.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은 것인지 아니면 대부3의 트라우마로 배우의 길을 접게 된건지는 잘 모르겠다)


또 하나의 아쉬운 캐스팅은 톰 하겐 역의 로버트 듀발이

알 파치노와 동일한 개런티를 요구하면서 출연이 무산되자 급 투입된 새로운 변호사이다.



로버트 듀발의 출연 거부로

톰 하겐 vs 마이클 콜레오네의 대결이 무산되었지만 그것과는 무관하게 새로운 변호사는 존재감이 없었다.


변호사 톰 하겐의 비중이 너무 컸기에 

경호인 알 네리가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지만 마이클 곁에는 아무도 없어 보였다.


외로운 마이클을 더욱더 부각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기는 했지만,

그래도 나중 중간중간 등장하는데 너무나 무게감이 없어서 뭔가 잘 맞지 않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오히려 톰 하겐 급의 변호사가 없으니까 

사업이 더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사업이 구멍가게 같은 느낌이 났고,

그 구멍난 콘실리에리의 자리를 어이없이 막내 동생 코니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납득하기 어려운 설정이였다.

(톰 하켄의 배신으로 더 이상 혈육 말고는 믿을 사람이 없다는 설정일 수도 있으나 바뀐 대본에는 그런 설명이 없다)


대부2 이후로 대성한 사람들과 별다른 히트작이 없는 사람들은 

각자 다른 이유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르는 이번 기회에 일확천금을 노렸을 것이다.


대부3에서 대표적으로 불발된 사람이 위에서 언급한 로버트 듀발이며,

대부2에서는 클라멘자 역할의 리처드 카텔라노가 출연이 불발되었던 경험이 있다.


로버트 듀발이야 이후 대성공을 거두어었기에

알 파치노와 동급의 대우를 요구한 것이 이해가 가기는 하지만 그래도 2인자 역할인데 너무한 듯하기도 하다.


혈육은 아니지만 친형제만큼 함께한 톰 하겐과의 불화라는 스토리는

마이클 콜레오네의 마지막을 너무나 비참하게 만들어버릴만한 소재였기에 많이 아쉽다.


+


무려 16년이 지난 후에 제작되어서 그런지

동일 인물이 다시 등장하는 것은 매우 반갑고 그들이 늙은 모습도 매우 인상적이다.


너무나 똑같은 코니의 모습에 비해서 너무나 늙어버린 케이의 모습은 너무 안타까웠다.

(타이안 키튼의 최근 모습을 생각하면 영화에서 너무 늙은이로 만들어버린 듯하여 안스러울 지경이다.)



가장 실망스러운 모습은 60대의 마이클 콜레오네의 모습이다.

알 파치노 특유의 카리스마적 매력을 품어내기에는 너무 늙어버렸다.


개인적으로 대부2를 보면서

알파치노의 냉철한 카리스마가 덜 완성된 것 같아서 좀 아쉬웠는데...

대부3에서는 카리스마를 폭발하면 안되는 너무나 늙고 나약한 모습이기에 그의 에너지를 느낄 수 없었다.

(여인의 향기나 데빌스 어드버킷에서 나온 그의 악마같은 카리스마가 보는 내내 그리웠다.)


아버지 소니는 전혀 안닮고, 알 파치노의 젊은 모습을 닮은 앤디 가르시아는

야심 넘치는 풋내기에서 대부의 후계자로 성장하는 모습에 가장 잘 어울리는 캐릭터였지만,

대부가 된 이후에 보여주는 무게감이 다소 부족해서, 콜레오네 가문이 곧 몰락하게 될 꺼라는 예상을 하게 만든다.


영화를 볼 때는 이게 작가의 원래 의도인지

아니면 앤디 가르시아가 아직 설읽은 시절이라서 그런지는 잘 몰랐는데,

대부4편의 시나리오를 들어보니 이는 작가의 의도가 다분히 숨겨져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아쉽게도 대부 4편은 1999년 마리오 푸조가 사망하면서 전면 제작 계획이 중단되어버렸다.)


하지만, 앤디 가르시아의 에너지만으로는 영화의 긴장감을 유지하기는 어려웠다.

<대부>라는 대작을 끌고 나가던 알 파치노가 에너지가 떨어지면서 영화는 너무나 루즈하게 느껴졌다.



마이클의 거동이 불편한만큼 영화의 진행도 더디게 느껴졌고,

갱스터 무비 특유의 긴장감보다는 그냥 노년의 불쌍한 노인네를 보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3편의 시리즈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영화라서 그런지,

이미 클라이막스가 지나가버린 후의 에피소드같은 느낌을 벗어나지 못한 체 신선함이 전혀 없었다.


2편에서는 비토와 마이클의 인생을 교차 편집하면서,

전편에서 보여준 이야기를 보충해주고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하는 속편만의 신선한 재미를 주었다.


하지만, 3편에서는 순전히 현재의 이야기만으로 끌고가다보니 

스토리 전개가 매우 빠르고 흥미진지하게 넘어가야하는데 극의 전개 속도가 1,2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대한 1편과 2편의 느낌을 살리고 장점을 극대화하려고 한 것같기는 한데,

시대가 변했음에도 영화는 16년 전 스타일을 고집하고 있었고 오히려 2편과 같은 신성한 장치도 존재하지 않았다.


항상 그 이상을 기대하는 관객들에게 3편은 아무런 신선함을 주지 못했고,

오히려 2편에서 더 후퇴한 듯한 인상을 주면서 불쌍한 노인네 마이클에 감정이입하는 수밖에 없었다.


흥행에는 나름 성공했다고 하지만 

이는 철저히 <대부>의 명성과 고정팬들의 활약에 의존한 경향이 강했기에 

코폴라 감독이 직접 연출을 하는 4편 제작은 무리였을 수도 있다.

(부진을 면치 못하던 코폴라 감독도 대부3의 실패로 사실상 감독 세계에서 수명을 다하게 된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3편의 스토리상 3편의 존재는 매우 중요한 메세지를 던진다.


폭주하는 전차처럼 멈추지 못하고 사업을 확장하던 마이클은

결국 자신의 가족들과 이별을 해야만 하는 경험을 하며 점점 외로워졌다.

마이클은 이를 벗어나보고자 합법적 사업을 꿈꾸지만 이미 늦어버려서 멈출 수 없었다.


그가 합법적 사업에 집착하게 된 이유는 

아들바보였으나 아들 앤소니는 자신을 싫어하고 딸 메리마져 떠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내와의 약속을 어떻게든 지켜서 다시 돌아오게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5년안에 합법적 사업으로 만들겠다던 1편에서의 약속은 
7년이 지난 2편에서도 이루지 못하고 점점 더 많은 사람을 죽이게 된다.
그리고 3편에서 겨우 화해를 이루지만 복수의 레이스를 멈출 수 없음에 케이는 다시 실망하게 된다.

Just when I thought I was out, they pull me back in

이 명대사는 3편 전반을 아우르는 대사일 뿐만 아니라,
대부 시리즈 전체에서 마이클의 심정을 대변하는 대사이다.

한 번 발을 디딘 이상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 저주를
조카인 빈센트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았지만 빈센트의 욕망은 이미 대부의 자리를 향하고 있었다.
(소니의 사생아인 빈센트는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어서 의도적인지 모르게 불같은 아버지의 성질을 그대로 닮았다)


유일하게 남은 남매인 코니는 빈센트의 이런 모습을
아버지 비토와 가장 닮았다고 이야기하지만 비토는 사실 열정적이지만 냉철했던 인물이다.
(이런 면에서 코니는 철저히 참모로써는 적절치 않음을 영화가 전개되는 내내 보여주고 있다)

3편의 명대사는 주로 마이클이 빈센트에게 경영 수업을 하는 부분에 등장하며,
비토 - 마이클 - 빈센트로 이어지는 3세대에 걸친 꼴로리네 가문이 완성되게 된다.

Never hate our enemy! It affects your judgement!

Keep your mouth shut, and open your eyes.

Our true enemy as not yet show his face.

비토에게 경영수업을 받은 마이클이 3대인 빈센트에게 사업을 물려주면서,
비토와 마이클을 동일시하게 만드는 장면은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에 하나이다.

Never let anyone know what you are thinking

이 대사는 비토가 빈센트의 아버지 소피에게 했던 충고였고,
마이클도 똑같은 충고를 빈센트에게 하면서 '비토 = 마이클' & '소니 = 빈센트'의 구조가 완성된다.
(이는 빈센트가 나중에 어떤 최후를 맞이하게 될지 암시하는 듯한 뉘앙스도 풍기고 있다)

그리고, <대부> 시리즈의 최고의 명대사 중 하나인
"Not personal. It's business."라는 대사를 3편에서는 마이클이 다른사람에게 듣게 된다.

이 대사는 항상 상황을 최악으로 몰고가는
피도 눈물도 없는 복수의 세계에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항변으로 등장해왔는데,
3편에서는 적의 등장을 알리는 장면에서 등장해 마이클에게 위기가 왔음을 알리는 장치가 된다.


감독도 작가도 대부4를 기획해두기는 했다고 하지만,
아마도 대부3 편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사실상 알고 있었던 것같다.

작품에 대한 영감을 주었다는 오페라 <카발레이아 루스티카나>가
마지막 엔딩을 위한 공연으로 활용되고 오페라의 주요 장면을 편집없이 과감하게 영화에 삽입한다.

오페라의 내용은 <대부>의 핵심 스토리를 대변하고 있었으며,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감독은 오페라를 통해서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다.

3편에도 마지막 클라이막스인 복수 레이스는
오페라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이어지게 되지만 이번에는 콜레오네쪽도 동시에 당하게 된다.

영화 전체를 타고 흐르는 테마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엔딩은
더 이상 <대부>라는 영화가 제작될 수 있는 명분을 사라지게 만들었고,
마이클의 죽음은 사실상 시리즈의 완결을 의미하기에 4편의 제작은 어찌보면 욕심이였을 것이다.

자신이 선택하기는 했지만 그 운명을 벗어나고 싶었던 마이클
하지만, 결국은 끝까지 벗어나지 못하고 그 자리를 빈센트에게 물려주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랑하는 딸을 잃어버린 체 혼자 쓸쓸히 죽음을 맞이해야만 했다.

그는 가족을 지키고 싶어서 가업을 물려받았으나,
가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가족은 더욱더 해체되고 말았고,
평생을 자신이 죽인 형제와 자신때문에 죽은 사람들을 기억하며 고통 속에 살게 된다.

이미 <대부>시리즈는 여기서 마이클의 운명과 함께 종결짓게 되며,
3편은 영화적 재미는 떨어지지만 시리즈의 완성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시리즈였다.

가문 전체가 멸망하게 된다는 4편의 발상도 나름 획기적이기는 하지만
마이클의 죽음과 함께 여기서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완벽한 결말인 듯하다.

자신의 딸을 잃고 목놓아 울지만 그 울음소리가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는...
알 파치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이 명연기를 뛰어넘을 장면은 앞으로 절대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