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Innovation/Social Innovation

2015년 서울 청년혁신일자리사업 사업설명회

열린 공동체 사회 2015. 1. 27. 11:39

(사진 출처 : 청년허브 홈페이지)


페이스북에 청년허브 일자리사업단 사업설명회 공지가 떳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당연히 청년허브에서 입주사업체 모집한다고 생각했다...


서울시 청년 허브를 단순히 코워킹 플레이스 같은 곳으로 이해했던 것이다...


나중에 사회혁신과 관련된 사업을 하게 되면 지원해봐도 좋겠는데?

이번 학기 학부생들 사회적기업 수업하는데, 청년허브 방문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물어보면 좋겠다~


뭐 이런 막연한 생각으로 구경한다는 샘치고 사업설명회에 참석했다...

근데, 이건 뭐...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완전 성격의 사업설명회였고~ 나만 평범한 학생이였다~ ^^


오늘의 모임은 청년혁신일자리 사업을 진행하는데 참여할 협력사업장을 모집하는 설명회였다. 

그러니 당연히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중간지원단체 등에서 사람들이 왔고, 위즈돔이나 최게바라처럼 사람들한테 이름이 좀 알려진 곳의 담당자들도 참석하였다.

(아마도 기존에 참가하고 있는 더 큰 규모의 사업장들은 이미 내용을 알고 있기에 오늘은 참여를 안한 느낌이다.)


처음에 돌아가면서 어디서 왔는지 자기 소개할 때만해도 학생이 너무 없다는 생각만 했지, 이런 성격인 줄 정확히 몰랐다. 


전 청년유니온 위원장이자, 서울시 명예 부시장인 김영경씨가 해당 사업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 내가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오늘의 자리는 나같은 학생들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나같은 학생들을 고용할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장들을 모으기 위한 자리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뭐 그렇다고 어쩌겠나~ 여기까지 왔는데... 무슨사업인지나 제대로 들어보고 가야지 싶어서 일단 끝까지 들어봤다.

근데,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서울시가 요즘 청년 일자리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였다.


(사진 출처 : 청년허브 페이스북)


이 사업은 올해로 3기를 맞이하는 사업이라고 한다.

작년에는 신청 사업장이 100곳이 넘어서 실질적으로 3:1 정도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한다.

2년차 때만해도 1년차 때 진행했던 곳이 많이 지원했는데, 올해는 점차 지원 대상이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한다. 


과연, 사업장에게는 얼마나 매력적인 조건일까?

일단, 이것을 이해하려면 왜 이런 사업이 진행되는지부터 이해하는 것이 필요해보인다.


 박원순 시장은 기존의 공공근로 사업의 일환으로 청년, 여성, 시니어 등의 사회서비스 제공 등을 시도하는 뉴딜 일자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의 능력과 상관없이 저성장의 구조로 의해서 발생하는 실업을 방지하기 위해 직접 일자리 사업을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청년 일자리와 관련된 부분들을 실제 청년들이 해결해보고자 서울시는 청년허브에게 위탁 사업의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청년허브에서는 최저임금을 받는 단순 일자리 차원이 아니라, 대시민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최저임금의 105% 정도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올해에는 실패했지만, 2016년에는 생활임금을 적용하겠다고 박원순 시장은 공표해놓은 상태로, 점차 일자리의 질도 높여갈 예정이라고 한다.


청년 허브에서 기획한 청년혁신 일자리 사업이라는 것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프로젝트와 청년의 활동이 만나서 인프라를 만들어나자는 목적으로 추진되었다.


자기주도적 진로설계와 직업역량 향상을 돕고 청년의 활력으로 현장이 강화되는 일터기반학습 사업


단순히 돈을 버는 개념보다는 현장 학습의 개념을 강화시킨 사업인 것이다.
그래서 사업장 선정에 있어서도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보다는 프로젝트 기반으로 사업장을 선정한다고 한다.
실제 사업에 지원하는 청년들 역시 사회초년생들로써, 경험을 쌓기 오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사업의 주된 목적 중 하나는 청년혁신확동가의 일 경험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

굉장히 흥미로운 접근이였다.
기존 정부에서 실행하는 사업과는 접근 자체가 너무 달랐다.

물론 사업장의 입장에서는 무료로 인력을 수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협력사업장으로 선정되면 서울시에서 인건비를 제공해주는 2~4명 인턴을 1년간 채용할 수 있다.

수익성이 낮은 비영리단체나 사회적기업으로써는 매우 매력적인 조건일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협동조합에서도 인턴십의 형태로 해당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에 여기까지만 신경썼다면 이건 기존의 공무원들이 진행하던 사업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단순히 사업장에 인건비를 지원해주기 위한 사업이 아니였다.

김영경씨가 왜 프리젠테이션에서 굳이 사업의 취지와 목표를 강조하는지 알수 있는 대목이였다.
이 사업은 철저히 청년에게 좋은 체험을 제공해주어 스스로 학습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이러한 관점은 몇 가지 포인트에서 확실히 문제 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1) 사업장의 안정성을 굉장히 중요시 하고 있었다.
그냥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알선해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특히 사회적 경제 분야에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장들은 대부분 영세하다. 그래서 안정적인 일자리가 제공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청년들에게는 첫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자칫 안정되지 못한 곳에서 어영부영 1년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면, 그 청년에게는 좋은 경험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단에서는 지원 사업장 모든 곳에 실사를 나가본다고 한다. 그 노력이 가상하다. 그 만큼 그들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주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파트타임이나 탄력적으로 근무기간을 조정하는 사업장보다는 풀타임으로 근무할 수 있는 곳을 선호한다고 한다.

2) 프로젝트 단위로 사업장을 판단하고 있었다.
사업이 안정되었다고 끝이 아니였다. 아무리 안정된 일자리여도 가서 잡일만 하다가 1년이 지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서 무엇을 하는지도 중요했다. 사업단을 이러한 것을 염두에 두고 사업장 선정기준에 프로젝트 단위를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그래서 사업장에서 사업비로 다른 단체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용납을 해주었다. 인건비를 중복을 받는 것은 안되지만, 사업비를 지원받아서 프로젝트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용납해주겠다는 태도이다. 

3) 사업장의 대상을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영리기업까지 포함시켰다.
나는 이 부분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싶다. 흔히 사회적경제 분야에 있는 분들은 은근히 순혈주의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영리기업이라고 하면 나쁜 놈 취급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보게 된다. 같은 협동조합도 너무 상업적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청년허브는 사업장의 디상을 영리기업까지 포함시켰다. 이는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만 있다면 사회서비스를 하는 영리기업도 괜찮다는 입장인 것이다. 철저히 청년들의 관점이다.

뭐.. 깊게 들어가면 훨씬 더 많은 고민을 했겠지만,
사업에 대한 이해가 전혀없는 상태에서 일단 오늘 설명회에서 느낀 점은 이 정도였다.

그동안 사업이 얼마나 잘 진행되어왔는지는 모르지만, 이 정도 마인드를 가지고 접근한다면 청년들 입장에서는 기존 공무원들이 추진하던 사업보다는 훨씬 더 좋은 사업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이어지는 질의응답에서는 그동안 무엇이 부족했는지 살짝 엿볼 수 있었다.

첫 번째는 거버넌스의 문제였다.
사업단이 서울시 위주로 많이 진행되었고, 참여하는 사업장과 청년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반영이 안된 듯 보였다.
다행히 올해는 사업 운영을 청년허브일자리 사업단에서 주도하며 사업장과 청년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구성해서 서울시와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한다. 물론 사공이 많으면 산으로 간다고, 사람들이 많으면 의견 수렴이 쉽지 않겠지만 거버넌스 구조가 잘 정착되고 의견 수렴만 잘할 수 있다면, 이전과는 다른 실수요자 중심의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은 시도인 듯 보인다.

두 번째는 교육 컨텐츠 보강이다.
나름 일터에서의 학습이라고 했지만, 사업 주체 차원에서 제대로된 교육 지원을 못해준 것으로 보인다. 사업단에서는 이에 대해서 올해는 경희대 후마니타스 컬리지와 협약을 맺어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내부적 역량이 안되면 외주를 주는 것은 좋은 접근이기는 한데, 이것을 얼마나 내제화된 프로그램으로 개발하는지는 또 다른 관건이다. 그냥 좋은 교양강의로 끝날 위험도 있어 보인다. 그렇다고 사회적 경제쪽에 프로그램이 아주 잘 짜여진 곳이 많은 것도 아니다. 이 부분은 앞으로 내가 만들어나가야할 숙제 중에 하나이다.

+

개인적으로 다른 정부에서 운영하는 지원 사업보다 굉장히 까다롭다는 것에 동의한다.
사업장 입장에서 덜 매력적으로 느낄만한 요소들이 굉장히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그동안 수요자 중심으로 생각하지 않았기에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부분들일 수도 있다.

사업단에서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사업장들의 불만이나 질문에 응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최대한 사업장의 의견을 반영해보겠다는 태도를 보여주었고, 난 솔직한 그런 태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

기존의 공무원들이 사업을 진행할 때는 찾아볼 수 없었던 모습들이다.

운영자 중심의 사업설명회만 보다가, 이런 접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새로웠다.
참여 사업장을 늘리기 위해서 청년들보다는 사업장 입장에서 접근하기 마련인데, 청년 허브는 좀 달랐다.

이게 바로 민관협력 거버넌스의 효과일까?
영국에서 보여주었던 성공적인 사회혁신 프로젝트들의 전형적인 접근이다.
정부기관에서는 자금과 행정적 지원만 해주고, 실제 운영은 민간 단체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진행한다.

물론 오늘 내가 본 모습은 청년허브의 매우 단편적인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진정성이 느껴졌기에, 이러한 사업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잘해나갔으면 한다.


<사업 공고 내용 보기>

http://youthhub.kr/notices/54bf60c9cf97725131000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