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al Innovation

2012년 대선이 던진 화두 - 이털남

열린 공동체 사회 2013. 1. 19. 22:08

대선 기간 내내 공중파에서는

대선 관련 깊이 있는 뉴스를 거의 다루지 않았기에~

인터넷 뉴스와 팟캐스트를 통해서 주로 정보를 얻을 수 밖에 없었다.


진보진영에서 수 많은 팟캐스트가 난립하면서 대중을 선동했지만,

사실 정책을 논하기 보다는 주로 박정희의 과거사를 욕하는 성격이 너무나 강했다.


그나마 오마이뉴스의 '이슈털어주는 남자'와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이

각 후보들의 정책과 객관적 사실들 위주로 많은 내용들을 검증하려고 노렸했다.


특히 이슈털어주는 남자 (이하 이털남)의 경우

각 분야 별 주제를 가지고 나름 심도있게 공약들을 비교 분석해왔고,

대선이 끝난 이후에도 꾸준히 결과에 대해서 분석을 하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출연하는 패널이 진보성이 강한 것이 단점이기는 하지만,

보수진영에서는 출연을 자꾸 거부한다니 참으로 아까웠던 방송이다.

(오마이뉴스가 워낙 진보 성향이 강하기에 출연 거부를 한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최근 이털남에서는 작정을 한 듯 대선 돌아보기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진행한 대선이 던진 화두 시리즈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4명의 전문가가 4가지 관점에서 대선이 던진 화두를 이야기했다.

역시나 공통점은 박근혜가 잘한 것도 있지만, 민주당이 너무너무 못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다 보니 역시 진보 전용 방송처럼 들리기는 하지만,

대한민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들이 되는 것 같다.


이털남 방송 전문 듣기 GO!!


+


<대선이 던진 화두1-진보의 창의성> - 김상조 한성대 교수


김상조 교수는 대선 기간 내내 양 진영의 경제 정책을 비난해왔다.


비슷비슷한 맥락의 복지 위주의 정책을 들고 나오면서

마스터 플랜 없이, 겨우 정책만 구상한 수준이라고 평가하였고,

박근혜 당선자의 경우 진정성의 부분에서 의구심이 간다는 지적을 많이 했었다.


선거가 끝난 이후 김상조 교수는 3가지 포인트를 지적하고 있다.


1)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전략적 기교

원론적으로 생각하면 박근혜의 전략이 일관성 없이 문제가 많아 보였는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유권자의 마음을 사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였다고 평가한다.


'성장 담론'과 '경제 민주화' 같은 서로 대치되는 듯한 개념들을 적당히 활용하면서

시대의 변화에 대해서 혼란스러워하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교묘하게 파고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서 민주당은 원론적인 이야기했고,

예산 마련 대책에 있어서도 현실적이지 못한 방안만 제시했다는 것이다.


적당히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하는 전략적 선택이 없이,

그냥 강론적인 이야기들만 전개해나간 것이 유권자의 편중화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2) 구체화된 피부로 와닿는 실질적 공약

새누리당은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을 해서,

현실에 느껴질 수 있는 구체적인 공약들로 다양한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


하우스푸어, 렌트 푸어 공약처럼 오히려 실행하면 위험 요소가 많지만

일단 들으면 혹할 수 있는 이러한 공약들이 야금야금 유권자의 마음을 얻어냈다는 것이다.

(원리적으로는 민주당의 공약이 맞지만 당장 급한 당사자들에게는 공염불로 들렸을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역시나 원론적인 이야기밖에 하지 않았고,

기억에 남는 경제 공약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3) 후보자의 경쟁력

이는 문재인이라는 개인의 자질 문제이기 보다는 1년만에 급조된 후보라는 점에서

노무현의 후광에 의지해 등장한 후보라는 점에서 공약을 체화하지 못했다는 지적이었다. 


결론적으로 공약과 정책에 대한 완급조절이 실패함으로써,

원칙은 원칙대로 못지키고, 유권자의 마음은 마음대로 얻지못하는 어중간한 전략이 되었으며,

이는 유권자들에게 노무현 정권의 재탕으로 느껴질 수도 있었던 것이다.


이에 김상조 교수는 진보에도 이제는 이념뿐만 아니라 선거 전략에 기교가 필요하다며,

영국 노동당이 제시한 제 3의 길과 같은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을 하고 있다.


+


<대선이 던진 화두2-안보> -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김종대 편집장은 참 달변가이다...

김상조 교수와 똑같이 시선집중에도 자주 등장하지만

김종대 편집장의 이야기를 들으면 시간이 언제가는지 모를 정도로 귀에 쏙쏙 들어온다.


김종대 편집장의 의견은 크게 3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1) 선거 공약은 민주당이 더 보수적이였고, 명확하게 이슈를 선점했다.

    오히려 박근혜 진영이 우왕좌왕하면서 막판에 겨우 공약을 내걸 수 있었다.

    병역에 관련된 내용도 눈치보다가 어쩔 수 없이 민주당 따라하는 모양세를 보였다.


2) 그리고 이제는 사실상 북풍 공략도 별로 통하지도 않는다. 

    북한 미사일 발사 이슈 등을 봐도, 이제는 선거에 큰 영향을 못 준다.

    종북이니 좌빨이니 하는 용어도 세대가 바뀌면서 젊은 층에는 잘 안먹혔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설픈 북풍 공격에 민주당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NLL같은 이슈가 큰 대선 이슈로 떠오른 것은 철저히 민주당의 공로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안보에 있어서는 안되니까 뭐라도 한 번 던져본 공에

민주당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거의 자살골을 넣어준 경우라는 것이다.


북풍이 더 이상 잘 안통한다는 소식이 기쁘기도 하면서도,

무능한 민주당의 역량을 보면 유권자가 못 믿을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


<대선이 던진 화두3-시민정치와 정당정치> - 안병진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


1) 조직 운영과 리더십의 부재

안병진 교수는 시민정치가 이슈화가 되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전혀 없이 오합지졸의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민주당은 시민단체의 의견을 여과하는 과정 없이,

그대로 정당정책으로 내세우는 오류를 범하면서 현실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을 한다.


시민정치와 정당정치의 균형이 중요한거지

정당이 시민에 끌려다니는 모습은 오히려 정당에 대한 신뢰감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집단 통치 체계에서 나타나는 리더십 부재론과 일맥상통한다.



2) 합리적인 상황 분석 부재

또한, 안병진 교수는 이제는 더 이상 이념에만 의존하지 말고,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한 사회과학적 방법론을 적극 활용해야한다고 이야기한다.


미 대선에 오바마 캠프가 보여준 과학적 분석과 접근을

배우려는 노력이 너무나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선거는 원래 이렇게 하는거야~ 라는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하면서,

새누리당의 조사나 분석에 비해서 민주당은 너무나 후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3) 선거의 전략적 접근

마지막으로 '닉슨주의의 승리'라는 새로운 개념을 통해서

이번 대선과 미국의 닉슨 당선의 사례가 너무나 유사하다고 이야기를 한다.

계파적 주관적 이념만 앞세우다가 진보가 균혈되면서 민주당은 질 수 없는 선거에서 졌다.


그리고 선거에서부터 복지 아젠다를 공약한 공화당의 닉슨은

당선되자마자 대대적인 개혁을 진행하면서 민주당을 완전히 궁지에 몰아세우게 된다.


만약 박근혜가 자신이 공약한 것처럼 개혁을 진행한다면

나 역시 박근혜의 팬일 될 수도 있기에 충분히 공감가는 일이다.


앞으로 5년 간 과연 닉슨의 길을 갈지 참으로 궁금하다.


+


<대선이 던진 화두4-빈곤보수> - 한귀영 한겨레 사회정책연구소 소장


빈곤층은 보수적인 경향을 보이는 것은

단지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특히 수준이 학력이 낮을수록 이런 경향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그래프를 그리면 U자형을 그리면서

빈곤층과 부유층이 강한 보수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복지에 대한 니즈가 강할 것으로 보이는 빈곤층이 보수화되는 경향은

안정적인 후보에게 더 큰 기대를 갖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 번 대선에서도 이러한 형태는 유사하게 나오면서,

200만원 이하의 소득자와 자영업자, 주부에서 보수 경향이 강하게 나왔다.


한귀영 소장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2가지로 설명한다.


1) 민주당의 공허한 거대 담론


피가 끓는 젊은층에게는 거대 담론이 먹힐 수 있지만, 

이러한 계층에게는 실질적인 공약이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 정부 10년이 신뢰를 주지 못했고,

박근혜 후보가 좌클릭한 공약을 내걸면서 빈공층의 마음을 얻었다는 평가이다.



2) 이러한 계층에 대한 정보의 접근성 문제 


이는 종편을 중심으로하는 언론 환경의 보수화가

정보의 편중성을 가져오면서 이러한 환경을 더 미쳤다는 평가이다.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의 기회가 많지 않는 이들이

정보를 접하는데 한계가 있기에 반드시 지역 기반의 정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민주당 내에서 나오는 중앙당 중심 조직의 한계론과 일맥상통한다.

정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역시나  답은 풀뿌리 정치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결론적으로 민주당 패배의 원인을 정리를 해보면,


합리적인 유권자 분석의 부재

실리가 없는 이념만 추구하는 전략

피부에 와닿는 공약의 부재

집단 통치 체재로 인한 중심이 없는 리더십의 문제

다양한 계층에 접근할 수 있는 풀뿌리 정치 조직의 부재


뭐 정리해보니...

진짜 총체적인 문제다~~


민심도 몰랐고, 전략도 부실했고, 그렇다고 공약을 잘한 것도 아니고,

조직을 효율적으로 잘 운영한 것도 아니고, 제대로 전달한 것도 아니고...


패배 후의 분석이라서 비판적이라고도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만 이야기하기에는 제대로 한 것이 전혀 없다.


와...

이런 민주당이 선거에 이겼다면...

진짜 대한민국은 카오스 그 자체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박정희의 망령이 국민들을 선동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진보 세력의 눈을 가려버리는 역할을 했던 것 같다.


48%라는 수치를 기록한 것 자체가 어찌보면 기적인듯...


이번 진보 세력의 처절한 아픔이,

진보 세력이 더욱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