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TvN] 응답하라 1988 (2015)

열린 공동체 사회 2016. 3. 10. 21:41

2015년 최고의 화제드라마


역시 명불허전이라고나 할까?

사람들이 하도 이야기해서 뒤늦게 일부러 찾아서 볼 수 밖에 없던 드라마...


응칠, 응사에 이어서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아직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응칠이 전형적인 트랜디 드라마였고, 응사가 시대상을 반영한 드라마였다면,

응팔은 연출력이 더 높아진 것은 물론이고 80~90년대 문화뿐만 아니라 감성까지 살려낸 드라마였다.


응사에서는 너무 기대한 나머지 약간 실망스러웠는데, 

응팔에서는 어디하나 흠잡을 데가 없어보였다.


응사 때는 응칠 때의 성공 요인들을 너무나 강조한 나머지 약간은 과장된 부분이 있었는데,

응팔에서는 거품을 쫙빼고, 전형적인 가족드라마스러운 세대를 아우리는 매력을 보여주었다. 


응칠의 핵심 타겟이 32세였고, 응사가 40세였다면, 

응팔은 45세로 응사에 비하면 확장성은 다소 떨어졌지만 드라마의 주요 시청층을 완벽히 커버했다.

40~50대는 물론 20대까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소재들과 스토리, 그리고 시대상 반영까지...


생활상을 보여주는 디테일한 소품과 광고와 코미디로 대변되던 유행어들도 훌륭하지만,

지금은 사라져버린 가족과 친구, 그리고 마을 공동체라는 요소들을 완벽하게 되살려주었다.


지나치게 젊은맴버들에게만 의존하던 스토리도

다양한 가족 구성원과 동네 주민들 전체의 에피소드로 확장하면서 공감대도 완벽히 살려주었다.


응사 때 가장 아쉬웠던 다양한 캐릭터의 매력을 충분히 못살렸다는 부분에서도,

응팔에서는 아주 완벽하게 커버하면서 주인공의 비중도 적절히 잘 녹여내는 훌륭한 연출력을 보여주었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트레이드 마크인 남편찾기 놀이도

응사때의 무리수들을 깔끔히 걷어내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잘 이끌어갔다.


억지로 끼워맞추는 듯한 시대상의 반영도 거의 없었으며,

동성동본 혼인금지나 민주화 이후의 학생운동 같은 다소 무거운 소재도 놓치지 않고 잘 살려주었다.


배우들의 매력도 포텐이 터지면서 하나같이 스타덤에 오를 수 있었다.

남녀 주인공만 대박이 났던 이전 시리즈에 비해서 확실히 각자의 캐릭터를 잘 살려준 느낌이다.


가족, 동네, 이웃, 친구, 청춘, 사랑, 공동체...

어느새 소중함을 잊게되던 단어들이 다시 살아나는 드라마였다. 


'미생' 이후로 최고의 드라마라 극찬할만하다.


+


누구나 기억하지만, 지금은 도무지 찾아볼 수 없는 이웃의 이야기와 동네 골목의 풍경들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90년대 이후생들이 한편으로는 좀 불쌍하기도 하다...


그들은 과연 동네 친구와 이웃주민이라는 존재를 경험했을까?

어느새 잊고 살고 있었던 가진 것 없어도 나누며 살았던 시절의 이웃과 동네의 이야기


어찌보면 내가 공동체를 열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렇게 잊고 살았던 것들에 대한 본능적인 회귀본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마도 80년대 동네 공동체를 살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90년대부터 해체되기 시작했던 마을 공동체는 IMF 이후로는 급격히 사라져버렸다.


어찌보면, 응팔세대야 말로 대한민국의 가장 황금기를 경험한 세대라고 할 수있다.

80년대 고도성장시기에 유년기를 거치고 90년대 문화증흥의 시기에 청년기를 보냈다.


1997년 IMF시기의 피바람을 경험하면서 취업난을 경험했다고는 하지만 

2000년대 이후에도 취업난은 계속되고 있고 요즘은 거의 IMF시절 수준으로 돌아간 것 같다.


아파트에 살면서 동네 친구도 없이 지냈고, 성인이 된 이후로는 대부분 집을 떠나 생활을 한다.

이제는 부모세대보다 자산이 적은 첫 번째 세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체는 공동체대로 파괴되고 자산은 자산대로 사라진 시대

과연 이런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내가 공부하고 있는 협동조합이 대한민국의 공동체성에 실마리를 줄 수 있을까?

암튼... 오랫만에 감성이 폭발해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