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Innovation/Co-operatives

사람중심 비즈니스, 협동조합 - 존스턴 버챌 (2012)

열린 공동체 사회 2013. 12. 11. 20:51

사람중심 비즈니스, 협동조합
국내도서
저자 : 존스턴 버챌(Johnston Birchall)
출판 : 한울아카데미 2013.09.10
상세보기



2011년 처음 협동조합에 알았을 때,

이리저리 자료를 찾을 때 진짜 자료가 하나도 없었다.


유일한 정보처는 바로 존스터 버챌교수의 책이였다.

'21세기의 대안 협동조합운동' (2003년, 장종익 번역)




나에게는 한 줄기 오아시스같았고,

더 궁금한 내용을 알고 싶어서 성공회대 협동조합경영학과에 진학했다.

(불과 1년 사이 많은 책들이 번역되어서 나왔고, 사례집도 굉장히 많아졌다.)


그리고 다시 만난

존스턴 버챌 교수의 두 번째 책


역시나 지루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백과사전 식으로 아주 방대한 정보를 나열한 것도 여전하다.

(솔직히 구성만 바뀌었지 기본적으로 겹치는 내용이 매우 많다.)


하지만, 13년의 세월이 지났기에 더 많은 정보가 들어있었고,

국가별로 쭉~ 나열한 전작에 비해서,

협동조합의 형태별로 쭉~~ 나열한 새로운 책의 구성이~


산업별로 협동조합을 보고싶었던 나에게는 더 좋았고,

앞으로 협동조합을 준비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더 유용할 듯하다.


특히나 산업별 라이프사이클 중심으로 설명해주고,

결론적으로 미래 전망을 붙여주는 센스를 밝휘하여 주셨다.


단순 정보량으로만도 단연 최고의 책이지만,

저자가 나름 명확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가장 큰 장점이다.

(물론 굉장히 지루할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하셔야 한다는... ㅜ.ㅜ)


+


이 번 책에서 강조하는 포인트 중에 하나는

협동조합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2년 유엔이 정한 세계 협동조합의 해를 통해


협동조합에 대한 인지도뿐만 아니라,

대안적 사회운동으로써 기대감마져 급상승한 상황이다.


하지만, 저자는 책의 제일 마지막에 자신의 견해를 명확히 밝힌다.


협동조합이 사회 운동 그 자체는 아니다 조합원소유권의 잠재력에 대해 높이 평가해야 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무게를 실어서는 안된다MOB(조합원소유비즈니스)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싶다면 그것이 성공적일 때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생각지 말고,  MOB가 없을 때 이 세상이 어떻게 될지 질문해보는 편이 좋을 것이다. (p.333)


저자는 MOB(member own business)를

철저히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보고 있다.


효율성이 떨어지면,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조합원들에게 이익을 주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는 조직이라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협동조합 뿐만 아니라, 상호조합과 경제 결사체도 포함되어 있지만,

역시나 주요 내용은 협동조합 위주로 이야기되고 있다.

(제4장의 상호조합보험 부분을 빼고...)



+


'무슨 업종이 협동조합에 가장 유리한가요?'


협동조합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거나,

창업을 꿈꾸는 사람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에 하나이다.


이 책을 보면, 역사적으로 어떤 산업에서 협동조합이 강세를 보였고,

어떤 산업에서 협동조합이 죽을 썼는지 잘 설명해주고 있다.


보험, 주거, 공공서비스, 은행, 1차 산업, 소매업, 제조업, 서비스업, 공익사업...


이 중 장미빛 전망을 내놓은 분야는

소비자협동조합, 은행, 보험 정도였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분야이며,

협동조합의 비교 우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의외로 사람 중심의 서비스 산업에서

협동조합의 성공 사례는 많지 않았는데,

생각해보면 서비스업이 산업으로 정착된지 오래되지 않은 점도 분명히 있다.

(개인적으로는 서비스 산업에서 매우 유용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암튼, 한국에서는 금융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소비자협동조합이 가장 전망이 좋다는 결론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어찌보면 전혀 기대하지 않은 대답이라써 짜증날 수도 있을 듯...)


하지만, 이 것은 전세계 산업에 대한 역사적 관점에서 이야기를 한 것이고,

대한민국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보면 약간 이야기는 달라진다.

(존스턴 버챌 교수가 대한민국의 상황을 잘 알 수는 없는 법이니...)


그리고 책의 이야기를 잘 읽어보면,

모든 분야에서 나름 가능성은 있다는 이야기를 하긴 한다.

(아직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으니 자신있게는 이야기 못하는 듯~)


+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경영상의 미숙과 인간의 과도한 욕심이 맞불려

잘나가던 협동조합들이 투자자소유의 비즈니스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과


사회적인 필요가 생기면

협동조합은 언제나 대안으로써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는 점이다.

(주거, 의료, 교육, 공익사업, 레져, 소비자협동조합, 생산자협동조합 등)


협동조합은 언제나 비효율적이라는 고정관념이 나은 참사이며,

협동조합이 오히려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투자자 소유 비즈니스로 전환해 이득을 본 사람은 경영진들과 투기꾼들 뿐이었다.)


그래서, 더 복잡할 수도 있지만, 효율적인 거버넌스를 통해서

경쟁력을 극대화한 에밀리아 로마냐와 몬드라곤의 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존스턴 버챌 교수가 끝까지 강조한

조합원의 참여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명심할 필요가 있다.


조합원의 참여가 점차적으로 어려워지는 것은

어떠한 경우라도 협동조합의 정신에 위배되기에 결국은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해외진출과 사업의 다각화, 조합원이 배제되는 거버넌스에 대해서

굉장히 우려섞인 지적을 하고 있었다.


조합원소유의 핵심은

조합원의 이익이 최우선 되어야 하며,

조합원의 적극적인 참여에 의해서만 운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구를 위해서,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협동조합을 처음 시작하는 그 초심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