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Innovation/Co-operatives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의 출현을 기대하며...

열린 공동체 사회 2013. 12. 11. 20:51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가

드디어 3월 3일 오후 3시에 창립총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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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선이 끝난 후

미디어협동조합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

설마했는데, 이렇게 빨리 추진될 줄이야 놀라울 수준이다.


김용민 교수가 워낙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것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방송이라는 것이 워낙 고비용 구조라서

쉽게 진행하기는 어려울꺼라 생각했는데, 협동조합에서 그 답을 찾았다.



한겨례에 광고가 발기인을 모집하는 광고를 실었고,

출자금이 무려 100만원(20구좌)나 하는 엄청난 금액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국민들의 출자로 모집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다.


협동조합을 공부하고 있고,

미디어 관련 업에 종사했었고,

학부 때 신문방송학을 공부했으며,

결정적으로 미디어 환경에 불만이 많은 나로써는

100만원이라는 출자금이 굉장히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내가 보내는 적은 돈으로 훌륭한 컨텐츠를 만들어 낸

'뉴스타파'의 힘을 경험했기에 이 번에도 과감하게 참여하기로 했다.


내가 가입할 때만해도 5,000명도 안됐는데,

지금은 후원자가 27,000명을 넘어섰다고 하니

공정한 미디어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뜨겁다는 것을 새삼느끼게 된다.


+


하지만 국민TV는 두 가지 큰 걱정꺼리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나꼼수의 그림자를 어떻게 벗어나는가의 문제와

다른 하나는 협동조합으로써의 경험이 전무하다는 사실이다.


김용민 교수는 이미 '라디오21'이라는 매체를 말아먹은 경험이 있다.

(그나마 이 쓰라린 경험이 김용민 교수에게 기대를 갖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념 편향적이라는 이미지가 한 번 밖혀버리니

어떠한 메세지를 전달하더라도 신뢰도를 상실하게 되어버렸다.


근데, 김용민 교수와 지금 국민TV팀에게는

나꼼수와 딴지라디오의 이미지가 너무나 강하다.


이 부분을 어떻게 깨고나와서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언론이 되는지가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자 한겨례에 실린

국민TV의 2차 광고는 매우 실망스럽다.


기사가 아니라 광고이기에

객관성을 갖지 않아도 괜다는 것은 동의할 수 있지만,

(나름 나도 광고업계 종사자였기 때문에 이 정도 생각은 할 수 있다.)


나꼼수의 그림자가 매우 강한 상황에서

자칫 한 쪽으로 편중되게 보일 수 있는 메세지는 조심해야 한다고 본다.

(오얏 나무 아래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랬다고, 공격의 빌미를 줘서는 안된다.)


과연 공정한 언론이 되고자 하는 매체가

이런 선동성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나꼼수를 전회 모두 청취한 나로써도

나꼼수의 팬이라 이야기하지 않는 부분이 바로 이 선동성이다.


나꼼수는 뉴스가 아니라고 이야기하면 할 말은 없지만, 

나꼼수는 이미 미디어 수준의 영향력을 갖춘 방송이였다.

(처음에는 좋아했는데, 점점 국민을 선동해나가는 느낌에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분노에 찬 자신들만 맞다고 이야기하는 방송은

공정함을 기대하는 국민들이 원하는 방송은 절대 아니다.


이런 자극적인 메세지가 후킹이 될 수는 있겠지만,

사람의 인식이라는 것이 한 번 굳히면 바꾸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반쪽 짜리 언론으로 시작한다면,

결국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했던

공정한 언론의 꿈은 펼쳐보지도 못할 것이다.


앞으로의 행보가 다소 걱정되기는 하지만,

한 번 피를 봤던 김용민 교수가 있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혜롭게 잘 해쳐 나갔으면 좋겠다.


+


두 번째 협동조합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은

내가 보기에는 더 큰 문제라고 생각이 된다.


협동조합은 말만 들으면 참으로 이상적인 구조이지만,

막상 조직을 운영해나가는 부분에 있어서는 어려움이 많다.


물론 나도 특정 협동조합에 몸을 담고,

조합원으로써 제대로 활동한 적은 없다.


성공회대 협동조합경영학과에서

이 번에 새로 설립한 지식협동조합 CoopY와

이 번에 참여하기로 한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가 전부이니...


학교에서 공부만 했지만 실무 경험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런 나도 6개월 공부하고 나서 느낀 것은 진짜 이건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2000년대 초 우후죽순 생겼났던 협동조합이

소리소문없이 조용히 모두 사라진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협동조합기본법도 없었기에, 생겼다 사라진줄도 사람들은 모른다.)


설립이야 분위기 타서 사람들을 확~ 땡겨서 모을 수 있지만,

모았던 사람들이 나가기 시작하면 다시 돌아오게 하기는 쉽지 않다.


협동조합은 하나의 생명체 같아서

돈만 있으면 돌아가는 일반 주식회사와는 매우 다르다.


그래서 이론적으로 협동조합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잘 운영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NGO처럼 사명감만 가지고

운영될 수 있는 조직도 아니다.

회사로써의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는 것도 중요한 이슈이다.


설립도 설립이지만,

실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어떻게 운영해나가냐의 문제이다.

(이 부분에서 설립만 강조하는 서울시의 지하철 광고는 매우 불만스럽다.)


자칫 협동조합에 대한 기대만 잔뜩 부풀려놨다가

오히려 협동조합에 대한 이미지만 망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된다.

(조직을 세팅해 나가는 단계에서 협동조합은 오히려 단점이 더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 얼마나 고민하고 준비했는지

3월 3일 창립총회에 가서 확인해보고 싶다.


무엇보다도 공정한 미디어의 출현은 시대적 사명이기에

이 번 기회에 제대로된 미디어가 꼭 만들어져야만 한다.


3월 3일 오후3시 미디어협동조합의 출범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