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oZoo] 사회적기업의 사업성과 사회적 가치 창출

2014.01.25 17:04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졌지만,

사실상 성공한 사례를 찾아보는 것은 쉽지 않다.


대부분 IMF이후 등장한 자활적인 접근이 대부분이며,

기업적인 측면보다는 사회적 가치에 주목하는 성향이 매우 강하다.


그러다보니 상당수가 상업성이 떨어지게 되고,

정부의 인건비 지원이 끝나게 되면 문이 닫아야될 정도로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젊은 청년들을 중심으로

철저히 기업가 마인드를 가지고 사회적 기업을 접근해 성공한 사례들도 최근에 등장했다.


딜라이트, 위즈돔, Woozoo 등의 사회적 기업들이 대표적인데,

흥미로운 것은 이 곳의 창립자들이 대학생 시절 모두 같은 연합 동아리에서 활동했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 넥스터스라는 동아리는 사라졌다고 한다.)


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주최한 한 행사에 참여했다가,

WOOZOO의 김정헌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생각나는 것을 좀 정리해보려고 한다.


우선 먼저 이 글을 읽을 사람들에게 당부드리고자 하는 것은

이 글의 목적은 절대 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거나 폄하하기 위한 것은 아니며

단지, 사회적 기업이라는 것의 가치와 생각해볼만 시사점이 무엇인지 점검해보자는 것이다.


나에게는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도전하는 이들이

잘했는지 잘못했는지를 평가할 만한 자격도 능력도 없음을 먼저 감안해주길 바란다.



Woozoo는 소설하우징프로젝트라는 타이틀로 시작한 사회적 기업이다.

쉐어하우스라는 개념을 통해서 삶을 공유하고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것이다.


Woozoo의 시작은 딜라이트 보청기의 초창기 맴버였던 김정헌 대표가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기 시작하자 새롭게 도전을 해보고 싶어서 시작한 곳이다.


김정헌 대표의 표현에 따르면,

이미 기본적으로 세팅이 되어있던 딜라이트에 합류했으나, 새롭지 않아서 재미있지 않았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워크홀릭의 자질이 잘 보이며,

조셉 슘페터가 말한 '기업가정신'이란 이런 사람을 두고 말하는 듯하다.


"Stay hungry, Stay foolish" 라는

스티브 잡스의 명언이 저절로 생각나게 만드는 사람이다.



대충 기본적인 성향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일하기에 편하지는 않을 듯하다.


딜라이트에서 인턴을 하던 대학생 친구들과 함께,

대학생에게 필요한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고 30개정도가 추려진 상황에서 해외사례를 찾았다고 한다.


해외사례를 검토해 10개 정도로 추려진 후에는

실현 가능성을 검토해서 3개 정도로 줄였다고 한다.

이 중에서 가장 할 수 있는 것을 고른 것이 바로 쉐어하우스였다.


물론 국내에서 이미 쉐어하우스를 고민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행동에 옮기고 집을 지은 곳은 WooZoo가 처음이였다.


실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

우선 일본의 쉐어하우스를 방문해 현장조사를 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컨셉 하우스(5%)가 마이너한 상품이지만, 

한국의 특수성을 고려해 WooZoo에서는 오히려 컨셉하우스를 핵심 컨셉으로 잡았다.

(한국 사람들을 모이면 우선 공통점부터 먼저 찾으려는 성향이 있다는 것에 착안했다고 한다.)


과연 이런 컨셉이 먹힐까?


대학생들이 대상이였기에 대학생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기획했고,

대학생들을 가장 먼저 팀원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최대한 다양하고 같이 일고 싶게 만드는 사람들 위주로 뽑았고,

나중에 그에게 맞는 역할을 찾아주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BEP를 맞추고 있지는 못하지만,

지금의 성장세라고 하면 조만간 BEP달성은 문제가 없으며 그 때가 되면 또 다시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고 한다.


재미있는 친구다. 창업을 주특기라고 하다니...

하지만, 한편으로는 현명한 친구다. 사업이 성장하면 창업가와는 다른 리더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급성장하는 회사는 성장하면서 상당한 성장통을 겪는다.

조직이 커지면서 초창기의 모습과는 너무나 달라진 모습에 운영방식과 기본철학에도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이 경우 창립공신들이 창립자에 의해서 숙청을 당하게 된다.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벤처 회사들이 그랬고,

멀리봐서는 조선시대의 개국공신들이 그렇게 됐었다.

(심지어 스티브 잡스는 본인이 회사에 의해서 쫒겨나게 된다.)


너무 극단적인 예를 들은 것같기는 하지만,

김정헌 대표는 자신의 성향과 장점을 정확하게 잘 아는 것 같았다.



+


김정헌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이 친구는 사업가적 마인드가 확실히 자리잡은 보기드문 사회적 기업가였다는 점이다.


사회적 기업을 창립하는 사람들은 가장 먼저 정부의 지원부터 찾는다.

나름 착한일 하는 거니까 내돈 안들이고 안정적으로 쉽게 시작해보려는 생각이다.


하지만, 김정헌 대표는 아직까지 일부러 노동부의 인증을 받지 않고 있다.

국가 인증을 받으면 인건비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민간의 투자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회적 기업을 하려면 사회적인 지지와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업으로써의 기본적인 경쟁력을 갖추어야만 한다.

아무리 좋은 일을 한다고 해도,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없다면 기업이라고 말할 수 없다.
김정헌 대표는 이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한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경영권 방어에 대한 생각도 확고해서 지분의 50% 이상을 반드시 유지하고 있다.
처음부터 주주가 너무 많으면 투자자들이 투자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투자자도 가려서 받았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우리 사주의 방식이나 복지 문제도 확대할 생각이지만,
협동조합과 같은 방식은 생존의 갈림길에 있는 스타트업에게는 다소 무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상주의자보다는 철저한 현실주의자적 접근인 것이다.

전략적으로 대학생 인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그들에게는 철저하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해 금전적 보상 이상의 것을 제공하며
기업의 입장에서는 사업이 아직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용의 부담을 줄이고 있다.

무작정 사람부터 늘리거나, 일부터 벌리는 것이 아니라
책임감있게 인력관리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학생 인턴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느끼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김대표의 설명대로라면 솔직히 대학생들에게도 나쁘지는 않은 기회이다.


+

근데, 이야기를 듣다보니 궁금한 점이 생겼다.

바로 Business Model과 관련된 부분들이다.

확실히 초기에는 사업을 진행하는 어려웠다고 한다.
1호점 만들 때는 집을 구하는데 3개월이나 걸렸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이후에는 굉장히 유리한 조건으로 집을 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월세를 많이 받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집주인들이 
WooZoo에 합류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집주인이 직접 할 때보다 1.8배 정도 이익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문제는 가격이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청년들의 주거문제 해결이라는 모토로 관심을 모았다.

월세 35만원이라는 가격이 결코 싸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1호점을 할 때만 해도 그 정도면 보증금도 적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에 늘어나고 집들은 가격이 계속 올라서 60만원 대의 방들도 등장하고 있다.

물론 인테리어는 매우 깔끔하고 컨셉도 매우 좋다.
그리고 비슷한 관심사의 사람들끼리 즐겁게 사는 것도 좋은 것같다.

하지만, 청년들의 주거문제 해결과는 다소 거리가 많이 멀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김정헌 대표는
WooZoo는 싼 집을 공급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모든 대학생이 타겟이 아니라,
그중에 약 1%(약 15,000명), 즉 삶을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타겟이라는 것이다.

내가 잘못 이해하고 있었는지 아니면 언론이 잘못 보도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내가 기대했던 사회적 가치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보였다.


추가적으로 어느 새 직영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직영점은 우주가 전세를 받는 형태로 위탁을 통해서 집을 공급한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접근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김정헌 대표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프랜차이즈의 가맹점과 직영점 개념을 도입했다고 한다.

사업적인 측면을 고려한다면 당연한 선택이다.
프랜차이즈에서도 안정성과 수익성을 위해서 목이 좋은 곳에는 직영점의 형태로 진출한다.

하지만, 공동 주거와 공유 경제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WooZoo가 초기에 창출했던 공유 경제적인 가치와는 다소 거리가 멀어지는 느낌이 든다.


+


서두에서 말한대로, 

WooZoo의 사업 방향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아니다.


냉혹한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일단 생존이 최우선의 가치이다.


기업이 생존을 통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안정되게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직원에 대한 최고의 복지이며 사회에 대한 최고의 가치 창출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성과 안정성을 고려한 WooZoo의 현실적인 선택들에 대해서


절대로 비판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으며

오히려 젊은 친구가 탁월한 사업적 감각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박수를 쳐주고 싶다.


과연 나라면 그 정도로 훌륭히 사업을 운영할 수 있을까?

언젠가를 협동조합형 기업으로 창업을 고민하고 있는 나에게는 많은 부분을 생각해주게 하는 만남이였다.


사회적 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가장 성공했다는 아름다운가게 조차도 

사실은 기부금을 제외한다면 아직까지 BEP를 못 맞추고 있다.


수많은 사회적 기업이 망했고,

좋은 의도로 접근했다가 오히려 빚 폭탄을 맞은 사례도 익히 많이 들었다.

(특히, 사회적기업쪽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시는 한 신부님의 사례는 좀 충격이였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사업성을 충분히 갖춘 후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부분을 얼마나 잘 달성할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사회적 기업...

참 듣고나면 좋은 개념인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듯하다.

열린 공동체 사회 Social Innovation/Social Enterprise WOOZOO, 공유 경제, 사업성, 사회적 가치 창출, 사회적 기업, 청년 주거 문제, 컨셉하우스

협동조합 생태계와 노동자협동조합 연합회

2014.01.24 11:24

우연히 국협동조합연구소의 김기태 소장 강의를 듣게 됐다.


'협동조합 생태계'라는 용어를 그동안 많이 써왔기에,

어렴풋이 대충 생각하고 있던 개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였다.


(사진출처: 월간 아젠다 www.agenda.or.kr)


일단 흥미로웠던 부분은

협동조합 생태계라는 표현은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표현이라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이전부터 생태계라는 표현을 유난히 많이 써왔고,

한국 생협들이 친환경적인 이슈에 많기 때문에 더욱 많이 쓰게 된 것같다는 것이 김기태 소장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생태경제학적 접근에 대한 설명을 쭉~~ 하셨다.
근데, 내용도 좀 어렵고 사실 공감 안가는 부분도 많아서 그 내용은 과감히 생락하고자 한다.
(대중 강의였기 때문에 김기태 소장님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암튼 핵심 논지는
현재 경제 생태계는 자본주의적 시스템으로 구축되어있기 때문에
여러개의 협동조합들이 모여서 협동조합적 생태계를 구축해야지 버틸 수 있다.

그리고 협동조합 기본법이 생겼기 때문에 협동조합 연합회가 구축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

이날 강의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바로 사회적 경제 전반에 걸쳐 이슈가 되고 있는 자금 조달의 문제이다.

신협과 같은 상호금융이 왜 성공하지 못했는지,
그리고 왜 그들이 적극적으로 협동조합들을 돕지 못하는지,
이 전부터 많이 궁금했는데 그 부분을 확실히 잘 설명해주셨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제도에 있었다.

신협과 같은 상호금융들은 일반인 대상으로 대출이 불가능하다.
그러니 기업체를 대상으로 대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오직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만 가능한 것이다.

그렇게 되니 영세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가장 큰 문제는 금융기관은 돈이 순환해서 이를 불려나가야 하는데,
막상 이렇게 다 막혀있으니 돈을 투자할 구멍이 없는 것이다.

80년대 중반까지는 예금보다 빌려가는 돈이 많았기 때문에
한국 사회에 자본이 축적되니까, 빌려가지 않으니까 상호금융에 돈이 쌓이기 시작했다.

전국 중앙회로 돈을 모아두다 보니, 채권, 주식 등으로
자금을 운영하다가 금융 자금의 펀드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조합원들이 조성한 자금이 결국은 금융 자본의 씨드 머니로 흘러가고 있는 꼴이다.
더욱 웃긴 것은 금융 자본에 투자해서 계속해서 손실만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마나, 새마을금고는 도시에서 돈이 돌고, 국가 채권에 투자하고 있지만,
수협, 신협, 상호금융 들은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면서 재무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고 한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상호금융에 꽤 많은 돈이 순환하지 못하고 쌓여만 있으며, 
정작 필요한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경제쪽으로 돈이 들어올 구멍이 없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상호금융들도 영세해지고,
정작 도움이 필요한 협동조합 쪽에서는 자금난에 시달리게 된다.

둘 다 살려면 법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한데,
그동안 농협은 농림부와 산업자원부에서 상당부분 제도 개선을 도와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역 단위 농협들에 대한 대출도 가능하고 일반인 대상으로 금융 활동도 가능하다.

하지만, 신협이나 새마을 금고 같은 곳들은
기획재정부나 금융원에서 규제만 하고 있지 실질적인 도움을 안주고 있다는 것이다.
농림부처럼 총대를 매고 제도를 개선해줄 주체가 없었던 것이다.


금융 부분은 생태계 조성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몬드라곤 성장의 배경에는 노동인민금고가 있었고,
세계적으로 대규모 협동조합들은 모두 금융 회사들이다.

그들이 허브가 되어서 수많은 조그만 협동조합들의 자금 지원을 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어찌보면, 가장 먼저 풀어야 하는 숙제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당장 새로운 협동조합 은행 설립은 어려우니,
(자금적으로도 어렵지만, 법적인 규제와 기존 금융권의 반발이 더 큰 문제일 듯)

이미 존재하는 상호금융들에 대한 규제만 풀어도
그들도 살고 협동조합도 살 수 있는 출구가 생기는 것이다.

그 부분이 첫 단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것도 기존 금융권의 반발로 쉽지는 않겠지만
이 것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협동조합 은행 설립은 오히려 더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

다음으로는 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의 필요성에 대한 부분을 설명해주셨다.

우선, 노동자협동조합이 왜 연합회가 필요한지를 
소비자 협동조합과 생산자 협동조합과는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소비자 협동조합은 조합원이라는 강력한 구매 집단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구매력을 기반으로 점차적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김기태 소장은 이 부분을 마케팅 파워라고 했는데,
개인적으로 구매력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마케팅이라는 개념은 구매자가 아닌 판매자의 관점에서 설명하는 용어이다.)

일단 구매자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판매에 대한 부담이 없고,
이는 다른 주식회사들에 비해서 강력한 경쟁 우위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기태 소장은 경쟁우위라는 표현은 안썼지만, 듣고 보니 경쟁우위를 의미하고 있었다.)

반면에 생산자 협동조합은 강력한 생산 집단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 공급력에 있어서는 강력한 경쟁 우위가 존재한다.

특히나 대한민국의 농협같은 경우는
생산자에서 구매자까지 지역 사회에 생태계를 모두 건드리고 있기 때문에,
농촌지역에서는 강력한 경쟁 우위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도시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농촌에서는 진짜 농협이 짱 먹고 있다!
(문제는 그 해당 지역의 단위 농협이 얼마나 제 구실을 하고 있냐가 중요하다.)

또한 농업이라는 산업 자체가 자연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리스크 테이킹을 부담스러워하는 자본가들이 좀처럼 투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협동조합 중에 농업협동조합이 가장 잘 활성화 되어있다.)


하지만, 노동자협동조합은
생산이나 구매 모두에서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지 않다.
(사실상 가치사슬 전반에서 협동조합이기 때문에 경쟁 우위를 점령한 부분이 없는 것이다.)

동일업종이 아니기에 사업적으로 연합하기도 쉽지 않고,
직원 수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소비자/생산자 협동조합 처럼
그들만을 위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에는 한계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기업에 있어서 경제적 효율성이 중요하기에,
노동자 협동조합는 연합회를 구성해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가져와야만 한다는 것이다.

+

역시나 경제학적 접근이다.

몇 가지 용어가 부정확하게 사용된 점은
경영학자가 아닌 경제학자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지만,

마지막 경제적 효과를 언급한 부분은 좀 공감하기 힘들었다.
경제적 효과 차원에서 효율성을 이야기하는 접근은 오랫동안 경영학을 지배해왔다.

그래서 기업들은 
규모의 경제 효과를 위해 기업의 계열사를 늘려왔고(수직적 통합),
범위의 경제 효과를 위해 사업의 영역을 다각화해왔다(수평적 통합).

대한민국의 재벌이 이런 구조이며,
스페인의 몬드라곤 협동조합연합회도 이런 구조이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은 비용 절감이라는 효과 대신
조직의 경직성을 증대시키고 전문성을 감소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일본의 자동차 회사들은 협력업체들과의
느슨한 연대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다.

사실상 굳이 연합회를 구성하지 않아도,
생태계만 조성되어 있다면 협동조합간의 협동을 통해서 해결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업종의 특성과 조직의 특성이 존재하는데,
무작정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 효과만 아야기하는 것은
이를 통해서 잃게되는 요소들에 대해서는 간과한 naive한 생각인 것이다.

사실상, 김기태 소장이 이야기했던 장점들은 공유 경제의 차원에 가깝다.

1) 사무실을 공동 소유하고, 관리 부서를 공동 운영하는 비용 절감 효과
2) 운영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약소한 협동조합들을 양육해주는 효과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연합회를 구축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들에 비해서
규모가 좀 더 큰 협동조합들에게는 큰 짐을 지어달라는 이야기밖에 되지 않는다.

몬드라곤처럼 혼자서 점차 커나가면서
다른 어려운 협동조합들을 일방적으로 흡수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대등하게 연합회를 구축하게 되면 서로 다른 가치와 문화 때문에 큰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첫 번째 공유 경제 차원의 이야기는 굳이 연합회로 구성하지 않고도 가능한 이야기다.
두 번째 약소 협동조합을 양육하는 것은 양육해줘야 하는 협동조합에게는 큰 부담이다.

그리고 솔직히 아직 그렇게까지 해줄만한 역량을 갖춘
협동조합에 대한 숙련된 노하우를 가진 노동자협동조합은 대한민국에는 아직 없다.

차라리 그럴꺼면 몬드라곤처럼 자체 인큐베이팅이나
일방적인 차원에서 인수합병해서 문화나 가치적인 부분을 통일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

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의 필요성을 실무진들은 다르게 접근 하는 것 같다.

해피브릿지 송인창 이사장은
해피브릿지가 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를 고민하는 이유를 3가지로 설명했다.
(그래도 그나마 노동자협동조합 중에는 가장 선두주자에 서 있는 협동조합이다.)

1. 노동자협동조합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한 구심점의 필요성
2. 실적 악화 시 고용 안정성의 문제 해결 
3. 내부 인적자원의 적절한 활용과 인크루팅 문제 해결


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 준비위원장인
엑투스 최예준 대표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1) 노동자협동조합의 목소리를 내고 싶은데
    이를 위해서는 하나의 단체로 뭉쳐서 개미들의 목소리를 내야한다.

2) 고용 안정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몬드라곤처럼 직원을 경제적 상황에 따라서 순환 근무시킬 수 있도록
    사업적인 협력체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문제는 어디에 초점을 둘 것이냐의 문제이다.

낮은 수준의 연대일 경우 개미들의 목소리를 내는 대표 단체를 만드는 수준이 될테고,
높은 수준의 연대일 경우 사업부분까지 공유하면서 몬드라곤같은 형태가 되는 것이다.

일단 낮은 수준의 연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듯하다.
사업적인 리스크도 전혀 없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은 부담도 없다.

하지만, 사업적인 연합체로 발전시킬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분명, 장점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부분인 것 같다.

경기가 어려워지면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데,
연합체로 구성되어 있지 않으면 인력의 조절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사업의 성격이라는 것이 언제나 변하기 마련이여서,
필요한 인재상이나 전문성도 수시로 바뀔 수 밖에 없는데,
연합체의 경우에는 순환근무나 파견 근무 형식으로 인력 수급과 조절이 매우 용이하다.

문제는 서로 다른 협동조합끼리 연합회를 구성했을 때 발생하는 부작용이다.

가장 큰 문제는 각각의 협동조합들이 
너무나 다양한 배경과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자신들만의 색깔에 맞게 운영되고 있었다.
새로 만드는 것보다 있는 것을 합치는 것이 더 어렵기 때문에,
연합회를 해야되야지 경제적 효과가 있으니까 일단 뭉치자는 말로는 설득하기 어렵다.

이론적으로 협동조합간 연대를 이야기하니까
이상주의적으로만 당연히 함께하면 좋은 거라고 말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다.

뭉쳐서 오히려 분열만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생존을 위해서라도 큰 시너지 효과가 보장되지 않는 한 함께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결혼은 좋은 것이니까,
일단 결혼하고 보자는 논리나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서로 비슷한 문화와 가치를 가지고,
함께했을 때 서로 행복할 수 있다면 함께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또 다른 불행의 시작만 예고하는 결과인 것이다.

아이쿱과 한살림이 함께 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일본의 노협과 위크스코퍼레이티브가 서로 다른 것처럼

어찌보면 함부로 연합회를 구축하는 것보다는
몬드라곤처럼 하나의 협동조합을 연합회로 발전시키거나,
서로 비슷한 협동조합끼리 힘을 합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연합회를 만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

협동조합을 위한 생태계는 굉장히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협동조합이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과 노동자협동조합 연합회의 문제는 다른 이야기이다.

협동조합 생태계는 전반적인 경제 인프라 구축의 이야기라면,
노동자협동조합 연합회는 개별 협동조합의 사업 전략과 관련된 이슈이다.

이는 경제학보다는 경영학적 관점으로 접근해야할 화두이며,

대의적인 차원에서 연합회를 구축하라는 방향성은
개별 협동조합의 사정을 너무나 무시한 체 공자왈 맹자왈 하는 이상적인 이야기일뿐이다.

가치의 문제와 이를 적용하는 현실의 문제는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
대의를 추구하다가 공생이 아니라 공멸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만 한다.

아직까지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경쟁력을 상실하는 순간 무너질 수 밖에 없는 냉혹한 자본주의 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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