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간 연대를 통한 공정 무역 - iCOOP생협과 두레생협 사례

2014.10.12 09:09


협동조합이라고 하면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한 자발적인 사회적 경제 조직이다.

협동조합의 7원칙에도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라는 항목이 분명히 들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협동조합과 공정무역"

뭔가 잘 어울리지 않는 듯한 조합이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소비자 생협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또 다른 접근이 가능하다.

지역에서 생산되지 않는 제품에 대해서는 협동조합 간 연대를 통해서 공정무역이 가능하다.


'협동조합간의 연대' 역시 협동조합의 7원칙에 분명히 들어가 있는 원칙이며,

다른 나라에 있는 협동조합과 연대를 위해서는 공정 무역은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내에서도 iCOOP생협과 두례생협은 공정무역을 실시하고 있지만,

한살림의 경우에는 이러한 관점에 반대하며 국내에서 생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대표적인 품목이 바로 설탕이다.

국내에서는 분명히 설탕을 생산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한살림은 조청으로 설탕을 대신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설탕 수입을 반대한다.


조청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이없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한살림의 발상이 나름 창의적이라고 생각한다.


조청이라는 것이 나름 상품성을 가진다면 한살림의 접근도

공정무역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했던 다른 생협들의 시도만큼이나 훌륭한 접근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협동조합 간의 협동이라는 방식을 통해서 이루한

두레생협과 iCOOP생협의 공정 무역 방식 역시 나름 창의적이고 훌륭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현지에서 노동자를 착취해서 생산한 백색 설탕이 아닌

필리핀 전통방식의 농민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공장에서 생산한 마스코바도를 수입한다.



개인적으로는 국내 생산자만 보호받을 대상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며,

무역이라는 것 자체가 무조건 비난받을 대상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그게 상생의 방법이냐 

아니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이냐에 달렸다고 본다.


두례생협과 iCOOP생협은 둘 다 설탕의 수입을 위해서

필리핀의 현지 협동조합과의 연대를 통해서 공정무역을 진행하지만 그 방식에서는 차이가 난다.


+


일단 공정무역을 진행하는 국내에서의 사업 진행 방식에 큰 차이가 있다.



두레 생협은 두레 APNet라는 자회사를 설립해서 공정무역을 진행한다.

그렇다보니, 두레 생협에 들어오는 물품은 엄연히 외부의 물품을 취급하는 형태이다.


자연스럽게 두레 APNet의 물품이 아닌 다른 공정무역 제품도 두레 생협 안에서 취급한다.

대표적인 상품이 커피이며, 다른 공정무역 단체들의 품목들도 심사를 통해서 두레 생협 내에서 유통이 가능하다.

또한, 자회사에서 물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생협법에 의해서 외부의 매장이나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도 가능하다.


반면, iCOOP생협은 내부에서 공정무역을 진행하기 때문에,

iCOOP생협 이외의 제품이 iCOOP생협 내에서 유통되지 않으며, iCOOP생협의 제품이 외부에 유통되지도 않는다.


확실히 사업 진행 방식에 따른 장단점이 명확한 것이다.


iCOOP생협의 경우에는 내부 수요가 워낙 크기 때문에 

7개 품목의 150개 상품을 취급을 취급하면서 2013년 기준 거래액이 34억 2천만원이였는데,

이는 한국 공정무역의 30%의 규모를 차지하고 있으며, 공정 무역 커피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배경이 된다.


공정무역협회의 차원에서는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당연히 iCOOP생협도 두레처럼 자회사 방식을 활용하기를 원하겠지만

iCOOP생협이 공정무역을 하는 이유는 조합원들에게 안정적인 물품 공급을 위해서이기 때문에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 보인다.



워낙 내부적인 의사결정도 빠르고 iCOOP생협의 사업 수완도 좋은 편이라서,

두레생협처럼 오히려 자회사 방식으로 시작했다면 협동조합적 가치라는 측면에서 나중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도 있다.


반면에 두레생협은 공정무역을 하자는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하는데 1년이 걸렸고,

소비자의 이익뿐만 아니라 국내의 유통 및 무역 질서를 개선해보고자하는 의도를 가지고 자회사를 설립했다.


두레의 의사결정 방식이나 추진 목적을 고려한다면 분명히 자회사 설립이 더 효과적인 방식이다.

iCOOP생협이 조합원의 필요에 의해서 사업을 추진하게 된 점과는 분명히 다른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공정무역 시장은 iCOOP생협이 주도하고 있다.

사업의 추진력과 수요의 규모가 워낙 크기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이 정도의 추세라면 공정무역 파트를 독립된 협동조합으로 분리해낼 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앞으로 iCOOP생협과 두레생협의 공정무역 산업이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될지 지켜보는 것도 충분한 연구 가치가 있는 부분이다.


+


둘째로 차이가 나는 점은 현지에서의 연대 방식이다.



두레APNet은 필리핀 네그로스라는 섬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생산한 마스코바도를 수입하고 있다.


필리핀 ATC(Alternative Trade Corporation)와 협력해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단순히 수입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설탕 구입액에 따른 기금을 조성에서 지역 개발을 지원해주고 있다.

(두레는 처음 시작할 때 아예 민중교역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일방적인 원조 차원의 지원이 아니라 생산자 공동체 대표가 기금 활용처를 정하고,

자금의 운영도 직접하게 만듬으로써 경제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는 씨드머니로 활용되고 있다.


두레 생협 내에서도 네그로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지역에 대한 소식들을 전달함으로써 공정무역에 대한 동기부여를 하고 있으며 인적 교류도 지속하고 있다.


두레 생협 모델의 장점은 굉장히 느슨한 연대이기에

다른 지역으로도 충분히 확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ATC같이 공정무역을 진행할 수 있는 단체만 존재한다면 

안정적인 수요가 유지되기 때문에 지역 개발의 관점으로 충분히 다른 지역도 개척할 수 있다.


반면에 iCOOP생협은 굉장히 강력한 연대이기에 독특한 측면이 강하다.



iCOOP생협은 필리핀의 PFTC(Philippines Fair trade center)라는 단체와 연대하여,

필리핀의 파나이 섬에 새로운 협동조합 AFTC를 설립한다.


PFTC는 ATC와 함께 필리핀 내에서

WTFO의 인증을 받은 두 단체 중에 하나로 1991년부터 공정무역을 진행하고 있다.

(반정부 활동가들이 중심이 되어서 설립된 단체이기에 현재 정부의 탄압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 ATC는 현재 WFTO를 탈퇴했다고 합니다. (추가로 지적해주신 분이 있어서 내용 추가합니다.)


iCOOP생협이 진출할 당시에만 해도

협동조합을 조직하기 위해 PFTC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고,

PFTC의 경우에도 활동지역을 벗어나는 곳에 진출하는 경우이기에 굉장히 큰 모험이였다고 한다.

(파나이섬에 협동조합이 전혀 전파가 안된줄 알았는데, 오류가 있었다는 지적이 있어서 내용 수정했습니다.)


PFTC는 가가호호 방문을 통해서 1년 정도 현지에서 조합원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고,

iCOOP생협은 공장 설립 자금을 마련하고 생산된 제품에 대한 수요를 책임지는 역할을 하게 된다.


2012년 iCOOP생협은 불과 1개월만에 

1억 8천만원이라는 거금을 국내 조합원을 통해서 모금해 현지에 공장을 설랍한다.



새로 설립된 AFTC라는 협동조합은

소농 및 소작농을 조합원으로 하고 있으며 범죄기록이 없어야하고 50페소의 출자금을 내야한다.


1kg 생산당 1페소의 적립금을 모아서 공동기금을 운영하고 있으며,

공동기금으로 직원 식당도 건립하고 조합원 대상 무이자 소액 대출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iCOOP생협이 처음 진출할 때만 해도 

NGO에 대한 반감으로 지역 지자체장들도 만나주지 않았다고 하는데 

1년이 지나고 공장과 조합운영이 안정화되자 지자체와도 협조가 가능한 분위기가 조성됐다고한다.


iCOOP생협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AFTC와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서 공정여행도 기획하고 있으며,

60명 정도 밖에 안되는 AFTC 조합원들을 위한 협동 커뮤니티 센터도 걸립 예정이다.


무려 2억원이라는 엄청난 투자액이 필요하지만 조합원을 통해 순십간에 기금을 마련해버렸고,

보육 시설 뿐만 아니라 도서관, 조합원 교육 시설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솔직히 이 모든 사업은 iCOOP생협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들이다.

공장도 지어주고 커뮤니티센터도 지워주고, 이를 운영하는 것은 현지인들의 협동조합이다.



이는 분명히 마을 사람들이 돈을 모아서 공장을 설립한 네그로스와는 다른 접근이다.

ATC라는 단체가 진행하며 사실상 두레APNet은 수입만 책임지며 연대 활동을 진행한다.


실질적으로 두레 APNet는 수요만 책임지는 구조이지만,

iCOOP생협은 적극적으로 현장에 개입하고 있기에 공정무역과 국제원조의 중간 성격을 가진다.


새로 설립된 AFTC라는 협동조합이 어떻게 운영될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현지의 협동조합인 PFTC가 헌신적으로 도와주고 있다고는 하지만 결국 AFTC가 알아서 할 문제이다.


엄청난 수혜를 입으면서 지역의 가장 큰 경제 공동체로 성장한 AFTC가

어떠한 성장통을 겪게 되며 앞으로 어떠한 역할을 하게 될지에 따라서 공정 무역에 새로운 트렌드가 형성될 수도 있다.


물론 iCOOP생협의 사례는 PFTC라는 파트너가 있었기에 가능한 특수성이 있지만,

단기간에 현지에 협동조합을 설립해서 운영까지 맡겼다는 점에서 동티모르의 피스커피와도 확실히 다른 케이스이다.


현재 공정무역이나 국제개발을 진행하는 단체 중에서

KOICA의 별도 지원없이 사업을 진행하는 곳은 종교 단체 외에는 생협이 유일하다.


생협이 가지고 있는 안정된 수요망이라는 인프라가 있기에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고 그 성장률 또한 엄청나다.


이것이 바로 소비자 협동조합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잠재력이다.

그것을 극대화해서 새로운 국제 개발 모형을 제시한 곳이 바로 iCOOP생협이다.


하지만, 수요자 중심의 적극적 개발이기에 아직까지는 다소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현지의 협동조합이 어떻게 진행될지를 지켜보는 것도 또하나의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될 듯하다.


* 본 내용은 성공회대 유통경영연구소에서 주관하는 KOICA 교육프로그램

  "사회적 경제를 통한 국제 개발"에 참석해서 강의 내용을 개인적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정리하다보니 정보에 오류가 있을 시에는 살포시 댓글이나 메일로 알려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열린 공동체 사회 Social Innovation/Community Regeneration AFTC, ATC, iCOOP생협, Koica, PFTC, 공정무역, 네그로스, 두레 APNet, 두레생협, 마스코바도, 사회적 경제, 생협, 연대, 지역 사회, 필리핀, 한살림, 협동조합, 협동조합 7원칙

  1. Blog Icon

    비밀댓글입니다

  2. 일단, 내용을 쭉... 듣고 정리하다보니
    사실 관계 확인이 부족한 부분이 많이있었던 것 같습니다.
    잘못된 정보가 공유되지 않도록 지적해주신 점 감사합니다.

    관련 내용은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회적기업] '착한 커피의 최후'와 사회적 기업가

2013.12.11 17:28

페이스북을 통해서 착한 커피의 최후라는 기사를 공유받았다.


[국민일보] 착한 커피의 최후   <  클릭하시면 관련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식공동체의 대안 공간으로써

커피숍을 고민하고 있는 나에게는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는 기사였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기사를 공유하는 친구들이 남긴 댓글들이였다.


이런 기사를 볼 때, 그냥 이런 경우에는 잘 안됐으니~~

좋은 일을 할 때도 신중해야겠구나~~ 라는 결론이 전부였다~~~

(심지어는 기사의 결론도 아무리 착해도 한국에서 자영업은 힘들다는 내용이다.)


난 이 카페에 가본적도 없고,

내가 접한 내용은 기사에 나온 내용이 전부이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이런 기사를 봤을 때 실패 요인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사를 읽자마자 들었던

이 카페의 실패 요인들과 고려할 점 등에 대해서 정리해보았다.


물론, 자세한 시장 분석없이

기사를 보자마자 바로 정리한 내용이기에 


현실을 왜곡할 소지가 매우 높기는 하지만,

짧게나마 이렇게 정리해보는 것도 의미있는 작업이라 생각된다.


혹시나 이견이 있으신 분들은

언제든 반론을 제기해주시면 좋을 듯하네요.

(제가 기사를 읽자마자 바로 글을 쓰기 시작해서 한 시간도 안걸려 작성한 내용인지라...)



<실패 요인 분석>


1. 커피 산업에 대한 철학적 접근 부족


대한민국에는 커피 전문점이 참~~ 많다~~

하지만, 과연 이들이 커피를 좋아해서 커피를 사마실까?

대부분은 만남의 장소로,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소로

커피전문점이 너무나 만만해서 커피전문점을 찾아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커피 전문점 산업을 단순히 음료 산업이 아닌 공간 비즈니스의 차원을 볼 필요가 있다.)


사례에 나온 커피숍은 여대 앞에 위치한 테이크 아웃 전문점이다.

정확한 주소를 찾을 수 없기에 상권에 대한 분석은 쉽지 않아서 그냥 패스한다.

(길목이 좋았는지, 주위에 무슨 상점이 있는지는 파악할 수 없었다)


암튼, 공간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여대 앞이면 커피숍이 매우 많을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굳이 테이크 아웃 전문 커피숍으로 가려면 커피맛이 굉장히 좋지 않으면 어렵다.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아니라면, 커피 질로 승부를 해야하는데,

바리스타 자격증을 겨우 딴 초보가 뛰어들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커피 산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이

착한 마케팅으로만 승부를 보려고 했다는 점이 한계가 아닌가 싶다.



2. 마케팅 스킬 부족


착한 마케팅으로 승부를 보려고 했다면, 컨셉이 명확해야 했다.

일단 네이밍 부터 점검해보


' 프로젝트 141'


커피 한잔을 먹으면, 한잔 값을 기부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One for One이라는 읽어줘야한다.


하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읽어주지 않는다.

그냥 숫자로 이름을 읽을 뿐이다.


그리고 심지어는

한잔 마시면 한잔을 기부한다는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2000원에 파는 커피 원가가 200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일단 네이밍이 너무 어렵다.

(여기서 어렵다는 표현은, 이름의 의미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평가해줄 수 있는 부분은


당신이 커피 한잔을 마시면,

드럼통 1개의 생수가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지급된다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해서

드럼통을 가게 앞쪽에 디피해놨다는 점이다.


눈에 보이는 성과를 제시함으로써,

설명을 자세히 들은 사람에게는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이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주고 싶기는 하지만,

가게를 방문하지 않은 사람은 이를 전혀 이해할 수 없다.


단순 드럼통 하나만 놓은 것으로는 지나가는 고객을 잡을 수 없다.


좀 더 촌스럽더라도~

한잔을 마시면, 생수 드럼통 1통을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다는 것을

대문짝만하게 가게 앞에 써붙여야했다.


여대생의 감성을 자극하고자

노란색으로 가게를 이쁘게 꾸민 것으로 보이지만,


과연 가게의 컨셉과 노란색이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

아프리카를 연상시키던지, 아니면 생수를 연상시키던지,

아니면 착한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부각시키던지~~


현재의 가게 컨셉은

그냥 숙대앞의 이쁘장한 가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3. 사업가의 마인드 부족


일단 수요예측을 얼마로 잡았는지 궁금하다.


1년 2개월을 운영했다고는 기사에 나오지만, 

6개월째부터 가게를 어머니에게 맡겼다는 것으로 봐서는

수익을 남긴 것은 불과 6개월 미만으로 보인다. 

(취업을 고민하기 시작한 시점은 6개월보다 훨씬 전으로 예상됨)


이미 초기 3개월쯤 지났을 때 승부는 갈린 것으로 보이며,

그렇다면 이것은 가장 큰 원인은 잘못된 수요 예측에 기인 한 듯하다.


기사에 보면 71일만에 1,000잔을 팔아서 첫 번째 기부를 했다고 나오며,

그리고 문을 닫는 시점까지 5,425잔을 팔아서 하루 평균 13잔을 팔았다고 나온다.


얼핏 읽으면 초반에는 장사가 잘되었으나,

대형 프랜차이즈의 판촉행사에 밀려서 망한 것처럼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71일동안 1000잔을 팔았다는 것은 하루 평균 14잔 정도이다.

물론 기사에 보면 초창기 매출이 150만원쯤 나왔다고 하니, 

사업이 정상화된 이후에는 하루 평균 28잔 정도는 팔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지만 이 수치는 가장 잘나오던 시절의 매출로 판단되어진다.)


수익 구조를 분석해보면,

매월 고정비용이 80만원에 추가적으로 재료비가 들어갔다.

기사에 따르면 재료비는 잔당 500원 정도 소요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한 잔에 2,000원으로 계산해서 매일 13잔씩 팔았으면,

일 매출 28,000원이고, 월 매출(30일 기준)로 환산하면 780,000원 정도이다.

(수익으로 계산할 경우에는 재료비 500원을 제외하면 585,000원으로 고정비도 안나온다)


가장 잘 나갔을 때 월매출 150만원이라고 했으나,

이 때 역시 재료비 25%를 제외하고 고정비 80만원을 제외하면 

순이익은 30~40만원 정도였고 이는 인건비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고 봐야한다. 


수익이 가장 잘 나왔을 때부터, 돈 벌기는 어려운 구조였으며,

기부해야하는 금액도 생각하면 매출의 10%를 기부하는 구조였기에,

순이익은 가장 잘 나올 때도 30만원이 안됐을 것으로 판단되어진다.


대기업 프랜차이즈때문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처음부터 사업성에 대한 검증조차 제대로 안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5,000만원을 투자했지만,

권리금이 2,900만원에 보증금이 600만원이였다.

이미 3,500만원은 건드려보지도 못하고 묶인 돈이였으며,

폐업할 때 권리금이라도 제대로 찾았으면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든다.


말이 좋아서 50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한거지,

실질적으로는 15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적용 포인트>


1. 착한 마케팅은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다.


기사에서도 그렇지만, 

무슨 착한 마케팅이 도깨비 방망이처럼 이야기 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착하기는 하지만 바보들은 아니다.

윤리적 소비가 매력적인 포인트가 될 수 있지만, 손해보는 짓은 안한다. 


탐스슈즈가 성공한 것에는 마케팅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제품력이 뒷받침 되었다.


킬러 컨텐츠로써 착한 마케팅을 승부수로 띄었지만,

착한 마케팅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측면이 눈에 보인다.


마케팅적인 고민 이외에 제품의 차별화라든지,

기본적인 요소들에서 추가적인 고민이 많이 필요한데

너무 마케팅 의존도만 좋았던 것으로 보인다.


메뉴판을 보지 못해서 함부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커피 이외에 다른 메뉴라든지, 같은 커피도 이름을 달리 갔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착한 마케팅이 현실에 무너진 것이 아니라, 

제대로 하지 못한 마케팅과 산업에 대한 이해 부족, 

사업 수완 능력 부족이 현실의 벽에 무너진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2. 컨설턴트가 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나름 사업 경험이 없으니 컨설턴트에게 상담도 받은 것같다.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자세이다.


하지만, 그들은 정답을 가르쳐 주지도 않으며,

결과에 대한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


컨설턴트에게 의존하기 전에 자기가 산업에 대한 철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가끔 가다보면 자기는 고민도 해보지 않고,

컨설턴트부터 찾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컨설턴트에게 상담받는 사람은 one of them에 불과하며,

그들은 원리원칙에 대한 가이드만 해줄 뿐 이를 실천하고 책임지는 것은 사업을 하는 사람이다.


본인 스스로가 좀 더 많은 준비와 고민이 있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부분 본인이 충분히 고민하셨다면, 실례가 되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3. 역시 장사는 수익이다.


초반부터 투자금의 70%를 묶이고 시작했고,

수익률을 75%에 맞추기는 했지만, 고정비용을 생각하면

하루에 40잔은 팔아야지 자신에게 남는 수익금이 100만원정도가 남는다.


서울대 법대를 나온 자신이 일반 기업에 취업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월급과 복지에 대한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수익금이 이것보다는 훨씬 많은 금액을 남겨야만 했다.


그렇게 생각하면 하루에 100잔정도는 팔아야지 수지타산에 맞는건데~


여대앞이 핵심 타겟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기는 하지만,

테이크 아웃 전문점에 대한 수요가 어느정도 될지는 고민을 충분히 했어야 했다.


100잔정도 팔 자신이 없었다면,

여대앞에 테이크 아웃 전문점을 개설할 생각조차 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이다.

(하루에 100잔 정도 팔 정도면 피크 타임에는 진짜 줄 서서 커피를 사가야할 듯하다.)


뭐 돈 벌 생각이 없이 다른 목적으로 시작했다면,

것에 또 다른 가치를 부여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그것도 기본적인 수익이 남을 때 이야기다.



<이야기를 끝마치며>


이런 사례를 읽을 때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착한 의도로 시작한 이 사람이 상처를 받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다.


다른 사람을 돕겠다는 착한 마음이였을 텐데,

이런 경험에 의해서 그 마음에 큰 상처가 남았을까 좀 맘이 안 좋다...


하지만, 사업이라는 것이 기본적인 요소들은 갖춰야하는데,

아쉽게 처음 시작부터 너무나 많은 실패 요인들을 껴안고 시작을 했고,


착한 마케팅을 시도하기는 했으나,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듯하다.

역시 사회적 기업가는 자선가이기 전에 기업가의 기본기를 갖춰야만 한다.


나도 지금은 대학원에서 협동조합을 공부하고 있지만, 

향후 어떤 식으로든 사업을 할 예정이기에, 많은 것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첨언]


인근지역의 교회를 다니는 지인을 통한 제보로 상권분석을 추가한다.


여기 자리가 전에는 분식집인가 그랬었어
아무튼 무지 작은 평수라 테이크아웃밖에는 하기 힘든 점포지
문제는 여기에 큰 프렌차이즈 까페외에 다른 작은 까페들이 무지 많다는 점이야
골목골목 조금만 들어가도 인테리어 예쁜 까페들이 많음

그 근방에 내가 기억하는 까페만 대여섯개는 됨
여기 상권은 주중엔 숙대학생들, 주말엔 삼일교회 청년들 때문에 입지는 좋은데 앉아서 시간보낼 장소가 없으면 별 소용없어

오히려 회사들이 많은 지역에 냈음 망하지않았을지 모르지


지인의 이야기를 정리해보면,

나의 초기분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대생들이라는 타겟과 지역 특성을 고려해서 커피숍을 열꺼면,

테이크아웃전문점보다는 공간 비즈니스 차원에서 접근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추가 첨언]


아랫 댓글을 통해서 추가 제보가 들어온 내용은

인근에 1000원짜리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이 2곳이나 있다는 것이다...


나름 테이크아웃이라서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대형 프랜차이즈들의 판촉행사보다 더 무서운 경쟁자가 존재했던 것은 중요한 사실이다.


공간도 제공 못하고, 가격도 싸지 않았다면...


제품 경쟁력(커피의 품질, 메뉴의 다양화 등)이나,

착한 마케팅이 핵심 경쟁 우위 요소가 될 수 있었을 듯하다...


근데, 품질이 좋은 커피는 공정무역 커피로 관리되지 않는다는 추가 제보와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자마자 가게를 오픈했다는 내용을 보면 품질이 우수하기는 힘들었다.


결론적으로는 그럼 경쟁력은 착한 마케팅밖에 없었다는 이야기인데...


착한 마케팅으로만 시장에서 살아남기에는

기본적으로 진입한 시장 자체가 너무 어려운 상황였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암튼... 아쉬움이 많이 남는 도전이다.

열린 공동체 사회 Social Innovation/Social Enterprise 공정무역, 사회적 기업, 사회적 기업 실패사례, 사회적 기업가, 숙대 앞, 착한 마케팅, 착한 커피, 커피전문점창업, 테이크 아웃 전문 커피점, 프로젝트 141

  1. Blog Icon

    저는 아침마다 커피를 포장해서 올라가는데 저 앞 골목에 아메리카노 1000원짜리 커피집만 두개나 됩니다. 아무리 좋은취지라도 특출나게 맛이 다를게 없는 커피값이 배 차이가 난다면 그게 팔릴까요. 지나다니면서 저 커피집은 뭔가 했네요.
    *탐스슈즈는 예쁩니다

  2. 오호~~~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네요~~~
    인근에 1000원짜리 커피집이 두개나 있다니...

    그리고 말씀대로 탐스슈즈는 디자인과 편의성이 훌륭하죠~~
    커피 맛에 더 관심을 기울였어야 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3. Blog Icon
    조규택

    글속에 실패의 원인에 대해 여러가지로 말씀하시긴 했지만,
    무엇보다 커피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는 것에 크게 공감합니다.
    저도 카페를 2년여 운영하면서, 가장 큰 딜레마는 바로 '맛'이었습니다.
    공정무역커피, 좋은 뜻으로 시작한 착한 커피 등은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맛이 없어서는 재구매하지 않는.. 그냥 어쩌다 한번 기분내서 사주는 정도밖에 되지 않지요..
    케냐AA나, 코나, 블루마운틴 등등 맛있는 커피들은
    굳이 공정무역을 하지 않습니다...
    엄격한 품질관리와, 그에 따른 대가로 일반적인 농가보다 많은 수입을 올리죠.
    맛과 공정무역.. 두가지가 쉽게 양립하지 못하더군요..



  4. 아...
    맛 좋은 커피들은 품질 관리가 확실하군요~~
    중요한 정보 감사합니다~~

    공정무역커피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겠군요~~
    나중에 커피숍 할 때 꼭 고려해봐야겠습니다~~ ^^

  5. Blog Icon
    열정리더

    우연히 들르게 되었는데,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카페는 공간 비즈니스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다면 이미 해당 여대의 인근 상권에는 말씀하신데로 공간 비즈니스로 접근한 카페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오히려 레드오션인셈이죠... 부족한 제 의견으로 테이크 아웃 전문점으로의 포지션은 잘 잡았으나 윗 분이 댓글로 말씀하신 것 처럼 인근에 1000원짜리 테이크 아웃점이 2개나 있는 상황에서 가격경쟁력에서 밀리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실제로 인근 1000원짜리 테이크 아웃점의 회전율은 꾀 높은 편이라고 하네요... 그냥 지나가다 부족한 의견 남겨봅니다. 감사합니다.

  6. 흥미로운 접근이군요~~~

    이미 공간으로 접근한 커피숍이 많았다~~
    중요한 지적이십니다~~

    그렇다면 말씀하신대로~~
    가격에서도 경쟁력이 없었고, 품질에도 경쟁력이 없었던 것이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군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7. Blog Icon
    열정리더

    ㄴㄴ 댓글 감사합니다^^

    해당 카페의 커피를 접해보지는 않아 품질의 경쟁력은 정확히는 모르겠네요(이 부분이 아쉽네요)
    품질에 경쟁력이 없었던 것일 수도 있으나,,,
    품질에 경쟁력이 있는데 주요 고객들이 품질에 민감하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여대생들이 커피 맛에 크게 민감하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해서요^^)

    결국 가격 이외의 다양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을 수도 있으나
    주요 고객들의 소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가격이며
    이 부분에서 부족한 경쟁력이 다른 강점으로 만회가 안되었을 수도 있지 않았나...
    라고 조심스럽게 가정을 해봅니다.

    우연히 들렸는데, 해당 글 이외에도 좋은 컨텐츠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종종 놀러오도록 하겠습니다 :)



  8. Blog Icon
    조규택

    허허.. 좋은 글들이 있어, 쭈욱 읽어보다보니..
    모교에 다니시고 있으시군요.. :) 반갑습니다.
    저도 성공회대학교(비록 학부이지만)를 졸업하고,
    현재는 사회적기업 관련 일을 하고 있답니다 :D

    협동조합경영학과면.. 지혜쌤이 생각나네요 ㅎㅎ

  9. ㅎㅎㅎㅎ 김지혜쌤을 아신다니 반갑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