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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해 과학이 말해준 것들 - 장대익 (2013)

열린 공동체 사회 2014. 4. 17. 23:39
인간에 대하여 과학이 말해준 것들
국내도서
저자 : 장대익
출판 : 바다출판사 2013.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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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익 교수는 과학철학쪽에서는 꽤 유명한 교수인데,

같은 대학의 최무영 교수나 홍성욱 교수보다는 대중에 좀 덜 알려진 것같다.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을 최재천 교수와 공동 번역했는데,

최재천 교수가 워낙 유명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좀 뭍혀버린 경향도 있는 듯하다.


암튼, 최재천 교수처럼 책을 쉽고 재미있게 잘 쓰는 것 같다.

학부까지는 기계공학을 전공했던데, 오히려 진화연구에서 더 두각을 나타내는 듯하다.


암튼, 이 책도 과학철학쪽 관점에서 이야기하지만,

확실히 진화연구 쪽의 선향이 많이 담겨져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되었다.


장대익 교수는 외계인의 관점에서 인간을 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연 인간은 어떤 존재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가?

과학이 인간에게 도대체 어떤 것을 말해주는가?

과학적 관점에서 인간을 보면 과연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는가?


이러한 내용들이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내용이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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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간의 특성을 5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1) 탐구하는 인간 (Homo scientificus)

2) 모방하는 인간 (Homo replicus)

3) 공감하는 인간 (Homo empathicus)

4) 신앙하는 인간 (Homo religioscus)

5) 융합하는 인간 (Homo convergenicus)


타이틀만 봐서는 굉장히 지루하고 재미없는 이야기만 펼쳐질 것같지만,

굉장히 술술 읽힐 정도로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맛깔나면서도 쉽게 잘 설명해주고 있다.


미숙하게 태어난 인간이라는 동물이 가장 뛰어난 능력을 밝휘하는 것은 바로 스스로 학습했기 때문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호기심을 가지게 되며, 인간은 호기심이 많기에 배움을 이어갈 수 있다.


호기심이 없어진 사회는 유지될 수 없으며, 열정이 메마르면 사회는 발전하지 못한다.

무엇인가를 탐구할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이다.


과학자들의 삶은 학습의 연속이였고, 

지질학자였던 찰스 다윈은 생물학자로 거듭나기 위해서 8년간 따개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고,

진화론에 대한 아이디어를 낸지 20년 후에야 <종의 기원>을 출간할 수 있었다.


과학은 논쟁으로 이끌어지는 학문이며, 처음부터 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을 불가능하다.


동물도 모방이라는 것을 하지만, 목표에 따라서 따라할 뿐 의미없는 행동은 절대 따라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아보여도 절차를 따라해야한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반드시 따라하는 존재다.

어떤 지식이 정교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설사 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여도 정교한 절차의 모방이 있어야 한다.


인간은 지식을 교육시키는 모방이라는 과정을 거치며,

언어라는 방식을 통해서 그 모방 능력은 매우 급속도로 높아질 수 있다.


동물도 감정적인 교류는 하지만, 인간은 관점을 전환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공감할 수 있다.

공감하는 능력은 문명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공감하기에 생존 경쟁만 하지 않고 이타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인간에게 종교는 수렵, 채집 시기의 불확실한 환경에 

늘 불안하게 떨어야 했던 우리 조상들의 발명품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종교는 언젠가부터 인간의 생각과 생활을 지배하게 되었고, 

종교에 심취한 인간은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인간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른 것을 섞어버리면서 창의적인 혁신을 이루어왔다.


융합의 본질은 인접한 분과의 통합이 아니라 질문의 공유이다.

결국 근본적으로 같은 질문을 서로가 다른 분야에서 던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순간 융합은 비로소 시작될 것이다. 
최소한 이 경험이 없다면 융합은 하나의 구호이며 정치일 뿐이다.


개인적으로 책에서 뽑아낸 개인적인 인사이트는 이런 내용들이였는데,

막상 정리해놓고 보니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과연 이게 뭔소리인가 싶을 것 같기도 하다.

(인간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만들기 때문에 한 번쯤 꼭 책을 읽어보시길... ^^)


암튼 장대익 교수는 과학에 대한 편견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책을 마무리한다.


최근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지만,

스티브 잡스가 이야기한 인문학은 인간에 대한 현대적 이해였고,

Liberal arts라는 표현 자체도 원래는 인문, 사회, 자연과학, 예술 등이 모두 포함된 핵심 교양을 의미한다.


장대익 교수는 과학이야 말로, 인간에 대한 현대적 이해를 증진시키는 학문이며,

과학은 인간과 세상에 대한 생각을 근본적을 변화시켜온 분야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과학을 통해서 인간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에 대해서 더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결론적인 주장은 요즘 다들 인문학 타령을 하고 있는데,

철학같은 것 뿐만 아니라 '과학적 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고, 과학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역시 과학자다운 주장이라는 생각도 들면서,

과학을 일반인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참 좋은 책이라 생각이 든다.



최근 들어 본의 아니게 과학자들의 대중서를 읽게 되면서,

융합과 통섭의 세계에 점차 발을 닮구기 시작한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협동조합 경영'이라는 것을 건드리기 시작할 때부터 사회학과 경영학의 만남이였으나, 

조직 이론을 건드리고, 복잡계 이론을 건드리면서 이제는 대체 내가 어느 분야를 공부하는지 헷갈릴 지경이다.


물론 아주 복잡한 물리학의 계산 방법까지 건드리는 것은 아니지만,

기초적인 물리학적 교양은 물론이고, 생물학적 이해도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또한, 철학이나 정치학, 경제학, 역사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반드시 필요하다.


근데, 공부하면 할수록 신기한 것이

모든 학문은 결론적으로 다 인간을 향한다는 것이다.


생물을 공부하든, 물리를 공부하든, 철학을 공부하든, 조직을 공부하든

결국은 모두다 사람과 그 사람을 둘러싼 자연과 세상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되는 것이기에

세세한 부분에서는 다를 수 밖에 없지만, 근본적인 질문에 있어서는 서로 절대 분리 될 수 없는 것이다.


학문과 과학 기술의 발달로 점차 세분화되고 각기 분리되어 생각되던 것들이 한계에 붙이치면서,

다시 근본적인 부분에서 질문을 공유하기 시작했고 거기서 부터 점차적으로 문제가 해결되고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참 학문이라는 세계가 이런 점에서 보면 참 흥미롭고 재미있는 듯하다.

근데, 문제는 알면 알수록 알아야 되는 것은 늘어나기만 한다는 것이 결정적인 함정인 것 같다...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