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회사의 주인이 되었는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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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책들이 직원들의 소유권에 대한 찬사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소유권을 가진 직원들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기에 너무 반가운 느낌이다. 10년 전 나 역시 직원들이 소유권만 가지면 많은 것이 바뀔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민주주의에서 모든 시민들이 직접적으로 정치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처럼 바쁜 회사생활에서도 업무에 치여서 모두가 참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다. 직원이 소유자가 된다는 것은 모두가 경영자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직원들도 스스로를 직원이라고 느끼는 것이 의결권을 행사하는 순간이 아니라, 나의 존재가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들에 있으며 직원들끼리 자유롭게 수다떨 수 있다는 사실에 있다는 점이 너무 흥미로웠다. 사실 실제 조직에서는 그게 현실이다. 모두가 동일한 경험치를 가지고 있지 않기에 완벽한 민주적인 의사결정이라는 것이 어려울뿐만 아니라, 오히려 위험한 것이 될 수 있다. 제대로 된 정보도 갖지 못한 상태에서 판단을 내릴 충분한 경험이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결정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큰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 모든 것을 직접해야만 행복한 것은 아니다.
"스스로 회사의 주인이라고 여길 만한 원천은 지배 구조에서의 의결권보다는 사무실에서 사람들과 수다를 떠는 것 같은 비공식 상호 작용에 있다는 것이다. 방문 간호 노동이 워낙 고립된 상태에서 이뤄지다 보니, 노동자들은 이런 상호 작용에서 공동체의 감각을 절실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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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것만큼, 실망도 커진 상황이다. 나 역시도 지난 10년간의 도전을 일단락하는 시점에 놓이니 허망하다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나의 부족함도 많이 발견하게 되었다. 역시 시스템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였다.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하고 운영하는지도 매우 중요하며, 그 것을 실제로 운영해나가는 사람들의 기본 소양은 더욱더 중요했다. 그리고 난 아직 그럴만한 역량을 갖추고 있지는 못했다. 우리가 이러한 경험들을 반면교사 삼아서 새로운 일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특히나 단일 과업이나 정부 상대의 사업이 아닌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직원들의 업무가 다양한 상황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 또한 새로운 연구주제가 될 것같다. 과연 민주적인 회사를 만드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이 어떤 조직보다도 결과 중심으로 평가받는 회사이기에 쉽지 않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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