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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여러분이 들어온 바와는 달리 질적 연구 설계는 존재합니다.
(Miles&Huberman, 1994, p.16)
질적인 연구에 대한 많은 오해 중 하나가
뭔가 체계화되어있지 않고 현장에 뛰어들어서 경험한 것 위주로 정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질적인 연구를 진행한 결과물들을 보면,
양적인 연구와 마찬가지로 체계적으로 설계된 연구 계획에 따라서 진행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떻게보면,
구체적인 방법만 다를 뿐 기본적인 뻐대는 같다고 할 수 있다.
저자가 책에서 언급한 질적인 연구 설계의 단계는
양적인 연구의 설계와 용어만 좀 다를뿐 크게 다르다고 볼 수 없다.
(연구 목적 설정 - 개념적 맥락 확인 - 연구 질문 - 연구 방법 결정 - 타당성 검증)
하지만, 이 책에 잘 소개된 것 같과 같이
연구하는 목적, 개념적인 맥락들, 그리고 연구 질문을 만드는 등
세부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면 확실히 양적 방법과는 조금씩 다른 관점으로 접근을 한다.
이 책은 연구를 설계하는 기본 마인드를 잘 설명해주고 있으며,
추가적으로 질적 방법으로 설계할 때 생각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고 있다.
+
저자인 Joseph A. Maxwell은
시카고 대학에서 인류학 박사를 취득한 후
하버드 교육대학원에서 10년간 재직하며 질적 연구 방법를 가르쳤고,
현재는 조지메이슨의 교육대학원에서 질적 연구 방법에 대해서 가르치고 있다.
이 책의 저자가 강조하고 있는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기존의 사회적 통념에 저항한다는 것이다.
양적인 연구 방법에 의해서 사회적인 통념으로 설정된 많은 것들이
질적인 연구 방법에서는 다르며, 질적인 연구 방법만의 독특한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연구의 목적과 연구 질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설명하고 있는
디테일한 주안점들은 질적인 연구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꼭 읽어봐야할 부분이다.
하지만, 저자는 연구자로써의
기본적인 문제의식과 연구 결과를 정리하는 것에 대해서는
양적연구나 질적연구의 방법론을 떠나서 반드시 고민해야하는 부분들을 잘 집어주고 있다.
이 책을 너무나 뒤늦게 접한 것이 너무 아쉬울 정도이며,
이제라도 이 책을 접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
저자의 이야기 중에 가장 인상이 깊었던 부분은
연구 주제를 정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인 경험에 대한 부분이다.
개인적인 경험은 연구자를 객관적이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 가장 큰 통념이지만,
질적 연구에서는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한 연구가 가장 좋은 목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비판적 주관성이라는 이러한 개념은
경험이 억압되지 않고 주관성에 의해서 연구자가 휩쓸리거나 압도당하지 않게 하는 것으로
최근 들어서는 광범위한 이론적 그리고 철학적 지지를 얻어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연구에 끌어들일 자신의 관점을 확인하고 설명하기 위한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하기 전에 자신의 기대, 신념들을 모두 서술해 두고 시작하길 권하고 있다.
실제 우리학과 졸업생들의 질적인 연구 결과물들을 보면,
모두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논문을 썼고, 현재 쓰고 있다.
질적인 연구가 양적인 연구보다 진행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다른 학교의 경영대학원에 비해서 질적인 연구의 비중이 월등히 높은 것은
바로 우리 학과에 입학한 사람들 대다수가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철저한 문제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경험한 문제들, 그리고 중요하고 생각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철저하게 파고 들었고 또한 현실적으로 깊이 있는 고급 정보들에 대해서도 접근이 가능했다.
특히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콜롬비아 원주민 이자벨의 사례는
왜 자신의 경험에 기반한 질적연구가 가치있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이자벨의 연구는 단순한 학문적인 연구가 아니였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명과 비전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였던 것이다.
+
나 역시 질적인 연구를 너무나 하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이러한 고급 정보를 얻을만한 사례가 존재하지 않는다.
문제의식은 있지만 나의 경험은 일반 기업에서 느낀 한계점에 지나지 않는다.
연구 논문은 개인적인 소감과 희망사항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기에
내가 생각한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하면 자료를 구할 수 있는 사례를 찾아야만 한다.
뭔가 대상이 있어야지 양적인 연구를 하든 질적인 연구를 하든 가능할텐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협동조합에 대한 제대로 된 사례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과연 이 번 학기에 나의 이 문제 의식을 연구 논문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까?
(그렇다면 사회적 기업으로 대상을 바꾼다면 과연 이것이 가능할까? 이것도 잘 모르겠다.)
꼬마 연구자의 진짜 공부는 이제부터 시작된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