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al Innovation

박근혜식 밀실정치와 인수위

열린 공동체 사회 2013. 1. 4. 17:42

아직 취임도 안한 대통령 당선자를 평하는 것이

시기 상조라는 생각이 많이 들지만...


불과 2주일간 나타난 행보에 대해서는

그녀를 반대했던 48%뿐만 아니라,

그녀를 지지했던 51.6%의 사람들도 염려를 하고 있다.


2주간 그녀가 한 것은 인수위 선정밖에 없지만,

그 과정과 결과가 너무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인선 과정이다.


그녀의 인수위 선정은 매우 비밀스럽게 진행되었다.

심지어 명단을 발표할 때는 밀봉한 봉투를 개봉하는 형식까지 보여주었다.


한간의 사람들은 신중한 박근혜 당선자의 성격이 나타난 것이다.

철저히 외부의 영향력에서 깨끗하기 위한 처사이다 라고 이야기한다.


근데... 그 말을 공감해주기 어렵다.

자신의 측근을 고용하는 개념이 아닌 국가의 일을 하는 사람들인데...

철저히 공개되고 검증받아야하는 사항임에도 밀실에서 결정되어 나온다.


이는 그동안 박근혜 당선자가 보여준 인사스타일을 그대로 따른다.


필요한 사람인지 검증하고 그 검증과정을 철저히 비밀에 붙인다.

한 번 믿은 사람은 오래 쓰며, 한 번 배신한 사람은 다시는 쓰지 않는다.

구설수에 오를 사람에게는 큰 역할을 맡기지 않으며, 수직적 분할 통치 방법을 쓴다.

최측근이나, 특정 인사에게 힘이 쏠리는 것은 사전에 철저히 통제하면서 분산시킨다.

어느 누구도 박근혜 당선자의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기 마련이다.


이는 또한 철저히 박정희식의 밀실정치를 닮아있다.

박정희식 밀실정치는 그 출발점을 일본식 밀실정치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의 막부는 사실상 천황이 존재했지만, 실질적인 통치는 군부가 장악했다.

군부는 앞에 나서지 않고 막부 뒤에서 의견을 조정한 후 천황에게 전달했다.

이러한 일본의 밀실정치 문화는 아직도 남아있어서, 여야가 밀실에서 협의를 끝내고 있다.


일본 군관 출신인 박정희는 자신이 원하던 원치않았던 일본스타일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부인하고 싶어도 그의 정치 스타일은 막부 정치를 너무나 닮았다.


그는 대중 연설을 하기 보다는 안가에서 정책을 결정했다.

(그래서 대중 연설에 능한 김대중을 싫어했다는 설도 있다.)


안가는 실질적인 대한민국의 정치 1번지였고,

박정희는 그 안가에서 마지막 죽음을 맞이했다.


박정희 사후에도 안가는 요정 - 요정형 한정식 집으로 약화되긴했지만,

민주화 이후인 김영삼-김대중 정권까지 주요 모임의 장소로 활용되었다.


박근혜는 비록 술먹으면서 옆에 여자를 끼는 추태를 부리지는 않지만,

밀실에서 특정 인원들과 중요 의사결정을 한다는 점에서 형태만 다를뿐 근본은 동일하다.

(결과적으로는 최소한 10년인 노무현 정권 이전으로 되돌아갔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이는 보완을 위한 특별한 조치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박근혜만큼 특정 집단의 도움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선거에 승리한 경우도 없기에,

어떠한 외부 청탁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조건임에 불구하고

기존 정치 문화를 그대로 답습한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두번째로는 인선 결과이다.


인선 과정이 불투명한 것에 대해서는 인선 결과가 탁월하다면 용서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인선 결과에 대해서는 말이 더욱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박근혜 당선자는 명단 발표만 하지 인선 배경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이는 1차 발표에 이어서 2차발표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최소한 1차 발표에서 그렇게 비난을 받았으면,

2차 발표에서는 개선의 여지라도 보였어야 하는데,

제 2의 불통 정치를 시작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그리고 명단에서도 문제가 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보인다.

1차에서도 문제가 되는 인원들이 있었기에 검증과정에 논란이 많았는데,

2차에서도 결과적으로 개선의 여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 인선이 되어 버렸다.


굳이 특정인을 언급하고 싶지는 않지만,

너무나 자신의 말을 잘 들을만한 사람으로 골랐다는 느낌이 들고,

자질면에서도 논란의 대상이 될만한 사람이 2차에서도 많이 등장했다.


물론 인수위라는 특성에 맞게 정치인보다는 전문가 위주로 구성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도 있으나, 너무나 한결같이 자신의 취향에 맞춘 인사이다.


결정적으로 그녀가 당선 후에 가장 강조했던,

대통합의 정신을 상징할만한 사람이 전혀 없다는 점도 안타깝다.


중용할 뜻이 없더라도,

48%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쇼라도 해야되는 거 아닌가?


취임할 때까지만이라도 믿고 지켜봐주려고 했지만...

앞으로의 1800일 동안 얼마나 더 다이나믹할지 걱정이 더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