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tation

팀버튼전 - 서울시립미술관 (2013)

열린 공동체 사회 2013. 12. 12. 13:08


난 팀버튼의 영화를 좋아한다.

그의 독특한 구상과 이미지가 너무 좋다~


특히 환상적인 색감은 언제나 눈을 즐겁게 한다.


그래서 팀버튼 전에 대한 기대는 매우 남 달랐다.



역시나 마케팅의 달인 현대카드...

입구부터 남다른 모습에~ 팀버튼이 오긴 왔구나 싶었다~


오랫만에 온 시립미술관 관람이라서~ 더욱더 반가웠다~ ^^

(퐁비듀전 이후 처음인 듯하다~ ^^)



매표소의 디자인 역시~ '팀버튼'스러웠다~

그리고, 기대하지도 않았던 현대카드 20% 할인!!!


그래서 난 굳은 돈으로 오디오 가이드를 듣기로 했다~



로비에서부터 날 맞이한 것은

팀버튼 디자인의 주된 테마인 눈알과 봉제선,

팀버튼스러운 글씨체와 혓바닥, 그리고 푸른 생명체...


아~~ 이 번 전시회가 대박이겠구나 싶었다~~


특히나 평일 오후임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역시 팀버튼의 상업성을 확실히 실감할 수 있었다.



전시장 입구...

나의 기대감은 한층 부풀어 올랐다~~


팀버튼만의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공간이

눈앞에 펼쳐질 것 같았다~~


과연 내가 모르던 팀 버튼의 어떤 모습들이 전시되어 있을까??



안타깝게도 전시작의 절반 정도는 이러한 드로잉 스케치였다~


드로잉 스케치가 가치가 없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팀 버튼만의 환상적인 영상미를

어떻게 전시로 풀어 냈을까 기대한 나에게...


드로잉과 영화에 사용된 소품위주의 전시는 실망감을 줄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직접 그린 드로잉이라고 하더라도...


그 동안 미술 전시회에서 느끼던 혼이 담긴 그림들에서 느끼던 감동과는

너무나 다른 진짜 말 그대로 드로잉이기에 감정이 살아나지 않았다~


어찌보면, 팀버튼의 작품들이 대부분 영화이기에~

영화를 틀어주는 것은 의미가 없으니 그와 관련된 드로잉과 소품을 전시했던 것 같다.


근데, 그러한 것들이 별로 새로운 것들이 아니기에...

그리고, 심도를 기울인 다른 전시회의 미술 작품들과는 감상포인트가 다르기에...


나에게는 좀 실망으로 다가온 것 같다...


오디오 가이드까지 들었는데,

이렇게까지 오디오 가이드에서 별 정도를 얻지 못한 것도 처음 인 듯 하다...


심도 있게 설명할만한 작품이 없었기에...

그냥 영화 설명과 팀버튼의 개인사 위주로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가끔 디자인 포인트를 집어주기는 했지만, 그냥 눈으로 봐도 느낄 수 있는 것들이라서...


솔직히 오디오 가이드가 돈이 좀 많이 아까웠다... T.T


+


그렇다면 수확이 전혀 없었느냐...

그건 절대 아니다~~~


팀버튼의 작품 세계에 대해서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팀 버튼의 디자인은 굉장히 현실적이지 않다.


심지어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은 괴기스럽기까지 하다.

이는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일본 애니메이션과 왠지 많이 닮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왜 그런지에 대해서도 많이 이해할 수 있었다.


일단, 팀 버튼은 어렸을 때부터 만화를 매우 좋아했고,

그 가운데에서 일본 애니메이션도 매우 좋아했다~


미국식 카툰과 일본식 애니메이션의 조화~

이 것이 바로 팀 버튼만의 독특한 디자인의 초석이 되었다.


+



또 한가지 특징 중에 하나는 전체적으로 음산하다...

특히 영화에서는 그런 모습이 더욱더 심하다...


팀 버튼 영화의 단골 주인공 조니 뎁의 희멀건 얼굴은

팀 버튼 영화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버렸다.


살짝 어두운 톤을 유지하면서도

원색들에 대해서는 강하게 포인트를 주면서

강한 명도와 채도 차이를 활용해 굉장히 임펙트 있는 영상을 만들어준다.


이 역시 팀버튼 영화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버렸다.


물론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와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는

초천연색으로 도배를 하면서 눈을 즐겁게 해서 영상에 푹~ 빠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의 시나리오는 항상 괴기스럽다~

그리고 대부분이 뭔가 스토리가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마무리가 된다.


눈은 즐거운데, 스토리만의 매력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나면 어쩔 수 없이 뭔가 항상 아쉬운 느낌이 든다

(물론 그런 면에서 슬리피 할로우와 배트맨은 훌륭한 스토리를 가졌다.)


+



팀 버튼만의 영상과 디자인은 우울한 어린시절에 대한 반증이었다.


팀버튼은 현실적이지 않고,

독창적인 상상력을 발휘하면서도 대상을 특이하게 왜곡시키는 경향이 있다.

(특히 생각지도 못한 생물체와 과장된 듯한 변형은 그의 주특기 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굉장히 인간적인 테마는 유지한다.

그의 영화에서는 사랑이라는 부분이 항상 중요한 테마를 유지한다.


물론, 인간사에서 사랑을 빼고 이야기하는 것이 불가하지만,

그의 영상과 디자인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굉장히 어울리지 않는 소재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사랑을 이야기했고,

사랑과 애정 결핍은 그의 작품에 굉장히 중요한 테마로 등장한다.


이는 우연의 결과이기 보다는

자신의 감정과 경험들을 솔직히 표현한 것으로 보여진다.


+



전시회를 나서면서...

너무 큰 기대에 대한 실망감도 있었지만...


사람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팀 버튼은 유년시절 경험을 통해서 천재성을 얻었지만,

그가 과연 얼마나 행복할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남들과 다른 경험과 그로 인해서 얻어진 자신만의 독특성


이 것이 그를 세계적인 명감독으로 만들어줬지만,

팀버튼이라는 개인은 그런 남과 다른 감정을 가지고 평생을 살고 있다.


평범하지 않은 것의 행복함과 불행함

인간의 두 가지 측면을 다 보여주는 것 같아서 뭔가 기분이 묘하다~


뭐 천재적 작가들 사이에서 흔히 나오는 특징이기도 하지만,

팀 버튼은 기존의 다른 작가보다도 더 그런 특징이 두드러진 듯하다.


암튼 팀버튼만의 묘한 매력을

향후 더 왕성한 작품 활동을 통해서 만나봤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