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Innovation/Community Regeneration

[지역재생] 홍성 청년공동농장 협동조합 방문기

열린 공동체 사회 2013. 12. 11. 20:51


홍성은 원주와 함께

협동조합 생태계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지역입니다.


대외적으로 원주가 더 알려져있기는 하지만,

원주와 홍성을 모두 방문한 입장으로써,

개인적으로는 홍성 풀무학교 일대가 더 공동체스러운 모습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원주, 홍성, 완주를 비교 분석한 것은

기말 과제로 쫙~~ 정리한 내용이 있기는 한데,

다음 기회에 시간이 되면 포스팅 할 예정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생태계라고 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수준입니다.)


+


홍성군 홍동면 풀무학교 주변은

예전부터 협동조합의 생태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거대한 협동조합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마을 사람들 사이에 삶 속에서 협동조합의 문화가 보편화되어 있는거죠~



1948년 오산에 이상촌을 진행하던 이찬갑이 남한으로 내려와서,

1958년 주옥로와 함께 풀무학교를 개교합니다.

     (안타깝게도 이찬갑 선생은 2년만에 돌아가십니다.)


1959년 교내에 소비조합으로 시작해,

1969년 정식으로 학교 소비조합으로 발족합니다.


1980년 풀무소비자협동조합 창립

              (31출자금 7만원총자산 511만원)


2010년에는 지역 센터 마을 활력소를 창립했고,

2012년 홍성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도 출범해서


앞으로 협동조합간의 시너지 효과가 어떻게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하면서도 기대가 되고 있는 지역입니다.



제가 홍성에 방문하게 되는 이유는 전적으로

대학시절 교회 선배였던 대성이형 때문입니다.


SK그룹에서 전시 및 영상 디렉터로 일하던 대성이형은

3년전 귀농을 결심하고 홍성 풀무학교 전공부에 입학합니다.

(풀무학교 전공부는 전문대처럼 농사짓는 법에 대해서 2년 코스로 교육을 받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졸업생 동기들과 함께

청년공동농장협동조합을 만들어서, 4명이 함께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함께 소유하고, 함께 일하고, 함께 나눈다는 점에서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품앗이하고는 개념이 많이 다르죠~


서울대에서 작곡을 전공하고

SK에서는 계속 영상 제작 관련 일을 했었기에,

마을에서는 재능꾼으로 이것저것 많은 일을 벌리고 있더군요~

(동네 합창단 지휘도 하고, 주부들을 위한 기타교실도 운영했다네요~)



교회 선배들과 지인들을 모아서,

오랫만에 대성이형네 사는 모습을 보러 갔다 왔습니다.


친절한 대성이형은 방문객을 위해서

풀무학교 인근 마을의 협동조합 생태계를 손수 소개시켜주셨지요.

(역시 대성이형의 재치와 입담은 아직 말 그대로, "살아 있네~~ " ^^)


저희가 돌아다니 코스는  6군데네요~


풀무학교 생활협동조합

갓골 작은 가게

갓골 어린이집

느티나무 헌책방

밝맑도서관 

청년공동농장협동조합 비닐하우스

(풀무학교도 갈 예정이였으나 시간 관계상 패스 했습니다.)


(일정상 풀무학교는 방문하지 못해서 이 사진만 구글링으로 퍼왔습니다.)


일단 이 지역은 풀무학교를 중심으로 성장합니다.

사람이 모이니 필요가 생기게 되고, 뭔가 일을 벌릴 수 있었던 거죠.


가장 먼저 만들어진 것은 풀무학교 생협이고,

물건을 쉽게 사고 팔 수 있게 갓골작은가게를 만들게 됩니다.



갓골 작은 가게는 이름 그대로 작은 가게이구요.

유기농 농산물부터, 직접 만든 우리밀 베이커리 제품,

그리고 공정무역 공산품까지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눈길을 끈 상품은 동네 주민이 직접 만든 것같은~

삼식이라는 그림책과 그 디자인으로 만든 실내복도 판매하고 있었네요~



지난 번 방문했을 때는 

관리하는 사람이 자리를 비웠을 때 무인으로 판매도 했었는데,

이제 그 모습은 안보이고 택배 비용을 받는 통만 보이네요.

(요즘 직거래하시는 분들이 많이 들어서 택배발송을 이곳에서 일관 처리한다고 하네요)



가게 한쪽편에는 동네 게시판이 운영 중인데요~

역시 젊은 귀농자들이 많은 지역이라서 그런지

인문학, 요가 등 강의 수준들이 장난이 아닙니다.

(귀농자가 200~300명 정도로 동네 전체 인구의 10%를 차지합니다.)



다음 방문한 곳은 느티나무 헌책방입니다.

그물코 출판사 사장님이 서울에서 가져온 헌책들을 판매하고,

서울 갈 때마다 추가로 책을 더 가지고 온다고 하네요.



작고 세련되지 않았지만,

헌책방다운 풍모를 자랑하는 것이 맘에 드네요.

특히 천장에 만화를 붙여논 것이 가장 내 취향에 맞는 듯~~



헌책방 안쪽에는 그물코 출판사가 위치하고 있구요.

또 한 쪽편에는 그물코 출판사에서 나온 생태 관련 책이 판매중입니다.


사장님이 홍성에 취재하러 왔다가 

이 동네가 맘에 들어서 아예 출판사가 내려왔다고 하네요.

(비록 작은 출판사지만 이런 곳에 출판사가 있다는 것이 너무 매력적입니다.)



다음 방문한 곳은 밝맑도서관인데요.

(지금 말하고 있는 곳은 모두 걸어서 50m도 안되는 거리에 모여있습니다.)


재작년에 왔을 때는 여기가 공사중이였는데,

이제는 완공이 되어서 멋진 도서관이 되었네요.



4층 건물이기는 한데 굉장히 작지만,

이쁘지는 무지 이쁘게 공간이 구성되어 있네요.

(목재로 구성한 부분들이 아주 맘에 듭니다. 아가용 독서실도 좋구요)



이 공간은 동네 영화 상영하는 영화관 공간으로도 활용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쉽게도 책을 많이 넣을 수는 없었다고 하네요.



역시나 여기에서도 게시판에는 다양한 강좌들이 안내되어 있는데,

여기 수준도 만만치 않군요~ (논어강독이라...)



마지막으로 대성이형이 농사를 짓고 있는

청년공동농장협동조합 비닐하우스에 방문해서 직접 수확하는 체험을 했습니다.

(지역신문에도 크게 났다고 하는데, 사실 모습은 일반 비닐하우스와 동일합니다.)


대성이형은 그냥 공짜로 가져가라고 했지만,

좀 미안하니 쌈채소 한 박스(2kg)에 5천원씩 주고 왔습니다.

(혼자 사는 저도 한 박스 가져왔으니, 한 동안 쌈채소 실컷 먹겠네요...)



대부분 젊은 엄마 아빠들이 아기들을 데리고 왔지만,

저는 몇 안되는 솔로 방문자이기에 채소를 많이 가져갈 수는 없었지만,

유기농 야채가 싱싱해보인다는 것은 보기만 해도 확~ 알 수가 있네요.



다 끝나고 방문자들이 모여서 단체사진도 찍었지만,

뭐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


작년에 원주를 방문했을 때에 비교해서

훨씬 생생하게 협동조합을 체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원주에서는 밝음신협 회의실에서 2시간 소개 강의 듣고,

그냥 사회적 기업 식당(일반 식당과 동일함)에서 밥먹고 끝이였는데...


물론 홍성도 사실은 협동조합을 경험한 것보다는

같이 사는 마을공동체를 경험한 성격이 매우 강하지만,

그래도 동네 주민들이 이렇게 힘을 모아서

이것저것 하는 모습이 너무나 좋아보였습니다.


역시 풀무학교를 중심으로

젊은 귀농자들과 마을주민들이 손을 잡으니

작지만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마을을 만들고 있는 것이 참 보기 좋네요~~ ^^


개인적으로 농촌 출신이기에

농촌의 생활 자체가 전혀 새롭지는 않았는데,

같이 가신 대다수는 도시생활만 하셔서 매우 새롭게 느끼시더군요~ ^^


청년공동농장협동조합이 이제 직접 판매까지 시작하면,

이러한 체험 활동을 점차적으로 프로그램화 하는 것도 고려중이라고 합니다.

(한살림이나 아이쿱에서도 이런 체험 프로그램을 상시화해서 운영중이죠)


프로그램화된다면 농촌협동조합 생태계로써

좋은 체험 모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