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이론 분야에서
영국과 프랑스는 은근 경쟁관계입니다.
영국을 중심으로 하는 중상주의에 대항해
프랑스를 중심으로 하는 중농주의가 등장했듯이,
영국의 정치경제학이 주류를 이루기 시작할 때,
프랑스에서는 사회적 경제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물론 20세기에는 정치경제학에서 발전 된 경제학이
대세를 이루며 사회적 경제의 개념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더니
1970년대부터 스믈스믈 다시 등장하기 시작해서 현재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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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정치경제학의 전통은 애덤 스미스부터 시작됩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부를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해
인간의 이기적 욕구를 활용한 완전 자유 경쟁 시장과
생산량 증대를 위해서 분업 구조에서 해답을 찾게 된 것이죠.
애덤 스미스의 사상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협동조합①] 경제학의 기원과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 지난 포스팅 보기
이후 애덤스미스의 정치경제학 이론은
토마스 맬서스 Thomas Robert Malthus (인구론 1798)
데이비드 리카도 David Ricardo (정치경제학과 과세 개론 1817)
존 스튜어트 밀 John Stuart Mill (정치경제학 원리 1848)
알프레드 마샬 Alfred Marshall (경제학의 원칙 1890)
등과 같은 수 많은 학자들을 거쳐 정교해집니다.
하지만, 19세기 말부터는
경제학이라는 용어로 대체되기 시작하는데,
이 때부터는 수학적, 통칙적 규칙에 근거해
생산과 소비의 구조적 관계를 등한시 하기 시작합니다.
(점차적으로 윤리적인 요소들에 대한 관심이 빠지기 시작한거죠)
이것이 케인즈와 사무엘슨 등을 거치면서
현재의 우리가 알고 있는 주류 경제학이 됩니다.
뭐 여기서 더 자유주의를 강조한 것이
신자유주의 경제학이라고 보시면 될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에 반발해
프랑스에서 등장한 것이 사회적 경제입니다.
(마르크스의 사회주의 경제학도 있지만, 여기서는 그 부분은 빼도록 하죠)
* 참고로 대한민국에서는 정치경제학이라는 용어가
마르크스의 사회주의 경제학을 지칭하는 개념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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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던
도시 및 사회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생산량 증대와 효율성만 따지는 학문적 흐름에 대해서 반발해
프랑스에서는 사회 문제를 다루는
사회적 경제의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합니다.
1830년 C. Dunoyer가
기존 경제학에 대한 비판으로 처음 사용된 이후
Gide나 Walras에 의하여 발전되었고,
19세기 말까지만 해도 학문적이고 이론적인 영역에서만 주로 다루어집니다.
(학문적 체계화 시킨 사람은 샤를 지드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네요.)
사상적 뿌리를 보면
영국의 오웬이나, 생시몽, 까페등의 결사체주의로 올라가야하지만,
사회적 경제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것은 이들이였습니다.
하지만, 그 때 뿐이였고,
지드와 왈라스, 베버 등의 학문적인 연구는
정치경제학과 마르크스주의에 밀려서 잊혀진 학문이 되어버리죠.
그나마 생활 영역에서는
그래도 협동조합과 상호공제가 사상적 전통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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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970년대 들어서면서
자본주의의 변화와 세계화로 인해 나타난
대량실업과 복지 국가의 재정부담 등의 사회적 위기에 대한 대응이 화두가 됩니다.
1970년대 초반부터 프랑스에서 나타나기 시작해
1975년 '공제조합, 협동조합, 결사체 전국위원회'가 결성되고,
Desroche에 의해서 '사회적 경제 기업'이라는 용어가 전면에 등장합니다.
1980년 '사회적 경제 헌장'이 발표되면서
사회적 경제라는 개념은 완전히 부활하게 되고,
미테랑 대통령 정권 시절이 되서는
관련된 정부 소속 기관이 설립되게 됩니다.
또한, EU통합 과정에서
독일에 비해서 경제력이 밀리는 프랑스는
사회 문제(이민자, 알콜 문제 등) 해결에 대한 방안으로써
사회적 경제의 개념을 EU의 정책에 있어서 많이 삽입하게 됩니다.
하지만, 오히려 사회 문제 해결 방안으로만 제시하다보니,
기존 경제 체제를 바꾸겠다는 정치적 비전을 갖지 못하게 되어버리죠.
하지만, 1990년대에 들어서는
프랑스의 Laville과 Defourny, Borzaga 같은 학자들에 의해서
'연대의 경제' 같은 개념들이 등장하면서 점차 정치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사회적 경제의 인프라가 퍼져있던 북유럽에서는
프랑스의 사회적 경제라는 용어를 그대로 차용해서 쓰기 시작했지만,
자존심이 아주 쎈 영국에서는
'제 3섹터'라는 새로운 용어로
사회적 경제의 개념을 약간은 다르게 채택하여서 발전시키게 됩니다.
현재는 벨기에의 리에주 대학을 중심으로
프랑스 계열 학자들 위주로 계속 연구 되고 있는 상황이죠.
그 덕에 사회적 경제 분야는
영어로된 자료보다는 프랑스어로 된 자료가 훨씬 많다고 하네요~
(사회적 경제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프랑스어를 배워야 되나요...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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