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놈 참 물건이다...
1장을 읽었을 때도 인상깊었는데...
2장은 '이론'에 대한 나의 개념을 확 뒤집어 버렸다.
아직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별써 확~ 땡긴다~~
2장의 주요 내용은
서술(description), 개념정리(conceptual ordering), 이론화(theorization)가 무엇인지 설명해주고 있다.
서술과 개념정리에 대한 내용까지만 해도 슬슬 그냥 넘어가듯 읽었는데,
이론화라는 부분을 읽을 때는 불과 2장의 분량을 1시간 내내 붙잡고 있었다.
과연 이론(theory)이란 무엇인가?
이 책에서 지적하는 가장 큰 오류는
이론과 이론적 틀을 사람들은 구분하지 못하고,
이론적 틀이 마치 이론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착각한다는 것이다.
구조주의, 페미니즘, 상호작용주의 등...
사람들이 흔히 이론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러한 개념들은
하나의 철학이며 이론적인 틀일 뿐이지 그 자체가 이론은 아니다.
이러한 이론적 툴은 입장으로 봐야하며, 현상을 볼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해준다.
이에 반해서 이론은
현상을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이론적인 틀을 형성하도록
상호적으로 잘 구성되어진 범주를 지칭한다.
저자는 여기에서도 다시 한 번 상호작용의 개념을 등장시키는데,
이론화는 귀납(자료에서 개념을 끌어내기)와 연역(개념간의 관계에 가설을 수립하기)의 상호작용이라 설명한다.
쉽게 말하면,
자료에서 개념을 끌어내어 이들의 관계를 밝혀내는 방법과
개념간의 관계에 가설을 수립하고 이를 자료를 통해서 확인하는 방법이
서로 동시에 일어나면서 상호작용 해야한다는 것이다.
자료를 찾으면서도 가설을 세워볼 수도 있고,
가설을 세워서 자료를 찾아볼 수도 있으며 이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수시로 바뀐다는 것이다.
+
수업시간에 배우는 이론들만 이론이라고 생각하던 나에게
여기서 이야기하는 이론의 개념은 뒷통수를 한 대 쎄게 때리는 느낌이다.
온갖 수식이 남무하거나,
굉장히 거대한 담론을 형성해야 이론이라고 느끼던 나에게
나도 자료 조사를 통해서 충분히 이론이라는 것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어찌보면 이론화라는 것이 별거 아닌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개념들의 관계를 이론적인 틀을 통해서 설명해낼 수만 있다면
이론으로써의 가치는 충분한 것이며, 이렇게 이론을 구축하는 것이 바로 이론화의 과정인 것이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내용은
질적 연구는 걸코 이론을 검증할 수 없다는 저자의 주장이다.
질적 연구를 통해서 남의 이론을 검증한다는 생각 자체가 틀려 먹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질적 연구를 한다는 것은
이론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라는 것이며, 난 뭐가 되었든 이론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남의 이론 가지고 쉽게 쉽게 넘어가려던 나에게,
일갈의 일침을 날리며 진지한 마음으로 다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