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졌지만,
사실상 성공한 사례를 찾아보는 것은 쉽지 않다.
대부분 IMF이후 등장한 자활적인 접근이 대부분이며,
기업적인 측면보다는 사회적 가치에 주목하는 성향이 매우 강하다.
그러다보니 상당수가 상업성이 떨어지게 되고,
정부의 인건비 지원이 끝나게 되면 문이 닫아야될 정도로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젊은 청년들을 중심으로
철저히 기업가 마인드를 가지고 사회적 기업을 접근해 성공한 사례들도 최근에 등장했다.
딜라이트, 위즈돔, Woozoo 등의 사회적 기업들이 대표적인데,
흥미로운 것은 이 곳의 창립자들이 대학생 시절 모두 같은 연합 동아리에서 활동했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 넥스터스라는 동아리는 사라졌다고 한다.)
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주최한 한 행사에 참여했다가,
WOOZOO의 김정헌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생각나는 것을 좀 정리해보려고 한다.
우선 먼저 이 글을 읽을 사람들에게 당부드리고자 하는 것은
이 글의 목적은 절대 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거나 폄하하기 위한 것은 아니며
단지, 사회적 기업이라는 것의 가치와 생각해볼만 시사점이 무엇인지 점검해보자는 것이다.
나에게는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도전하는 이들이
잘했는지 잘못했는지를 평가할 만한 자격도 능력도 없음을 먼저 감안해주길 바란다.
Woozoo는 소설하우징프로젝트라는 타이틀로 시작한 사회적 기업이다.
쉐어하우스라는 개념을 통해서 삶을 공유하고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것이다.
Woozoo의 시작은 딜라이트 보청기의 초창기 맴버였던 김정헌 대표가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기 시작하자 새롭게 도전을 해보고 싶어서 시작한 곳이다.
김정헌 대표의 표현에 따르면,
이미 기본적으로 세팅이 되어있던 딜라이트에 합류했으나, 새롭지 않아서 재미있지 않았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워크홀릭의 자질이 잘 보이며,
조셉 슘페터가 말한 '기업가정신'이란 이런 사람을 두고 말하는 듯하다.
"Stay hungry, Stay foolish" 라는
스티브 잡스의 명언이 저절로 생각나게 만드는 사람이다.
대충 기본적인 성향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일하기에 편하지는 않을 듯하다.
딜라이트에서 인턴을 하던 대학생 친구들과 함께,
대학생에게 필요한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고 30개정도가 추려진 상황에서 해외사례를 찾았다고 한다.
해외사례를 검토해 10개 정도로 추려진 후에는
실현 가능성을 검토해서 3개 정도로 줄였다고 한다.
이 중에서 가장 할 수 있는 것을 고른 것이 바로 쉐어하우스였다.
물론 국내에서 이미 쉐어하우스를 고민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행동에 옮기고 집을 지은 곳은 WooZoo가 처음이였다.
실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
우선 일본의 쉐어하우스를 방문해 현장조사를 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컨셉 하우스(5%)가 마이너한 상품이지만,
한국의 특수성을 고려해 WooZoo에서는 오히려 컨셉하우스를 핵심 컨셉으로 잡았다.
(한국 사람들을 모이면 우선 공통점부터 먼저 찾으려는 성향이 있다는 것에 착안했다고 한다.)
과연 이런 컨셉이 먹힐까?
대학생들이 대상이였기에 대학생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기획했고,
대학생들을 가장 먼저 팀원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최대한 다양하고 같이 일고 싶게 만드는 사람들 위주로 뽑았고,
나중에 그에게 맞는 역할을 찾아주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BEP를 맞추고 있지는 못하지만,
지금의 성장세라고 하면 조만간 BEP달성은 문제가 없으며 그 때가 되면 또 다시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고 한다.
재미있는 친구다. 창업을 주특기라고 하다니...
하지만, 한편으로는 현명한 친구다. 사업이 성장하면 창업가와는 다른 리더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급성장하는 회사는 성장하면서 상당한 성장통을 겪는다.
조직이 커지면서 초창기의 모습과는 너무나 달라진 모습에 운영방식과 기본철학에도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이 경우 창립공신들이 창립자에 의해서 숙청을 당하게 된다.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벤처 회사들이 그랬고,
멀리봐서는 조선시대의 개국공신들이 그렇게 됐었다.
(심지어 스티브 잡스는 본인이 회사에 의해서 쫒겨나게 된다.)
너무 극단적인 예를 들은 것같기는 하지만,
김정헌 대표는 자신의 성향과 장점을 정확하게 잘 아는 것 같았다.
+
김정헌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이 친구는 사업가적 마인드가 확실히 자리잡은 보기드문 사회적 기업가였다는 점이다.
사회적 기업을 창립하는 사람들은 가장 먼저 정부의 지원부터 찾는다.
나름 착한일 하는 거니까 내돈 안들이고 안정적으로 쉽게 시작해보려는 생각이다.
하지만, 김정헌 대표는 아직까지 일부러 노동부의 인증을 받지 않고 있다.
국가 인증을 받으면 인건비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민간의 투자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두에서 말한대로,
WooZoo의 사업 방향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아니다.
냉혹한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일단 생존이 최우선의 가치이다.
기업이 생존을 통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안정되게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직원에 대한 최고의 복지이며 사회에 대한 최고의 가치 창출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성과 안정성을 고려한 WooZoo의 현실적인 선택들에 대해서
절대로 비판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으며
오히려 젊은 친구가 탁월한 사업적 감각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박수를 쳐주고 싶다.
과연 나라면 그 정도로 훌륭히 사업을 운영할 수 있을까?
언젠가를 협동조합형 기업으로 창업을 고민하고 있는 나에게는 많은 부분을 생각해주게 하는 만남이였다.
사회적 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가장 성공했다는 아름다운가게 조차도
사실은 기부금을 제외한다면 아직까지 BEP를 못 맞추고 있다.
수많은 사회적 기업이 망했고,
좋은 의도로 접근했다가 오히려 빚 폭탄을 맞은 사례도 익히 많이 들었다.
(특히, 사회적기업쪽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시는 한 신부님의 사례는 좀 충격이였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사업성을 충분히 갖춘 후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부분을 얼마나 잘 달성할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사회적 기업...
참 듣고나면 좋은 개념인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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