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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사의 이해 ①] 한국사회의 특징 - 한홍구 (2014)

열린 공동체 사회 2014. 3. 5. 22:53
달변가이신 한홍구 선생님의 깨알같은 강의...
혼자 듣기 너무 아까워서 매주 수업이 끝나면 간단하게 요약해서 소감을 같이 정리해보고자 한다.

완강까지 모두 정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Anyway 할 때까지는 해봐야지~~ ^^

첫 강의는 오리엔테이션으로 한국 사회의 특징을 4가지 정도 정리하셨다.

뭐 사전에 준비하신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냥 막 생각나는대로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한마디 한마디가 진짜 주옥같다~ ^^


1. 단일민족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누가 우리는 같은 단군의 자손이라고 말했으면, 불경한 이야기였다.

단군시조의 개념은 19세말 20세기초에 들어와서 생겨난 근대적 민족 관념이다.
물론, 단일 민족이라는 말이 나올만큼 동일성이 존재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한다.

하지만, 갑자기 단일 민족의 논의가 시작된 것은
일본과의 관계 정리 속에서 일본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를 사용해서 
우리 민족을 정체성을 지키고자 노력했다는 측면도 존재한다고 한다.
(당시 시대상을 생각하면, 참~ 재미있으면서도 지혜로운 대처였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요즘은 민족을 강조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 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단일민족은 1910년대에는 굉장히 진보적인 사고에서 출발한 것이였다.


2. 체제와 기득권 유지

우리 나라는 2000년 동안에 왕조가 3번밖에 안 바뀐 나라이며,
가장 짧은 조선도 500년은 거뜬히 넘긴다.

임진왜란에서 승전국(명나라)-패전국(애도막부) 모두 망했는데,
조선만은 그대로 살아남아서 300년은 더 버티었다. 

중국의 왕조의 기본적인 특징 중 하나는 정복왕조라는 점이다.
오랑캐가 들어와서 본토를 차지하고, 한족을 완전히 몰아냈다가 다시 완전히 밀려나는 것이 반복된다.

살아남았다는 것은 근본적인 개혁은 못했지만, 
지속적으로 개선을 해서 체재를 유지해왔는 것을 의미하면서도,
보수적인 토양이 굉장히 강하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현재 한국을 점령하고 있는 주요 성씨는 모두 신라에서 출발함 (대표적인 것이 김씨)

신라에서 고려로 넘어갈 때 호족은 살아남고,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갈 때 권문세가들을 살아남고,
조선에서 일제로 넘어갈 때 양반들은 살아남고,
일제에서 대한민국으로 넘어갈 때 친일파들은 살아남았음 (오히려, 친일파 청산하자고 이야기한 사람들이 청산당함)
독재에서 민주화로 넘어갈 때 재수없는 몇 명만 처벌당함 (이근환)

대한민국의 기득권 세력은 1000년을 넘게 이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한 가정에서 여러번 과거 급제하기가 힘들었고, 
중국 황제의 힘이 가장 강했기에 기득권의 힘이 약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조선에서는 150년 정도 지난 이후에는 문벌에서 연이어서 과거에 급제하게 된다.

유럽에서는 장자 상속의 원칙을 유지하면서
첫 째가 모든 것을 가져가고 동생들을 고향에서 떠나서 살게 된다.

이에 비해서, 한국에서는 분할 상속을 많이 했다.
(조선 말에 장자 상속이 이루어지기는 했다고 한다.)
4대 정도만 내려오게 되면 재산이 분산되기 때문에 잔반(가난한 선비)으로 전락하게 되고,
그렇게 되니, 똥개도 자기 동네에서는 먹어주니까, 흩어지지 않고 모여살면서 집성촌을 이루게 된다.


3. 사상적 특징

유럽은 힘 쎈놈이 최고였고, 귀족은 무사의 전통이 존재했지만,
한국은 지식이 높은 놈이 최고였다.

변방 국가이기에
중국에서 유행한 것이 20년 정도 지나면 한국에서 유행하며,
한국에서는 동일한 사상이 2번씩 유행하는 특징이 나타난다.

교종 - 신라 시대 / 고려 전기&중기
선종 - 신라 말기 / 고려 말기
성리학 - 고려말 / 조선 중기


4. 조공제도

연개소문 죽은 이래 최고로 중국을 무시하고 있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데,
조공제도만 봐도 전통적인 중국과의 관계는 '천하관'에 기반한 철저한 주종관계였다.

심지어 명나라가 망하자, 소중화의 개념이 등장하는데,
자살한 명나라 마지막 황제의 제사를 300년동안 조선에서 지내줬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철저히 청나라는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며,
박제가 같은 북학파가 청의 앞선 문물을 받아들이자고 주장하지만 완전 무시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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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듣고 있었는데,
시간 다됐으니까 이정도에 마무리한다고 하시더니
바로 담 시간부터는 식민지 시대의 이야기를 한다고 하신다...

현대사가 주제이기에 가볍게 다룬다고 하시면서,
약 2000년의 역사를 이렇게 깔끔이 끝내버리시다니...

조선은 나라마 망할 때도 더럽게 망했다고 하신다.
나라가 망하냐 살리느냐의 갈림길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어짜피 망할텐데, 어떻게 망하냐를 가지고 논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나라가 망하는데, 싸워서 망한 것이 아니라 도장찍어서 망했고,
고종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그냥 나라를 일본에 내주고 말았다.

망할 때 더럽게 망하니까,
조선 왕조의 부활이 제대로 논의된 적이 거의 없다.

참... 부끄러운 이야기다.

고종은 왕에서 황제로 자신의 신분을 바꾸기는 했지만,
어짜피 그의 존재감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던 것이다.

고종에 대한 재평가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이런 점만 놓고 봐도, 나름 노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고종이 잘했던 왕은 절대 아닌 듯하다.

그러면서, 담주에는 
일본에게 더럽게 식민지 생활한 이야기를 해주신다고 한다.
바로 옆의 나라에게 그것도 생긴 것마져 비슷하게 생긴 놈들에게 지배당한 것이 얼마나 서글픈지...

벌써부터 담 주 강의가 기대된다.

암튼...
이 번 학기 강의~ 
한홍구 교수님의 책을 처음 만났던 그 설레임이 다시 살아나는 듯하다~ ^^

대한민국사 세트
국내도서
저자 : 한홍구
출판 : 한겨레출판 2006.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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