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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교수의 <한국 현대사 산책>과 함께
한국 현대사에 대해서 집중 조명한 대표적인 추천도서
강준만 교수의 책이 18권이라는 방대함에 비하면
이 책은 4권이라는 장점이 있으나~
역사를 시간의 흐름에 맞춰서 차근차근 알고 싶다면
강준만 교수의 책을 먼저 읽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한홍구 교수의 책은 한겨레에 연재한 글을 모으다보니,
시간의 흐름보다는 에피소드나 주제별로 다루고 있다.
강준만 교수가 차분히 옛날의 이야기를 설명하고 있다면,
한홍구 교수의 책은 굉장히 필자의 감성이 느껴지는 사설에 가깝다.
특정 주제에 대한 작가의 견해가 매우 강하게 담겨 있기 때문에,
현대사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라면 굉장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
현대사에 대한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한홍구 교수의 견해는 오히려 현실을 왜곡해서 이해할 수도 있다.
한홍구 교수의 책은 역사적 사실과 역사학자의 견해가
혼합되어 있기 때문에 사건에 대해서 너무 편향적으로만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냥 드라마틱한 현대사 이야기를
강준만 교수의 책을 통해서 큰 그림을 충분히 이해한 다음에,
특정 주제나 에피소드와 관련된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한홍구 교수의 책을 통해서 더 심도있게 생각해보면서 읽는 것이 좋을 듯하다.
+
대학생 때 강준만 교수의 책을 읽고 충격이었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현대사의 이야기들이 너무나 새로웠고~
이러한 일들이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너무나 비상식적인, 근대 봉건국가에서나 일어날말한 사건들의 연속이었다.)
강준만 교수는 특징이 항상 각주를 통해서 자료의 출처를 밝히는데,
가장 많이 인용되는 사람이 바로 한홍구 교수의 자료들이었다.
그래서, 난 한홍구 교수가 아주 나이가 많은 저명한 역사학자일줄 알았으나...
오히려 강준만 교수보다 3살 어린 1959년생의 전형적인 386세대였다.
언젠가는 한홍구 교수의 책을 읽어보리라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2012년 대선을 통해 쏟아져나오는 생전 처음 듣는 현대사 이야기를 들으면서
현대사에 대한 인식을 재정리하고 싶어졌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강준만 교수의 책도 60년대까지 밖에 못 읽었고,
강준만 교수의 책에 대해서 비판도 많은 것이 사실이기에...
그래서 이 번 기회에 맘 잡고 한홍구 교수의 책을 읽어보았다.
한홍구 교수의 책에 대해서는 너무 이념편향적이라는 비판도 많다~
하지만, 그 누구도 어떠한 근거나 사료를 가지고 비판한 사람은 없다.
그냥 빨갱이다~ 좌편향적이다~ 라고만 욕을 할 뿐......
하지만 비판다운 비판을 하지 못할꺼면,
그냥 입을 다 물고 있는 것이 좋은 듯하다.
(책을 썼을 때의 한홍구 교수는 수염이 없어서 그런지 사뭇 젊은 시민운동가 같다)
+
한홍구 교수의 통찰력과 역사를 분석하는 능력에
이 것이 진짜 학자다운 풍모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특정 부분에서는 공감할 수 없는 것도 있었고,
어느 부분에서는 '이 사람이 역사학자 맞아?' 할 정도로 감성적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진실에 대한 열정,
그리고, 역사학자로써의 중심을 잃지않으려는 자세는
존경할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그냥 사료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건들과 사료들을 통해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역사가 단지 지나가버린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와의 대화'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잊혀지고, 왜곡되고, 때로는 숨겨진...
특정 세력을 위해서 누설해서는 안되는
절대로 전해지지 않는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살아있기에~
왜 국방부가 불온서적으로 선정했는지~
왜 보수세력에서 이 책을 그렇게 싫어하는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최근 한홍구 교수의 사진을 보면 수염때문인지, 왠지 역사를 연구하는 아저씨 같다)
+
한홍구 교수는 단지 흘러지나간 역사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병역 관련 문제
사학 재단 문제
사법 개혁 문제
언론 개혁 문제
정치 개혁 문제
일재 잔재 문제
남북 관계 문제
아직도 정리가 되지 않은 현대사의 상처와 문제들을
다시 한 번 수면위로 올려버린다.
(안타깝게도 책이 나온지 5년이 지났지만 해결된 문제는 전혀 없다.)
솔직히 1권을 읽을 때는 와~~ 하고 읽었는데...
뒤로 갈 수록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저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슈일수록 심하다 - 특히 병역문제)
아무래도 연재물을 책으로 엮다보니 생긴 현상인듯하고~
3년이라는 집필기간이 있어서 그런지, 시간이 지날 수록
저자의 필체도 사뭇달라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역시나 1권이 가장 공격적이고, 현실에 대한 비판도 매섭다~)
하지만, 이 연재물이 노무현 정권 때 진행된 걸 생각하면,
다시 시리즈를 연재한다면 더욱 더 심하게 현실을 비판할 꺼란 생각도 든다.
+
한홍구 교수가 그렇게 싫어하던 박정희의 딸,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었다.
그것도 박근혜 개인의 능력이 뛰어난 것보다는
아버지의 후광과 기득권 세력의 폭발적인 지지에 힘입어...
역사학자의 입장으로써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선택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여러가지 여건들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가능한 선택이었다.
(국민의 선택이 100% 옳았다는 의견는 아니다.)
물론 이 결과는 5년이 지난 후에나 명확하게 나오겠지만...
하지만, 박근혜 당선자가~
이 역사학자의 경고와 통찰들을 모두 무시한다면~
아버지 박정희에 이어서
대를 이어서 혹독한 역사의 평가를 받아야만 할 것이다.
(오히려 못할 경우 아버지 박정희까지 다시 한 번 역사의 재조명을 받을 것이다.)
인수위 단계부터 벌써부터 레임덕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제발~ 부디~~ 힘들어하는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박근혜 당선자여!!!
향후 5년간 멋진 대통령이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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