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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정치학 - 김종배 (2012)

열린 공동체 사회 2013. 12. 19. 08:36
30대 정치학
국내도서
저자 : 김종배
출판 : 반비 2012.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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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회, 경제, 정치, 문화적인 측면에서 세대에 접근 하고 있다.


저자도 핑계 삼아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 책은 30대에 대한 연구가 그동안 미비했기 때문에,

대략 평균적으로만 내용을 다루고 있지 디테일에는 약하다고 이야기한다.


386세대와 88만원 세대의 중간에서

상대적으로 정치적으로는 소외된 세대였기에 의미는 있어 보인다.


저자가 여기서 말하는 30대는 1970년대 생을 이야기한다.

그의 핵심 주장은 현재의 30대는 가장 진보적인 세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처음부터 30대는 진보적이지 않았다.

근데, 시대적 환경과 여러가지 요소들이 그들을 진보적으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이다.


+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70년대는 경제에 있어서 시대의 풍파를 겪은 최악의 세대다.


이들은 20대 초반에는 열심히 놀았지만,

20대 후반에는 IMF 여파로 갑자기 취업 대란을 겪게 되었고,


겨우 자리잡아 30대가 된 이후에는

2002 카드 대란, 2006 부동산 대란을 겪으면서 풍파를 겪게 된다.

세대 간의 양극화가 아닌 세대 안에서의 양극화를 경험한 세대


대한민국의 경제적 아픔에 전면으로 맞서고 있는 세대이다.


386세대는 정치에 대해서는 정면에서 싸웠지만,

사실상 경제 발전의 혜택을 받은 세대이다.


20대에는 졸업만 하면 오라는 곳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었다.

30대에가 된 이후에는 열심히 모으면 집도 살 수 있었고 안정적 자산 구축이 가능했다.


70년대 생은 또한, 88만원 세대와는 또 다르다고 주장한다.

이유는 아직까지 88만원 세대는 경제적 독립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산 계층이 아니라 아직까지는 소비 계층이기 때문에 경제 현실감이 아직 떨어지고,

아직까지는 학생이기에 세대 안에서의 양극화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


정치-문화적인 측면에서보면,

70년대 생은 정치적 참여에서도 386세대와는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70년대생은 전형적인 탈정치화 세대였다.

솔직히 90년대 대학가는 정치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각 대학의 가장 인기 있는 학과도 법대에서 경영학과로 서서히 움직였다.

(내가 다닌 중대 광고홍보학과는 90년대 중반 서울대 경영학과보다 커트라인이 높았다.)


99학번인 내가 대학에 입학했을 선배들은 우리를 불쌍하게 봤다.

IMF 이후 98학번부터 학교 분위기가 달라졌고,

학부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99학번부터는 대학의 분위기가 180도 바뀌기 시작했다.

선후배간의 유대 관계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대학만의 고유 문화가 사라졌고, 대중 문화 속으로 서서히 편입되어 버렸다.


실제로 내가 있던 하숙집의 형들만 봐도~

맨날 스포츠, 게임, 여자 이야기만 하면서 수업도 잘 안들어갔다~

시험기간에 도서관에 다니는 날보면서 굉장히 신기하게 여기었고~

학부제의 피해자라는 안스러운 눈빛으로 날 쳐다봤었다~


그러던 70년대 생들은 오히려 뒤늦게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2002년 노무현 당선

2004년 탄돌이 열풍

2007년 노무현 서거

2008년 광우병 사태


386세대는 잡혀갈까봐 발발떨면서 데모를 했엇지만,

70년대생은 수백만의 시민과 함께 연이어 승리를 이루던 세대이다.

(광우병 사태에 대해서도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내기는 했었다.)


386세대가 주축이 된 2002대선 노사모 때만해도

굉장히 진지하게 접근했었다고 한다.

게시판만 봐도 논문형식의 장문의 글들이 줄줄이 올라왔다.

비분강개한 태도로 시대를 바꾸고, 투쟁해야한다는 의견이 넘쳐났다.


하지만, 70년대 생의 본격적인 정치참여가 시작된 이후 트렌드가 바뀌었다.

정치를 가지고 놀기 시작한 것이다.

정치 참여 양상이 온라인 게임 양상으로 나타내기 시작했다.

게임 캐릭터를 고르듯이 정치인을 선택하고, 그와 함께 놀기 시작한다.


정치인에 대한 팬덤 현상이 등장했고,

정치가 하나의 놀이 문화와 게임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1980년대에는 거리로 나와서 대자보에 글을 쓰고, 짱똘을 들 때,

2000년대에는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쓰고, 촛불을 들기 시작 했다.


이것이 이들만의 독특한 선거 참여 문화이고,

젊은 층이 참여하는 선거운동의 대세가 되고 있다.


+


미디어 활용에 있어서도

디지털 1세대답게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인터넷 시대로 바로 진입한 88만원 세대와 다르게

PC통신이라는 독특한 매체를 통해 인터넷 시대를 개척했고,

SNS를 활용한 선거운동에서도 가장 앞장 선 세대이다.


여기서 매우 흥미로운 점은 

30대의 SNS 이용 특징 중에

상대적으로 트위터 활용도가 매우 높고,

주로 다루는 메세지도 정치 사회 이슈가 대다수라는 점이다.


이 중 45% 가 기존 미디어의 뉴스를 RT하지만,

42% 가 트위터에서 스스로 자체 생산한 메세지 RT한다는 점이다.


기존 미디어를 유통하는 수준이 아니라,

새로운 메세지를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


그런데 또한 흥미로운 점은 투표율 역시 제일 낮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저자는 핵심 정치 구호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1980년대 386세대의 모토는 직선제 개헌

2010년대 88만세대의 모토는 반값 등록금


30대를 관통하는 정치적 목적은

너무나 나열식으로 많기만 하지 핵심이 없다고 이야기를 한다.


온라인 상에서 말은 가장 많이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으로는 투표는 안한다?


이 이야기는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그것을 통채로 꽤뚫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의미도 된다.


그래서 투표장에 나오게 하는 동기 부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가장 큰 이슈인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줄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


저자는 30대를 의식화된 진보성이 아니라 정서에 의한 진보성이라 규정한다.


글쎄...

이 말에 30대가 좀 서운하게 들을 수도 있기는 하지만,

삶의 의한 문제 의식은 있지만 구체적인 사상이나 구체성은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긴 하다.


70년대생들이 세상이 잘못됐고, 바꿔야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정작 어떻게 바뀌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진지한 고민은 없어 보인다.


진짜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대선 전에 나왔다는 것이다.


70년대 생은 어찌보면, 처음으로 대패를 겪었다.

그것도 2012년에 총선에 이은 2연패이다.

그리고 반드시 이길줄 알았던 선거에서 질 수 없는 패배를 했다.


정치적으로 보면, 처음으로 격는 극식한 좌절감이다.

과연 이들은 이후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좌절을 겪고, 실망한 나머지 정치에 대해서 관심을 끊어버릴 것인가?

아니면, 이 좌절을 계기로 단순히 놀기만 하던 정치에 진지한 태도를 보일 것인가?


대한민국의 선거 문화를 변화시켜 온 이들이~

이제는 선거가 아닌 대한민국의 정치지형을 변화시켜보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