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재미있는 강의다...
동양철학이 이렇게 쉽게 다가오다니...
김시천 교수의 두 번째 강의는 공자의 새로운 면모를 느낄 수 있는 강의였다.
[03/06pm] 현대인의 불안·우울을 공자가 본다면? < [시사통] 원문 자료 보기 & 방송 듣기
중고등학교 시절 한문 시간에 대충 줏어 들었던,
논어의 첫 구절에는 오랜 세월 취준생의 삶을 살았던 공자의 애환이 담겨있다고 한다.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때에 맞춰 익히면 기쁘지 않겠는가)
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 (친구가 먼 곳에서 나를 찾아준다면 즐겁지 않겠는가)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위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내지 않는다면 군자답지 않겠는가)
공자는 평상 재상이 되고 싶었고 이를 위해서 공부를 했다.
근데 그게 마침 때에 맞춰서 익히게 되었으면 기쁠 것이라 이야기했다.
맨날 책만 읽었을 것같은 공자는 때를 기다린 것이였고, 그걸 써먹고 싶었던 것이다.
또한, 유명해져서 교통편도 발달하지 않은 시절,
멀리서 누군가 나의 소문을 듣고 찾아와주면 이 또한 즐겁지 않겠냐고 이야기했다.
공자는 때를 기다렸고, 누군가 찾아오길 기다린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찾지 않았고 공자는 이 불안한 상황을 이겨내는 스스로를 군자라고 칭했다.
비록 원하는 재상에 자리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화를 이겨낼 수 있는 것이 군자라는 이야기이다.
한마디로, 웃픈 이야기이다.
재상이 되지 못한 공자의 처지가 슬프지만,
군자라는 의미를 재해석함으로써 자신의 처지를 정당화하는 공자의 지혜가 재미있다.
얼마나 짜증났을까?
내가 이렇게 잘났는데, 내가 가르친 제자만 3000명이 넘는데~
결국 아무도 자기를 안써주고 쓸쓸히 여생을 마감해야만 했던 공자...
지금이야 공자면 성인의 반열에서 칭송을 해주지만,
한나라 이전까지만 해도 공자는 별로 인정도 못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바꿀 수 없는 현실에 대해서
공자는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줄 알았고, 세상에 대한 자세를 바꿈으로써 우울증에 빠지지 않았다.
취준생이 남무하는,
감동노동에 씨달려야하는,
끝임없이 비교하고 경쟁해야만 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공자의 이런 마음 자세는 마음의 평안을 줄 수 있다.
흔히 한 때 유행이였던 힐링(Hilling)과 같은 방법인 것이다...
김시천 교수는 공자가 스스로 화를 다스렸기 때문에,
우울증을 경험하지는 않았을 것같다는 이야기로 강의를 마무리한다.
근데, 반대로 묻고 싶다~
그렇다면 스스로 군자의 반열에 올라섰던 공자는 행복했을까?
안타깝게도 3번째 구절에는 기쁘다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스스로 위안을 찾았지만, 절대 행복하지는 않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공자는 스스로에게 군자라는 칭호를 부여해줌으로써 현실을 오히려 외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공자가 과연 충족되지 않은 욕망을 훌훌 날려버리고,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즐겁게 살았다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는가?
난 오히려, 공자는 아닌 척했지만 기쁘지 않은 것은 사실이였던 것 같고,
천하의 성인이라는 공자도 당대에는 인정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 오히려 위안이 된다.
나의 꿈을 결국 펼쳐보이지는 못했지만,
제자를 가르치고, 기록으로 남겼더니 그래도 후대에서는 나를 알아주더라...
나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더니 단지 한 군주를 섬긴 재상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역사에 길이 남을 성인의 반열에 올랐고, 그 지혜가 수천년을 이어가면서 전수되고 있더라~~
오히려 난 이 사실이 더 마음에 와닿닸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쓸쓸하게 주어진 일만 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 덕에 수 많은 제자를 길러낼 수 있었고 역사에 길이 남는 인류의 스승이 되어버렸다.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 길을 걷고 있는 나에게...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길을 선택한 나에게...
참으로 힘이 되고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강의 내용이였다.
이게 옳고 좋은 것이라면,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아도...
공자처럼, 마르크스처럼, 반 고흐처럼 언젠가는 빛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어짜피 나의 모토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이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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