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t cast/[생각통] 김시천

[시사통] 동양철학으로 세상을 보다 ⑤ - 묵자와 예수는 쌍둥이였다 (김시천 경희대 연구교수)

열린 공동체 사회 2015. 9. 20. 15:34


[03/27pm] 묵자와 예수는 쌍둥이였다 < 원문 방송 듣기 (시사통)


오랫만에 김시천 교수의 팟캐스트를 들었다.

너무 내용이 좋아서 집중해서 들어야하기에 한동안 묵혀두고 있었는데, 간만에 기회가 생겼다.


역시나 맛깔나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이전 편들에 비하면 좀 약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묵자>이다.


<묵자>는 상대적으로 공자/맹자나 노자/장자에 비하면 많이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초기 춘추전국시대 송나라의 대부로 전쟁에 뛰어든 것으로 기록되어있으며,

침략전쟁을 반대했으며, 온갖 방어 전쟁에 참전해서 "겸애"를 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나라의 9번 공격을 막아낸 것으로 유명하며,

이와 관련된 <묵공>이라는 소설은 만화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맹자는 양주가 군주를 무시한 사상이라고 비난하면서,

묵가에 대해서는 가부장적 권위를 뒤흔든 것이라고 비난을 했다고 한다.

(내 부모와 다른 사람의 부모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겠냐는 비난인데, 참 지금 보면 어이가 없다.)


양주와 묵적은 당시에 가장 큰 양대 세력으로

유가를 비판했고,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다른 나라의 전쟁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한 실천가들이였으며,

기술을 가진 장인 집단으로 신분상으로는 상위 집단은 아니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김시천 교수가 묵가에 주목하는 것 중에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가는 중국의 주류 지식인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해왔다는 사실이다.


사마천의 사기에도 아주 간단하게만 소개되어있으며,

1920년대 신문화운동에서도 사회주의자들은 묵가를 주목하지 않았다.


양현국은 "겸애"를 대중을 사랑하자라는 의미로 해석하며,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발견이라고 칭송했지만, 오히려 이상적인 사랑일 뿐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겸애는 다같이 구분하지 않고 아끼고 사랑하자는 뜻으로,

사회주의 사상과 묵가는 굉장히 잘어울림에도 불구하고 전통의 위치에서 완전히 무시되었다.


만민 평등이 아니라 계급적인 타협의 냄사가 나며,

공자를 어떻게든 부정하지 않았기에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시천 교수는 이 또한 실천적 관점에 대한 지식인들의 무시로 보았다.

사마천을 비롯한 후대 지식인들이 묵가를 무시한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봐야한다는 것이다.


+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에서는 묵가에 대해서 비교적 많이 다루어졌다고 한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기세춘, 문익환, 함석헌 선생이다.


기세춘선생은 묵자에 대한 책을 완역했으며,

문익환선생은 '묵자와 예수는 쌍둥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함석헌선생도 노자 강의를 하면서 자유와 평등의 맥락으로 묵자를 자주 언급하셨다.


노동자 출신인 묵자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예수가 이야기했던 평등의 사상이 고스란히 녹아져 있으며,

순자로부터 노동자의 도의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마르크스의 사상과도 잘 이어진다.


천하에는 남이없고, 대동사회와 해당된 평등 공동체를 지향한 사람들


당시 하층민들의 삶에 관심을 기울인 사상은 

대학이나 주류 지식인들이 아닌 재야의 사상가들에 의해서 다시 부활한 것이다.


나눔 / 돌봄 / 연대라는 새로운 키워드가 부각되면서,

그 일환으로 사회적경제와 협동조합 운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과연 2000년 동안 무시당하며 평등주의를 추구했던 묵자의 "겸애"사상과

100년이 좀 넘는 역사 속에서 비주류의 길을 걸어왔던 협동조합운동이 어떻게 이어질 수 있을까?


김시천 교수님이 또 하나의 새로운 묵상꺼리를 던져주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