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ing Innovation/Learning Organization

2006 Peter Senge - the fifth discipline 2nd (학습하는 조직 / 2014)

열린 공동체 사회 2014. 12. 19. 21:29

학습하는 조직
국내도서
저자 : 피터 센게(Peter Senge) / 강혜정역
출판 : 에이지21 201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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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조직 (Learning organization)의 개념은

MIT대학의 피터 센게(Peter Senge)교수가 처음 제시한 개념이지만,

솔직히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크리스 아지리스의 조직학습(organization learning) 개념과

시스템이론에서 나오던 시스템 씽킹(system thniking)의 개념을 

실천적인 5가지 규율(Discipline)로 다시 설명한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많이 받았다. 


그러한 비난을 감안해서인지 개정판에서는 

기존 이론을 가지고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는 것에 대한 항변도 책 말미에 적어두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경영학은 실천의 학문이기에,

다소 추상적이고 재미없어 보이던(?) 아지리스의 이론을

시스템 이론의 새로운 흐름인 시스템 씽킹의 원리에 맞춰서 분석했다는 점과

이를 통해서 실천적인 제안을 했다는 점에서는 피터 센게의 업적을 인정해주고 싶다.


다만, 크리스텐슨이 '파괴적 혁신'의 개념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듯이,

피터 센게도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모든 문제를 학습 조직의 원리를 설명하려는 모습이 보인 것은 마음에 안든다.


책을 읽으면 뒷쪽에는 사례가 나오기에 더 재미있어야하는데,

앞에서 이야기한 내용을 다시 뒤에서 사례를 들어서 재탕하는 느낌이라서 너무 읽기 힘들었다.


어디서 줏어온 쓸데없는 정직함인지,

책을 다 읽지도 않고 이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끝까지는 읽었지만...


솔직히 중간을 넘어간 이후에는 

내가 책을 읽는지 책이 나를 읽는지 모르는 상태로 너무나 오랜 시간을 보내버렸다~ T.T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은 읽어볼만한 책인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학습조직의 개념에 완벽하게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생각할꺼리를 많이 던져주고 굉장히 실천적인 책이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지루했던 책의 뒷부분에 나온 실천적 방안들이

오히려 실무자들에게는 더욱더 재미있게 느껴질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암튼, MIT 슬론경영대학원의 대표적인 작품인

시스템 씽킹과 학습 조직에 대해서 명불허전이라는 평가를 해주고 싶다.

(참고로 조직 학습을 이야기한 아지리스는 하버드 교수이다)


MIT의 간판 주자 중 하나인,

Peter Senge가 괜히 대가라고 불리는 것은 아닌 듯하다.



+


피터 센게는 학습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5가지 규율이 필요하다고 제시하며 그 실천적 방안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말이 5가지 규율이지 첫 번째 규율인 

시스템 씽킹을 기반으로 한 실천 방안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시스템 씽킹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개정판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TQM의 창시자라고 알려진 에드워드 데밍의 이야기를 비교적 상세히 서문에 설명한다는 점이다.


데밍이라고 하면, PDCA사이클이 생각나면서,

굉장히 기계적이고 절차적인 부분을 강조했을 것 같은데,

오히려 지배적인 관리시스템을 비난하며 전체적인 시각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TQM의 기본 발상은 전형적인 시스템 씽킹과 관련되어있다.

부분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구조로 현상을 파악해야지 본질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생산 공정이 미국과 다를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러한 데밍의 공적이 매우 큰데, 난 아직도 공장이라하면 기계식 관리만 생각하고 있던 것이다.


이게 바로 피터 센게가 지적한 기존에 고착화되어있는 관념이

'정신모델'이 되면서 가져오는 전형적인 문제점이라는 생각도 든다.


+


이 책이 1990년 처음 세상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아직까지 시스템 사고와 조직 내 사람 개개인의 중요성이 강조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피터 센게는 개인적인 숙련도의 중요성을 언급했고,

공유된 비전의 중요성을 이야기했으며, 팀 학습의 가치를 강조했다. 


지금도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 부분들인데,

당시에는 얼마나 센세이션하게 느껴졌을까 상상이 안된다.


그래도 책이 엄청팔렸다는 것을 보면 

사람들이 이에 대한 어느 정도 공감대는 있었던 것 같다.


물론 한국에서는 절판되었다가, 

올해 다시 개정판이 번역된 것을 봐서는 별로 잘 팔리지는 않았던 것같기는 하다.


그래도 개정판이 다시 번역되어 나왔다는 점에서 참으로 감사하다.

책을 나온지 20년이 넘은 이제서야 읽어봤지만 아직도 많은 시사점을 주니 감사할 따름이다.


+


결론적으로 이 책에서는

시스템적 관점을 가지고 사건보다는 변화의 패턴을 중심으로 현상을 파악하고,

창조적 긴장관계를 통해서 현실을 이겨내고 부단한 노력과 학습을 통해서 혼자가 아니라 함께 성장해야한다고 이야기한다.


아니, 20년 전에 베스트셀러가 된 책에서 이야기한 이런 것들이

과연 왜 한국에서는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최근에 들어서야 주목을 받고 있을까?


한국이 그만큼 진짜 너무 보수적인 사고를 가진 사회인가?

포스트모더니즘과 복잡계 이론이 국내에 소개된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비주류로 인정받지 못하고 학문의 주변에서 맴돌고 있는 것과 비슷한 것인가?


물론 최근에는 포스트모더니즘도 한 풀 꺾였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한국에서는 전근대와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이 혼합되면서 아직도 모더니즘이 강력하게 자리잡고 있는 듯하다.

(물론 최근 들어서는 전근대적 사고도 아직 나 안죽었다는 것을 사회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다)


이런 걸 보면 참 재미있는 나라이고,

놀라울 정도로 세대간의 사고간의 다양성은 최고인 곳이다.


문제는 아직까지 권력이 올드 맴버들에게 편중되어 있어서,

사고의 다양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당연히 학습조직이론도 하나의 이론일 뿐이며,

나처럼 여기서 한 발 더 진보적으로 나간 사람도 있을 것이고,

나보다는 조금 더 보수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사고들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는 점에서는 안타까울 따름이다.


다행히도 최근에 사회적 경제와 협동조합이 관심을 받으면서,

이러한 새로운 개념이나 대안적인 접근들이 사람중심의 조직을 기반으로 적용될 기회를 얻고 있다.


당장, 나도 석사논문의 주제가 학습 조직은 아니지만,

학습 조직의 주요 개념들을 협동조합의 조직 변화를 설명하는데 써먹을 수 있을 듯하다.


물론 주류 경영학자들도 피터 센게 정도라면 굉장히 많이 인용하고 있지만,

내가 주목한 랄프 스테이시의 경우에는 당췌 이게 경영학자가 맞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중심의 조직에서는

이들의 이론을 주목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패러다임이 많이 옮겨오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결국 회사라는 곳도 자본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곳이지만

결국 모여있는 것은 사람이며 우리가 더 많이 고민해야하는 대상은 돈이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이다.


뉴스를 볼 때마다 새로운 모습에 놀라게 되는

다이나믹 코리아가 과연 어떠한 모습으로 전개되어갈지 참으로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