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al Innovation

2016.02.12_JTBC밤샘토론 - 정치신인들이 말하는 총선 승부수?

열린 공동체 사회 2016. 2. 13. 23:33


오랫만에 정치토론을 찾아봤다.

사실 생중계로 본 것은 아니고, SNS에서 이야기가 떠돌기에 뒤늦게 찾아봤다.


SNS에서는 역시 이준석과 표창원에 대한 이야기들이 떠돌아 다녔고,

그들이 이야기한 특정 부분을 짤라서 싸가지없는 이준석과 정치풋내기 표창원으로 묘사되었다.


과연 그랬을까?

역시나 풀영상을 보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었고 찾아보고나니 본질은 사라진 논쟁이였다.



아직도 토론을 누가이기고 지는 게임으로 본다는 것이 자체가 말이 안되지만,

표창원 선대위원이 토론을 제대로 못한 것은 명확해서 사실 보는 내내 좀 안타까웠다.


2012년 대선 때도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서 흥분해서 실수하더니,

이번 토론에서도 사실상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공중파 생방송은 아직 무리인가 싶었다.


얼마전에 뉴스타파에서 했던 토론에서도 약간 흥분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아니였는데, 이준석 비대위원의 언술에 완전히 당하는 듯한 모습이였다.


때로는 너무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고, 때로는 이준석의 말짜르기와 말꼬리잡기에 당황했다.

여기에 감정조절도 하지 못하는 모습은 징치신인이라는 점을 다시 확번 확인시켜줬다.


그동안 차분한 인터뷰와 SNS로 올렸던 이미지가 토론장에서는 완전히 사라졌다.

'사이다'로 명성이 올라가면서 자칫 방심했던 것같은데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심기 일전하기 바란다.



이에 비해 이준석은 20대라고 보이지 않을 정도의 노련함을 보여주었다.

썰전을 거치면서 방송에 너무 익숙해진 것같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너무 노련해보여서 아쉬웠다.


분명 정치신인이면 신인다운 면모가 있어야하는데 기존 정치인같은 모습은

새누리당 내에서 신선한 이미지를 부각시켜야하는 위치에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상대방이 실수하는 부분을 놓치지 않고 물고 늘어지는 부분이라든지,

상대방의 논리를 순간적으로 흩트러버려서 당황하게 만드는 것은 진짜 신인인가 싶을 정도의 노련함이였다.


하지만, 말꼬리 잡고 비아냥 거리는 듯한 말투와 남이 말하는데 갑자기 새로운 개념을 확 던져버리는 태도는

더이상 예능인이 아닌데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 듯한 모습으로 보인다.


지지자들에게는 잘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중간지대의 사람들에게는 비호감으로 찍힐 수 있는 부분이라서 앞으로 살짝 조심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뉴스타파 때보다는 훨씬 정제된 모습이지만 아직도 이런 부분은 개선이 계속 필요해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할 때는 확실히 새누리당의 잘못을 인정하는 자세와

약간은 억지주장을 하는 듯하면서도 확실히 기존 질서와 규칙을 지켜야한다는 기본 태도는 명확히하고 있기에,

나름 신념있고 합리적인라는 인상은 충분히 준 듯하여 이 부분은 높은 점수를 줄만 해보였다.


+


이 두 명에 비해서 토론이 끝난 이후에도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군소정당의 정치신인들


조성주 소장은 단연 군계일학이였다.

어디하나 지적할 부분 없을 정도의 차분함과 소신을 보여주면서 무서운 신인임을 증명했다.


스스로 밝혔듯이 이미 정치 경력 15년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였다.

이 정도의 토론 실력이라면 각 당의 간판 스타들이 나와도 절대 밀리지 않을 발굴의 실력을 보여주었다.


특히나 자기 밥그릇은 확실히 챙겨가면서 명분을 중심으로 이야기니까,

설득력은 기본이고 굉장히 합리적이며 인간애까지 가진 인물로 비쳐질 정도였다.


물론 다른 당의 출연진에 비해서 당 내의 문제도 적고 정체성도 명확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서 토론을 할 수 있었지만 그 와중에서 정의당 홍보를 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정의당은 존재감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기에

당의 색깔을 확실히 드러내주면서 공감을 얻는 발언을 계속한 것은 최고의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멈추지 않고 토론이 계속 이준석 vs 표창원으로 흘러가자,

객관적인 팩트를 중심으로 중재자의 역할도 자처하면서 필요한 멘트를 날리며 존재감을 계속해서 드러냈다.

(정의당의 현재 위치가 보여 안타깝지만, 국민의당과 달리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점이 중요하다)


역시나 가장 아쉬운 것은 토론이 끝났는데 조성주 이름이 많이 안보인다는 것이다.

정의당의 고질적인 문제인 '존재감'의 한계가 다시 한 번 발목을 잡는 듯한 인상을 준다.


반면에 국민의당의 김경진 변호사도 이 정도면 잘한 편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군소정당임을 감안한다면 좀 더 주목을 끄는 모습들을 연출했어야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한계를 드러냈다.


차분하게 방어도 했고, 정당에 대한 홍보도 했지만 기억에 남는 부분이 별로 없고,

결국은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는 말만 반복했다는 인상만 줄 수 밖에 없었다.


정의당이 인간중심, 노동자, 잘정비된 공천제도 등을 부각한 것에 비해서

국민의당은 기존 정치를 비난한 것 이외에 알맹이가 없어 보였다는 점에서 확실히 부족했다.


차분하고 안정적으로 대화를 했지만 기억에 남는 한 마디가 없다.


+


워낙 토론의 주제가 산발적으로 선거관련 이슈 전반을 다루었기 때문에,

정보차원에서는 좋은 논의가 이루어지지는 못했고 그냥 현상을 훝는 수준의 토론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준석위원은

확실히 토론을 이끌어가면서 여당다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여당이기에 비난이 몰린 측면도 있지만

흐름상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계속 가져간 것은 확실히 이준석위원이였다.


예능적인 토론 자세와 벌써 기성 정치인같은 인상은 한계로 나타났지만,

자신감과 리딩능력, 뛰어난 언변 등은 확실히 새누리당의 새로운 에이스임을 보여주었다.


반면 표창원 위원은 계속해서 논리로 상대를 제압하려고 덤비지만,

제대로 뭘 잡아내지도 못하고 스스로 흥분해서 자기 살만 깎아먹는 듯한 모습이 더민주를 연상시켰다.


오늘 토론에서 가장 점수를 많이 잃어버렸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초심으로 돌아가서 인터뷰에서 보여주던 '신사의 품격'을 다시 살려내길 기대한다.


이에 비해서 조성주 소장은 중간중간 적절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면서도

결국은 정의당의 홍보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대단한 언변을 자랑하며 정의당보다 훨씬 존재감이 빛났다.


각 주제별 중요한 포인트를 잘 정리해주었고, 

별로 할말이 없을 때는 확실히 대의를 이야기하고 정의당을 홍보는 노련함도 보여주었다.


그리고 쓸데없이 흘러갈 수 있는 논쟁을 끊어주는 역할을 확실히 하면서

원내교섭단체가 되면 국회에서 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듯한 모습까지 기대감을 충분히 줄 수 있었다.

(하지만 20석을 채우기에는 정의당의 존재감과 인력, 선거 조직 등 전반적으로 너무 빈약하다)


국민의당은 지금의 정당 상황과 비교해서는 굉장히 차분하고 안정감을 주는데 성공했지만,

이 정도의 존재감이라면 정의당에도 밀릴 수 있다는 절박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번 선거에서 실패하면 공중분해도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민주가 초라해보일 정도의 존재감이 필요한데, 오늘 모습은 잘해야 제3당으로만 보였다. 


사실 공천룰조차 명확하지 않기에 논의의 중심에 서지 않았지만,

아마 여름보다 더 뜨거운 3월을 보낼 곳은 국민의당이기에 남의 정당 상황을 논할 처지도 아니다.


과연 호남에서 어떤 인물을 후보로 내보낼 것인가?

그리고 그들이 더민주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것인가?

그리고 몇명되지도 않지만 수도권 출마자들이 야권연대를 할 것인가?

호남을 제외한 지역에서 과연 당선자를 낼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당내 상황을 고려한다면,

김경진 변호사의 안정된 모습은 제 몫은 확실히 한 듯하다.


하지만,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은 안철수 의원과 너무나 비슷해서

과연 그 새정치가 무엇인지 이제는 좀 키워드로 보여줄 필요가 있어보인다.


이제 총선이 2개월 남았다.

2012년 정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체 야당이 이길줄 알았다.


하지만, 선거결과는 내가 너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과연 20대 총선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새누리당이 과반을 여유있게 지켜낼 것인가?

더민주는 새누리의 과반을 저지하며 호남을 수복할 수 있을까?

국민의당는 중간에 공중분해되지 않고 총선을 치루어내고, 총선후에도 생존을 할 수 있을까?

정의당이 과연 원내교섭단체까지는 아니여도 존재감은 드러낼 수 있을까?


알고보면 요즘 스포츠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선거의 시즌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