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Innovation/Social Innovation

거꾸로교실의 새로운 도전 <거꾸로캠퍼스>

열린 공동체 사회 2017. 2. 12. 09:08


2013년 KBS다큐멘터리에서 시작된 거꾸로 교실의 마법은 엄청난 확산력을 보여주고 있다.


2014년 3월 19일 첫 방영 이후 2년만에

불과 2년만에 40회의 오프라인캠프를 통해 3000명이 넘는 교사들이 훈련을 받았고,

9,676개의 교실에서 거꾸로 교실의 수업 방식이 도입되었다.


이미 교사 회원수가 10000명이 넘은 거대한 네트워크 조직으로 성장해버렸다.


경기도에서는 경기영어마을의 공간을 지원해주고 있으며,

2016년에는 구글임펙트챌린지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든든한 후원금도 마련하였다.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던 정찬필PD가 KBS를 떠나 사무총장으로 합류해

아쇼카팰로우로 선정되면서 강력한 글로벌네트워크도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인프라가 점차 구축되면서 2017년 3월에는 첫 번째 거꾸로캠퍼스가 오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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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교실>이라는 개념은 2009년 미국의 한 시골학교 교사가 시작한

Flipped Learning이라는 교육방식에 기반하고 있다.


기존의 빅토리아시대부터 꾸준히 이어왔던 강의식 수업방식에서 탈피해

미리 공부를 하고 와서 교실에서는 함께 생각을 나누는 형식으로 수업을 진행한 것이다.


미리 동영상을 보고 수업에 들어와야한다는 부분이 가장 큰 문제였지만,

한국의 열정있는 교사들에 의해서 이러한 부분들이 많이 개선되면서 지금의 모델이 만들어졌다.


미래교실네트워크에서는 교사들간의 정보교류를 통해서

수업활동유형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고, 현재 52개까지 개발되었다.

또한, 이러한 유형들을 적용한 사례들이 700여개 모이면서 계속해서 수업은 진화하고 있다.


교사라는 엄청난 네트워크를 활용해 새로운 모형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교사들은 단순 수업에만 그치지않고, <사최수프>라는 프로젝트를 통해서 삶의 문제로 연결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과 노하우들이 쌓이면서 <거꾸로캠퍼스>라는 새로운 개념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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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거꾸로 교실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퍼질 수 있었던 원동력은 '교실'에 주목했다는 점이다.


대안학교나 자립형사립고, 혁신학교, 꿈의 학교 등 기존의 노력들은 '학교'에 주목했다.

그렇게 되면서 이들의 노력은 3가지 한계점에 봉착하게 된다.


우선, 기존의 공교육 시스템에서 벗어난 노력을 하다보니 외딴섬으로 인식되었다.

'좋은 것은 알겠는데 그래도 대학은 가고 사회에 적응해야하는데 그 때만 좋은 것은 아닐까?'


두번 째로는 아무리 성공해도 그들만의 특이한 사례로 인식되었다.

'그건 그들이 특이해서 가능한 것이고 우리학교에서는 그런 시도는 할 수도 없어'


세번 째로는 학교를 새롭게 만들다보니 행정적 이슈와 자금적 문제가 항상 끼었다.

학교를 새롭게 만든다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교사 한 명으로는 꿈도 못꾸는 일이였다.

그렇기 때문에 시도도 어렵고 실제 실현시키는 더 어려운 도전으로 끝나기 쉽상이다.


하지만, 거꾸로 교실은 열정을 가진 교사 혼자서도 시도해볼 수 있는 프로젝트였다.

내가 가르치는 방식을 바꿔서 우리 수업에 적용해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을 만들어낸 것이다.


대한민국의 교육문제를 걱정하던 교사들의 반응은 뜨거울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한 교실에서 효과를 보게 되면 너무나 쉽게 옆 교실로 퍼져나갈 수 있는 접근법이다.


이들 교사들이 네트워크를 만들면서 그 힘은 엄청나게 퍼져나갔다.

그리고 같은 학교에 옆 교실에서 성공했다면 나도 못할 것이 없다는 도전의지도 줄 수 있었다.


결정적으로 성적향상으로 이어지면서 결과에 대한 만족도가 완벽하게 증명되었다.


강력한 비전과 미션

낮은 진입장벽

적은 초기 투자

수많은 성공사례

정량화된 지표

강력한 교사 네트워크


전형적인 프랜차이즈 산업에서의 모든 성공요인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었다.

이건 누가봐도 실패할 수 없는 엄청난 비즈니스모델을 갖춘 프로젝트인 것이다.


이러한 성공 경험은 <거꾸로캠퍼스>라는 새로운 시도로 이어지고 있다.



설명회에 참석하기 전에 가장 궁금한 점은

"덴마크식의 Efterskole와는 무엇이 다른가?" 였다.


덴마크에서는 전체 학생의 20% 정도가 14-18세에 애프터스콜레를 경험한다고 한다.

인생의 쉼표와 같은 그 곳은 공교육을 벗어나 1~2년 정도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시간인 것이다.


홍성의 '풀무학교'가 덴마크의 애프터스콜레를 모델로 만들어졌으며,

최근에 서울시 교육청이 만든 '오디세이학교'와 오마이뉴스가 만든 '꿈틀리인생학교'가 대표적인 모델이다.


대안학교가 나름 인기를 끌었지만 현실 세계에서 외딴 섬이 되면서

대안학교의 졸업생들이 진로에 대한 이슈가 계속문제가 되면서 혁신학교가 급부상했다.


경기도 김상곤 교육감이 도입한 혁신학교는 무엇보다도 성적으로 효과성을 입증해줬다.

<이우학교>의 경우에는 주변 땅값을 올렸다는 소문이 날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입과 직결되는 고등학교에서는 혁신학교를 도입하기를 꺼려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는 그래도 괜찮은데 결국 대학은 가야하지 않겠냐는 우려감의 표현이였다.


민족사관학교가 획기적인 커리큘럼으로 해외 명문대 입시에 성공하고,

국내 대학들이 입시전형을 파격적으로 바꾸면서 새로운 흐름들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내신과 수능 위주의 대입에 대한 기존의 개념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현상들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1년만 잠시 기존 공교육 시스템을 벗어나는 애프터스콜레는 매력적인 제안이였다.


'고등학교 올라갈 때 1년 정도는 그래도 외도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1년 정도 공부를 조금 덜했어도 2년동안 열심히하면 그래도 만회할 수 있을까...'


이러한 안심을 주면서 학부모, 교사, 학생 모두 한 번쯤은 도전해볼 수 있던 것이다.

그렇게 2년전 서울시 조희연 교육감에 의해서 오디세이학교 시작할 수 있었고, 지난주 2기 졸업생을 배출했다.


역시나 여기에도 교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서울시로만 범위를 한정하고 30명씩 구성된 3개 학교를 담당할 3명의 교사를 모집하는데

무려 30명의 교사가 지원해 10: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한다.


공교육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던 교사들이 열정을 가지고 다소 무모해보이는 도전에 함께하고자 한 것이다.


오디세이학교의 가장 큰 장점은 1년간의 활동을 학력으로 인정해준다는 점이다.

기존학교의 2학년으로 돌아갈 수 있으며 원한다면 1학년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1년 동안의 오디세이학교의 활동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생기부' 세탁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1년 정도 시간이 날라가는 것이지만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학교로 돌아가기에 위험부담이 확 줄게 된다.


1년을 낭비한다는 생각도 필요 없고 내신성적을 리셋할 기회도 제공해준다.

1기가 5월에 시작했다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었다면 2기는 아예 3월부터 1년을 완벽하게 보냈다.


2기로 넘어오면서 많은 보완이 이루어졌고 계속해서 보완될 예정이지만,

성과보고회에 참여한 학생들을 보면서 나름의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적응 못하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시 공교육 시스템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2가지 문제가 존재했다.

내신의 시스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과 1기의 자퇴율이 23.5%나 되었다는 점이다.


수학, 영어, 역사는 필수과목으로 기존의 수업방식과 성적평가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다.


1학년때의 성적이 내신에 반영되야 하기에 석차를 매겨야한다는 것이 기존 학교들의 주장이다.

당연히 오디세이학교를 진행하는 쪽에서는 적극 반대하지만 아직까지 타협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획기적인 커리큘럼이라고는 이야기하지만 사실 절반의 혁신만 이루어지고 있다고 봐야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1기 졸업생의 자퇴율이 23.5% (34명 중에 8명)로 표면화되었다.


이러한 점들이 자유학년제를 시도한 <오디세이학교>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어제 첫 졸업생을 배출한 <꿈틀리인생학교>에서도 걱정해야만 하는 요소이다.


다시 기존 공교육 시스템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아이들이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이들이 과연 지상과제처럼 여기는 대입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까?


꿈틀리인생학교는 아예 제도권에서 벗어나 1년을 보낸다.

오디세이학교가 가진 한계를 벗어날 수도 있지만 대신 1년 늦게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것을 감수해야한다.


농업을 강조하는 독특한 커리큘럼상에서도 더 혁신적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과연 고등학교에 돌아간 아이들이 어떻게 적응할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못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새롭게 <거꾸로캠퍼스>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여기는 한 술 더 떠서 무학년제라는 아주 파격적인 제안을 하고 있다.


1년이고 2년이고 니가 있고 싶은 만큼 있다가 원할 때 학교를 떠나라고 이야기한다.

1년 코스가 아닌 별도 졸업기간이 없고, 나이에 따른 구분없이 함께 생활하는 시스템이다.


대입에서도 굉장히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거꾸로 교실에서도 성적 향상의 성공경험이 있기에 큰 걱정을 안한다는 것이다.

또한, 대학에서도 최근 입시제도를 많이 바꾸었기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비인가라서 검정고시를 봐야한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고등학교의 교류프로그램을 활용해 학위를 인정받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고등학교들이 바뀌지 않아서 허울뿐이라고 비판받고 있던 생기부 위주의 대입 전형이

오히려 빛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이기에 반대로 일반고등학교가 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대입전형이 대폭바뀌면서 내신 때문에

국내 대학 진학에 어려움을 겪던 민사고가 대입에서 굉장히 유리해진 측면이 존재한다.


이를 감안한다면 다소 무리해보지만 오히려 더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될 수도 있다.

오히려 문제는 대학이 입시전형만 바꾸고 수업은 하나도 안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성공회대의 경우에는 대안학교 전형이 있어서 많은 대안학교 졸업생들이 입학을 한다.

그들과 수업을 해보면 대안학교 출신들이 확실히 더 적극적이고 자율적인 방식을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대학 수업이 기존의 강의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애프터스콜레를 졸업한 학생들이 기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현상이 대학에서도 똑같이 발생한다.


결국 장기적으로는 대학도 모두 시스템이 바뀌어야한다는 것이다.

근데, 대학의 교수들은 중고등학교의 열정적인 교사들과는 또 다른 캐릭터이다.


기본적으로 연구자의 자세를 가지고 있고 공부는 알아서 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거꾸로 교실의 선생님들처럼 뭔가 새로운 액티비티를 준비해오는 교수는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설명회를 보면서 거꾸로캠퍼스에 큰 기대를 갖게된 것은 바로 함께하고 있는 교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휴직을 하고 거꾸로캠퍼스에 합류한 이들 선생들은 누구보다도 열정이 넘치는 소중한 자산이다.


이들과 함께한다고 하면 뭘해도 되겠다는 확신을 주기에

이들에게는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다는 든든한 보증수표가 되기도 한다.



가장 큰 걸림돌은 어찌보면 학부모들이다.


거꾸로캠퍼스에서는 대입에 목숨걸지는 않고 자유로운 사회진출을 노리겠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들의 욕심때문에 대입이라는 이슈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오디세이학교나 민사고에서도 방과후나 주말에 과외를 시키는 학부모들때문에 난리도 아니다.


거꾸로캠퍼스에 보낼 정도의 의식을 가진 부모들이라면 좀 다를 것이라 기대할 수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고 싶은 욕심을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대학을 안가도 된다는 학부모들도 늘어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아이들이 가서 적응할만한 대학이 필요할 것이 현실이다.


그렇게 본다면, MTA같은 대학 차원의 프로젝트가 함께 병행되야만 할 것이다.

MTA의 경우에도 학생 리쿠르팅 차원에서 거꾸로캠퍼스같은 파트너가 굉장히 절실하다.


<거꾸로캠퍼스 - MTA - 창업 또는 취업>이라는 고등교육 생태계가 구축된다면,

꽤나 파괴력이 있을 것같다는 큰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MTA가 거꾸로캠퍼스의 협력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밖에 없는 중요한 이유이다.

실용주의적인 기업들 차원에서는 거꾸로캠퍼스와 MTA출신들을 마다할 필요가 별로 없다.


물론 비즈니스 영역 이외에 순수과학이나 인문사회 영역에서도 비슷한 대안들이 필요하다.

해외의 많은 대학처럼 한국의 대학들도 시급히 바뀌어야하는데 오히려 갈 길이 더 멀어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꾸로교실이 교실 1개의 변화에서 시작했듯이

이러한 노력들이 산발적으로 터져나와서 거대한 생태계로 구축될 수만 있다면,

미래교실네트워크에서 이야기하듯이 새로운 패러다임이 주류가 되는 시기가 곧 올 것이다.


그런 면에서 <거꾸로캠퍼스>의 새로운 도전에 박수치면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