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Innovation/Social Innovation

Theory Of Change (TOC) - 변화이론

열린 공동체 사회 2017. 3. 8. 12:19


국제개발관련 학회나 세미나에 갈 때마다 TOC(Theory of Change)라는 단어를 많이 들었다.

한국말로는 변화이론이라고 번역되는데, 흔히 상상해왔던 이론인지 방법론인지 헷갈리는 내용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아직까지 TOC에 대한 정의가 불명확하게 나뉘고 있는 상황이다.

어디에는 방법론이나 평가 도구로 소개되고 어디에는 관점이나 이론으로 설명된다.


대충보면 사회나 조직에 변화를 이끌거나 평가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 같기는 한데,

사용하는 사람마다 아직까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사실인 듯하다.


왜 2000년대 이후 국제개발협력분야에서 TOC가 부각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1960년대부터 사용해 왔던 논리분석모형(Logical framework)과 비교해 보면 이해가 잘 된다.


http://webzine.koica.go.kr/201506/sub3_1.php


TOC는 단순히 계획과 평가를 위한 방법론으로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권력 다이나믹스(power dynamics)의 분포를 투명하게 그려내는 비판 이론에서도 활용되기 때문이다.


+


TOC가 본격적으로 부각된 것은 1990년대부터이다.


1980년대 Aspen Roundtable for Community Change를 중심으로 논의된 내용들이

1995년 처음으로 책으로 소개되었고 이후 TOC라는 이름으로 점차 확산되었다.


초기에는 복잡한 지역 사회의 이니셔티브를 평가하는 것에서 출발했으며,

이후 변화를 위한 프로젝트의 논리를 이해하기 쉽고 명확하게 만들기 위한 도구로 발전하게 된다.


2000년대에 들어서 다양한 측면에서 TOC의 활용 사례들이 등장하면서,

지역 사회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고

2002년 theoryofchange.org 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해서 관련 자료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TOC 관련 소프트웨어도 제공하고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활용하시길)


사실 상 어느 시점에 짠하고 등장한 이론이기 보다는 여러사람의 의견을 수렴해서 

점차적으로 진화해왔고 아직도 계속 진화하고 있는 하나의 접근 또는 도구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TOC는 plausibility(논리적인가), Feasibility(실행가능한가), Testability(검증가능한가)를 기준으로 작성되어왔으며,

최근에는 Appropriate Scope(적절한 범위)도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적절한 범위가 중요한 이유는 accountability(책임성)라는 개념과도 이어진다.

TOC 맵을 그리다보면 어느 선까지 그리고 어느 선까지 평가가 가능한지 헷갈릴 때가 오게 된다.


한도 끝도 없이 맵을 그리다보면 오히려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어렵게 된다.

그렇다고 너무 작게 그리면 인사이트를 얻기 어렵다 적절한 수준에 맵을 완성하는 것도 능력이다.


+


(이미지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Theory_of_change)


TOC의 기본 구조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개인적으로는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울수록 좋은 이론이라고 보기 때문에,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단순해서 아주 마음에 든다.


가장 먼저 해야하는 것은 최종 달성하고자 하는 장기적 목표(Long term goal)를 정의하는 것이다.

(위의 그림에서는 빨간색 박스로 표기되어 있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선행조건들(preconditions)를 찾아내서 서로 연결해준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고하는 것과는 반대로 지도를 그려보는 것이다.


'무엇을 하면, 그 결과로 무엇이 나오고, 그 결과로 무엇이 나와서 최종 목표에 도달한다'


이것이 전통적인 사고 방식이라면, TOC에서는 역으로 목표에서 출발해 선행조건들을 찾아낸다.


역진적 지도작성(Backwards Mapping)이라고도 부르는데,

내용만 보면 그렇게 어려운 것같지 않다. '거꾸로 생각지도 그리기'라고 볼 수 있으니...


하지만, 막상 작업을 해보면 이게 쉬운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미 선형적 사고에 너무나 익숙해져있기 때문이다.


또한, 하다보면 두번째 장애물을 만나는데,

바로 결과(outcomes)와 개입(intervention)의 구분이다.


우리는 무언가 기획을 할 때 우리가 무엇을 할까를 중심으로 사고를 전개한다.


'내가 무엇을 하고 어떻게 해서 진행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 것이다.'


이것이 전형적인 기획자의 마인드이고 일하던 방식이다.

역진적인 사고도 처음 해보는 것인데 결과 위주의 사고도 처음 해보는 것이다.


TOC에서는 결과와 개입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지도를 그릴 때 결과 위주로 먼저 그린다.

하지만, TOC를 그리다보면 자꾸 개입로 이야기를 하게 된다.


내가 뭘 해야한다는 의무감(?)인지 습성인지 모르겠지만,

어떤 현상이나 조건의 변화가 어떤 현상이나 조건의 변화로 이어진다고 해야하는데,

어느새  우리가 뭘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자꾸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는 개입을 다른 색깔 포스트잇으로 구분해서 일단 빼놨다가

나중에 적절한 곳에 배치해주는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관찰 가능하도록 지표(indicator)를 달아줘야한다.

지표를 달아줘야지 평가가 가능하고 개선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참가자들이 가지고 있는 가정(assumption)을 드러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TOC에서 서로 가지고 있는 가정을 드러내서 검증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할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은 모든 현상에 대해서 각자 나름의 다른 가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알게 모르게 논쟁에 휩싸이고도 서로를 이해못할 때가 있다.


같은 현상도 서로의 가정이 다를 경우 전혀 다르게 해석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TOC에서 결과물을 도출할 때 최대한 가정을 제거해야한다.


그동안 어림짐작(rules of thumb)으로 가정하고 있던 것들은

우리의 선택에 알게 모르게 큰 영향을 끼치기에 이걸 드러내도록 만들어야 한다.


상호간의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가정을 명시적으로 드러내서

잘못된 가정은 제거하고, 구체화될 필요가 있는 것은 개입이나 지표로 만들어야한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세계관이나 신념이 드러나게 된다.

'왜' 라는 것에 대해서 다 합의해놓고 딴 소리를 하는 것도 다 이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들을 도출해서 지도를 그리면서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우리는 서로가 가지는 가정을 끄집어내고 확인해야한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통해서 지도를 그려내면 일단 기본 작업은 완성한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장기 목표가 여러가지가 나올 수 있고, 

장기적인 목표를 넘어서는 사회적 임펙트를 그 위에 상정해 볼 수도 있다.


사회적 임펙트의 경우에도 측정이 가능하게 설정되야 하지만

직접 책임(accountability) 질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서기에

책임성 천정(accountability ceiling)이라는 점섬으로 구분해서 표시하게 된다.


마지막 작업은 그려진 지도를 가지고 내러티브로 서술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내러티브로 서술을 하게 되면 그 과정에서 내용을 다시 점검하고 요약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에게 내용을 전달할 때도 보다 용이할 수 있다.


내러티브를 작성할 때는 내용에 대한 요약뿐만 아니라

지도에는 생략된 사전 배경이나 조직의 역사, 추가적인 맥락들이 추가될 수 있다.


이렇게 완성된 내용들은 다시 한 번 앞에서도 이야기했던 기준들로 평가를 받는다.


plausibility(논리적인가)

Feasibility(실행가능한가)

Testability(검증가능한가)

Appropriate Scope(적절한 범위)


+


TOC는 최근 국제개발협력분야 뿐만 아니라 비영리 조직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신규 프로젝트를 기획하거나 평가할 때 유용하게 사용된다.


영리분야에서도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과정에서는 매우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다.

최종 결과물이 아닌 프로세스를 설계하는데는 BMC보다 오히려 더 유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협업이 중요한 사회적경제 조직이나 협동조합에는 아주 유용할 수 있다.


혼자보다는 역시나 함께 그리는 것이 효과적이기에

협업 프로세스를 설계하는데 굉장히 유용하기에 앞으로 많이 활용해봐야겠다.




TOC에 대해서 좀 쉽게 설명해주는 동영상을 소개합니다.



이외에도 TOC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동영상은 인터넷에 많으니

더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 찾아보세요.


https://youtu.be/YJSMa7AA3cU

https://youtu.be/dpb4AGT684U

https://youtu.be/gAkajtmYnNg

https://youtu.be/6zRre_gB6A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