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내 아내의 모든 것 (All About My Wife), 2012

열린 공동체 사회 2013. 12. 19. 08:29



내 아내의 모든 것 (2012)

8.2
감독
민규동
출연
임수정, 이선균, 류승룡, 이광수, 이도아
정보
| 한국 | 121 분 | 201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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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적으로 임수정 때문에 본 영화이지만...

기대 이상으로 생각할꺼리를 많이 던져준 영화이다~


일단, 이 영화는 어찌보면 뻔할 수 있는 스토리를

환상의 캐스팅으로 완벽하게 채워주고 있었다~~


까칠한 임수정은 너무나 사랑스러웠으며~

어리버리한 이선균은 너무나 정감이 갔고~

느끼한 류승룡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자식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한 명배우들 덕에~

영화는 시종일관 눈을 땔 수 없는 볼꺼리를 제공해줬다~

(다음 스토리가 대충 예상이 되면서도 기대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특히 자연스럽게 줄담배를 피며 투덜대는 임수정은

내추럴한 모습과 하의실종 패션까지... 도저히 눈을 땔 수 없었다~


예전부터 좋아했지만~

임수정의 매력에 완전 빠져들게 만든다~



+


7년차 권태기 부부의 모습...


아직 결혼도 안했지만, 

너무나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고 생각할 수 있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과 같이 산다는 것의 차이

그리고, 오랜 세월 서로 변해가는 것을 인정하는 문제

또한, 서로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못해서 커지는 갈등,

마지막으로,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정작 상대의 마음은 모른다는...


남녀관계와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게 만들었다~


사랑과 신뢰, 대화와 인정, 갈등과 화해....

어디에도 완벽한 것은 없지만, 끝없이 갈망하게 되는...


아내 앞에서 아무 말 못하던 남편도

남편 앞에서 수없이 많은 말을 하던 아내도


둘 다 속 마음은 이야기하지 못하고 마음의 병만 키웠다.


남편은 속이 터져서 아내를 제거할 생각만 하고,

아내는 속이 웅드러져서 투덜이 수다쟁이가 되었다.


하지만, 세월의 흔적은 그 둘을 붙잡을 수 있었고...

서로를 이해하는 순간, 그들은 10년 전 처음 만난 시간으로 돌아갔다.


옛날은 항상 아름다웠지만,

현실은 더욱 아름다울 수 있다...



+


그 동안 많이 외로웠다는 임수정의 이야기...


겉으로는 멋대로 행동하고 독설을 품으면서도

사실은 내면에 감추고 있었던 그런 속 깊은 모습들...


로맨틱 코미디이기에 시종일관 유머 코드만을 유지했지만,

심리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굉장히 정교하게 고민한 흔적이 느껴졌다~


심리 묘사가 좀 더 정교하게 나타나지 않아서 조금 아쉽지만,

그랬다면 또 영화가 다소 지루한 느낌으로 흘러갈 수도 있기에~

재밌는 영화로 만들겠다는 당초 목표에 충실한 감독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영화에서 화자는 철저히 남편이지만...

실제의 주인공은 철저히 아내이다...


이 영화는 철저히 자아를 찾아가는 7년차 가정 주부의 이야기이며,

영화 속에는 억눌렸던 한 여성의 욕망이 표출되는 부분들이 많이 등장한다.

(더 이상 듣지 않는 샹송, 포기한 신춘문예, 설레이는 데이트, 집안일 대신 해주기 등...)


영화적 설정이지만,

전형적인 우리나라의 부부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말하지 않는 아버지와 말만 많은 어머니...

하지만, 속마음은 절대로 이야기하지 않는 사람들...


아내를 이해해줄 수 있게 된 남편과

그를 자연스럽게 다시 받아주는 아내


뻔한 결론이지만,

용기를 내서 이혼을 이야기하는 아내였기에,

10년 전 그녀 밖에 모르던 남편을 다시 찾을 수 있게 되었다.


+


사회에 만연해 있는 당연한 부조리한 것들에 대해서도

은근 슬쩍, 저항의 메세지를 담아서 화두로 던지고 있다~


트러블 메이커는 항상 나쁜 것이라는 세상의 편견과

부조리한 것을 까발리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과 스스로를 표현하는 용기...


유머스러우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하고 싶은 말들을

'알아들으려면 알아듣고, 못알아들으면 말고'라고 하면서

살짝 살짝 던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디테일한 요소들이

한정인이라는 여성 캐릭터에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고,

투털이에 불과했던 그녀를 현실에 저항하는 몸부림으로 이해하게 만들었다.

(그녀의 투정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 수 많은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가 원래부터 투털이였던 것으로

나오는 부분을 생각하면 내가 오버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한정인은 원래부터 별명이 '두달 만'이었다. 입 열면 깬다고...)


암튼...

영화를 보는 내내 이런 잔재미들 역시 흥미로운 요소들이였고,

간만에 기분좋아지면서도 많은 것을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였던 것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임수정은 너무나 사랑스러웠고~

너무나 어이없는 느끼한 류승룡의 작업에 나도 사로잡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