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러티브 연구(narrative research)라는 용어는
매우 광범위한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 중에 하나이다.
내러티브에 대한 연구는
인간의 경험을 탐구하는 가장 오래된 연구방법이며 생활의 표현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Richardson은
"모든 연구는 어떤 측면에서 내러티브적이라고 할 수 있다" 라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실증주의 패러다임의 강조로 잠깐 학계에서 다소 밀려났다가,
탈실증주의 연구가 주목을 받으면서 다시 주목을 받게 되었으며 이를 내러티브로의 전환(narrative turn)이라고 부른다.
내러티브 전환(narrative turn)이 발생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전통적인 실증주의가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라는 환상이 깨졌기 때문이다.
연구라는 것이 어느 정도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으며,
현상에 대한 관계적이고 맥락적인 측면을 고려해야만 하기에,
주관적인 요소들에 대해 보완하는 방식으로 내러티브가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이다.
이 중에서도 Clandinin & Connelly가 이론으로 체계화시킨,
내러티브에 대한 연구방법을 좁은 의미에서 내러티브 탐구(narrative inquiry)이라고 부르고 있다.
내러티브 탐구(narrative inquiry)는
1920~1930년대 삶에 대한 기록을 남긴
사회학적으로 접근한 시카고 학파의 연구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1960~1970년대 비주류 현상에 대한
연구를 시도하면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하게 된다.
본격적으로 관심이 급증한 것은 1980년대로
인문학, 사회과학, 교육학, 여성학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가 진행된다.
+
내러티브(narrative)의 사전적 의미는
"하나 또는 일련의 사건에 대한 글이나 말 혹은 글이나 말의 형태로 전달하는 것'으로
Clandinin & Connelly(2000)은
내러티브 탐구(narrative inquiry)를 일련의 인간적인 경험을
시간적인 흐름에 따라 이야기하거나 혹은 이야기에 대해서 쓰는 질적 연구 방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수집된 자료를 연구자의 경험과 사회적 맥락을 고려해서
기술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경험에 대한 의미를 함께 연구하는 사람들과 도출해내는 것이다.
내러티브 탐구에 대한 학자들의 해석은 매우 다양한데,
그중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Cresswell(2007)의 설명이다.
그는 내러티브의 분석 (analysis of narrative)과
내러티브 분석 (narrative analysis)를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내러티브의 분석 (analysis of narrative)은
내러티브의 구조와 단위에 집중해서 객관적이고 양적인 방법으로 연구하는 것을 의미하며,
내러티브 분석 (narrative analysis)은
일어난 사건에 대해 내러티브를 수집해서 하나의 줄거리로 재구성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대충 들으면 이 무슨 말장난이냐고 할 수도 있는데,
최근에는 하나의 사례에 대해서 이 두가지 방법을 모두 활용하는 연구들이 종종 눈에 띈다.
내러티브를 분석하는데 양적인 방법과 질적인 방법을
모두 활용하는 것으로 두 가지 방법이 가지는 단점을 확실히 잘 커버할 수 있기에 매우 좋은 접근인 듯하다.
(물론 두 가지를 모두 잘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힘들겠지만...)
+
쉽게 생각하면 내러티브 탐구는
이야기와 말을 분석하는 것이라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러티브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들어가면
매우 다양한 형태의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연속적 사건으로 분석하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Labov & Waletsky 1997),
시적인 구조로 어조의 굴곡과 높낮이, 비언어적 표현 등을 연구하기도 한다. (Gee 1985)
결정적 사건을 중심으로 사건의 내용을 정리하는 접근도 있고 (Woods 1993)
담론과 관련된 표층 구조와 심층구조를 구분하여 플롯을 분석하는 접근 (Gregg 2006)
어떤 묘사적 양식을 사용했는지에 대한 직관적 맥락을 분석하는 접근 (Squire 2007)등이 있다.
한 마디로 내러티브 탐구의 방법은
굉장히 무긍무진하고 다양하게 활용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러티브에 대한 연구들 역시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다소 비과학적으로 인식되어 있고 문학적인 영역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다.
인문과학과 사회과학, 예술, 자연과학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경영학에서는 그 벽이 매우 높다.
물론 경영학분야에서 대부분의 질적연구가 인정을 못받고 있기에,
내러티브 연구에 한정된 것은 아니기는 하지만 이제는 이런 연구도 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질적 연구를 선호하기에
편견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이 쪽 분야가 너무나 소외되고 있는 듯해서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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