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사 연구(life history research)는
초기에는 단순히 한 개인의 성장을 문화적 맥락에서 살펴보는 것으로 이해되었으나
오늘날에는 한 개인이 정신적으로 발전하는 과정과 성장을 통해 외적인 삶의 상태와 내적인 정신적 측면을 묘사하는 것으로 정의되고 있다.
저자의 취향인지,
아니면 교육학 분야에서 생애사 연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인지,
김영천 교수는 5장에서는 교육학분야의 생애사 연구에 대해서 추가로 설명을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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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사는 개인이 자신의 시각으로 재구성한다는 특징이 있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삶에 대한 의미를 만들어가는 경향이 있다.
교육심리학자로 유명한 제롬 브루너(Jerome Bruner)는 인간의 삶을
'살아온 생(life as lived)', '경험된 생(life as experienced)', '말해진 생(life as told)'으로 구분하며,
이 중에서 '말해진 생'은 말하는 사람의 생활사,
말하는 이의 행위의 문화적 습관, 듣는 이와의 관계, 사회적 문백 등에 의해 좌우된다고 설명한다.
제롬 브루너가 이야기하는 이 '말해진 생'에 대한 기록이 바로 생애사 연구이며,
화자가 자신이 살았던 삶에 대해 선택하여 들여주는 이야기이며, 환경과 문화까지도 확대되어 기술되기 마련이다.
자기 삶의 일대기를 기록하는 자서전 (autobiography)
타자의 삶의 일대기를 기록하는 전 기(biography)
집단과 체계의 문화를 학문적인 엄격성에 기반해서 기록하는 전통적 문화기술지와는 다르게
생애사 연구는 개인이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신변잡기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성을 통해서 그 안에 있는 사회적인 구조를 포착하려는 움직임이라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생애사 연구는 사회학적으로 해석한 삶의 이야기이며,
시간성을 기반으로하는 개인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문제해결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생애사 연구에서의 가장 큰 특이점은
연구자와 참여자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생애사 연구에서는 구술면담이 가장 중요한 연구 수단인데,
생애사 연구에서의 면담과정은 단순히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간 상호작용하는 과정인 것이다.
면담의 대상이 되는 참여자는 객체가 아니라 자기 역사를 생성하는 주체이며,
참여자는 앎이 생성되는 면담의 맥락에서 보다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연구 초기의 라포형성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며,
연구자와 연구 대상자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최대한 일상적인 용어로 편안하게 면담이 진행되어야 한다.
참여자의 이야기가 너무 장황하고 길어지더라도 끝가지 경청해주어야 하며,
참여자의 대답을 일정항 방향으로 유도하거나 강제하는 질문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러가도록 해야한다.
연구자는 개방형 질문, 구조적 질문, 대조적 질문 등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자연스러운 상태에서도 단답형의 대답이 아니라 상세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뽑아내야 한다.
참여자는 항상 자신의 삶을 순수하게 이야기해주지 않기 때문에,
과거의 흔적들을 재구성해서 삶의 경험을 해석해내야하기 때문에 연구자의 역량이 굉장히 중요하다.
해석 과정은 굉장히 주관성과 직관성, 감성적인 부분이 연관될 수 밖에 없기에,
항상 통합적인 형태를 분석해야만 하고, 범주를 적당히 잘 활용하면서도 총체적인 관점을 유지해야만 한다.
이론과 관점의 활용이나, 자료의 다원화, 관찰자의 다원화가 필요하며,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는 분석의 다원화 과정도 필요하고 자기 성찰도 반드시 수반되어야만 한다.
+
연구의 타당성에 대한 부분도 논의가 될 수 있는데,
무엇보다도 연구자가 얼마나 참여자와 잘 대화를 했는가의 참여적 타당도가 가장 기본이 된다.
파젯은 연구의 엄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관계형성을 잘하는 것과 정보 출처의 다원화, 외부인의 감시와 격려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특이한 점으로 참여자를 통해서 연구 내용을 재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서 결과의 타당도를 높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실제 연구의 대상이 되었던 참여자의 의도를 얼마나 잘 반영했는지,
또는 연구자가 사실을 잘못 왜곡한 것은 아닌지의 부분에 대해서 반드시 검증을 하라는 것이다.
물론, 참여자가 연구 결과에 만족스럽지 않아할 확률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자와 상의하는 것은 어쩌면 연구 윤리의 부분과도 연결되는 느낌이 든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데, 다른 곳에서 잘 안나왔던 내용이라서 이런 이야기를 해준 파젯이 고맙다)
생애사 연구는 분명히 매력적인 연구 분야인듯하다.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사회현상을 분석한다는 점도 그렇고,
단순히 신변잡기가 아니라 사회구조나 다른 요소들을 중심으로 본다는 것도 마음에 든다.
하지만, 주관성의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상당한 내공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참여자와 연구자의 호흡이라는 부분에서 참여자에게 무작정 끌려가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부분을 얼마나 잘 해결해나갈 수 있는지,
많이 고민하고, 많이 읽어보고, 많이 관찰해보는 수 밖에 없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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