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연구에 대한 논문을 읽다보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인용되는 것이 바로 Robert K. Yin의 Case study (2003) 이다.
1984년에 처음 나온 이 책은 계속해서 개정판을 내면서
현재 제 4판(2008)까지 나왔지만, 아직까지 가장 많이 인용되고 있는 것은 제 3판(200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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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어보면 왜 가장 많이 인용되는지 알 수 있다.
Robert K. Yin의 뛰어난 인지도도 있지만, 내용이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인용하기 너무 좋다.
이 전에 읽었던 질적인 연구 방법에 대한 책들은
굉장히 사색적이고 두리뭉실하게 쓰여있는 경향이 매우 많았는데,
Yin의 책은 굉장히 실용적이고 명확하게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기에 활용 가치가 높다.
확실히 그렇다보니 기술적인 측면의 설명이 강하고,
장단점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경향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솔직히 이야기한다면, 질적연구방법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Mile and Huberman(1994)의 책을 읽었을 때와 너무나 비슷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면에서
Maxwell(1996), Jorgensen(1989), Strauss(1998)의 책을 먼저 읽고,
Mile and Huberman(1994)과 Robert K. Yin(2003)을 읽은 것은 굉장히 현명한 선택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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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K. Yin의 Case study (2008)에서는
질적연구방법만 다루지는 않는지만, 아무래도 질적 연구 방법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가장 많이 인용되는 부분은 언제 사례연구가 유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사례연구가 방법이 가지는 방법론적 특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설명할 때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Yin만큼 단호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드물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주장을 인용하고 있고 아무래도 나도 이 부분은 그대로 인용할 듯하다.
Yin은 사례연구가 일반적으로 유용할 경우로
'어떻게' 또는 '왜'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었을 때나 연구자가 사건을 거의 통제할 수 없을 때,
그리고 실생활에서 동시대에 일어나는 현상을 주로 다룰 때 선호하는 연구방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방법으로써의 사례연구는
특정 사회 현상을 광범위하고 깊이 있게 기술해야 하는 경우와
현실 세계 사건들을 의미있게 담아내고자 할 때, 효과적으로 활용가능한 연구 방법이다.
사례연구에 대해서는 학문적인 엄격성과 정확성에서 항상 논란을 있기 때문에,
연구자는 자신의 편견이 최대한 배제될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연구 결과를 일반화 시킬 수 있어야만 한다.
그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내용은
단일 사례연구가 정당화될 수 있는 다섯 가지 조건에 대한 내용이다.
당연히 단일사례연구보다는 다중사례연구가
훨씬 더 신뢰성이나 타당성에서 인정받기에 용이하지만 그럼에도 단일사례연구가 유용한 경우가 있다.
1) 이미 잘 알려진 이론을 검증해서 다시 한 번 확인하거나 그 이론을 반박하거나 확장하는 경우
나의 경우에도 물리적 특성상 단일사례연구로 석사논문을 써야하는 상황이기에,
Yin같은 대가가 단일 사례 연구가 유용할 수 있다고 정리해준 것이 한 없이 고마울 뿐이다.
내 석사 논문은 1번, 2번, 5번에 해당하는 경우이기에
이 정도면 단일 사례 연구를 수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나올지는 않을 듯하다.
오히려 나의 고민은 이 사례가 너무 독특한 사례이기에
얼마나 이론으로 일반화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꺼리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석사논문에서는 그냥 힘을 빼고
기존 이론을 검증하는 형태로 가려고는 하는데 왠지 그렇게만 정리하자니 너무 아쉽다.
사례연구에서 항상 문제가 된다는 엄격성과 정확성의 문제
나는 어떻게 이러한 비판에서 벗어나서 이론화 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 더 쌓여만 간다.
+
2장부터의 내용은 테크닉적인 설명들인데,
개인적으로 취향에는 맞진 않지만 굉장히 잘 정리된 느낌이 든다.
Yin이 괜히 대가가 아니라는 것이 느껴지는 대목이며,
여기서 설명하는 분석방법이나 보고서 작성 요령들은 충분히 참고할만하다.
특히 연구 계획을 짜거나 자료를 수집할 때
주의해야할 점들에 대해서 굉장히 디테일하게 실무적인 부분들을 챙기고 있고,
유명한 연구 사례들을 설명해줌으로써 실제적으로 이해가 잘 되도록 구성을 해놨다.
너무 정형화시키는 것 같아서 조금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너무 사색적인 성격이 강한 다른 책들보다는 굉장히 실용적인 책이다.
다른 질적 연구 방법론에 대한 책들이 최대한 사고를 열어두고,
자유롭게 연구자가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면 이 책은 메뉴얼화 시키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유용하지만,
계속해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방법론에 의존하다보면 정형화된 결과를 도출할 위험도 있다.
질적 연구의 가장 큰 특징이며 장점은 어떠한 접근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양적 연구처럼 명확한 방법론이 없기에 항상 공격을 당하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인 분야이다.
그렇기에 처음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가이드가 반드시 필요할 수도 있다.
(솔직히 막상 질적 연구에 도전해보려고 하면 너무나 막막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방법에만 너무 의존하다보면
스스로 연구자의 창의성을 버리는 결과가 나올 수 있기에 굉장히 조심할 필요도 있다.
그러면서 이 책은 나같은 초보연구자에게는
어려움에 봉착할 때마다 한 번씩 훌터보기 좋은 책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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