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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의 바이블
가장 많이 팔린 경제 서적
그리고, 2005년 BBC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인 마르크스의 역작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세상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살짝든다.
군사독재시절이였으면, 당장 잡혀가고
이렇게 리뷰를 남기는 건 상상도 못했을텐데...
암튼, 자본론 원서를 읽기는 부담스러웠고,
김수행 교수가 쓴 해설본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김수행 교수의 다른 해설본
애덤스미스의 [국부론]도 기회가 되면 한 번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누가 뭐라고 해도 경제 철학에 있어서,
[국부론]과 [자본론]은 양대 산맥이니까~ ^^
+
김수행 교수는 다소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 자본론을 읽기 쉽게 재구성했고,
책이 발간된 이후 약 150년이 지난 오늘날 자본주의에 주는 시사점도 같이 정리했다.
저자가 서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자본론]이라는 책에 대해서 너무 많은 오해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자본론은 철저히 자본주의에 대한 책이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체제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점을 제시하고 논리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사실 책 내용 중에 자본주의가 왜 새로운 사회로 넘어가는가와
새로운 사회의 특징이 무엇인지는 13페이지(전체 분량의 0.5%)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가 인간들의 필요와 욕구를 직접적으로 충족시키지 않고,
자본가 계급의 이윤 획득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근데, 흥미로운 점은 마르크스의 주장 중 가장 핵심인
‘이윤의 원천은 바로 이 잉여노동이다’라는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과학적으로 비판하는 이론을 정립한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게 바로 마르크스의 이론이 가지는 힘인 듯하고,
이게 바로 현재의 주류 경제학이 가지는 한계인 듯하다.
+
김수행 교수는 맺는 말을 통해서,
주류 경제학의 비과학성을 맹렬히 비판한다.
지배 계급의 사리 사욕을 채우기 위해서,
경제와 경제 현상을 자기들의 이익에 맞게 묘사하고 설명한다고 이야기하면서,
모든 경제 현상에 대해서 철저히
자본 측에 유리한가 불리한가에 대해서만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자유, 평등, 인권 등의 기본적인 요소들은
판단 기준에서 아예 제외시켜 버린다는 것이다.
현재 경제학은 ‘자본가 계급의 상식적인 이야기'를
주요 언론을 통해서 합리화시키는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기에,
과학적이고 양심적이고 합리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주장한다.
사실 요즘 경제학 내용을 보면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
근데, 웃긴 건 근원적인 부분에서는 아직도 마르크스를 비판하지 못한다니...
자본주의의 기본 원리에 대해서 설명할 때는
아직도 자본론을 활용한다는 점이 너무나 아이러니 하다.
+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마르크스가 이야기한 내용이 다시 재현되고 있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1929년과 1974년 대공항을 겪으면서,
경제학의 주요 흐름을 변화되어져 왔다.
1945년 이후에는 케인즈가,
1974년 이후에는 프리드먼이 부상했고,
2008년 이후에는 오히려 마르크스가 급부상을 하고 있다.
소련의 해체 이후 기가 죽어있던 사회주의자들의 목소리가 다시 켜지고 있으며,
주류 경제학에서는 케인즈가 부활하면서 복지자본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반면, 유럽을 중심으로는 사회적 경제라는 새로운 조류가 부각되고 있다.
지금의 금융위기는 1차와 2차에 비하면 너무 복잡하고,
어떻게 보면 자본주의 근본적인 문제와 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래서 오히려 더 기본으로 돌아가
마르크스가 주목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도 지적했듯이
마르크스가 주장한 새로운 사회에 대해서
기본적인 개념만 있을뿐 어떻게 변화되는지에 대한 내용이 빠져있다.
더군다나, 너무나 이론적인 측면이 강하기에 실천에서는 너무 어렵다.
(소련과 중국의 공산주의가 실패한 모습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마르크스의 비문에도 그는 변혁을 이야기하지만,
그의 이론을 실천에 옮기기에는 전략도 전술도 없다는 것이 한계이다.
The philosophers have only interpreted the world in various ways.
The point however is to change it.
(마르크스의 묘비문/ [포이어바흐에 관한 테제들(1845)] 중 마지막 11번째 테제)
그렇다면 도대체 이 금융위기에 대한 해법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
공산주의는 너무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을 무시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단결하는 유토피아적 나라는 꿈꾸지만,
공산주의자들은 엥겔스의 주장을 입맛에 맞게 취사 선택해서
공산당이라는 거대한 새로운 계급층을 만들어 버렸다.
계급을 타파하겠다면서, 새로운 계급을 만들어 버린 모순.
이것이 공산주의를 스스로 무너지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이다.
어찌보면, 마르크스가 생각한 새로운 사회는
영원히 올 수 없는 유토피아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 온 이기심과 계급 사회의 본성이
하루 아침에 혁명에 의해서 사라진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듯하다.
다만, 역사의 발전과정을 보면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서서히 평등해져 왔기에~
(노예도 사라지고, 왕도 사라지고, 명목상의 계급도 사라지고...)
앞으로 보다 낳은 방향으로 아주 서서히 변해가지 않을까 기대한다.
현재까지는 이러한 측면에서,
사회적 경제가 가장 유력한 후보이다.
공산주의자가 보기에 사회적 경제는
자본주의에서 출발한다는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사회를 바꿔나갈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문제들에 대해서
철저히 보완적인 관점에서 출발했다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특정 정치제도와 지도자에만 의존하지 않고,
시민들 스스로 힘을 합쳐서 연대하고 공유하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어찌보면 조용하면서도 가장 강력한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시민 혁명이 시작된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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