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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좌파와 우파 - 이주영 (2003)

열린 공동체 사회 2013. 12. 13. 21:01
미국의 좌파와 우파 (대활자본)
국내도서
저자 : 이주영
출판 : 살림 201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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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지식총서는 핵심 지식을

깔끔하게 잘 정리해주기에 아주 선호하는 시리즈이다.


94페이지의 짧은 글이지만,

미국의 건국이념에서부터 오늘날의 흐름까지 잘 정리해주는 것 같다.


지킬 것은 지키는 것이 보수이고,

바꿀 것을 바꾸는 것이 진보라면,

미국의 보수와 진보는 참 독특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보수는 사상적으로 건국의 이념을 지키자고 하기 때문에,

현실을 개혁해나가려는 성향이 강한 행동지향적 모습을 나타낸다.


유럽에서의 보수와는 다르게

오히려 시대의 흐름에 역행해야하기 때문에 더 급진적 성향을 나타낼 수 밖에 없다.


반면에 미국에서의 진보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온순하게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진보는 변화의 흐름을 유지하려 하고,

미국의 보수는 변화의 흐름을 바꾸려고 하는 것이다.

(이는 시대의 헤게모니가 진보에 넘어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신우파 - 극우파에 이어서 최근에 다시 등장한 티파티 운동까지

미국의 보수는 루즈벨트 이후 잃어버린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서

끝없이 새로운 형태로 과거로의 회귀를 주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좀처럼 명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그런지 점점 강도는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우파들의 끝없는 노력의 산물일까?


아직까지도 유럽인들이 보기에 미국의 좌파라 불리는 민주당은

좌파 정당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미국은 전반적으로 우경화되어 있다.

(여기서의 우경화는 이데올로기 투쟁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부정적인 언어는 아니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보면 이러한 균형과 견제가

미국 사회를 안정적으로 변화시켜 나가고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


이에 반해 대한민국의 보수와 진보는 어떠한가?


미국의 보수는 자유주의와 기독교 정신에 기초를 두고 있다.

미국의 진보는 공동체주의(사회주의)와 다원주의에 기초를 두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보수는 수구꼴통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자기 이권 지키기에 급급하며,

한국의 진보는 아직도 빨갱이 소리를 들으면서 급진적인 투쟁만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미국과 가장 결정적인 차이로 국가와 사회에 대한 철학이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러한 비난은 이념 투쟁은 있지만 토론은 부족하고

지역 감정, 세대 차이, 계층 분화 등 분열의 골만 깊어진다고 비난을 받는다.


과연 그럴까?


아직도 사회 전반에 친일파의 잔재와 군사독재의 상처들이 너무 많이 남아 있기에

정상적인 보수와 진보의 논쟁을 하기에는 걸림돌이 너무 많은 것은 사실인 것같다.


그리고 정치인들은 선거철만 되면 이러한 미묘한 심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실 진보적인 인사처럼 인식되고 있는

김구, 장준하, 리영희 같은 분들은 사상적으로 보면 전형적인 보수주의자들이다.


대한민국에서 진보성향을 나타내면 살아남기 힘들었기에

정치권에서는 거의 강하게 진보적인 인사를 찾기는 쉽지 않은 듯하다.


아직까지 대한민국은 보수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은 사실이고,

야당의 민주당의 정체성 역시 보수의 범위를 못 벗어나고 새누리당과 크게 다르지 못하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예전에 비하면 합리적인 논쟁이 많이 늘어나고 있으며,

진보에서도 과거의 색깔논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안된다는 반성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보수와 정상적인 진보가

서로 균형과 견제를 이루면서 사회를 바꿔나갔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