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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그냥 원서를 읽어야 하나?'
이런 고민을 하게 만들던 번역본들만
읽다가 이 책을 읽으니 복음을 듣는 느낌이다~
이미 1~2판을 모두 번역하셨던 분들이
3판이 나오자마자 다시 한 번 번역을 해주시니 그 은혜 말로 할 수가 없다~
(서울대 조흥식 교수님과 그 팀원들의 깔끔한 번역에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게다가 내용은 어찌나 훌륭한지,
새 버전이 나올 때마다 꾸준히 번역본을 내주시는 것에는 다 그 이유가 있었다.
+
미국 Nebraska-Lincoln 대학에 재직 중인
John W. Creswell 선생은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원래부터 처음부터 질적 연구를 시작한 분이 아니라,
양적 연구를 먼저 시작한 후 질적 연구를 강의하면서 이쪽에 발을 들여놓았고,
그로 인해서인지 혼합방법 연구에 전문화된 응용연구 방법론자로써 명성을 얻고 있다.
상당수의 질적 연구자들이 양적 연구에 대해서 굉장히 비판적이지만,
이런 배경에 의해서인지 상당히 수용적이면서도 확실히 이 둘을 구분하는 태도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성격이 다른 방법들을 모두 활용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배경 덕분인지,
한도 끝도 없이 다양한 질적연구방법에 대해서,
아주 깔끔하게 5가지의 접근에 대해서 정리해주는 뱃짱을 발휘해주셨다.
물론 애매모호한구분이 만연한 다양한 질적방법들을
무 자르듯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애당 초 말이 안되지만,
Creswell 선생이 책에서 말씀하시듯 학문의 세계에서
연구의 가치와 정당성에 대한 논쟁을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기본틀은 필요하다.
물론 그것도 필요없이 읽고 나서 반박의 여지없는 완전한 감동을 줄 수 있다면,
어떤 접근을 했는지가 중요하지 않지만 그럴 자신이 없다면 어느 정도 독자를 배려해야한다는 것이다.
골수 질적연구방법론자들이 동의하기는 어렵겠지만,
나같은 초짜 연구자에게는 일단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정리해준 Creswell 선생이 감사할 따름이다.
이미 관련된 몇 권의 책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잘 구분이 안되던,
질적연구방법들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구분될 수 있는지 가이드를 제시해줬다.
물론, Creswell 선생이 이야기하다 싶이,
이렇게 구분하는게 다소 무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주요한 5가지 접근에 대한 이러한 구분 정도는 대충은 알아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5가지 해석적 틀과 철학적 신념은
당연히 다른 책에서 이야기하는 틀과는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어쩜 학자마다 이렇게 생각이 다를 수 있는지,
거의 비슷한 것 같다가도 세세하게 읽어보면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실용주의, 포스트 모던, 사회 구성주의 등의
질적 연구방법의 기반이 되는 접근들의 경우에는 그 미묘한 차이가 더욱더 심하다.
암튼 그래도 대충 비슷한 책들을 몇 권보다 보니
어렴풋이 나만의 구분 기준이 조금씩은 생기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포스트모던과 구성주의간의 미묘한 간극,
그리고, 그 밖에 다양한 접근들(페미니스트, 동성애 등)은 아직 감이 덜 온다.
교수님이 맨날 말씀하시는대로, 아직도 공부가 부족한가보다... ㅜ.ㅜ
+
이 책은 5가지 접근법들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쭉~~ 해준 후에
뒤 이어서 연구 단계별로 5가지 접근들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하며 설명해준다.
5가지 접근마다 다른 견해를 가진 대표적인 책 2권을 기준으로
같은 방법론 안에서도 충분히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6장부터는 연구 단계를 따라가면서 차이점을 설명해주기에,
질적 연구를 진행하면서 관점과 방법론의 차이가 어떤 결과의 차이를 만들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참~~ 친절하고도 고마운 책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쉽고 명확하게 설명해주는 경향이 존재한다.
이런 식으로 써놓으면 남들에게 욕먹을꺼 뻔히 알면서도,
이렇게 자신있게 구분하고 설명할 수 있는 능력과 소신이 참으로 멋져보인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백미는 마지막 11장에 있다.
이 책은 친절하게도 5가지 접근을 대표할 수 있는 논문들을 부록으로 5개 실어주면서,
5가지 접근의 차이를 명확하게 독자들이 느껴볼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11장에서는 사례연구로 작성된 논문에 대해서
나머지 4개의 접근으로 연구할 경우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실제 논문을 쓰듯이 깊이 있게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연구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서는 잘 설명해준다는 느낌이다~~
연습삼아서 질적방법로으로 쓴 나의 석사논문에 대하여
5가지 접근으로 다시 한 번 논문을 재구성해봤더니 확연히 다른 연구가 되어버렸다.
물론, 제대로 논문을 쓴 것은 아니기에 결과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대충 계획서로만 끄적거려봤음에도 불구하고 연구 대상만 같이 완전히 다른 논문으로 보였다.
오~~ 진작 이런 고민을 하고 접근했어야하는데....
Yin의 책만 달랑 하나 읽고 사례연구라는 것을 했다고 우긴 내가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
물론 이 책의 접근에는 많은 논란이 존재하며,
Creswell 선생도 이 부분에는 상당 부분 동의하는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적 연구의 바다에 허우적 거리면서,
당췌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지 모르는 나에게는 한 줄기 구명보트 같은 단서를 던져주었다.
이제 대충 감을 잡았으니,
각각의 접근에 대해서 하나 하나 세세하게 파고 들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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