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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으로서의 정치 - 막스 베버 (1919)

열린 공동체 사회 2013. 12. 29. 09:01
막스 베버 소명으로서의 정치
국내도서
저자 : 박상훈,막스 베버(Max Weber)
출판 : 폴리테이아 2013.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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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막스베버는 종교인 어머니와 정치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종교인과 정치인을 많이 접한 막스 베버는

신분제가 무너지면서 탄생한 직업 정치가에 대해서 깊은 묵상을 하게 된다.



이 책은 1919년

'소명으로서의 정치'라는 제목으로

진행한 강의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합리성을 중시한 막스 베버는

직업 정치가에 대해서 매우 현실적으로 접근한다.


정치를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권력 부분의 투쟁으로 정의하였고,

직업 정치가와 전문 관료제의 발달이라는 근대화의 새로운 흐름의 대안으로

대중적 투표제적 지도자 민주주의를 제안했으며,


그 지도자는 '정치인으로써 소명을 받은 사람'이 되야한다고 이야기한다.


+


이러한 막스 베버의 접근은


<프로테스탄티즘과 자본주의 정신>이라는 책에서

자본주의 정신을 이야기하면서, 청교도 윤리를 강조한 것이나,


<경제와 사회>라는 책에서

관료제를 이야기하면서, iron cage의 위험성을 이야기한 것처럼,


전체적으로 그의 사상적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막스 베버는 항상 현실을 냉철하게 판단하면서도,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절제된 인간의 이상향적 자세를 강조했다.


현상을 냉철하게 분석하면서,

합리적인 제도를 구체화시키는 한편,

항상 그 제도가 가진 한계점을 지적했고,

그 한계 극복의 방법으로 개인의 윤리적인 자세를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


내가 막스 베버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공자왈 맹자왈 좋은 이야기만 하지 않는다.

그는 냉철하리만큼 현실을 치밀하게 분석하며,

부정적인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필연적인 과정으로 명쾌하게 설명한다.


산업화 이후 시대의 큰 변화 속에서

'자본주의'라는 경제 시스템에 대해서도 그랬고,

'관료제'라는 거대 조직이 생기는 현상에 대해서 그랬다.


막스 베버는 정치를

권력을 잡기위한 투쟁으로 보았고,

직업 정치인이 관직을 얻기 위해서 치열하게 싸우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보았다.


물론, 이러한 막스 베버의 주장을 기반으로

자본주의에서 이윤 추구만을 당연시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민주주의에서 권력 투쟁만을 당연시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자본주의에서 청교도 윤리를 빼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민주주의에서 소명이라는 부분을 빼고 생각하는 철저히 왜곡된 견해이다.


막스 베버는 신념윤리와 책임윤리라는 개념을 통해서

정치인이 권력 투쟁에 대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만 하지만,

신념 윤리라는 부분이 존재함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여기서 신념 윤리란

불변하는 절대적인 윤리적 기준을 이야기한다.


쉽게 설명하면,

정치인이 치열하게 권력 투쟁을 하면서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불변하는 절대적인 윤리적 기준도 반드시 함께 지켜야만 하는 것이다.


막스 베버는 인간의 한계를 너무나 잘 알기에,

대체로 책임 윤리라는 부분이 신념 윤리보다 우선 시될 수 밖에 없다고 보았다.


그래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직업 정치인이 되야 한다고 보았던 것이다.


개나 소나 다 정치하겠다고 권력 투쟁에 뛰어든다면,

정치는 진흙탕 싸움만 이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


막스 베버의 소명으로서의 정치는

현실 정치인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왜 정치를 해야하는가?


정치를 하면서 권력 투쟁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나 솔직하리만큼 명확하게 규정해준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책임 윤리만 다하려고 노력한다.

그들에게 신념 윤리란 과연 얼마나 존재하는 것인가?


과연 그 정치인들에게 소명의식이란 무엇인가?


현실 속 많은 정치인들은

민주화, 복지, 경제 개발 등의 핵심 키워드만 가지고,

자신의 소명의식을 찾지도 못한 체 권력만 추구하는 것은 아닌가?


직업 정치인을 하고 싶다면,

최소한 이 책을 한 번쯤은 읽어보고,

자신이 가진 소명이 무엇인지는 명확히 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