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탁월한 사유의 시선 by 최진석

2018.09.23 04:24
철학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흔히 철학 고전을 읽는 것을 쉽게 떠올린다.
공자, 노자, 스피노자, 칸트, 들레쥐, 라캉 등

하지만, 철학은 살아 있는 활동이고 사유를 의미한다.
최진석 교수는 철학적 사유를 전략적 사유와 유사한 개념으로 설명한다.

철학을 하는 목적은 철학적 지식을 축적하는 일이 아니라,
직접 사유하는 활동을 전개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철학 생산국이 아니라 철학 수입국이다.
이것은 스스로 독립적으로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적인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하지만, 아직도 배껴오기 바쁜 것은 사실이다.
오히려 새로운 것을 제시하면 레퍼런스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먼저 던진다.

아직까지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는 용기가 부족하며,
오히려 남들이 가는 길을 안전하게 따라가길 기성세대들은 교육해왔다.
젊은 세대 역시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게되는 모습이 많이 나타난다.

질문을 던지는 사람
궁금한 것이 있어도, 남들이 내 질문을 어떻게 생각할지 고민하다보면 질문을 못하게 된다.
질문 역시도 좋은 질문을 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잡혀있는 것이다.

익숙한 것을 벗어나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
남들이 뭐라고 해도 자신을 표현하고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 있는 용기

대한민국에서는 언제나 창조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실제로 새로운 행동을 하거나 혁신적인 활동을 하면 눈총을 받게 된다.

내가 조금만 자신감을 잃고 주저하는 순간
난 이상한 사람이 되어있고, 다시 현실에 순응하게 된다.

예의바르고 상식있는 사람
이러한 사람들만 존재하는 나이스한 세계는 현상을 유지하는 사회이다.

새로운 변화보다는 기존의 질서가 더 중요한 사회
거기에는 생명력이 점차 없어지기 마련이다.

편하게 살고 싶다면, 현실에 순응하는 것이 더 낮다.
불안과 평안 사이에 왔다갔다 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
참된 자아를 만나면서 유유자적할 수 있는 상태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외부 자극에 집착하지 않는 태연자약한 상태

내가 진짜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다면,
내가 먼저 변화되어야만 한다.

혁명이 완수되지 못한 이유는
혁명을 하려는 사람들이 먼저 혁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함석헌 -



탁월한 사유의 시선 (개정판)
국내도서
저자 : 최진석
출판 : 21세기북스(북이십일) 2018.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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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석 교수의 책은 1년만에 16쇄를 찍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피드백을 반영해서 1년만에 개정판을 냈다.

대화체가 내용의 무게감을 줄인다는 의견을 반영하고, 논리의 틈새도 매꿀 겸 바로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미여시 X 트레바리>에서 진행한 북토크

거기서 만난 최진석 교수의 강연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초판을 내고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선진국'이라는 단어에 대한 거부감이다.


선도력을 가진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 탁월한 사유의 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

꼭 선진국이라는 표현을 써야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단어가 가진 부정적 인식은 객관적인 사고를 방해하기 마련이다. 

최진석 교수는 '전쟁'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한국사람들이 유난히 부정적 견해를 많이 갖는다는 지적을 한다.


'전쟁'을 무조건 피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분석의 대상으로 봐야하지만 객관적인 이해가 가능한 것처럼

선진국이라는 단어 역시 윤리적 기준이 아닌 객관적 분석의 대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선과 악의 이분법적 사고를 하게 만드는 윤리적 기준으로만 세상을 보면 우리는 미래를 볼 수 없게 된다.


윤리와 규정은 사건이 발생한 후 질서를 잡는 과정이기에

윤리적 판단이라는 것은 사고를 과거에 묶어 놓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사유가 넓어야 통제력이 높아진다.

시선이 높고 넓어야 성인이 되 수 있다.


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과거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다.

현재만 보는 사람은 자기 활동성과 책임성이 적다. 주변의 일들을 나의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사람은 생존력이 높아진다.
행복한 사람은 세상을 접촉하는 범위가 넓다.

관조적인 삶이란 
편견과 이념을 포기하고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삶이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사는 사람이다.

세상을 봐야하는대로 보는 사람은 변화를 억제하게 된다.
'안빈낙도'의 삶은 가난한 삶보다는 단단함을 잃지 않고 사유를 즐기는 삶을 의미한다.

심리적 편안함을 자기존재적 평안함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무소유'라는 것은 가난한 삶을 즐기는 것이 아니다.


소유라는 것은 세상을 내 뜻대로 정하는 것에 달려있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은 존재적 상태를 의미한다.


연애도 결혼하자고 합의할 때까지만 사랑이며, 결혼을 하게 되면 소유관계로 바뀌게 된다.


존재적인 상태를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는 "Let it be"


무소유는 내가 내 뜻대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있는 그대로 존재하도록 두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정한 것은 그 시야를 넘어서지 못한다.


+


도가에서는 

하려고 하는 욕망까지도 갖지 말고, 자연이 흘러가도록 둔다.

하려고 하는 마음조차 갖지 말라는 것이 기본 사상이다.


무소유의 삶 ≠ 가난한 삶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자랑꺼리로 삼지 않고 나의 존재를 키우는 것을 의미한다.

집을 크게 짓거나, 돈을 많이 갖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무위'란 어떤 것도 갖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춘추전국시대 공자와 노자 모두 부국강병을 위한 주장을 펼쳤다.


공자는 덕이 있는 통치자를 주장했지만,

노자는 도덕적 자각 능력을 갖는 '유위'가 궁극적인 처방이 안된다고 보았다.

개인의 자발성에 의존해 자발성의 자발적 연합 즉 '무위'를 주장했다.


'무위'를 하면 되지 않는 일이 없다.

'유위'적 방법으로는 천하를 차지할 수 없다.


한국에서는 오히려 강해지지 말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데,

노자 역시 공자처럼 부국강병을 꿈뀌었다.


'뒤로 물서면 앞에 서있을 것이다'

'갖고 싶으면 주어라'


+


문명은 근본적으로 인간이 만드는 것이다.

문명을 만드는 인간의 활동이 문화이다.


체인지메이커는 무언가를 만들어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은 엄지 손가락이 있어서 동물보다 다른 능력을 갖는다. 

도구를 만들어서 문명을 만들 수 있었다.


인간은 원초적으로 문화적이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우리는 남이 만든 변화를 수용하는 것을 종속적 인간이라고 보며,

무언가를 만들어서 변화를 야기하는 사람을 창의적, 주체적 인간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주체적 인간은 격이 높은 인간이며, 자유인이다.


길거리에 쓰레기를 줍는 사람은 사고의 범위가 나를 넘어서 확장된 사람이다.

나의 통제 범위를 확장하려고 할 때 사람들은 중독에 빠지게 된다. (돈, 섹스, 권력)


내가 아닌 우리라는 개념을 확장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더 자유롭고 주체적인 될 수 있다.


고고학이 발달한 영국, 프랑스, 중국, 미국, 일본은 모두 제국을 꿈꾸며 다른 나라를 침략했던 나라들이다.

일본 역시 조선을 침략할 때 고고학과 민속학을 먼저 연구했다.


제국적 높이의 시선에서는 남의 일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지식과 이론은 구체적으로 있는 것을 설명해두는 것뿐이다.


통제하기 위해서는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하나 설명하기 보다는 보편적인 법칙을 발견(루크, 스피노자)하거나 만드는 것(칸트)이 편하다.


"지식은 만드는 것이다" > 세상을 통제할 수 있다고 본 사람들 (칼 맑스)


눈에 보이고, 만져지는 세계는 현상적이며 감각적이다.

눈에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 않는 것을 설명하는 세계는 추삭적이며 사유적이다.


감각적 단계에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기능이라 하며, 몸을 쓰는 예능은 짜릿함을 준다.

사유적 단계에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기술이라 하며, 머리를 쓰는 예술은 영감을 준다.


대한민국 TV에는 아직 예능이 넘쳐난다. (맛집, 섹스 등)


사유는 힘이 들고 지루하며, 지적 노동을 감내할 내공이 필요하다.

독서는 지적 사유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다.


하버드 주변에는 서점이 넘쳐나지만 한국의 대학가는 어떠한가?

감각적 쾌락에 몰입하면서 추상적 사유는 고갈되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하는 민족이어야 한다" - 함석헌 선생


우리에게는 세상의 구조, 넓이, 높이를 볼 수 있는 시선이 필요하다.


건국 이후 산업화(박정희), 민주화(김대중) 시대를 거치면서 국가적 아젠다가 부재한 상황이 되었다.


선진국은 물질적인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적 차원에서 사유의 시선을 높고 넓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


공부를 많이 할수록 나의 자유와 타인의 자유가 분리되어 있지 않다.


교육자들은 사랑하지 않는 일을 그만해야한다. (성적처리, 행정 업무)


감화력이 없는 교육은 의미가 없다.

아이들은 보호받고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못받고 있다. 

무언가를 알게 해주게 하고 있지, 알고 싶어하는 욕망을 주지 못한다.


성적과 서열만 남은 대한민국은 교육이 무너졌다.


+


협치를 위해서는 양쪽의 입장보다 더 높은 가치가 있다는 인식이 있어야지 가능하다.


역사적 시민의식이 있어야 민주주의가 가능하다.

대한민국이 내각제가 되려면, 내각제가 운영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가능하다.

스웨덴은 개인을 성숙시킨 이후 제도를 도입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 어떤 충고도 하면 안된다.

내가 그런 삶을 산다면 또는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설득이 가능하다.


무슨 일을 하고 싶은데, 조건이 안된다는 이야기를 한다.

새로운 변화는 조건을 극복할 수 있어야 일이 난다.


마음 먹고 일을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장애는 나타난다.

인생은 장애를 극복하는 것이며, 조건은 그냥 가정에 불과하다.


누구에게나 시대의 문제가 존재한다.

이를 돌파하느냐 그냥 포기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변화는 나부터 시작해야 한다. (예수, 모택동)

혼자 우주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의 신비이다. 


인간은 자기가 원하는 사람이 된다. - 티베트 사자의 서 -

자기가 원하는 것을 이루는 사람은 자기 자신 한 명 밖에 없다. 

모든 사람들은 원하는 것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모든 혁명은 세상을 바꾸려고 하지만, 어느 순간 완장을 차고 있게 되어버린다.

어떤 변화도 언젠가는 변화될 대상으로 바뀔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시대의 문제이며, 모든 것은 변할 수 밖에 없다.

완장을 오래차고 있으면 퇴화하기 마련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분명하지 않기에 분석자가 되고 끝없는 순환 질문에 빠지게 된다.

내가 원하는 것이 분명하면 그것 자체가 내가 되어버린다.


더 이상 분석자가 아닌 행위자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분명해지면, 모든 가치가 정리되고 논리도 만들어진다.


꿈이 없으면 논리적으로 방황하기 시작한다.

스스로 깨닫게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는 수 밖에 없다.


열린 공동체 사회 Books/철학/사상 건명원, 무소유, 미래를 여는 시간, 미여시, 선진국, 아쇼카, 철학, 최진석, 탁월한 사유의 시선, 트레바리, 함석헌

[진보와 보수의 12가지 이념 ①] 공공정치철학의 구성 (Paul Schumaker 2008)

2014.03.18 23:46
진보와 보수의 12가지 이념
국내도서
저자 : 폴 슈메이커(Paul Schumaker) / 조효제역
출판 : 후마니타스 2010.10.22
상세보기


정치사상에 대해서 매우 포괄적으로 다룬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저자 역시 깊이보다는 넓이를 추구했다고 서문에 확실히 적어두고 있다.


저자는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12가지의 주요 이념들을 다루고,

4가지 철학적 가정과 7가지 정치적 원리를 기준으로 이들을 비교해보고자 했다.


이 책의 번역자인 조효제 교수는

정치이념은 부단히 역사적 발전과 진화를 거치고 있는 현재 진행형의 현상이기 때문에

정치이념을 단 몇 마디로 과감하게 요약하고 정리하기 어렵다고 서문에서 밝히면서,


현대 사회에서 현실 정치를 좌우해 온 통치 이념,

현실 통치 이념에 속하지는 않지만 지성적으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 비판 이념,

현대에 와서 다른 형태로 진화한 과거의 이념과 큰 영향을 주었던 전체주의를 포괄하는 역사적 이념으로 구분해서 봐야한다고 설명한다.


통치이념으로는

민주사회주의 > 현대자유주의 > 현대보수주의 > 신자유주의 순으로 좌우로 퍼져있고,


비판이념으로는

아나키즘, 마르크스주의, 극단적 좌파


역사적 이념으로는

과거의 이념(고전적 자유주의,  전통적 보수주의)와 전체주의(나치즘, 파시즘, 공산주의)가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이 책은 이 12가지의 주요 이념들을

철학적 가정(존재론, 인간론, 사회론, 인식론)으로 비교를 해보고,

정치적 원리(정치공동체, 시민권, 사회구조, 권력의 보유자, 정부의 권위, 정의, 변화)로 다시 한 번 비교를 해본다.


정치적 이념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이 책만한 개론서를 찾아보기 쉽지 않을 듯하다.


실제로 이 책의 번역자인 조효제 교수는 

이 책을 읽고나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정치적 지향성이 어디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고 하면서,

한국에서는 사회적 역사적 특수성 때문에 사실상 이념적 좌표가 굉장히 왜곡된 경향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념적 스펙트럼을 진보와 보수로만 나누면서 많은 왜곡이 발생했고,

한국에서는 상식적으로만 생각해도 진보의 영역에 들어가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자유주의에 대한 편견인데,

자신을 진보라 생각하는 사람과 보수라 생각하는 사람 중에 상당수가 자유주의적 사상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은 논의의 주제에 따라서 진보와 보수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성향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이 설명을 듣는 순간~ 

이 책을 진짜 완전히 정독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솔직히 나도 내 정치적 성향을 잘 모를 정도로 이쪽과 저쪽을 왔다갔다 하기 때문이다~


+


한국 사회가 이념적으로 왜곡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전쟁을 경험한 냉전 이념형 분단이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이는 정치적 스펙트럼에 한계를 가져 올 수 밖에 없었고,

이 점이 바로 독일과는 차원이 다를 수 밖에 없는 결정적인 이유라고 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그래서 정치에 대해서

갈등을 조정하는 경향에 대해서 주목하기 보다는 오히려 갈등이 표면화되는 것을 싫어한다.


그냥 착하고, 평화롭게 살기를 권장하면서

화평형, 순응형, 지식 성취형의 가치관을 주입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자신의 이해관계를 표현하는 것이 매우 서툴고, 규범적인 경향이 강한 측면이 있다.
갈등을 표출하고, 수렴시키고, 대변하고 분배하는 등의 선거나 대결 구도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 정치의 갈등 조정 기능보다는 협력을 조직하는 과정에 주목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대중은 규범이나 가치, 문화 같은 공동의 제도를 어떻게 만들어가는가에 집중을 하는데,
현실 정치인들은 이것보다는 선거나 대결 구도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뭔가 서로 안맞는 느낌이 많이 난다.

그렇다면, 협력을 조직하는 과정을 통해서 대중의 마음을 얻고,
이를 기반으로 선거에 임한다면 정치를 잘 할 수 있을텐데 항상 현실 정치에서는 언제나 진흙탕 싸움으로 이어진다.

왜일까?
구태정치 안하겠다고 했던 사람도 선거에만 뛰어들면 결국은 똑같아진다...
정책 선거를 하자고 큰 소리 쳐놓고 결론은 항상 비슷했다. (2012에 치루어진 총선과 대선도 마찬가지였다.)

현대 대한민국의 승자 독식의 정치 구조에서는
갈등의 조정보다는 정권의 쟁취를 통해서 우위를 점령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러면서 이념적 사상적으로 정치를 접근하기 보다는
일단 선거에서 이기고 보자는 접근이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면 선거 구조부터 고쳐야되는데, 다들 밥그릇싸움으로만 생각하고 있으니...)

그래서 사회적 갈등에 대한 논쟁의 수준이 
진보와 보수의 논쟁도 아니고 아직도 상식과 비상식, 반칙과 원칙의 문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최소한 합의를 이뤄야하는 토대인 민주주의, 법치주의, 인권, 자유, 평등, 관용, 상호성 등의 이슈도 정리가 안되고 있다.

이러니 이념에 대한 정상적인 논의는 둘째 문제이고,
일단 상식적인 수준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부터 정리되야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정치 수준이다.

+


폴 슈메이커 교수가 이야기하는 공공정치철학이라는 것이 바로,
이 상식적 수준에서 이야기 되야하는 사상에 있어서의 기본적 토대인 것이다.

여러 정치적 가치(자유, 평등, 민주주의 등)와 정치적 덕목(관용, 상호성 등)은 
내가 어떠한 정치적 이념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토대적 합의가 이루어져야하는 공공정치철학이라는 것이다.

이 공공정치철학들에 대한 합의를 이루는
서로 다른 이념간의 거대한 정치적 대화를 통해서 우리가 상식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합의해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 논쟁의 수준은 점차적으로 확장되어 나가야 된다는 것이다.

1단계) 공공정치철학의 기본적인 합의를 이룬 후
2단계) 각자의 정치적 이념의 수준에 대한 차이에 대한 갈등의 조절과 협의 (좌우의 통치 이념들에 대한 논쟁)
3단계) 세부적인 논쟁에 대한 서로의 날카로운 비판 (성장지향주의 vs 배분중심주의)
4단계) 급진적인 논쟁에 대한 의견들이 가능해진다. (네그리 등)

폴 슈메이커 교수가 이야기한 
다원적 공공 정치 철학은 중도 통합론이 아니며,
모든 정치 이념들의 저변을 이루는 합의를 나타내는 기본적인 토대이다.

어떤 이념을 신봉하든지 이러한 확고한 철학에 기반을 준 신념이어야 하며,
자신이 믿는 이념이 정치 공동체의 전체 선익에 기여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민주적 절차, 실질적 권리, 공평한 기회 균등, 지속 가능한 환경,
자유, 법의 지배, 안전, 평등, 번영 등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며, 

관용, 정중함, 상호성 등의 정치적 덕성을 강조해
한쪽으로 치우치는 편협한 사고를 지양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 통합이라는 신념의 혼합이나 절충이 아니라,
서로 생각이 다른 세력이라도 다 함께 동의할 수 있는 저변의 토대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


솔직히 말해서, 책의 본문의 내용보다
번역자인 조효제 교수가 쓴 역자 서문이 훨씬 더 이해가 쉽고 명확하다.

개인적으로 글을 명확하게 쓰는 사람이 잘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에,
이 정도로 설명할 정도의 번역자라면 번역이 아주 훌륭하게 잘 됐을 것이라 기대한다.

암튼...
다원적 공공정치철학이라...

어찌보면, 12가지 정치 이념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정치 현실을 생각하면, 대한민국에는 이 것이 더 절실히 필요한 것 같다.

앞으로 12가지 정치 이념에 대한 설명과 이들에 대한 11가지 측면에서의 분석이 매우 기대되는 책이다.

과연 나의 정치적 이념은 어디일까?
이 번 기회에 제대로 찾아가보면 좋겠다.


열린 공동체 사회 Books/철학/사상 Paul Schumaker, 공공정치철학, 보수, 순응형, 전쟁을 경험한 냉전 이념형 분단이 아직도 현재 진행형, 정치적 가치, 정치적 논쟁, 정치적 덕목, 조효제, 지식 성취형의 가치관을 주입하는 경향, 진보, 진보와 보수의 12가지 이념, 폴 슈메이커, 화평형

소명으로서의 정치 - 막스 베버 (1919)

2013.12.29 09:01
막스 베버 소명으로서의 정치
국내도서
저자 : 박상훈,막스 베버(Max Weber)
출판 : 폴리테이아 2013.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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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막스베버는 종교인 어머니와 정치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종교인과 정치인을 많이 접한 막스 베버는

신분제가 무너지면서 탄생한 직업 정치가에 대해서 깊은 묵상을 하게 된다.



이 책은 1919년

'소명으로서의 정치'라는 제목으로

진행한 강의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합리성을 중시한 막스 베버는

직업 정치가에 대해서 매우 현실적으로 접근한다.


정치를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권력 부분의 투쟁으로 정의하였고,

직업 정치가와 전문 관료제의 발달이라는 근대화의 새로운 흐름의 대안으로

대중적 투표제적 지도자 민주주의를 제안했으며,


그 지도자는 '정치인으로써 소명을 받은 사람'이 되야한다고 이야기한다.


+


이러한 막스 베버의 접근은


<프로테스탄티즘과 자본주의 정신>이라는 책에서

자본주의 정신을 이야기하면서, 청교도 윤리를 강조한 것이나,


<경제와 사회>라는 책에서

관료제를 이야기하면서, iron cage의 위험성을 이야기한 것처럼,


전체적으로 그의 사상적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막스 베버는 항상 현실을 냉철하게 판단하면서도,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절제된 인간의 이상향적 자세를 강조했다.


현상을 냉철하게 분석하면서,

합리적인 제도를 구체화시키는 한편,

항상 그 제도가 가진 한계점을 지적했고,

그 한계 극복의 방법으로 개인의 윤리적인 자세를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


내가 막스 베버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공자왈 맹자왈 좋은 이야기만 하지 않는다.

그는 냉철하리만큼 현실을 치밀하게 분석하며,

부정적인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필연적인 과정으로 명쾌하게 설명한다.


산업화 이후 시대의 큰 변화 속에서

'자본주의'라는 경제 시스템에 대해서도 그랬고,

'관료제'라는 거대 조직이 생기는 현상에 대해서 그랬다.


막스 베버는 정치를

권력을 잡기위한 투쟁으로 보았고,

직업 정치인이 관직을 얻기 위해서 치열하게 싸우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보았다.


물론, 이러한 막스 베버의 주장을 기반으로

자본주의에서 이윤 추구만을 당연시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민주주의에서 권력 투쟁만을 당연시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자본주의에서 청교도 윤리를 빼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민주주의에서 소명이라는 부분을 빼고 생각하는 철저히 왜곡된 견해이다.


막스 베버는 신념윤리와 책임윤리라는 개념을 통해서

정치인이 권력 투쟁에 대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만 하지만,

신념 윤리라는 부분이 존재함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여기서 신념 윤리란

불변하는 절대적인 윤리적 기준을 이야기한다.


쉽게 설명하면,

정치인이 치열하게 권력 투쟁을 하면서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불변하는 절대적인 윤리적 기준도 반드시 함께 지켜야만 하는 것이다.


막스 베버는 인간의 한계를 너무나 잘 알기에,

대체로 책임 윤리라는 부분이 신념 윤리보다 우선 시될 수 밖에 없다고 보았다.


그래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직업 정치인이 되야 한다고 보았던 것이다.


개나 소나 다 정치하겠다고 권력 투쟁에 뛰어든다면,

정치는 진흙탕 싸움만 이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


막스 베버의 소명으로서의 정치는

현실 정치인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왜 정치를 해야하는가?


정치를 하면서 권력 투쟁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나 솔직하리만큼 명확하게 규정해준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책임 윤리만 다하려고 노력한다.

그들에게 신념 윤리란 과연 얼마나 존재하는 것인가?


과연 그 정치인들에게 소명의식이란 무엇인가?


현실 속 많은 정치인들은

민주화, 복지, 경제 개발 등의 핵심 키워드만 가지고,

자신의 소명의식을 찾지도 못한 체 권력만 추구하는 것은 아닌가?


직업 정치인을 하고 싶다면,

최소한 이 책을 한 번쯤은 읽어보고,

자신이 가진 소명이 무엇인지는 명확히 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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