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대해 과학이 말해준 것들 - 장대익 (2013)

2014.04.17 23:39
인간에 대하여 과학이 말해준 것들
국내도서
저자 : 장대익
출판 : 바다출판사 2013.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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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익 교수는 과학철학쪽에서는 꽤 유명한 교수인데,

같은 대학의 최무영 교수나 홍성욱 교수보다는 대중에 좀 덜 알려진 것같다.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을 최재천 교수와 공동 번역했는데,

최재천 교수가 워낙 유명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좀 뭍혀버린 경향도 있는 듯하다.


암튼, 최재천 교수처럼 책을 쉽고 재미있게 잘 쓰는 것 같다.

학부까지는 기계공학을 전공했던데, 오히려 진화연구에서 더 두각을 나타내는 듯하다.


암튼, 이 책도 과학철학쪽 관점에서 이야기하지만,

확실히 진화연구 쪽의 선향이 많이 담겨져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되었다.


장대익 교수는 외계인의 관점에서 인간을 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연 인간은 어떤 존재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가?

과학이 인간에게 도대체 어떤 것을 말해주는가?

과학적 관점에서 인간을 보면 과연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는가?


이러한 내용들이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내용이였던 것 같다.


+


이 책은 인간의 특성을 5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1) 탐구하는 인간 (Homo scientificus)

2) 모방하는 인간 (Homo replicus)

3) 공감하는 인간 (Homo empathicus)

4) 신앙하는 인간 (Homo religioscus)

5) 융합하는 인간 (Homo convergenicus)


타이틀만 봐서는 굉장히 지루하고 재미없는 이야기만 펼쳐질 것같지만,

굉장히 술술 읽힐 정도로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맛깔나면서도 쉽게 잘 설명해주고 있다.


미숙하게 태어난 인간이라는 동물이 가장 뛰어난 능력을 밝휘하는 것은 바로 스스로 학습했기 때문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호기심을 가지게 되며, 인간은 호기심이 많기에 배움을 이어갈 수 있다.


호기심이 없어진 사회는 유지될 수 없으며, 열정이 메마르면 사회는 발전하지 못한다.

무엇인가를 탐구할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이다.


과학자들의 삶은 학습의 연속이였고, 

지질학자였던 찰스 다윈은 생물학자로 거듭나기 위해서 8년간 따개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고,

진화론에 대한 아이디어를 낸지 20년 후에야 <종의 기원>을 출간할 수 있었다.


과학은 논쟁으로 이끌어지는 학문이며, 처음부터 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을 불가능하다.


동물도 모방이라는 것을 하지만, 목표에 따라서 따라할 뿐 의미없는 행동은 절대 따라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아보여도 절차를 따라해야한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반드시 따라하는 존재다.

어떤 지식이 정교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설사 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여도 정교한 절차의 모방이 있어야 한다.


인간은 지식을 교육시키는 모방이라는 과정을 거치며,

언어라는 방식을 통해서 그 모방 능력은 매우 급속도로 높아질 수 있다.


동물도 감정적인 교류는 하지만, 인간은 관점을 전환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공감할 수 있다.

공감하는 능력은 문명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공감하기에 생존 경쟁만 하지 않고 이타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인간에게 종교는 수렵, 채집 시기의 불확실한 환경에 

늘 불안하게 떨어야 했던 우리 조상들의 발명품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종교는 언젠가부터 인간의 생각과 생활을 지배하게 되었고, 

종교에 심취한 인간은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인간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른 것을 섞어버리면서 창의적인 혁신을 이루어왔다.


융합의 본질은 인접한 분과의 통합이 아니라 질문의 공유이다.

결국 근본적으로 같은 질문을 서로가 다른 분야에서 던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순간 융합은 비로소 시작될 것이다. 
최소한 이 경험이 없다면 융합은 하나의 구호이며 정치일 뿐이다.


개인적으로 책에서 뽑아낸 개인적인 인사이트는 이런 내용들이였는데,

막상 정리해놓고 보니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과연 이게 뭔소리인가 싶을 것 같기도 하다.

(인간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만들기 때문에 한 번쯤 꼭 책을 읽어보시길... ^^)


암튼 장대익 교수는 과학에 대한 편견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책을 마무리한다.


최근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지만,

스티브 잡스가 이야기한 인문학은 인간에 대한 현대적 이해였고,

Liberal arts라는 표현 자체도 원래는 인문, 사회, 자연과학, 예술 등이 모두 포함된 핵심 교양을 의미한다.


장대익 교수는 과학이야 말로, 인간에 대한 현대적 이해를 증진시키는 학문이며,

과학은 인간과 세상에 대한 생각을 근본적을 변화시켜온 분야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과학을 통해서 인간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에 대해서 더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결론적인 주장은 요즘 다들 인문학 타령을 하고 있는데,

철학같은 것 뿐만 아니라 '과학적 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고, 과학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역시 과학자다운 주장이라는 생각도 들면서,

과학을 일반인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참 좋은 책이라 생각이 든다.



최근 들어 본의 아니게 과학자들의 대중서를 읽게 되면서,

융합과 통섭의 세계에 점차 발을 닮구기 시작한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협동조합 경영'이라는 것을 건드리기 시작할 때부터 사회학과 경영학의 만남이였으나, 

조직 이론을 건드리고, 복잡계 이론을 건드리면서 이제는 대체 내가 어느 분야를 공부하는지 헷갈릴 지경이다.


물론 아주 복잡한 물리학의 계산 방법까지 건드리는 것은 아니지만,

기초적인 물리학적 교양은 물론이고, 생물학적 이해도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또한, 철학이나 정치학, 경제학, 역사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반드시 필요하다.


근데, 공부하면 할수록 신기한 것이

모든 학문은 결론적으로 다 인간을 향한다는 것이다.


생물을 공부하든, 물리를 공부하든, 철학을 공부하든, 조직을 공부하든

결국은 모두다 사람과 그 사람을 둘러싼 자연과 세상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되는 것이기에

세세한 부분에서는 다를 수 밖에 없지만, 근본적인 질문에 있어서는 서로 절대 분리 될 수 없는 것이다.


학문과 과학 기술의 발달로 점차 세분화되고 각기 분리되어 생각되던 것들이 한계에 붙이치면서,

다시 근본적인 부분에서 질문을 공유하기 시작했고 거기서 부터 점차적으로 문제가 해결되고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참 학문이라는 세계가 이런 점에서 보면 참 흥미롭고 재미있는 듯하다.

근데, 문제는 알면 알수록 알아야 되는 것은 늘어나기만 한다는 것이 결정적인 함정인 것 같다...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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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사물 동맹 - 홍성욱 엮음(2010)

2014.03.23 21:37
인간 사물 동맹
국내도서
저자 : 브루노 라투르(Bruno Latour) / 홍성욱역
출판 : 이음 201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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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Actor Network Theory)에 대한

입문서의 성격이 강한 책이지만, 입문서라고 하기에는 내용이 좀 어렵다.


이 책은 ANT에 대한 연구논문들을 모은 책인데,

한국인들이 쓴 부분은 잘 이해가 되지만, 대표 학자들(라투르, 로우, 콜롱)이 쓴 부분은...

굉장히 읽어 내려가는데 힘겨웠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ANT에 대해서 많이 이해할 수 있었기에 너무나 보람찾던 책이다~ ^^


이 책 한 권 읽어놓고,

내가 ANT에 대해서 이해했다고 이야기한다면,

너무나 가증스러운 짓이겠지만, 전체적인 맥락과 요지를 이해하는데는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나 마지막 챕터에서 등장하는 스노우가 이야기한 두 문화 논쟁은

최무영 교수의 책의 핵심논지와 이어지기에 더욱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ANT에 관심이 없더라도, 마지막 챕터부분은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볼만한 화두를 정리해주고 있다.


+


내가 ANT에 관심을 가지는 부분도 사실은 이러한 문제 의식에 있다.

최근 학문간 융합과 통섭에 대한 이야기가 화두로 떠오른 것도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하지만, ANT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고 있다.

학문간 융합이나 통섭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존재를 분리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ANT에서 가장 대가라고 할 수 있는 브루노 라투르는

<우리는 근대인인 적이 없었다>라는 저서에서 인간을 지배하고 있는 이원적 존재론을 비판한다.

(굉장히 읽어보고 싶은 책이지만, 워낙 글을 어렵게 쓰기에 도전하기 참~ 부담스럽다)


데카르트를 통해 몸과 마음(물질과 의식)을 분리해서 생각하게 되고,

칸트 철학을 통해 객체와 주체를 분리해서 생각하게 되고,

뒤르켐을 통해서 자연과 사회를 분리해서 생각하면서 이러한 이원적 사고는 굳어졌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라투르는 자연과 사회의 구분은 물론이고,

이러한 구분에서 파생되는 가치와 사실, 주관성과 객관성과 같은 경계도 거부한다.


어떠한 실재도 순수한 자연이나 순수한 사회일 수 없으며,

가치와 사실을 구분해서 판단할 수도 없고, 세상은 복잡하게 서로 얽혀있어서

서로가 서로를 구성하면서 변화하고 요동치는 인간과 비인간의 복합체라는 것이다.


책의 제목처럼 세상은 인간과 사물의 동맹(network)으로 이루어져 있고,

행위라는 것 자체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는 수많은 행위자들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굉장히 철학적이고 어렵게 들릴 수도 있는데,

기존의 세상과 사물에 대한 인식을 버리고 쉽게 생각해보면 충분히 공감할만하다.

(한 번 굉장히 쉽게 설명해보겠다.)


+


나란 존재는 무엇인가?

나는 내 주위에 둘러싼 여러가지 요소들에 의해서 규정될 수 있다.

학생이고, 자녀이며, 누군가의 친구라는 인간적인 관계로도 설명되지만,

내가 앉아있는 의자, 신고 있는 신발, 매고있는 가방 등 비인간적인 관계로도 설명이 된다.


내가 사물에 영향을 주고 주인인 듯하지만,

내가 맥북에어를 쓰고 있으면, 다른 사람은 나를 맥북에어를 쓰는 사람으로 인식한다.

나는 내가 쓰고 있는 맥북에어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느새 맥북에어에 영향을 받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인식적인 측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맥북 에어를 쓰기 시작하면서, 난 윈도우보다는 매버릭스라는 운영체계가 더 편하게 되었다.

버스를 타던 사람이 자동차를 운전하게 되면 생활습관이나 패턴이 영향받는 것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비인간에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영향을 받기도 하며,

인간과 비인간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상태를 네트워크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가 인간 중심적인 일방향적인 사고에서만 

조금만 벗어나서 생각해보면 무슨 소리인지 쉽게 이해가 될 수 있다.


인간이든 비인간이든 이렇게 행위를 하는 네트워크들이 연결된 것이 사회이며,

세상은 수많은 네트워크들이 연결되었다 끊어졌다는 반복해나가면서 변화하게 된다.


하지만, 인간은 순수한 인간의 영역과 순수한 비인간의 영역을 구분하기 시작했고,

아직까지 근대인들의 의식구조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재하는 것들은 사실 순수한 자연 또는 순수한 사회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기 때문임)


이러한 사람들의 인식은 인간들의 자연에 대한 무한한 폭력이나,

사회적 영향은 고려하지 않은 체 무한정 발전하고 있는 과학기술 등으로 나타나며,

현대 사회의 주요 이슈들인 핵문제, 인간소외, 생태계 파괴, 유전자 조작 등을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 

자연과 사회의 유기적 연결, 

가치와 사실의 상호 연결성 등 같은 특성 때문에,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행위자간의 네트워크에 주목해야하는 것이다.


+


과연 이 이론으로 무엇을 연구할 수 있으며,

무엇을 설명할 수 있을까? 솔직히 의문이 많이 갔다.

그냥 철학적 개념이나 접근으로 끝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의 6장과 8장에 소개된

헤지펀드의 사례를 분석한 것과 한국최초우주인 논쟁을 분석한 논문은 매우 흥미로웠다.


인간의 행위뿐만 아니라, 비인간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를 통해서

미쳐 생각하지 못하고 보지 못하던 많은 부분들을 통해서 좀 더 현상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 부분을 읽어보면 이러한 접근법을 한 번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라투르가 이야기한대로,

이는 과학과 사회에 대한 연구에서뿐만 아니라,

세상 전체를 이해하는데 매우 유용한 관점이 될 수 있을 듯하다.


행위자네트워크이론(ANT)라...

아주 매력적인 이론이며 관점이자 철학임에는 틀림없다.

열린 공동체 사회 Books/교양/과학 Actor Network Theory, ant, 관계적 존재론, 두 문화, 라투르, 로우, 스노우, 인간 사물 동맹, 콜롱, 행위자네트워크이론, 홍성욱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 최무영(2008)

2014.03.12 08:28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국내도서
저자 : 최무영
출판 : 책갈피 2008.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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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책은 서울대에서

물리학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한 교양강의를 책으로 정리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구어체로 쓰여있어서

어려운 개념이 많이 등장하지만 쉽게 쉽게 넘어갈 수 있게 되어 있다.

(중간에 수식이 많이 나오지만, 대충대충 이해하고 넘어가도 큰 문제는 없다.)


서울대 장회익 교수는 이 책에 대해서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분리되서 이해되는 상황에 대해서

'두 문화'(C.P. Snow)를 연결시키는 다리가 될만한 책이라 추천하고 있다.


장회익 교수의 말대로 이 책은

인문학 전공자인 나도 충분히 물리학에 대한 기초 상식을 쌓을 수 있도록 잘 쓰여있다.


1부에서는 과학에 대한 개괄을 설명해주고 있다.


과학이 무엇인지,

과학적 사고란 무엇인지,

과학이 왜 아름다울 수 있는지,

과학이 어떻게 발전되어왔는지,

그리고 과학이 어떠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2부에서부터는 물리학의 기본 원리들에 대해서 차근차근히 설명해주고 있으며,

마지막 8부에서는 다시 과학과 현대사회에 대한 철학적 사고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


"우리나라에서는 과학과 그 물질적 활용, 곧 기술의 의미가 제대로 구분되지 않고 혼동되어 쓰이는 경향이 있다.”


저자는 과학이 얼마나 정신적인 분야인지,

그리고, 과학과 기술이 왜 구분되서 이해되야하는지를 책 전반에 걸쳐서 설명하고 있다.


솔직히 나 역시 '과학 = 기술' 이라는 공식에 빠져있었다.

과학이 정신문화 성격이 강하고, 이를 물질문명에 응용한 것이 기술인데,

수 천년 동안 분리되어 이해되던 것이, 과학을 직접 응용해서 기술에 적용하면서부터 혼용되기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과학을 단순히 경쟁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신자유주의적 사고가 아닌

정신문화적 관점에서 보면,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 문제들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이 책은 과학 특히 물리학에 대한 나의 편견을 한 번에 날려버릴 만 했다.


고등학교 시절 물리학은 수학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냥 공식을 외우고 이에 대입해서 문제를 풀기만 하면 되는 학문이였고,

가장 골치아프고 재미없는 학문에 불과했다.


심지어는 각종 법칙과 공식을 외우면서,

이걸 왜 배워야하는지, 이게 왜 필요한지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물리학은 사물의 이치를 연구하는 학문이였고,

물리학의 사고는 철학적 사고와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이를 계량화해서 표현해낸다는 것이 차이가 있었다.


굉장히 매력적인 분야이다...

철학처럼 그냥 말로만 때우는 것이 아니라, 정리한 내용을 스스로 증명해내고 기술에 반영한다.


어떻게 보면, 마치 과학을 물리학인 것처럼 저술하는 내용에 대해서

거만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게 물리학의 특징이고 핵심이라는 것을 세삼 깨닫게 된다.


+


비록 겉할기 수준이지만,

고전역학, 양자역학, 상대성 이론, 통계역학, 그리고 혼돈 현상과 복잡계까지...


가장 작은 쿼크에서부터 우주까지 아주 폭넓게 현상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핵심 이론들을 설명해주는데, 책을 읽는 내내 물리학의 매력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분명 과학책을 읽고 있음에도 세상의 이치에 대해서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모든 사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아직도 인간이 알 수 있는 부분은 매우 미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부분을 연구를 통해서 알아내고 있다.


고전 역학은 과학의 발전에 획기적인 기여를 했지만,

이는 일상 세계에 국한된 원리에 불과했고, 사물의 이치를 파악하기에는 역부족이였다.


사물과 현상에 대한 새로운 관점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은 단순히 과학의 발전에만 기여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사고하는 방식 자체를 완전히 송두리 체 바꿔놓았다.


물리학을 단순히 계산만 하는 수학이 아니라

굉장히 창조적인 학문이라는 말이 실감이 나는 부분이였다.

(창의적이면서도 논리적인 학문... 물리학은 굉장히 매력적인 분야였다~ ^^)



하지만, 신기하게도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도

상대성의 원리와 양자역학적 사고에 대해서 인색한 느낌이 많이 든다.

혼돈과 복잡계의 원리에 대한 내용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이들은 동양철학의 근간과 이어지는 부분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쩌다 이 사회가 합리성과 효율성의 노예가 되어버렸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동양철학의 기본 사상들만 회복시켜도,

이 사회가 이렇게 이상하게 흘러가지는 않을텐데,

심지어 현대 물리학은 동양철학과 다시 만나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은 물리학에서 뿐만이 아니라

심지어 경영학에서도 일정부분 나타나고 있다.


사이먼이 '제한된 합리성'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이후

합리성의 한계와 문제에 대해서 수 없이 많이 논의가 되었다.

복잡계라는 현상에 대해서도 사회과학과 경영학의 관심은 증폭되고 있다.


최무영 교수는 복잡계가 21세기 물리학의 중요분야가 될 것이라고 했지만,

복잡계와 네트워크에 대한 연구는 이미 사회과학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이슈이다.


양자역학적 사고 역시,

ANT이론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각광을 받는 분야이다.


+


솔직히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도

복잡계와 ANT이론을 이해하는 기초를 쌓기 위해서였다.


물리학과 경영학이 교묘하게 만나는 이 지점에 대해서,

물리학에서 이들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그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싶었다.


결론은 나는 소기의 성과를 얻는 것 이상으로,

물리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큰 수확을 얻었다.


새우잡으러 갔다가 고래를 낚은 경우라고나 할까?


물리학이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줄지는 진짜 상상도 못했다.


아주 괜찮은 책이다...


특히나 아주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상대성 이론의 원리와

양자역학, 통계역학, 엔트로피, 혼돈과 복잡계에 대한 명쾌한 설명은 감동의 수준이였다.


물론 아직도 내가 이것을 아주 잘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래도 두리뭉실하던 아니 오히려 혼란스럽기만 하던 것들에 대해서 대충 감은 잡았다고 할 수 있게 됐다.


사회과학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아니 사물의 이치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볼만한 책임에 틀림없다.


간만에 진짜 명품 강의를 들은 듯하여 너무나 뿌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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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 탁선산 (2008)

2013.12.29 09:34

위기의 시대를 돌파해온 한국인의 역동적 생활철학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국내도서
저자 : 탁석산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08.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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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국에는 철학이 없는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한다.


급격한 성장으로 인한 물질 만능주의

일본에 비하면 장인정신도 부족한 나라


과연 그렇게만 볼 수 있을 것인가?


전쟁의 폐허더미에서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룬

대한민국의 놀라운 원동력을 


군사정권의 불도저같은 경제 정책과

그냥 죽도록 열심히해서 남의 물건 배낀 것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한국의 철학이라 하면,

우리는 흔히 조선의 성리학을 떠올린다.

역사적 전통에서 그 해답을 찾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과감하게 이를 벗어나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과거와의 단절만이 새로운 문화를 설명할 수 있다고...

지금의 대한민국을 조선의 관점에서는 절대 설명할 수 없다고...


+


탁선산...


솔직히 처음들어본 인물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이런 철학자가 있다니 놀랍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현상들에서 문화의 근본적 내용을 찾아낸다.

그가 예시로 드는 간단한 사례들(술자리 문화, 직장인 근무 패턴)은 아차 싶을 정도이다 ~~


사회-역사-정치적 현상,

그리고 결정적으로 생활에서의 발견...


인터뷰를 찾아보니, 

조근 조근 차분히 말하는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는 뼈가 있었다.



그의 이력을 보면 굉장히 특이하다~


무엇보다도 대학원 졸업 후

한 동안 백수로 지내면서 사람에 대해서 관찰한 것은

그의 이력 중에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에 대해서 관찰했다...

그것도 백수로 지내면서...

이 것은 단순히 관찰한 것이 아니라 피부로 느낀 것이다.


그의 사람에 대한 관찰은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들로 나타난다.


어찌보면,

이 책의 4가지 핵심 키워들인

현세주의-인생주의-허무주의-실용주의는


고상한 정치인이나, 대학 교수들이라면 전혀 알 수 없는

한국인의 가장 근본적인 삶에 대한 이해가 밑 바탕이 되어야만 나오는 이야기다.


어떻게든 내세보다는 현세에서 쇼부를 보려고 하는 정서가

한국인의 빨리빨리 증후군을 낳았다는 부분이나,


한국 사람들은 놀기 위해서 직장에 출근한다.

그래서 출근하자마자 딴짓부터 하기 시작하고,

진짜로 일하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늦게까지 일하는 습관도 있다.


기존 학자들이 전혀 보지 않던 부분이다.

노동 착취나 노동 강도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그처럼 대놓고 직장인들이 딴짓하는 것을 지적하지는 않는다.

(직장인들 사이에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인생 뭐 있어?'라는 말에 담긴 철학이라든지,


정치인들은 죽도록 이념 논쟁하면서 싸우지만

결국은 실리적인 선택을 하는 실용주의적 투표 성향이라든지,


굉장히 생활적인 모습들을 통해서

자신의 한국인의 특징을 굉장히 깔끔하게 정리해놓고 있다.


매력적이다...


저자인 탁선산은 

'현세의 삶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실용주의적 태도'를

한국인의 특징으로 설명하면서, 이것이 오늘의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져왔다고 본다.


역동성과 활력을 창출하는

상황의 변화에 기민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자세


단순히, 막연하게 다이나믹 코리아라 연상했던 이미지를

한국인들의 생활 패턴과 그 내면에 감추어진 철학을 통해서

이렇게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암튼, 내가 막연히 한국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다양한 이미지들을 하나로 엮어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굉장히 매력적이며, 훌륭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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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선산이었으면 탁선산 탁선산 이름이 기가막힙니다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 김혜남 (2008)

2013.12.13 20:46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국내도서
저자 : 김혜남
출판 : 갤리온 2008.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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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 괴테

 

쿨의 핵심은 언제나 쿨하게 '보이는'데 있다.

즉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에 의존하는 것이다. 물론 겉으로 볼 때 쿨한 사람은 남의 시선에 무관심하다. 그래서 그 옆에 있는 사람들은 곁에 있으나 없는 듯한 '이방인'이 되어 버린다. 그러면 이방인은 쿨한 사람의 눈길을 자신에게 고정시키고 싶어 그를 갈망하는 눈으로 응시하게 된다. 쿨한 사람이 바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겉으로 무관심한 척할뿐 속으로는 다른 사람들의 사랑을 갈망하며, 심지어 그것에 좌지우지되기까지 한다. 그들은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을 회피한다. 애써 감정적인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대인 관계로 인한 상처로부터 자신을 지킨다.

 - 저널리스트 딕 파운틴

 

'파리의 연인'의 박신양은 쿨하지만 김정은은 쿨할 수 없다.

'내이름은 김삼순'의 현빈과 '커피프린스1호점'의 공유는 쿨하지만, 김선아와 윤은혜를 쿨할 수 없다.

쿨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시선이 반드시 필요하고, 재력이 뒷받침 되어야한다.

 

서른 살이 되면 우리의 마음속에도 기성세대와 똑같은 탐욕과 시기, 권력욕 등이 존재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자각은 자신이 올바르고 선하다고 생각했던 우리의 믿음에 커다란 타격을 가한다.

 

서른살, 그들은 물질적 풍요로움과 선택의 자유로움을 부여받았지만 그들이 서 있는 땅은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지극히 불안정한 땅이다. 그래서 무수한 선택의 자유는 그들에게 더욱더 '저주'로 느껴질 뿐이다.

 

"정말 당신은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하고 있는가?"

생각해 보면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란 있을 수 없다. 정말 하기 싫으면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중 -

 

"담백한 이별이었다. 이유는 여러 가지 댈 수 있지만 사실은 단 하나뿐이었다. 내가 도망쳤다."

-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로서의 자신을 실현시키고 싶어한다.

그러나 미기스티 섬 같은 낙원에서 그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 영화 지중해 -

 

남들보다 더 많이 사랑받고 싶어하고, 더 많이 갖고 싶어하며, 남들보다 막강한 힘을 가지고 그들을 지배하고 싶어한다. 나보다 잘난 사람에게 강한 시기와 질투를 느끼고 그들이 실해하기를 간절히 원하며, 나에게 모욕을 준 사람이 사고가 나기를 바란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황홀한 섹스를 꿈꾸고,금기시된 모든 것을 열망하기도 한다. 때론 뚜렷한 이유도 없이 아무것이나 잡히는 대로 파괴해 버리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기도 한다.

 

로저가 자신의 삶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면, 톰이 어떻게든 방법을 찾고자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멘토를 만날 수 있었을까? 그들은 더 이상 이렇게 살수 없다는 변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기에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일 수 있었다. 로저나 톰의 마음속에도 이미 밥과 마이클이 말해 준 그 모든 내용이 있었을 것이다. 단지 그들에게는 자신의 생각에 대한 확신과 그것을 실행할 용기가 부족했을 뿐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멘토는 내 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청소부 밥 & 밀리언 달러 티켓 -

 

배은미 - 마음을 알아주는 단 한 사람 -

 

책임을 진다는 것은 이유야 어찌 되었든 그 일은 바로 내가 한 행동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공지영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완벽이란 어떤 인간에게든 애당초 불가능한 것임을 명심하라. 인간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그가 지극히 인간적이라고 여겨지는 순간이다.

 

자기 주장을 전혀 하지 않고 항상 희생만 할 경우, 사람들은 그러한 관계에 익숙해져 으레 그러려니 한다. 천사이니 힘든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하고, 하지 않으면 오히려 의아해하며 비난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천사가 불평이라도 할라치면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누가 너보고 하랬어? 네가 좋아서 했잖아"라고 말한다.

 

세상에 옳은 선택은 없다. 그렇다고 틀린 선택도 없다. 다만 지금 당신이 어떤 결정을 내렸다면 지금 당신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사랑은 확인하는 게 아니라 확신하는 것이다. 자꾸만 확인하려 들면 쓸데 없이 의심만 늘게 되고, 굴리엘모와 페를란도처럼 결코 해서는 안될 장난을 하기에 이른다.

-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

 

남자들은 아내가 다른 남자와 오랜 기간 정서적 친밀감을 나눈 것보다 단 한번이라도 섹스를 했다는 사실에 더 심한 질투를 느낀다. 그만큼 섹스를 통해 아내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지게 된 것은 아닌지 불안한 것이다. 반면 여자들은 남편의 단순한 일회성 외도는 눈감아 줄 수 있지만 오랫동안 다른 여자와 친밀한 교감을 나누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질투에 눈이멀게 된다. 만남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그만큼 재화를 빼앗길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다. 

- 생택쥐페리

 

사람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랑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죽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랑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너무나 주옥같아서,

감상평이나 리뷰보다는 그냥 책의 내용들을 발췌하기만 했습니다.


31살이던 2011년에 읽은 책인데

33살이 된 올해에도 아직도 나는...

방황하고 있고, 사랑에 목말라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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