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아트 이야기 - 정혁준(2011)

2016.08.17 01:05


키친아트는 노동자들에게 한 편의 동화같은 이야기이다.

1960년 설립되어 한 때 3000명의 직원이 근무하던 업계 선도 기업이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1994년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니 2000년 4월 최종 부도가 난다.

많은 직원들이 자신들의 살 길을 찾아서 떠났지만,
마지막까지 회사를 지키던 288명은 회사를 포기할 수 없었다.

2000년 5월 22일 밀린 임금과 퇴직금 75억 대신,
공장, 미수채권, 기계설비, 재고 상품, 브랜드 권리를 경영진에게 넘겨받게 된다.

하지만, 이미 브랜드 사용권을 비롯한 대부분의 자산은 은행에 담보로 묶여있었고,
공장 터 매각을 허락하면서 최종적으로 브랜드 사용권을 지켜내는데 성공하지만 사실상 남은 것은 브랜드 밖에 없었다.

회사 경영을 직접 해보지 않은 직원들이지만,
영업 현장을 누비면서 경험한 '키친아트'라는 브랜드 파워를 믿었고 다소 무모한 도전을 한 것이다.

결국 아무런 생산시설이 남아있지 않기에 조직을 슬림화시켰고 전략기획실 체제로 개편하였다.
물건을 확보하기 위해서 협력사를 찾아다녔고, 6개월간 노력한 끝에서 영업망을 다시 되살릴 수 있었다.

2001년 3월 (주)키친아트가 설립되었고, 2001년 6월 23일 창립주주총회가 열렸다.

주주 중에 13명이 직원으로 참여했고, 관리직을 추가로 채용해 25명의 직원으로 시작했다.

'공동소유, 공동책임, 공동분배’를 사훈으로 삼았고,
외부세력에 대한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 노조위원장 출신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주식의 51%를 명의 신탁했다.

탄탄한 영업망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로 빠른 괘도로 사업은 안정화되는 듯보였다.
하지만 믿었던 신임 대표이사는 엄청난 금액을 횡령하고 그 돈을 활용해 주식을 늘렸다.

업체들에게도 몰래 리베이트를 받아온 것은 물론, 자신의 급여까지 인상시켰다.
하지만, 자신의 범죄를 은폐하고 기업을 사유화하기 위해 초기 맴버들을 내놓다가 결국은 발목이 잡혔다.

자신의 땀과 노력이 담겨있는 경동산업을 살려보겠다고 모였던 주주들에게는 날벼락같은 이야기였지만,
경영진을 경계할만한 충분한 장치를 마련해두지 않았기에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

전임 대표이사가 구속되고 지역시민단체들의 지지로 여론전에서 승리하면서,
겨우 기존 경영진을 몰아낼 수 있었고 주주들의 지분도 다시 회복할 수 있었다.

이를 교훈 삼아 2006년 6월 정기총회를 통해서 신임 경영진을 임명하면서,
주식 양도와 매매에 대한규정을 명확히 정리했으며, 사회이사 제도를 도입해서 사회적 감시를 실현시켰다.

대표 이사의 권한을 제한하고 임원진의 보수를 주주총회에서 결의하도록 하면서,
더 이상 경영진의 횡포로 회사가 사유화되는 안전 장치를 마련하게 된다.

또한, 2007년에는 경동산업 시절 해고된 11명에게도 주식을 배정함으로써,
오랫동안 논란이 있었던 문제를 모두 정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2016년 현재 키친아트는 알짜 회사로 거듭났다.
연매출은 80억(상품 매출 70% / 로얄티 매출 30%)이며, 연계 매출로 계산할 경우 1000억에 달한다.
순이익은 8억 정도이며, 2015년에는 50% 정도를 주주들에게 배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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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아트 이야기
국내도서
저자 : 정혁준
출판 : 청림출판 201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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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는 이러한 키친아트의 성공사례를 거의 신화에 가깝게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키친아트에 너무 감정이입을 해버렸고 작은 것들도 너무 과장해버렸다.

또한, 무 많은 경영학적 이론과 사례들이 제시하면서,
오히려 핵심적인 진정성이 희석되고 있다는 느낌마져 들어서 아쉬웠다.

키친아트의 성공비결만 좀 더 간결하고 명확하게 설명해줬다면,
훨씬 더 키친아트에 집중하면서 좀 더 생생하게 키친아트 이야기에 몰입했을텐데...

키친아트의 사업 방식은 한국에서는 시대를 앞서갔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나 가상 조직같은 개념이 한국에도 도입됐지만 대부분 시도조차 못했다.

너무나 급진적인 방식이기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기존의 시스템을 버릴 수 없었다.
하지만, 키친아트는 가진 것이 없기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방안이었다.

키친아트의 혁신적인 경영방식은 큰 성공을 거두었고,
국내의 어떠한 대기업도 시도할 수 없는 프로세스 개선을 이루어냈다.

패스트 패션 브랜드와 유사하게 노동집약적인 산업에서는
원가를 낮추고 시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가장 최적화된 방식이기도 하다.

확실한 브랜드와 탄탄한 영업망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자금력이나 기술력이 부족한 회사에서는 충분히 도전해볼만한 비즈니스 모델인 것이다.

+



한가지 아쉬운 점은 키친아트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진정성은 확실히 알겠는데,
주주들이 더 이상 사업을 확장하거나 현재 근무 하는 직원들이 주주로 합류하는데 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2006년 경험을 통해서 경영진보다 주주들에게 훨씬 더 많은 힘을 실어주었지만,
퇴직한 주주들은 대부분 회사에서 일을 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회사에서 돌아가는 일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파악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현재 근무하는 18명 중에 9명만 주주의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3년 이상 근속할 경우 주주의 신분을 주는 제도를 도입했었지만,
역사성을 모르는 새로운 직원들을 주주로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서 기존 주주들이 불편했다고 한다.

그리고, 기존의 주주들 중에서 일부는 주식을 자녀들에게 상속하게 되면서,
주주들의 세대교체도 일어나고 있어서 역사성을 모르는 새로운 주주들이 출현하고 있다.
 
현재는 주주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직원들이 주주와 직원간의 간극을 잘 매워주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주주와 주주 신분의 직원 모두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예전의 경험이 있기에 특정인이 주식을 독식하는 것은 철저히 경계하고 있지만,
창립 초기의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뭔가 새로운 대책이 필요해보이는 부분이다.

노동자들이 힘을 모아서 어려운 시기를 함께 이겨낸 점은 너무나 아름다운데,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혔던 경험이 트라우마처럼 남아있는 부분도 있어 보인다.

키친아트는 IMF전후로 무수히 등장했던 노동자 자주관리 기업중에서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면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기에 그 상징성과 사회적 가치는 엄청나다.

이러한 키친아트가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서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해야하는 키친아트를 열심히 응원하고 싶다.


열린 공동체 사회 Social Innovation/Co-operatives 공동분배, 공동소유, 공동책임, 노동자자주관리기업, 키친아트, 키친아트 이야기

몬드라곤의 기적 - 김성오(2012)

2016.05.09 13:20


지난 주 몬드라곤에 다녀온 후, 나의 부족함을 깨닫고

'몬드라곤에서 배우자(1991)'와 '몬드라곤의 기적(2012)' 2권의 책을 다시 펴보았다.


역시 명불허전이라고 '몬드라곤에서 배우자(1991)'는 어디 하나 뺄 내용이 없었다.

연수를 한 번 다녀오는 것보다도 훨씬 더 풍부한 정보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있는 책이다.


하지만, 가장 아쉬운 점은 1991년 쓰여졌다는 것이고,

그 이후로 20년간의 몬드라곤의 변화에 대한 내용이 빠져있다는 부분이 아쉽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번역자였던 

김성오선생님은 후속편으로 '몬드라곤의 기적'을 발간했다.


책의 절반은 20년이 지난 후의 몬드라곤에 대한 내용이며,

나머지 절반은 몬드라곤의 사례를 어떻게 한국에 적용시킬까에 대한 저자의 고민이 녹아있다.


+


1991년 이후의 몬드라곤에 대한 부분은

기대했던 것보다는 내용이 풍성하지는 않았다.


처음부터 책의 목적 자체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는 것이 강해서인지,

'몬드라곤에서 배우자'처럼 심층적으로 내용을 분석하기보다는 관련 자료를 정리한 느낌이 강했다.


화이트 부부가 굉장히 드라이하게 팩트 중심으로 분석하고 자신의 의견을 명확히 구분한 것에 비해서,

정보들에 대한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부분과 다소 주관적으로 보이는 분석이 많다는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노동자협동조합운동에서의 저자의 풍부한 경험은

이 책의 가치를 충분히 높여줄만 한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나 한국의 노조운동과 몬드라곤의 협동조합운동의 차이를 비교한 부분(11장)과

한국에서의 노동자협동조합운동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설명해주는 부분(15장)은 굉장히 소중한 정보이다.


노동자협동조합에 대한 논문을 쓰면서,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이렇게 명확하게 정리해준 자료는 처음 접할 수 있었으며,

노동운동부터 노동자협동조합 1세대까지 함께해온 김성오선생님이 아니면 감히 정리할 수 없는 내용이기도 하다.


1980년대 생산공동체 운동

1990년대 자활공동체 운동

1990년대말 노동자 기업 인수 운동

2000년대 대안기업 운동

2000년대 후반 사회적 기업의 등장


한국에서의 노동자협동조합의 뿌리와 그 전개과정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이후에 2012년 협동조합 기본법 시대가 도래하면서

다양한 협동조합들이 설립되었고 이제는 노동자협동조합이 새로운 2세대를 맞이하고 있다.


2013년 해피브릿지의 협동조합 전환, 

2014년 대안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 출범,

2015년 쿱택시의 등장과 성공

2016년 CICOPA KOREA로의 연합회의 재출범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한국에서의 노동자협동조합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고 앞으로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성공사례들이 나와줘야하지만,

변화의 구심점이 될만한 조직들이 등장하면서 기존의 흐름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


화이트 부부도 언급했고 김성오 선생님도 이야기했지만,

협동조합이 모든 기업을 대체하는 혁명적인 사건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으로 협동조합을 이해해서는 안되며,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새로운 대안으로 보는 것이 좀 더 정확한 접근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협동조합이 자본주의 시대에 대세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본이 중심이 되야만 하는 산업에서는 협동조합이 그 자리를 대체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능력이 출중한 천재들에게는 협동조합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조직 형태이다.

큰 돈을 벌고 싶다면 협동조합보다는 소수의 천재들을 중심으로 자본을 끌어당기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다만, 그렇게 사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현재의 사회 시스템은 너무 가혹하다.

다같이 많이 벌고 그것을 나누면서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형태가 필요한 것이다.


나는 그러한 점에서 협동조합이 매력적이다.


공산주의 국가처럼 가난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다같이 많이 벌고 그 부를 나눈다는 협동조합적 접근이 우리 사회에도 필요해보인다.


사람이 살기 힘든 사회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인 부족한 사람들도 함께할 수 있는.

그렇다고 노력하거나 책임을 다하지 않는 사람들도 무조건 도와주기만 하지는 않는 형태


혹자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를 애매하게 섞어놨다고 이야기하지만,

그런 애매모호함과 유연성과 실용성이 개인적으로는 너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과연 이거아니면 저거라는 명확해보이는 선택만이 최선인가?

명확하지 않기에 끝없이 고민하고 노력해야만하는 협동조합이 다소 피곤해보이지만 매력적인 이유이다.

열린 공동체 사회 Social Innovation/Co-operatives 김성오, 노동자협동조합, 노동조합과 협동조합, 몬드라곤, 몬드라곤의 기적

Making Mondragon(몬드라곤에서 배우자) - William Whyte & Kathleen Whyte (1991)

2016.05.09 04:30


지난주 해피쿱투어 연수팀과 함께 몬드라곤을 방문했다.


예상치못했던 방문이기에 사전 준비도 충분치 못했지만, 

가장 많이 깨달은 것은 내가 몬드라곤에 대해서 너무 몰랐다는 사실이다.


몬드라곤을 알게 된 것은 나의 인생에 중요한 변곡점이다.


KBS스페셜에서 '스페인 몬드라곤의 기적' 편을 보면서,

내가 그동안 생각하고 있었던 대안적인 기업이 구현된 것을 알게 되었다.


http://www.kbs.co.kr/1tv/sisa/kbsspecial/view/old_vod/1707965_61811.html


그렇게 알게 된 협동조합을 제대로 알고 싶어서 대학원에 진학했고,

이후로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몬드라곤을 직접 피부로 느끼고 올 수 있었다.


+


솔직히 연수를 가면서 교만한 마음도 있었다.


1년에도 수십 개의 팀이 몬드라곤을 방문하지만 과연 그들은 무엇을 건져왔는가?

몬드라곤에 대한 사전 지식도 없이 방문해서 사진만 찍고오고,

다들 몬드라곤에 다녀왔다고만 이야기하지 뭘 새롭게 배워왔는지 제대로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HBM협동조합경영연구소를 통해서 그동안 최신 정보를 많이 접해왔기 때문에,

스스로 국내에서는 몬드라곤에 대해서 가장 많이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


2015년 해피브릿지 연수단이 전해준 각종 기관들에 대한 자료들과

추가로 그동안 모아둔 몬드라곤에 대한 국내 소개된 자료와 해외 논문들도 정리해서 팀원들에게 공유해줬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자료를 본지 너무 오래됐고,

나 스스로도 내 언어로 정리해본 적이 없기에 그냥 자료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역시나 사전 지식과 고민이 부족하다보니,

나 역시 다른 연수단과 비슷한 수준의 질문만 하고 비슷한 수준으로 느끼고 돌아왔다.


물론, 어떤 식으로든 내가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정리해둘 예정이다.


연수를 지원해주고, 함께해주신 분들에 대한 의무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 부족한 지식이나마 정리해두지 않으면 다음 연수가는 사람들도 비슷한 경험을 할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연수보고서(?)는 HBM협동조합경영연구소 블로그에 연재할 예정이다.

짧은 지식이지만 사유화하기 보다는 그래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읽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해서이다.


+


하지만, 막상 연재를 시작하려니 사실 확인이 좀 더 필요했다.


내가 사전에 알던 지식과 가서 들은 지식, 그리고 그동안 정리된 자료들 간의

서로 비슷비슷하기는 한데, 뭔가 좀 안맞는 것도 있는 것같고 남들은 뭐라 써놨는지도 궁금하기도 하고...


그래서 2012년 대학원 입학을 준비하면서 찾아봤던 책을 다시 꺼내들었다.


몬드라곤에서 배우자
국내도서
저자 : 윌리엄 F. 화이트,캐서린 K. 화이트 / 김성오역
출판 : 역사비평사 201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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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만 해도 협동조합에 관련된 책이 거의 없던 시절이라서 

굉장히 소중하게 읽었던 책이고, 몬드라곤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이해하게 해준 책이다.


그리고 이 이후로도 몬드라곤에 대한 많은 자료를 봤지만,

이 책만큼 일목요연하고 자세하게 정리해준 자료를 보지는 못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책이 쓰여진 시기가 1991년이기에 

그 이후 20년간의 몬드라곤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것이다.


2012년 책의 번역자 김성오씨가 '몬드라곤의 기적'이라는 후속편을 냈지만,

처음부터 화이트 부부의 책을 보완해주는 것이 목적이였기에 이 책만큼 내용이 풍부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몬드라곤을 통해서 한국적 상황을 이해하기에는 굉장히 용이하기에,

김성오씨가 저술한 '몬드라곤의 기적'은 별도 포스팅에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


이 책을 다시 꼼꼼히 읽어보면서 저자의 몬드라곤에 대한 이해에 감탄하게 됐다.


협동조합에 대해서 너무 모르던 시기에 읽었던 책이라서 

잘 모르고 스쳐지나간 부분이 많았는데 막상 몬드라곤을 다녀오고나서 보니 진짜 잘 쓴 책이다.


심지어 몬드라곤에서 기관을 방문해서 얻은 정보보다도 훨씬 더 자세한 정보가 있었다.

20년 전에 쓰여졌음에도 오히려 내가 만난 몬드라곤 사람들보다도 몬드라곤을 더 잘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연수를 떠나기 전에 이 책을 다시 복습하고 가지 않은 점이 후회될 정도이다.


이 책은 몬드라곤의 성장과정을 통사적 관점에서 다루고 있으면서도,

우리가 방문한 몬드라곤의 주요기관들(카하라라보랄, 라군아로, 이켈란 등)에 대해서도 자세한 정리해주고 있다. 


물론 시간이 지나서 '카하라 라보랄'은 '라보랄 쿠차'로 변화되었고, 

호세 마리아 신부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성인으로 추대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 중이다.


본인이 부각되는 것을 지나칠 정도로 경계했던 신부님이 살아계셨다면 경기를 일으킬 일이지만,

60년이 넘는 몬드라곤이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도 보인다.


이번 연수단도 탄생 100주년 기념 포럼에 Gsef 공동의장이신 송경용신부님이 초대되면서 기획됐다.

화려하게 접근하지는 않지만, 이들에게는 호세 마리아 신부의 정신을 다시 부각시킬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책에서는 몬드라곤의 역사와 특징을 굉장히 압축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 내용을 요약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이며 방대한 내용을 정리한 화이트 부부에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다.


또한, 통사적 관점에서 단순히 역사를 서술하고 끝난 것이 아니라, 

주요 이슈(호세 마리아 신부의 사상과 조직 문화의 특성)와 시사점에 대해서도 잘 정리해주고 있다.


몬드라곤 현지 직원들이 그냥 애매모호하게 문화적 특성이라고 답변했던 것에 비하면,

훨씬 더 조직적 특성과 제도적 장치의 작동 원리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하지만,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몬드라곤은 이제 MCC라는 거대한 복합체로 거듭났다.

1991년은 그 새로운 실험의 시작점에 불과했기에 훨씬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자료는 없다.


이 책이 가지는 최대의 단점이고,

후속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끼는 가장 결정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


이번 연수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점은

현지 조합원들의 답변 수준이 오히려 질문자들의 질문을 못 따라간다는 점이다.


특히 사기업과 구분되는 협동조합적인 요소에 대한 질문을 할 때마다 

'원래 이렇게 살아왔는데, 왜 당연한 것을 질문을 하지?'라는 표정과 반응은 만감이 교차하게 만들었다.


이에 대해서 몬드라곤 사람들은 우리랑 아예 사고가 다르구나 느끼기 마련이고,

몬드라곤의 사례를 문화적 특수성으로만 귀결해버리게 되면서 우리에게는 적용할 부분이 없다고 느끼게 된다.


사실 연수를 다녀온 사람들의 대부분의 반응은

몬드라곤은 몬드라곤이고, 우리도 우리만의 특수한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한다고 이야기한다.


과연 그렇게 문화적 특수성으로만 귀결되는 문제인가?

이에 대해서 화이트 부부는 바스크 문화의 특수성보다는 조직 문화의 특수성으로 봐야한다고 지적한다.


몬드라곤은 노동자생산협동조합들이 빠지기 쉬운 교조주의적 속박을 벗어나야한다는 것을 실용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로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협동조합 활동가들이 이 부분만이라도 제대로 느끼고 돌아왔다면,

그 연수는 충분히 가치가 있는 연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나도 연수에서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이 바스크 특히 몬드라곤의 사람들은 굉장히 정이 많고 인간적이지만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실용적이고 합리적 사고를 하면서도 굉장히 유연하게 반응해 왔다는 부분이다.


한국의 활동가들의 경우, 비즈니스에서는 굉장히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듯 보이며,

원리 원칙에 대해서는 굉장히 절대주의적이고 경직된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많이 나타났다.


그동안 협동조합이 관심을 받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한국 사회의 협동조합이 비즈니스로 성공하지 못한 이유인 것 같다.


+


이번 연수가 현장방문에 초점을 두었고

참가자의 이해도도 천차만별이라서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하기는 어려웠지만

추가적으로 연수 과정에서 상급 관리자나 관련 연구자를 만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나도 이번 연수를 통해서 어렴풋이 생각하던 부분들이 많이 정리가 되었다.

새롭게 얻은 정보는 사실 별로 많지 않았지만, 오히려 몬드라곤의 사람들을 이해하게 된 듯하다.


특히나 HBM연구소에서 같이 업무를 진행하면서 이해가 안됐던 것들이

현장에 막상 와보니까 누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알게됐고, 이들이 왜 그렇게 말하는지도 알게 됐다.


사실 몬드라곤은 한 번 와보고 싶다고 해서 방문하기에는 별로 추천할만한 코스는 아니다.

생각보다 볼꺼리도 없고, 실무자 수준에서는 우리가 원하는 질문에 답변도 별로 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몬드라곤에서 배우자'라고 하기에는 이미 기본적인 정보는 한국에 충분히 존재한다.

최근 정보와 이슈에 대한 부분은 추가로 정리할 필요가 있지만 기본원리는 크게 바뀌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의 이슈의 경우에는 실무자가 아니라 최상급 관리자 정도는 만나야지 얻을 수 있기에,

실무나 학술적인 미팅을 하거나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만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지 않는 한 꼭 와봐야하는가 싶다.


오히려, 연구를 위해서 아예 장기간 거주하면서 이들의 삶에 들어가서 느끼고 체험하는 것은 필요해보인다.

화이트 부부의 책이 소중한 이유는 그냥 정보만 쓸어담은 것이 아니라 몸으로 몬드라곤을 느끼고 쓴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해피브릿지와 HBM연구소를 통해서 몬드라곤 사람들과 3년째 연을 맺고 있지만,

몬드라곤과 무언가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단순 정보가 아니라 이들을 좀 더 이해할 필요는 확실히 있어보인다.


이 번 방문에는 팀창업 교육인 MTA프로그램을 한국에서 함께하기 위한 비즈니스 미팅도 포함되었다.

하지만, 이들의 업무 진행방식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았기에 실무적으로 진척된 내용이 너무 없었다.


멀리 이국 땅에 오랜 시간거쳐서 왔던 비즈니스 미팅 치고는 얻어가는 것이 너무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다음에는 단순히 '배우기'가 아니라 '함께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몬드라곤을 방문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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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peration, Learning and Co-operative Values - Tom Woodin (2015)

2016.01.30 19:34

SBS 일요특선다큐멘터리 ‘협동조합은 학교다(Co-operative Schools in England)’


책으로만 읽었던 영국의 협동조합 학교 이야기


그 생생한 현장을 Spread i 가 영상으로 제작해 한국 공중파에서 방영되었다.


역시 책으로만 읽었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

다만 아쉬운 것은 영상이라는 매체의 한계로 자세한 이야기를 다루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더 많은 정보를 원한다면 서울시 사경센터의 해외연수팀이 작성한 영국 방문보고서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http://sehub.net/archives/33708)


+



영국의 협동조합 학교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02년 교육정책의 변화로 학사 운영에 있어서 자율권이 대폭 강화되면서부터 가능해진다.


2002년 영국협동조합그룹은 Young Co-operatvie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학생 스스로 협동조합 설립과 운영을 위한 지원사업을 시작한다.


이후 2004년에는 8개의 비즈니스 특성화 학교를 후원해 주었으며,

협동조합대학에서는 관련된 컨텐츠와 연구자료를 제공하면 뒷받침을 해주었다.


2006년 학교 재량권을 확대하는 교육법조항이 담긴 교육개혁이 시도되고,

'협동조합트러스트' 라는 이름으로 협동조합형태의 학교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공교육 개혁방안의 일환으로 협동조합 학교는 점차 증가하게 되며,

2010년 보수당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도 '협동조합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더욱 확장된다.


노동당 정권에서는 공립학교인 트러스트(재단학교)가 협동조합 형태로 변경되었다면,

보수당 정권에서는 아예 공립학교가 아카데미라는 사립학교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


노동당이 공교육의 개혁 방안으로 협동조합 학교로의 전환을 추진했다면,

보수당은 공교육의 민영화 방안으로 협동조합 학교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지방정부가 가지고 있던 소유권까지 학교로 넘어오게 되면서

덕분에 협동조합 학교는 더 많은 자율권을 획득할 수 있게 되었지만,

중앙정부가 관할하게 되면서 지방정부의 역할과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함정이다.

(이러한 민영화의 흐름에 대해서는 협동조합 진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존재한다)


2008년 최초의 협동조합 학교가 들어선 이후,

2015년 10월 현재 약 850개까지 늘어났으며 지금의 추세로는 훨씬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정책의 변화, 이를 활용한 영국협동조합그룹의 추진력,

그리고 뒤에서 영국협동조합대학교의 컨텐츠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정부의 정책 변화가 있어도 이를 뒷받침할 기관들이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협동조합학교연합회의 역할도 빼놓을 수는 없다.

2009년 협동조합 학교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15개 학교들이 자발적으로 모이게 되었고,

2011년에는 협동조합의 지위를 갖게되면서 6개의 권역을 나누어 연합과 조정, 지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협동조합학교가 아닌 학교협동조합 위주로 확산되고 있으며,

학교협동조합과 관련된 자발적인 지원 단체들이 협동조합학교에 대해서도 이슈 파이팅을 하고 있다.

(얼마전에는 학교협동조합에 대한 책도 출간하는 등 매우 활발히 활동중이다.)


하지만, 학교협동조합은 학교 내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사업(매점, 버스 등)을 운영하는 형태라서,

좀 더 본격적인 교육 개혁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협동조합학교까지 이슈가 확산되어야만 할 것이다.

(물론 협동조합 학교를 만드는 것은 그만큼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한 일이다.)


+


영국의 협동조합학교 현황에 대해서는

서울시학교협동조합추진단이 연수보고서에서 아주 잘 정리해놨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실제 협동조합학교가 운영되려면 교육의 컨텐츠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과연 협동조합학교에서는 어떠한 형태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을까?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런던 대학교의 Tom Woodin이 편집한 아래의 책을 읽어보면 도움이 될 듯하다.

(아쉽게도 아직 국내에 번역본은 없다는 것이 함정)



Co-operation, Learning and Co-operative Values (2015)


+


협동조합 교육은 구성주의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으며,

협동조합의 가치와 원칙이 기본적으로 바탕이 되어 있다.


역사적으로 협동조합은 상호공제회사뿐만 아니라 교육과도 밀접한 연관을 가져왔으며,

스페인의 몬드라곤 대학, 이탈리아 토렌티노의 EURICSE, 캐나다의 사스케치완 대학 등 뿐만 아니라

프랑스의 학습 네트워크, 폴랜드, 독일, 브라질 등 세계적으로 협동조합과 교육은 중요한 이슈였다.


특히 1979년에 시작된 IASCE는 효과적이고 참여적인 교육 방법을 찾기 위해서,

PIES (긍정적 상호의존성, 개인 책무, 동등한 참여, 자극적인 상호작용)에 기반한

협동조합 학습(Co-operative learning)이라는 개념을 발전시켜 교실을 뛰어넘는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http://www.iasce.net)


오늘날 영국의 협동조합학교는 교육개혁을 위한 새로운 방법으로 부각되고 있다.


협동이라는 인간의 본성을 활용해 주관적인 존재감에 기반한 자발성과 민주주의 등을 경험하게 해주며,

원칙의 명확성, 신뢰의 분위기, 인지적 가치의 중요성, 책임과 권력, 참여 등의 가치를 몸소 체험하게 해준다.


협동조합 교육이 대안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그 자체로써 대안적인 접근이기 때문이다.


협동조합 조합원들이 만든 네트워크를 통해서 도구적 합리성의 지배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자본뿐만 아니라 문화적 자본도 형성할 수 있으며, 협동조합에 기반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


경계를 무너뜨리고 협력을 증진시키는 과정에서

협동조합주의는 혁신과 학습을 촉진할 수 있으며 공유된 리더십을 통해서 새로운 철학을 제시할 수 있다.


협동조합 교육 방식은 주류 정치 담론을 재형성하는데 자양분이 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서 새로운 전략적 정체성과 지향성을 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수도 있다.


협동조합 학교는 사회정의의 자유의 원칙을 강화함으로써

민주적인 교육의 발전에 대한 기반을 제공하며, 더 넓은 사회적 이슈로 확산될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협동조합 학교에 대한 구조와 교수법은 정교화되지는 못한 상황이다.

협동적 가치에 대한 다양한 해석으로 갈등도 생기며, 기술적인 메커니즘으로 받아들이는 경향도 나타난다.


참여가 부진하게 나타는 곳도 있으며 너무나 급격한 성장으로 교육 퀄리티의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영국협동조합대학이나 연합회도 학교의 증가 속도를 따라가기 벅차하는 분위기이다.


공동체와 학부모들의 참여도 중요하지만, 아직까지는 쉽지 않은 이슈이다.

협동조합 학교가 학교 본연의 모습인 '공동체 학교'로 돌아가야한다는 Roger의 주장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


잉글랜드 지역 협동조합 교육에 협동조합 대학이 있다면,

스코틀랜드 지역의 협동조합 교육에는 CETS가 있다.


2006년 설립된 CETS(Co-operatvie Education Trust Scotland)는

협동조합의 가치와 원칙에 기반한 협동조합 기업 교육을 위한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온라인을 통해서도 모든 자료를 공개해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http://www.cets.coop)


 CETS는 에버딘 대학(The University of Aberdeen)과의 협력을 통해

학생들이 시장과 경제에 대한 지식을 증가시키고 기업가적 태도를 지향하기 위한

기업가 정신과 사업활동의 대안적 방식과 혁신에 노출될 수 있도록 성공적인 작업을 해오고 있다.


협동조합 대학(The Co-operative College)만해도 부러운데 CETS까지...

이러한 전문 지원기관들이 영국의 협동조합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과연 한국에서는 누가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


일단, 대학으로는 성공회대가 가장 먼저 움직이고 있고

한신대가 얼마전 석사과정을 개설했고 한양대도 석사에 관련 전공 과정을 개설했다.

지방대학들도 조금씩 관심을 갖고 있는 것같기는 하지만 아직은 학부생 교육 단계에 머물고 있다.


협동조합 대학이나 CETS같은 연구 성과물을 내기 위해서는 제대로된 연구자가 필요하며,

단순히 석사 과정 졸업생만으로는 분명히 한계가 존재한다.


하지만, 박사과정을 개설한다는 것은 학생들의 졸업 후 진로까지 고려한다면 쉬운 선택은 아니다.

성공회대만 유일하게 박사과정을 개설하고 있는데 다른 대학에서는 무모한 도전이 아니냐는 평가를 한다고 한다.


아직은 박사학위자가 배출되지 않아서 섣부르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한국의 협동조합 연구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박사급 연구원은 너무나 필수적인 상황이다.


현장에서 몸으로 뛸 사람은 그래도 꽤 많은데 후방지원자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하지만 이들의 미래를 보장해줄 수 없기에 성공회대의 도전을 응원해주기에는 현실은 만만치 않다.


과연 2020년쯤 대한민국의 협동조합 진영은 어떻게 될까?

지금보다 훨씬 확대된다면 분명히 박사급 연구원들은 밀알과 같은 존재로 귀하게 쓰일 것이다.


반면, 협동조합이 일시적인 관심만 받고 아무런 성과를 못내고 있다면,

성공회대에서 배출한 박사급 연구원들은 사회에서 흡수되지 못하고 각자의 길을 떠나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 박사급 연구원 중에 한 명이다.

과연 내가 사회에 밀알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사회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런 분위기도 연구자들이 만들어가야하는 부분일 수도 있다.

(훌륭한 연구 결과들이 사회 분위기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20년쯤 성공회대가 한국에서 영국의 협동조합대학같은 존재가 되려면,

앞으로 할일이 매우 많아 보인다.

열린 공동체 사회 Social Innovation/Co-operatives CETS, IASCE, Tom Woodin, 아카데미트러스트, 영국 협동조합, 협동조합 교육, 협동조합 학교, 협동조합 학습, 협동조합대학, 협동조합아카데미, 협동조합트러스트, 협동조합학교

  1. 좋은 정보 잘보고 갑니다

파고르사람들과 브란트사람들 (Les fagor et les brandt) - 2007

2015.07.18 05:29


몬드라곤에 대한 영화를 상영한다고?


굉장히 흥미를 끄는 주제이기에 황금같은 금요일 저녁이지만 사경센터를 찾아갔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영화는 진짜 재미없다.


다큐멘터리영화라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재미없을줄이야...


영화의 내용은 단순하다.


먼저 몬드라곤 협동조합이 어떤 곳인지 개괄적으로 소개를 한 다음,

2005년 프랑스의 대표적인 가전업체 중 하나인 Brandt를 몬드라곤이 인수한 이야기를 다룬다.


1년이 넘는 시간동안 몬드라곤의 대표적인 가전업체인 Fagor가

Brandt를 인수한 후에 협동조합으로 운영하지 않고 인력감축의 구조조정 안을 내린 것을 다룬다.


초반에 몬드라곤을 소개하는 자료 화면 이후에는

Brandt의 노동자와 Fagor의 경영진, 그리고 몬드라곤에서 근무하는 Fagor의 노동자 인터뷰가 이어진다.


당연히 인터뷰가 계속해서 교차 편집되니 재미가 없을 수밖에...

하지만, 영화가 던진 메세지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


1974년 몬드라곤에서는 파업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


노동자협동조합이기에 노동조합이 없었지만,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루어지면 대규모 파업이 일어나고 17명이 해고된다.


3년 후 총회를 거쳐서 17명이 복직되기는 하지만,

'노동조합과 노동자협동조합이 같이 갈 수 없는 것인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다큐멘터리에서도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현재 몬드라곤에 있는 비정규직의 비중이 계열사마다 20~30%씩 된다고 이야기한다.

해외 자회사까지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전체 직원에서 조합원 비중이 50%가 안되는 곳도 많다.


1990년대 이후 진행된

몬드라곤의 국제화 전략과 경영 혁신의 결과물 중에 하나인 것인다.


경영 효율성의 관점에서 FagorBrandt의 결정은 당연한 것이다.

인수한 회사의 효율성이 낮기에 인력감축해야했고 경영진은 350명의 감축을 결정한다.


하지만, 노동조합의 문제제기는 이어졌고,

1년 7개월 후 140명을 감축하는 것으로 수정되어서 결론이 난다.


Fagor의 경영진들은 자신들의 결정을 항변한다.

협동조합도 자본주의에 존재하는 회사이기에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과학적 관리와 효율성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몬드라곤은 기업이지 NGO가 아니다.

협동조합은 자본주의의 대안이 될 수 없다.

특정인에게 부가 독점되는 것을 막을 뿐이며, 모든 사람에게 다같이 배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다큐멘터리는 중립성을 유지하려고

경영진의 인터뷰를 꽤 비중있게 다루어주고 있기는 하지만,

확실히 프랑스의 노동자 입장을 대변하는 성격이 강하다.


특히 중간에 섞여있는 몬드라곤에 근무하는 노동자조합원의 인터뷰는

프랑스 노동자들의 절박한 심정과 대조를 이루는 효과를 낸다.


몬드라곤이 자국에서는 좋은 회사이지만 프랑스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부각된다.


이를 액면가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는가?

과연 몬드라곤이 치사하게 자국의 노동자만 보호해주는 것인가?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진 2007년 상황을 보면 그렇게 보일만도 하다.


대안기업처럼 알려진 몬드라곤도 

해외에서는 자본주의 기업과 비슷한 짓을 그대로 반복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사건의 전후 배경을 알게 되면 새로운 해석도 가능할 것 같다.


관련 자료가 너무 없어서 영어는 물론이고

프랑스어와 스페인어 자료까지 찾아볼 수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자료의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어서,

몬드라곤대학에서 온 HBM협동조합경영연구소의 Martin에게 내용 확인을 부탁해두었다.

(만약, 내용이 틀렸으면 추후 수정하겠습니다.)


+


일단 Brandt라는 기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Brandt는 1924년 설립된 프랑스의 대표적인 가전업체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M&A과정을 거치면서 계속해서 이름이 바뀌어 왔다.


1956년  Hotchkiss-Brandt

1966년  Thomson-Brandt

1968년  Thomson-CSF 

1982년  Thomson SA

1992년  Brandt SA

2000년  Moulinex-Brandt

2001년  Elco-Brandt SA


1992년부터는 이탈리아와 이스라엘 기업과의 M&A로

프랑스 브랜드이지만 이미 다국적 기업의 반열에 들어선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agor에 대한 기대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인 M&A로 구조조정을 많이 겪어왔기에 몬드라곤은 다를 것이라 기대했을 수도 있다.


구조조정 인원을 350명에서 140명으로 대폭 감축하기는 했기만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결과였고 어쩔 수 없다는 항변은 궁색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2013년 Fagor appliances(가전부문)는 결국 파산하고 말았다.


그리고, Fagor appliances의 파산 발표 당일에, 

Fagor-Brandt가 먼저 몇 시간 앞서서 파산을 발표한다.


이는 가장 큰 계열사인 Fagor-Brandt의 파산이

모기업인 Fagor appliances 파산의 결정적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을 반증해준다.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계속 누적된 실적 부진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을 하지않고 버틴 것이 주요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몬드라곤 역사의 상징인 Fagor 가전부문의 파산은 엄청난 사건이였고,

몬드라곤 창립 이래 최대의 위기였다.


5600명의 종업원이 종사하고 있었고,

이 중 1700명이 몬드라곤의 조합원이였다.


일단, 900명의 조합원은 우선적으로 재배치를 했고,

은퇴시점이 얼마남지 않은 사람들은 퇴직을 선택해서 고통을 분담해주었다.


이후 조합원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재배치가 이루어졌지만

아직 일부는 80%의 급여를 지급받으면서 대기중인 상태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몬드라곤에서 비축해두었던 기금들이 대부분 바닦이 났다고 한다.)


그리고, 해외의 계열사들은 대부분 매각의 절차를 밝게 된다.

우선, 가장 큰 계열사인 Fagor-Brandt는 알제리의 Cevital 그룹에 인수된다.


2013년 11월 파산을 발표하고 6개월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2014년 4월에 스페인과 폴란드의 공장까지 포함해서 Brandt 그룹 전체가 인수된다.

이 과정에서 1800명의 종업원 중 1200명만 고용보장을 받게 된다.


그리고 2014년 말에는 폴란드에 있던 Fagor Mastercook도

독일계 가전업체인  BSH Hausgeräte에 인수되면서 대표적인 해외 자회사들이 정리된다.


+


물론 몬드라곤의 국제화 전략이 이것으로 실패라 말하기는 어렵다.

Fagor 가전부문 말고도 전세계적으로 진출해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실패하면서 타격이 큰 것은 사실이다.


몬드라곤은 EU의 통합과 국제화 흐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MCC라는 규모화전략과 해외 자회사라는 국제화 전략을 선택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나름 굉장히 성공했고

2007년 경제 위기에 대해서도 굉장히 선방하는 듯 보였기에

2013년의 Fagor 가전부문의 파산은 너무나 상징성이 큰 사건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보수적인 언론들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그 원인 중에 하나가 매출이 85%가 감소했는데,

인력의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버티다가 파산까지 갔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몬드라곤 전사 차원에서 1차 자금 위기를 막아줬지만,

2차 자금 위기가 오자 과감하게 파산을 선택해 그룹 전체를 살리는 길을 선택한다.


가장 큰 계열사인 Fagor-Brandt의 인수과정에서 있었던 사건은

아무래도 인력 구조조정을 못하고 회사가 버티는데 당연히 영향을 줬을 것이다.


회사를 인수하고 140명이라는 인원을 정리한지 얼마 안되는 시점부터

금융위기가 시작되어 매출이 급감했기에 다시 한 번 인력을 줄이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렇기에 경영진은 매출 급감에도 불구하고

해외 자회사들의 인원을 함부롤 줄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1~2년간은 구조조정없이 버티다가

뒤늦게 직원의 50%를 줄이고, 금여를 20% 삭감했지만 이미 대응이 늦었다는 평가다.

(이런 맥락을 보면 경영진을 마냥 비판하기도 어렵다.)


만약 해외 자회사인 Fagor-Brandt도 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면,

Fagor 가전부문의 파산으로 몬드라곤 그룹 전체가 붕괴되거나 조합원을 해고했어야 한다.

(5600명을 재배치한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이런저런 맥락을 보면 몬드라곤의 선택들이 이해가 간다.

몬드라곤이 자선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위험 요소를 제거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 요소를 떠안고 갔을 때 이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더 큰 재앙이 몰려온다는 것도 2013년 사건을 통해서 눈으로 보여준 것이다.


다행히 몬드라곤의 최소한의 안전장치들이 위기에도 버틸 수 있었고,

몬드라곤이 비판받던 지점들이 어쩌면 최선의 선택이였을 수도 있다는 점도 생각해보게 만든다.


역시, 사업은 어렵다.

하나만 봐서는 설명도 어렵도, 사회적 가치만 죽도록 외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몬드라곤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는 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타협이라는 것이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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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협동, 생활의 윤리 - iCOOP생협연대 (2008)

2014.08.06 08:03
협동, 생활의 윤리
국내도서
저자 : iCOOP생협연대
출판 : 푸른나무 2008.03.21
상세보기


이 책은 iCOOP생협 창립 10년을 맞이하여 그 역사를 정리하고,

아이쿱샙협이 가진 사회문화적 의미, 경영평가, 그리고 유통 성과에 대해서 

염찬희 / 김찬호 / 이상훈 / 정은미 4명의 연구자가 쓴 보고서를 책으로 엮은 자료이다.


조합원 4만명에 직원수 100명, 공급액 730억이던 2008년에 쓰여진 책이기에,

조합원 17만명에 직원수 1400명, 공급액 3500억(2012년 기준)이 되어버린 현재 상황과는 많이 다른 측면이 있다.


비록 아이쿱생협 조합원은 아니지만,

아이쿱생협에서 장학금을 받아서 공부하고 있는 입장이기에,

아이쿱생협에 대해서는 굉장한 호의를 가지고는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작 나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는 아이쿱생협에 대해서는 정작 그동안 잘 몰랐던 것 같다.

(아이쿱생협은 성공회대뿐만아니라 한신대에도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생산관리 과제를 하기 위해서 

아이쿱의 유통시스템을 분석한 정은미 연구원의 다른 논문은 읽어본 적이 있지만,

아이쿱생협의 설립 스토리와 사회문화적 의미에 대해서는 이 번 기회에 처음으로 자세히 읽어보게 되었다.


두레생협과 애증의 관계라는 소문은 들은 적이있지만,

둘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도 잘 몰랐고 생협운동이 왜 소비자협동조합과는 다른지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물론 이 책은 철저히 아이쿱생협의 입장에서 기술되었기에,

다소 편향된 견해를 가질 수도 있기는 하지만 딱히 사실을 왜곡하려고 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두레생협과 각자의 길을 걷게 된 과정에 대해서는 민감한 문제여서 그런지,

구체적인 기술을 피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확실히 아름답게만 다른 길을 걷게 된 것은 아닌 것 같다.


다행히 두 생협 모두 꾸준히 성장해서 

선의의 경쟁과 연대를 할 수 있는 관계가 된 것 같아서 참 다행이다.

(만약 하나의 생협만 살아남게 되었다면 나머지 하나의 생협은 굉장한 후유증에 시달렸을 듯하다.)


맨 바닥에서 시작해서 오늘날까지 

성장한 생협들의 이야기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수 많은 위기를 극복한 것이나 사업적 역량을 발휘하여

오늘날의 시스템과 규모를 만들어낸 것은 사업가로써도 대단한 능력이다.


하지만, 사업차원으로만 접근했다면 절대 이런 성과를 낼 수 없었을 것이다.

사람들이 그렇게 헌신하고 믿고 도와줄 수 있었던 것은 생협이라는 새로운 가치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


나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글은 김찬호 교수가 쓴

생활협동조합운동의 사회문화적 의미에 대한 내용이다.


'생협 = 소비자협동조합'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생활협동조합은 단순히 소비자만을 생각하는 협동조합으로 볼 수는 없는 것 같다.


솔직히 그동안 소비자협동조합 같아 보이는데

왜 생활협동조합이라는 굉장히 애매모호한 별도의 명칭을 사용하는지 이해가 안갔다.


그리고 그냥 좋은 물건 제값에 주고 사면되는 것 같은데,

온갖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보이며 운동차원으로 접근하는 것도 좀 의야해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생협의 설립 과정과 배경을 이해하고,

생협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비전을 알게되면서 생협의 특수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생협은 표현 그대로 생활 운동의 차원이 매우 강한 것 같다.

일상적인 것에서 부터 사회적인 부분까지 생활과 관련된 모든 이슈가 이들의 관심사인 것이다.


폐쇄적인 형태의 공동체보다는 개방적인 형태를 띄면서,

국가권력이나 자본을 감시하는 시민운동의 방식보다는 자주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협운동은

대안적인 삶과 사회를 꿈꾸는 사람들의 새로운 형태의 협동조합운동이라고 봐야할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관심사는 지역의 현황에서 부터 한미 FTA문제까지 광범위하며,

단순히 소비자의 주권만을 주장하지 않고, 생산자의 입장에서 그들과의 상생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들을 생각한다면 생협이라는 조직은

사업체로서의 성격보다는 사회운동의 성격이 훨씬 더 강한 집단이라고 봐야할 듯하다.



김찬호 교수는 생협운동의 사회적 가치에서

전업주부들을 중심으로 생활의 재발견이 이루어진 것이 굉장히 큰 사회적 기여라고 분석하고 있다.


경력단절의 여성으로써, 누구 엄마로만 불리던 전업주부들이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남편의 연봉과 자식의 성적에만 연연하지 않는

가족과 이웃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을 움직이는 여성 리더십으로 성장하는 공간이 바로 생협이라는 것이다.


물론 최근에는 조합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마을모임이나 동아리 활동의 성격이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겠지만,

책이 써지던 당시만 해도 공동체와 결사체를 넘어서 삶의 공간으로써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 같다.


이전에는 교회라는 공간이 이러한 역할을 했었던 것같은데,

아무래도 교회에서는 선교가 목적이기에 사회참여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던 것 같다.

(이에 반해서 생협은 개방성이 훨씬 강하고, 사회적인 이슈에도 민감하게 대응하면서 더 영향력을 발휘하는 듯하다)


아이쿱이 이렇게 급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실무진의 역량도 있었겠지만, 이러한 아줌마 조합원들의

적극적 참여와 열정, 헌신과 의지가 큰 힘을 발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에서 같이 공부하시는 아이쿱에서 오신 선생님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많이든다.)


고립되어있던 여성들이 대안적인 삶을 꿈꾸며 스스로 깨어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생협운동은 다른 시민운동이나 활동들이 하지 못한 대단한 사회혁신을 이루어냈다고 할 수 있다.


+


그렇다고 아이쿱 생협이 긍정적인 면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물류시스템 혁신과 조합비제도같은 자금 운영의 혁신을 통해서

다른 생협들이 이루지 못한 성과들을 이루어냈고 오히려 이 책이 쓰여진 이후 아이쿱생협은 급성장을 하게 된다.


책이 쓰여질 당시만 해도 공급액이 한살림보다 적은 700억 수준으로

600억 수준의 두레생협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한살림보다도 2배이상 차이가 나는

독보적인 생협으로 자리잡게 된 것은 당시로는 매우 혁신적인 조합비 시스템과 공격적인 마케팅이 주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사업이 나날히 성장해가고 조직의 규모가 갑자기 커지면서,

최근에는 경영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려오고 있다.


너무 급성장한 조직이 내부적으로 감당이 안되는 것이다.

이미 직원수는 1000명을 훌쩍 넘겨버렸고, 조합원수는 이제는 더 이상 받는 것을 걱정하는 단계까지 올라갔다.


물품은 여전히 항상 부족하기만 하고,

아직도 항상 민원은 대응하기 어려울 수준으로 쌓여있다.


이러한 상황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키울 수 밖에 없는데,

조직을 키우는 과정에서 이를 잘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이 내부에는 부족한 것이다.

(자세한 사정이야 외부인인 나야 잘 모르지만, 조직 관리 차원에서 큰 홍역을 치루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은 사실 이 책에서도 살짝 예상을 하고 있었다.

경영상황에 대한 이상훈 교수의 분석을 보면 현재까지의 성과는 매우 긍정적이지만,


내부적으로 부서 간의 커뮤니케이션문제나 업무 프로세스 개선,

직원들의 높은 이직률 등이 지적되면서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는 부분이 나온다.

(사실 최근의 이런 문제들의 씨앗이 이미 이때부터 감지되고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경영진들이 이러한 사실을 모를리야 당연히 만무하고,

이 책이 쓰여진 당시보다 훨씬 더 큰 조직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아마도 이러한 문제들이 더욱더 표면화되고 구체화된 것이라 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특히나 새로 합류하는 조합원들과 직원들의 경우에는

생협이 가지는 운동적 차원의 가치들을 잘 이해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외부에서 보기에 아이쿱 생협은 친환경농산물을 다루는 소비자 협동조합으로 보이며,

친환경농산물을 구입하기 위해서 조합원에 가입하거나 협동조합에 근무하고 싶어서 취업하는 경우가 많기에

생활협동조합이라는 그 특수성을 이해하는데 굉장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암튼 생협이 단순한 사업적인 조직체 차원을 넘어서

처음 설립했을 때는 그 정신을 잘 이어가 사회를 혁신하는 중심세력으로써 그 사명을 잘 감당해주었으면 한다.


+



이책을 읽고 내가 가장 얻은 성과는 

생협운동의 성격에 대해서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생협운동은 분명히 최근에 불고 있는

협동조합 열풍과는 성격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생협은 처음부터 사업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며,

사업보다는 대안적인 사회 운동 차원에서 시작하게 되었다는 점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적으로 급성장을 했지만,

이들은 사업적 성장보다는 사회적 영향력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서 최근에 만들어지고 있는 협동조합들의 경우에는

사업체로써의 새로운 형태로 협동조합을 접근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기존의 주식회사와는 다른 형태의 사업체,

사람 냄새가 있는 조직체를 만들고 싶어서 접근하는 사람이 많이 등장한다.


사업을 통한 사회운동 차원에서 시작한 기존의 생협운동과

사업을 위한 사회운동 차원에서 시작한 최근의 협동조합운동은 확실히 다를 수 밖에 없다.


이 부분은 앞으로 협동조합을 공부하면서,

굉장히 흥미롭게 봐야하는 대목이며 앞으로 어떤 식으로 분위기가 전개될지 궁금한 대목이다.


아직까지는 일정 규모 이상의 협동조합이 생협밖에 없기에,

생협의 정신을 기반으로 협동조합운동이 전개되지만 앞으로는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최근에 아이쿱생협에서 사업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신성식 대표가 

협동조합에 대한 새로운 책을 썼다고 한다.


생협의 초창기 시절에 부평생협에서부터 실무를 담당했고,

아이쿱 생협이 오늘날의 형태로 성장하는데 그 중심에 있었던 신성식 대표이기에

그의 책이 어떠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매우 궁금하다.


다른 것은 몰라도 사업적 역량에 있어서는

아이쿱 생협 내부에서도 신성식 대표에 대한 신뢰는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10년사 책이 나온지 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기에,

시간을 내서 새로나온 신성식 대표의 신간은 꼭 읽어봐야할 듯하다.


협동조합 다시 생각하기
국내도서
저자 : 신성식
출판 : 알마 2014.04.02
상세보기

열린 공동체 사회 Social Innovation/Co-operatives iCOOP, 김찬호, 두레생협, 물류시스템, 사업체, 사회운동, 사회혁신, 생협, 생활의 윤리, 생활협동조합, 소비자협동조합, 시민운동, 신성식, 아이쿱, 아이쿱생협, 조합비제도, 협동, 협동 생활의 윤리, 협동조합, 협동조합 다시 생각하기, 협동조합운동

꿈의 직장과 협동조합형 기업

2014.06.26 13:02


어제 오랫만에 두 사람을 만났다.


한 명은 대안적인 회사 모델을 꿈꾸며
주식회사를 협동조합으로 전환해서 운영하고 있는 이사장이고,

다른 한 명은 나의 두 번째 직장인
IT업계 대기업에서 나의 부사수로 함께 일했던 평사원이였다.

두 명과의 대화는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안정된 회사를 협동조합으로 전환했지만, 
협동조합이 만능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영자는
조합원들이 어떻게하면 역량을 키워서 회사를 더욱더 활기차게 만들지를 고민하고 있었고,

IT 중견기업으로 회사를 옮긴 나의 부사수는
예전에 나와 함께 일했던 네오위즈는 너무 좋은 직장이였고
과중한 업무와 직장 내 관계로 힘들어하면서 이직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두 회사에는 모두 내가 잘 아는 사람들이 있고,
업무 프로세스나 사내 분위기를 대충 알기 때문에
그들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 그리고 무엇이 필요한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또한, 사람 중심의 기업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IT계열 대기업을 뛰쳐나와서 협동조합을 공부하고 있는
나의 결단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

내가 협동조합과 경영학에 대해서 공부를 하면서 느낀점은
협동조합으로 회사를 운영한다고 무조건 사람 중심의 기업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주식회사의 형태로 운영되는 회사 중에서도
흔히 <꿈의 직장>이라고 불리면서 높은 근무만족도를 보이는 회사들이 존재한다.

제니퍼 소프트
여행박사
심플렉스인터넷
아이너스 기술
이노레드
핸드 스튜디오
보리출판사
우아한 형제들

최근에 <꿈의 직장>이라고 소개된 국내 회사들의 경영 철학들을 보면,
당장의 금전적인 이익보다는 조직 구성원들을 먼저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시도한 것들은 어떻게 보면, 
전체 회사의 자금 운영상 큰 부분이 아닐 수도 있다.

세세한 부분에서 금전적 이익보다는
구성원들의 만족도를 먼저 배려했다는 것이 공통된 특징이다.
(물론 금전적으로 직원들을 위해서 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한 사례들도 있다.)


근무여건이 상대적으로 좋다는 IT 업계에서도 
내가 근무했던 네오위즈는 최고의 수준이라고 소문이 났었다.
(물론 지금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한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한다.)

하지만, 네오위즈가 근무여건이 좋다는 이유는
단지 연봉을 많이줘서가 아니라 직원들에 대한 세세한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였다.

뜸금없이 야근하는 사람들에게 박카스를 나눠주기도 하고,
큰 거는 아니지만 소소한 개인사들을 회사에서 챙겨주기도 하고,
밥이 맛없다고 불평하면 식당을 교체해주고 수시로 다양한 강좌도 열어주고,
특히나 직원들 사이에서도 서로를 배려해주고 협업을 하는 문화가 잘 정착되어 있었다.

회사의 주인을 직원들로 바꿔버린 협동조합에 비하면 별거 아닐수도 있지만,
사실 직원들이 회사에 바라는 것은 어찌보면 큰 것이 아니라 이런 소소한 부분들일 것이다.

만약에 협동조합으로 전환한다고 해도 이러한 세세한 부분들을 놓치게 되면,
오히려 주식회사로 운영되는 것보다 직원들의 만족도는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된다.

+

최근의 흥미로운 강의를 보았다.

<우아한 형제들>의 대표가 한 강연인데,
그는 사내 복지에 대한 나름의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복지란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맘껏 배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잘 사는 것이 복지이고, 그렇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스스로 노력해야한다는 것이다.

기본 업무 외에 회사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부가적으로 청소도 같이하고, 이벤트도 열고, 새로운 근무 문화도 만들어가고…

<우아한 형제들>는 구성원들에게 기본적인 의무를 요구하면서,
단순한 회사가 아니라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고 있었고 이는 협동조합 정신과 맥이 닿아있다.

분명 <우아한 형제들>은 협동조합이 아니며,
아마도 협동조합이 뭔지도 잘 모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협동조합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소통'이라는 요소를 통해서,
보다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곳이였다.

이는 <꿈의 직장>이라고 불리고 있는 다른 회사들과는 엄연히 다른 모습이였고,
협동조합과 <꿈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다른 회사들과의 중간쯤 어딘가에 위치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일반 회사에 가깝지만,
사회운동 차원에서 협동조합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보다는 훨씬 내 생각과 가까웠다.

‘배달의 민족’이라는 스마트폰 어플로 사업적 성공을 거두고,
나름 꽤 많은 직원들 두고 있는 기업으로써 나름 의미있는 행보를 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사실 일반 주식회사도 기업 철학만 잘 되어있으면,
상당히 의미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 번 해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회사의 형태의 기업은 경영상 위기에 닥치게 되면,
아무리 좋았던 직장도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은 나는 이미 두 번이나 몸소 체험해야만 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아직도
협동조합형 기업에 더 무게를 둘 수 밖에 없다.

일반 주식회사는 아무리 신념을 가지고 있어도
외부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해서 주식회사를 지배하고 있는
그 이데올로기 때문에 결국 눈에 보이는 숫자를 맞추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협동조합형 기업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경영상의 효율성과 수익성에 대한 마인드가 많이 부족한 모습이 나타난다.

지속가능하려면 착한 마음도 중요하지만,
경영상의 기본적인 능력은 충분히 갖춰야먄 외부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훌륭한 마인드를 가진 경영자가 만들어가는 꿈의 직장과
뛰어난 영량을 가진 조합원이 만들어가는 협동조합형 기업 사이의 
그 미묘한 지점을 잘 찾아 가는 것이 바로 내가 풀어나가야 하는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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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 Icon
    루키

    안녕하세요
    저 역시 대기업(소위 말하는 ^^) IT 계열사를 다니다 그만둔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에 관심이 있는 개발자(^^)입니다.
    관련 계통으로의 꿈을 꾸고 있는 터라 글이 참 반갑습니다.
    나이는 많지 않지만 조금더 착한 사람들과 착한 근무환경에서 보람된 일을 하고 싶습니다.
    여러사람이 바라는 길과는 다른 엇길을 스스로 택한 제 상황에서 님의 글을 보니 배울게 많은 것 같습니다
    자주 들러 글로나마 생각 읽겠습니다.
    수고하셔요

  2. 유사한 업종에 종사했고, 관심사가 비슷한 분이시라니~
    반갑네요~~

    앞으로도 종종 뵈면 좋겠네요~ ^^

  3. 관심있던 주제인데 감사합니다

대안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 창립총회 (4월 19일 / 만해NGO교육센터)

2014.04.19 15:11


드디어 <대안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가 정식 출범했다.

작년부터 이야기가 쭉 나왔던 것같은데,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된것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아예 새로운 조직으로 만들어지는 줄 알았는데,

기존에 있던 관련 움직임을 다시 재정비해서 만들었다는 점이다.


1990년대부터 대안 기업에 대한 움직임이 있었고,

김대중 정부 때인 2000년을 전후로 자활기업이 활성화되었던 것은 알고 있었다.

근데, 이미 연합회가 구성되어서 운영되었던 것은 잘 몰랐던 것이다.


2003년에 <한국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가 처음 결성되었다가,

2007년에 <한국대안기업연합회>로 명칭을 변경해 확대재편 했지만,

2014년에 <대안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로 다시 돌아왔다는 점이다. (말그대로 시즌3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성공회대에서 2000년대 초 NGO대학원을 만들면서,

협동조합대학원도 같이 만들었다가 없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확실히 10년 전쯤에도 협동조합에 대해서 사회적 관심이 잠시 반짝했던 것 같다.


암튼 사회적 기업 열풍을 맞이하여 조직을 확대 재편했다가,

다시 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로 돌아오게 된 것은 전 세계적인 협동조합 열풍에 의해서이다.

(한국에서는 UN의 협동조합의 해에 이어서, 협동조합기본법이 통과된 것이 결정적인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

연합회의 타이틀을 <대안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로 일정 정도 기존 정체성을 유지하는 듯하다.


암튼, 협동조합형태로 다시 조직을 개편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조직이 되었고 조직의 정체성도 더욱 명확하게 되었다.


<한국대안기업연합회>라는 조직도

105개 기업에 고용인원 2,100명 정도의 규모였다고는 하지만,


구글링을 해도 별로 자료가 나오지 않는 걸 보면

<함께일하는세상>의 이철종 대표가 많이 고군분투 했던 조직인 듯한 느낌이 많이든다.


이에 비해서 새로운 조직은 회원사는 아직 6곳이지만,

확실히 덩치가 큰 조직들이 참여했기에 규모면에서는 훨씬 안정된 느낌이다.


+


그래서 그런지, 출범식의 분위기는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듯한 인상을 많이주었다.


<한국대안기업연합회>의 회원사들 일부가 준회원으로 참여하고,

<대안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에는 새로운 얼굴들이 정회원으로 앞에 나서게 되었다.


기존에 전면에서 활동했던

변안식 대표, 이철종 대표, 김성오 대표, 장종익 교수 등이 모두 참석했고,

다시 한 마디씩하면서 감회와 소회를 밝히는 모습은 전형적으로 한 세대가 끝남을 보여주었다.



물론 김성오대표는 새로운 조직에도 정회원으로 참석하지만,

해피브릿지의 송인창 대표, 엑투스의 최예준 대표 등이 아무래도 전면에 나설듯하고,

그렇게 되면 조직의 분위기와 느낌은 이전과는 많이 다르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줄 듯하다.


그 동안의 역사적 흐름을 전혀 모르던 나같은 사람에게는 매우 생소한 분위기였지만, 

대충 분위기를 보니 참석자들의 대부분이 기존에 서로 알면서 대충 같이 활동하던 사람들인 모양이다.


나름 현직 국회의원과 일본노협의 이사장이 직접 참석했고, 

CICOPA사무총장과 프랑스 노협연합회장의 영상 메세지도 보냈으며,

신협연합회, 한국노총, 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적기업지원센터 등 다양한 단체 대표들도 모두 참석했기에,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보여주기는 했지만,

기존 관련 단체와 맴버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아직도 그들만의 잔치 분위기는 못 벗어난 느낌이 많이 들었다.


+


일본노협의 나까타 유조 이사장은

일본노협이 정상화되는데 최소 10년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한다.

경영능력도 부족했고, 조직에 대한 운영 노하우도 없어서 많이 고생했다는 것이다.


10년간은 주변의 의심의 눈초리도 받았지만,

센터사업단을 중심으로 모델 사업을 계속만들어내면서 

10년이 지난 이후에는 지역 사회의 인정을 받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과연, <대안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의 10년 후의 모습은 어떨가?


2003년에 <한국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가 처음 출범했을 때와 비교하면,

굉장히 성장한 모습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어찌보면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더군다나, 2013년 거세게 불었던 협동조합 열풍도,

이제 서서히 거품이 거치기 시작했기에 이제는 실력으로 인정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오늘 자료집에도 가장 많이 언급된 부분은 사업성과 경영능력의 부재가

그동안 가장 큰 문제였다고 쓰여져 있는데, 역시나 이 부분은 가장 중요한 숙제이다.


그나마, 연합회의 주축이 되는 해피브릿지나 엑투스 같은 기업들은

기존의 회원사들에 비해서는 굉장히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기업들이기에 희망은 밝은 편이다.


그래서 오늘의 모습만 보면, 

이전에 비해서는 매우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창립총회에 참석하면서 절실히 느꼈던 것 중에 하나는

참석자의 대부분이 젊고 새로운 사람들은 거의 없고, 너무나 기성세대들만 중심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경영능력과 사업성뿐만 아니라,

앞으로 가장 큰 걸림돌이자 가장 시급히 극복해야하는 또 다른 문제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기성세대가 무조건 못했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조직과 새로운 발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인력도 좀 필요한데,

기성세대만 모여있다보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양한 세대가 적당히 골고로 섞여서 조화를 만들어내야하는데,

그런 부분들을 새롭게 합류한 맴버들이 어떻게 만들어가는지가 관건이 될듯하다.

(상대적으로 젊은 사업가들인 송인창 이사장이나 최예준 이사장의 역할이 매우 클 듯하다.)


협동조합에서는 인력이 사실상 전부이다.

그런면에서 보면 일반 기업보다 더 확실히 인재가 필요하다.

물리적 자본이 부족하기에 오히려 더 창의적이고 더 열정적이여야 한다.


이는 비단 오늘뿐만 아니라,

협동조합과 관련된 모임들 대부분에서 참석자들은 기성세대들이다.


반면에 소셜밴쳐나 사회혁신, ODA 프로젝트에는

너무나 패기넘치고 열정있는 청년들만 바글거리고 있다.

그들은 지켜보기만 해도 열정이 넘쳐서 기성세대가 좀 합류해서 진정시켜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협동조합 관련 모임에 참석하는 젊은 청년들도 성향이 확실히 그들과 대조된다.

너무나 착하고 선한 마음에 참석하는 것이 눈에 보이지만 뭔가 액티브한 느낌은 확실히 부족하다.


아직까지 협동조합에 대해서는

봉사단체나 자활프로젝트 이미지를 못 벗어나고 있다는 느낌이 확실히 든다.


사실 이제는 나도 30대이기에

마냥 패기넘치는 청년이라고 말하기에는 민망하지만

심지어 내 나이 또래의 사람들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근본적으로 보면,

소셜벤쳐나 노동자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이나

새로운 기업을 만들어서 운영한다는 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는데

아직도 협동조합은 이미지 포지셔닝에 실패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든다.


일단 협동조합 자체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것같기도 하고,

알아도 뭔가 따분하고, 재미없고, 올드패션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저번에 ICA사무총장이 강연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러한 현상은 비단 한국만의 특수한 현상은 아닌 전세계적 현상인 듯하다.

과연 협동조합은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나갈 것인가?


잘만 이미지 메이킹하면

참신하고 기발하고 발찍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을 듯한데, 좀 아쉽다.


젊고 패기 넘치는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협동조합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어찌보면 협동조합연합회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 확보의 핵심 요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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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콩

    협동조합과 청년, 나아가 청소년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게 교육이 될 수도 있을테고, 청년협동조합 창업 대회 같은 것이 될 수도 있을테구요. 오픈플랫폼으로 자유롭게 협동조합을 이야기하고 논의하는 것-기존의 참여자들 위주가 아니라-이 필요할텐데..마땅한 방법이 '딱' 하고 떠오르지 않네요. 어려워요-_ㅜ

  2.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분이 있다니 반갑네요~

    일단, 젊은 층들에게 협동조합이라 하면,
    태반이 아직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주식회사나 NGO같은 조직에 관심없는 친구들이
    협동조합에도 관심없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구요~
    그런 친구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사회혁신과 사회적 기업에 관심있는 친구들도
    협동조합을 딱 들었을 때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지는 않는듯합니다.

    일단, 뭔가 복잡하고, 올드한 느낌도 있고,
    사회주의적 성향에 대한 거부감도 좀 있는 듯합니다.
    (20대가 30대보다 더 보수적이라는 느낌을 요즘 많이 받습니다.)

    너무나 많은 것을 알아야만 이해할 수 밖에 없는 것이기에
    자세히 설명하려면 한참걸릴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일시적인 이벤트나 마케팅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굉장히 오랜 시간을 가지고 캠페인을 진행하는 수밖에 없을 듯하구요.
    그 효과도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지, 단기적으로는 어려워 보입니다.

    단기적인 효과를 기대한다면,
    쳥년들이 관심있는 분야에서
    성공적인 협동조합 사례가 나오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연예계, 스포츠, 음악, 미디어 등의 컨텐츠 분야가 대표적이겠죠~
    사실 소셜 벤처가 몰리는 분야도 굉장히 한정적이니까요.

    그리고 기성세대가 아닌 젊은 리더층이 등장해야지,
    이게 자신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너무 정치권과 기성세대들이 전면에 나서기만 하면,
    청년들은 자신들이 이야기도 아니고 낄 자리도 없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자신들과 비슷한 인물이거나,
    아니면 자신들도 좋아할만한 인물들이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 호응을 얻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니까요.

    대중화를 원한다면 스타플레이어가 필요한 것이 현실인듯합니다.
    별로 협동조합스러운 접근은 아니지만, 대상을 고려한다면 어쩔 수 없겠죠
    (마케팅에서는 상대의 숨겨져있는 니즈를 깨닫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지금까지의 협동조합 관련 모임들은
    너무나 재미가 없고, 기성세대 취향대로만 진행된 것이 사실입니다.
    젊은층이 낄 여지가 전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협동조합 열풍에 너무 도취되어서,
    젊은층의 참여에 대해서는 별로 고민해보지 않았다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협동조합 생태계와 노동자협동조합 연합회

2014.01.24 11:24

우연히 국협동조합연구소의 김기태 소장 강의를 듣게 됐다.


'협동조합 생태계'라는 용어를 그동안 많이 써왔기에,

어렴풋이 대충 생각하고 있던 개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였다.


(사진출처: 월간 아젠다 www.agenda.or.kr)


일단 흥미로웠던 부분은

협동조합 생태계라는 표현은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표현이라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이전부터 생태계라는 표현을 유난히 많이 써왔고,

한국 생협들이 친환경적인 이슈에 많기 때문에 더욱 많이 쓰게 된 것같다는 것이 김기태 소장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생태경제학적 접근에 대한 설명을 쭉~~ 하셨다.
근데, 내용도 좀 어렵고 사실 공감 안가는 부분도 많아서 그 내용은 과감히 생락하고자 한다.
(대중 강의였기 때문에 김기태 소장님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암튼 핵심 논지는
현재 경제 생태계는 자본주의적 시스템으로 구축되어있기 때문에
여러개의 협동조합들이 모여서 협동조합적 생태계를 구축해야지 버틸 수 있다.

그리고 협동조합 기본법이 생겼기 때문에 협동조합 연합회가 구축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

이날 강의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바로 사회적 경제 전반에 걸쳐 이슈가 되고 있는 자금 조달의 문제이다.

신협과 같은 상호금융이 왜 성공하지 못했는지,
그리고 왜 그들이 적극적으로 협동조합들을 돕지 못하는지,
이 전부터 많이 궁금했는데 그 부분을 확실히 잘 설명해주셨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제도에 있었다.

신협과 같은 상호금융들은 일반인 대상으로 대출이 불가능하다.
그러니 기업체를 대상으로 대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오직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만 가능한 것이다.

그렇게 되니 영세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가장 큰 문제는 금융기관은 돈이 순환해서 이를 불려나가야 하는데,
막상 이렇게 다 막혀있으니 돈을 투자할 구멍이 없는 것이다.

80년대 중반까지는 예금보다 빌려가는 돈이 많았기 때문에
한국 사회에 자본이 축적되니까, 빌려가지 않으니까 상호금융에 돈이 쌓이기 시작했다.

전국 중앙회로 돈을 모아두다 보니, 채권, 주식 등으로
자금을 운영하다가 금융 자금의 펀드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조합원들이 조성한 자금이 결국은 금융 자본의 씨드 머니로 흘러가고 있는 꼴이다.
더욱 웃긴 것은 금융 자본에 투자해서 계속해서 손실만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마나, 새마을금고는 도시에서 돈이 돌고, 국가 채권에 투자하고 있지만,
수협, 신협, 상호금융 들은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면서 재무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고 한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상호금융에 꽤 많은 돈이 순환하지 못하고 쌓여만 있으며, 
정작 필요한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경제쪽으로 돈이 들어올 구멍이 없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상호금융들도 영세해지고,
정작 도움이 필요한 협동조합 쪽에서는 자금난에 시달리게 된다.

둘 다 살려면 법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한데,
그동안 농협은 농림부와 산업자원부에서 상당부분 제도 개선을 도와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역 단위 농협들에 대한 대출도 가능하고 일반인 대상으로 금융 활동도 가능하다.

하지만, 신협이나 새마을 금고 같은 곳들은
기획재정부나 금융원에서 규제만 하고 있지 실질적인 도움을 안주고 있다는 것이다.
농림부처럼 총대를 매고 제도를 개선해줄 주체가 없었던 것이다.


금융 부분은 생태계 조성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몬드라곤 성장의 배경에는 노동인민금고가 있었고,
세계적으로 대규모 협동조합들은 모두 금융 회사들이다.

그들이 허브가 되어서 수많은 조그만 협동조합들의 자금 지원을 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어찌보면, 가장 먼저 풀어야 하는 숙제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당장 새로운 협동조합 은행 설립은 어려우니,
(자금적으로도 어렵지만, 법적인 규제와 기존 금융권의 반발이 더 큰 문제일 듯)

이미 존재하는 상호금융들에 대한 규제만 풀어도
그들도 살고 협동조합도 살 수 있는 출구가 생기는 것이다.

그 부분이 첫 단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것도 기존 금융권의 반발로 쉽지는 않겠지만
이 것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협동조합 은행 설립은 오히려 더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

다음으로는 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의 필요성에 대한 부분을 설명해주셨다.

우선, 노동자협동조합이 왜 연합회가 필요한지를 
소비자 협동조합과 생산자 협동조합과는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소비자 협동조합은 조합원이라는 강력한 구매 집단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구매력을 기반으로 점차적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김기태 소장은 이 부분을 마케팅 파워라고 했는데,
개인적으로 구매력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마케팅이라는 개념은 구매자가 아닌 판매자의 관점에서 설명하는 용어이다.)

일단 구매자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판매에 대한 부담이 없고,
이는 다른 주식회사들에 비해서 강력한 경쟁 우위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기태 소장은 경쟁우위라는 표현은 안썼지만, 듣고 보니 경쟁우위를 의미하고 있었다.)

반면에 생산자 협동조합은 강력한 생산 집단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 공급력에 있어서는 강력한 경쟁 우위가 존재한다.

특히나 대한민국의 농협같은 경우는
생산자에서 구매자까지 지역 사회에 생태계를 모두 건드리고 있기 때문에,
농촌지역에서는 강력한 경쟁 우위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도시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농촌에서는 진짜 농협이 짱 먹고 있다!
(문제는 그 해당 지역의 단위 농협이 얼마나 제 구실을 하고 있냐가 중요하다.)

또한 농업이라는 산업 자체가 자연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리스크 테이킹을 부담스러워하는 자본가들이 좀처럼 투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협동조합 중에 농업협동조합이 가장 잘 활성화 되어있다.)


하지만, 노동자협동조합은
생산이나 구매 모두에서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지 않다.
(사실상 가치사슬 전반에서 협동조합이기 때문에 경쟁 우위를 점령한 부분이 없는 것이다.)

동일업종이 아니기에 사업적으로 연합하기도 쉽지 않고,
직원 수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소비자/생산자 협동조합 처럼
그들만을 위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에는 한계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기업에 있어서 경제적 효율성이 중요하기에,
노동자 협동조합는 연합회를 구성해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가져와야만 한다는 것이다.

+

역시나 경제학적 접근이다.

몇 가지 용어가 부정확하게 사용된 점은
경영학자가 아닌 경제학자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지만,

마지막 경제적 효과를 언급한 부분은 좀 공감하기 힘들었다.
경제적 효과 차원에서 효율성을 이야기하는 접근은 오랫동안 경영학을 지배해왔다.

그래서 기업들은 
규모의 경제 효과를 위해 기업의 계열사를 늘려왔고(수직적 통합),
범위의 경제 효과를 위해 사업의 영역을 다각화해왔다(수평적 통합).

대한민국의 재벌이 이런 구조이며,
스페인의 몬드라곤 협동조합연합회도 이런 구조이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은 비용 절감이라는 효과 대신
조직의 경직성을 증대시키고 전문성을 감소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일본의 자동차 회사들은 협력업체들과의
느슨한 연대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다.

사실상 굳이 연합회를 구성하지 않아도,
생태계만 조성되어 있다면 협동조합간의 협동을 통해서 해결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업종의 특성과 조직의 특성이 존재하는데,
무작정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 효과만 아야기하는 것은
이를 통해서 잃게되는 요소들에 대해서는 간과한 naive한 생각인 것이다.

사실상, 김기태 소장이 이야기했던 장점들은 공유 경제의 차원에 가깝다.

1) 사무실을 공동 소유하고, 관리 부서를 공동 운영하는 비용 절감 효과
2) 운영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약소한 협동조합들을 양육해주는 효과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연합회를 구축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들에 비해서
규모가 좀 더 큰 협동조합들에게는 큰 짐을 지어달라는 이야기밖에 되지 않는다.

몬드라곤처럼 혼자서 점차 커나가면서
다른 어려운 협동조합들을 일방적으로 흡수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대등하게 연합회를 구축하게 되면 서로 다른 가치와 문화 때문에 큰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첫 번째 공유 경제 차원의 이야기는 굳이 연합회로 구성하지 않고도 가능한 이야기다.
두 번째 약소 협동조합을 양육하는 것은 양육해줘야 하는 협동조합에게는 큰 부담이다.

그리고 솔직히 아직 그렇게까지 해줄만한 역량을 갖춘
협동조합에 대한 숙련된 노하우를 가진 노동자협동조합은 대한민국에는 아직 없다.

차라리 그럴꺼면 몬드라곤처럼 자체 인큐베이팅이나
일방적인 차원에서 인수합병해서 문화나 가치적인 부분을 통일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

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의 필요성을 실무진들은 다르게 접근 하는 것 같다.

해피브릿지 송인창 이사장은
해피브릿지가 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를 고민하는 이유를 3가지로 설명했다.
(그래도 그나마 노동자협동조합 중에는 가장 선두주자에 서 있는 협동조합이다.)

1. 노동자협동조합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한 구심점의 필요성
2. 실적 악화 시 고용 안정성의 문제 해결 
3. 내부 인적자원의 적절한 활용과 인크루팅 문제 해결


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 준비위원장인
엑투스 최예준 대표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1) 노동자협동조합의 목소리를 내고 싶은데
    이를 위해서는 하나의 단체로 뭉쳐서 개미들의 목소리를 내야한다.

2) 고용 안정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몬드라곤처럼 직원을 경제적 상황에 따라서 순환 근무시킬 수 있도록
    사업적인 협력체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문제는 어디에 초점을 둘 것이냐의 문제이다.

낮은 수준의 연대일 경우 개미들의 목소리를 내는 대표 단체를 만드는 수준이 될테고,
높은 수준의 연대일 경우 사업부분까지 공유하면서 몬드라곤같은 형태가 되는 것이다.

일단 낮은 수준의 연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듯하다.
사업적인 리스크도 전혀 없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은 부담도 없다.

하지만, 사업적인 연합체로 발전시킬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분명, 장점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부분인 것 같다.

경기가 어려워지면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데,
연합체로 구성되어 있지 않으면 인력의 조절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사업의 성격이라는 것이 언제나 변하기 마련이여서,
필요한 인재상이나 전문성도 수시로 바뀔 수 밖에 없는데,
연합체의 경우에는 순환근무나 파견 근무 형식으로 인력 수급과 조절이 매우 용이하다.

문제는 서로 다른 협동조합끼리 연합회를 구성했을 때 발생하는 부작용이다.

가장 큰 문제는 각각의 협동조합들이 
너무나 다양한 배경과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자신들만의 색깔에 맞게 운영되고 있었다.
새로 만드는 것보다 있는 것을 합치는 것이 더 어렵기 때문에,
연합회를 해야되야지 경제적 효과가 있으니까 일단 뭉치자는 말로는 설득하기 어렵다.

이론적으로 협동조합간 연대를 이야기하니까
이상주의적으로만 당연히 함께하면 좋은 거라고 말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다.

뭉쳐서 오히려 분열만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생존을 위해서라도 큰 시너지 효과가 보장되지 않는 한 함께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결혼은 좋은 것이니까,
일단 결혼하고 보자는 논리나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서로 비슷한 문화와 가치를 가지고,
함께했을 때 서로 행복할 수 있다면 함께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또 다른 불행의 시작만 예고하는 결과인 것이다.

아이쿱과 한살림이 함께 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일본의 노협과 위크스코퍼레이티브가 서로 다른 것처럼

어찌보면 함부로 연합회를 구축하는 것보다는
몬드라곤처럼 하나의 협동조합을 연합회로 발전시키거나,
서로 비슷한 협동조합끼리 힘을 합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연합회를 만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

협동조합을 위한 생태계는 굉장히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협동조합이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과 노동자협동조합 연합회의 문제는 다른 이야기이다.

협동조합 생태계는 전반적인 경제 인프라 구축의 이야기라면,
노동자협동조합 연합회는 개별 협동조합의 사업 전략과 관련된 이슈이다.

이는 경제학보다는 경영학적 관점으로 접근해야할 화두이며,

대의적인 차원에서 연합회를 구축하라는 방향성은
개별 협동조합의 사정을 너무나 무시한 체 공자왈 맹자왈 하는 이상적인 이야기일뿐이다.

가치의 문제와 이를 적용하는 현실의 문제는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
대의를 추구하다가 공생이 아니라 공멸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만 한다.

아직까지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경쟁력을 상실하는 순간 무너질 수 밖에 없는 냉혹한 자본주의 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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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perative Dillema] 김창진 교수님 강의를 듣고...

2013.12.20 23:51


김창진 교수님은 정치학을 전공하셨지만,

협동조합과 관련해서는 손에 꼽는 전문가이다.


성공회대 협동조합경영학과에서

협동조합과 관련된 3명의 외부 강사님들이 계십니다.


역사분야의 김형미 교수님 (icoop연구소 상임 이사)

경제분야의 정태인 교수님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정책분야의 김창진 교수님 (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


원래 장종익 교수님(경제 분야)도 계셨지만,

작년에 한신대로 가시면서 아쉽게도 전 수업을 못듣게 되었습니다.


+


역시나 김창진 교수님은 소문난 달변가답게

많은 이야기를 순십간에 던지시고 첫 강의를 끝내셨다~


협동이란 무엇인가에서 시작해서,

경제활동에서의 협동이 가지는 가치,

그리고 협동조합기본법 이후 한국의 변화까지~~


어어어~~ 듣고 있다보니 어느 새 수업은 끝나버렸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폴리스의 의미,

성선설과 성악설에 대한 인간의 견해,

협동과 경쟁은 원래부터 반대말이 아니다.

한국 사회는 너무 개인의 성공만 강조한다.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이야기하는 협동의 의미

주식의 근본 출발은 사회적 안전망의 개념이였음

주류 경제학 100년이 바꾼 인간의 삶

캐나다 퀘벡의 사례와 한국의 농협의 문제점

동조합 기본법 제정과 정부 정책의 문제점

대한민국의 협동조합이 나아가야 할 길


이 어마어마한 담론들을

김창진 교수는 단 2시간만에 해치웠다~


+


이 강의에서는 제목과는 다소 다르게

두 가지 관점으로 협동조합을 다룰 것같다.


하나는 협동조합이 가진 딜레마에 대한 관점에서 협동조합을 다루고,

또 하나는 공동체형성의 관점에서 협동조합과 관련된 정부 정책이 어떻게 되야하는 가이다.

(김창진 교수님께서 정치가 전공이시다보니, 정책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흘러갈 듯)


협동조합의 딜레마는

협동조합의 오래된 이슈인

경영 효율성과 협동조합의 정체성 사이에서

협동조합화와 탈협동조합화를 결정한 사례들을 통해서

협동조합의 본질에 대해서 더 이해하는 시간이 될 듯하다.


교재 역시 캐나다에서 공수해 온,

국내에는 출판되지 않은 서적을 중심을 다룰 듯하다.


+


첫 강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키워드는 2가지인데,


하나는 협동조합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의 문제와

또 하나는 성공한 협동조합이 과연 좋은 것인가의 문제이다.


협동조합이 세상이 바꿀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나 역시 나름 답을 가지고 있다.


협동조합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그러나 작은 협동조합들이 모이게 되면 세상이 바뀔 수도 있다.


김창진 교수님의 견해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 듯하다.


그리고 두번째 화두

'성공한 협동조합이 다 좋은 것인가?'


한국의 농협만해도 크기로만 보면 매우 성공한 협동조합이지만,

농민들 입장에서는 좋은 협동조합이라 말할 수 없다.


이러한 사례를 비단 한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캐나다에서도 이렇게 기형적인 협동조합이 많이 존재한다고 한다.


'협동조합은 성공해도 망하고, 실패해도 망한다.'


이러한 사례들에 대해서는 교재에서 충분히 다룰 예정이다.



+


마지막으로 정부 정책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게 된다.


앞으로 10년안에 8000개의 협동조합을 육성하겠다고 하고,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은 협동조합으로 제 2의 새마을 운동을 하겠다고 한다.


일단 기존의 회사구조만 생각하던 문화에서

새로운 구조의 조직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민간이 아닌 행정기관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참으로 걱정이 된다.


악용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고,

비즈니스 마인드는 없고 가치만 추구하는 사람도 등장하고 있다.


성공한 협동조합이 주식회사로 전환되는 경우를 보면,

그냥 열심히해서 성공만 시키는 것도 정답은 아닌 것같다.


대한민국에서는 국가에서 하면,

잘된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정부가 주도하면

정당성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고,

자금에 대해서 안정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다.


어찌보면, 현재에는 정부의 주도가 필수부가결한 상태일 수도 있다.


물론 여기에도 정답은 없다.


과연 대한민국이 퀘벡의 연대 협동조합처럼

정부가 주도하고, 수많은 협동조합이 연대해서

다같이 만들어나가고 성공시키는 모델을 완성할 수 있을까?


현재 국민들의 의식수준과

여러가지 면모를 본다면 가장 현실성 있는 모델인 것만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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