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Innovation/Co-operatives

[협동조합③] 사회적경제와 제 3섹터의 개념

열린 공동체 사회 2013. 12. 18. 21:36

지난 글에서는 프랑스에서

사회적 경제라는 개념이 어떻게 등장하게 됐고,

최근에 어떻게 사회적으로 이슈화되었는지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협동조합] 정치경제학과 사회적경제의 등장  < 관련 내용 보기


이번에는

그 사회적 경제의 개념이 무엇이며,

영미권의 제3섹터와는 무엇이 다른지에 대해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관련 내용을 가장 깔끔하게 정리한 사람은

프랑스의 사회학자 장 루이 라빌 교수입니다.



2004년,

장 루이 라빌 (Jean Louis Laville)교수는

사회적 경제 분야의 내놓으라는 교수들과 함께

<The Third Sector in Europe>이라는 책을 내놓습니다.


벨기에의 자크 드푸르니(Jacques Defourny), 

이탈리아의 카를로 보르자가(Carlo Borzaga), 

프랑스의 자크 들로르 (Jasques Delors)

독일의 아달베르트 에베르스 (Adalbert Evers)

미국의 랠프 크레이머 (Ralph M. Kramer)

영국의 제인 루이스 (Jane Lewis)

스웨덴의 빅토르 페스토프 (Victor Pestoff) 등


필 진만 봐도~~

누가봐도 명저라고 할 수 있는 책입니다.


한국에는 <세계화 시대의 새로운 복지>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자활정보센터에서 번역을 하다보니, 제목이 다소 좀......)


세계화 시대의 새로운 복지 (양장)
국내도서
저자 : 아달베르트 베에르스,장-루이 라빌 / 자활정보센터역
출판 : 나눔의집 2008.01.25
상세보기


이 책에서는 사회적 경제의 개념과

제 3섹터에 대한 영미권과 유럽권의 인식 차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일단, 가장 큰 차이점은 

영미권은 오직 비영리만을 제 3섹터로 인식하는 것이고,

유럽권에서는 공동의 부를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 제 3섹터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협동조합과 상호공제가

유럽에서는 제 3섹터로 분류하지만,  영미권에서는 제외됩니다.


간단한 차이 같지만,

발상의 차이와 접근 자체가 서로 매우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영미권에서는

시장이 알아서 잘 할 줄 알았더니 실패했고,

정부가 나서서 잘 해보려고 했으니 실패했으니,

이제는 비영리가 그 부분들을 보완해야한다는 개념이구요.


유럽에서는

시장과 정부, 그리고 제3섹터(시민사회)가

서로 잘 연대해서 함께 잘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개념인거죠~


영미권에서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해서,

시장과 정부를 대체할 새로운 대안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고,


유럽권에서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해서

기존의 시장, 정부와 함께 협력할 중요한 주체로 보는 것입니다.


굉장히 큰 차이지요~~

라빌 교수는 아래의 삼각형 구조를 통해서 이를 설명합니다.



사회적 경제의 핵심 가치는

바로 호혜성과 연대의 정신입니다.


슈퍼스타가 등장해서 세상을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것들이 함께 문제를 잘 해결해나가자는 것이죠~~


발상 자체가 영미권과 유럽권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것입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개념을 접하게 되면,

사회적 경제에 대한 잘못 이해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


바로 대한민국에서

사회적 경제와 협동조합을 보는 시선이 그렇습니다.


영미식 사고에 이미 너무나 익숙해져있는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협동조합기업과 사회적 기업을 기존의 시장 중심의 관점에서 이해하려고 합니다.


기존의 시장 중심의 관점은 지나치게 효율성을 강조하고 있고,

현재의 시장 구조 자체도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있습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의 개념은 매우 비효율적입니다.

기존의 관점에서는 실시해서 별로 좋을 것이 없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경제를 도입하는 이유는

시장과 정부의 실패에 대한 대안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전형적인 영미식 접근인 것이죠~

근데, 또 협동조합을 비영리로 취급하지는 않습니다.


이건 뭐~~

영미식 접근도 아니고, 

유럽식 접근도 아닌 대한민국식 새로운 접근을 하고 있는데...

뭐 하나 제대로 정리된 것은 없고 좋아 보이는 개념은 다 갔다 쓰고 있네요~


+


개인적으로는

시장을 보는 관점 자체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유럽식이 무조건 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개념을 명확히 이해한 후에

좋아 보이는 부분을 차용해서 나름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지금처럼 이것도 저것도 다 갔다가 붙이면,

이건 뭐 철학도 없고, 개념만 헷갈리기만 하고~~

새로운 괴물이 탄생하는 듯한 느낌이 살짝 드는 것은 저만의 기우일까요??


개인적으로는 유럽식의 접근을 선호하지만,

대한민국에는 너무나 생소할 수 있기에 그대로 차용하기에 부담스러운 것도 있습니다.


정부가 너무 앞장서서 추진하다보니,

공감대가 형성도 안되고 개념 정의도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제발 좀...

이왕 할꺼면 제대로 알고 했으면 좋겠네요~~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