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al Innovation/Peace Korea

다른 듯 안다른 듯 - 남과 북의 사람사는 이야기

열린 공동체 사회 2015. 6. 14. 01:28


(이미지 출처: 동아일보)


오늘 이북에서 온 여성분과 

이북에서 온 여성분과 결혼하신 이남의 남성분을 만날 기회를 가졌다.


함경도 출신의 여성분은 13살에 중국으로 넘어갔다가 21살에 이남에 들어왔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할 이후에는 현재 대기업에 다니고 있고, 이남 출신의 남성과 결혼한 상황이다.


대구 출신의 남성분은 동갑내기 북한에서 온 여성분과 결혼해서 알콩달콩 살고 계시다.


공교롭게도 둘 다 남남북녀 커플이다.

대체적으로 이남에 있는 남북한 이성 커플은 남남북녀 커플이 많다고 한다.


원인에 대해서 딱히 분석된 것은 없지만,

아무래도 경제적 이유와 이북에 남아있는 가부장적 문화 때문이라고 예측하셨다.


아무래도 순응적인 여성분들은 이남의 남성들과 잘 맺어지는 반면,

가부장적인 남성분들은 이남의 여성들과 쉽게 커플이 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가부장적인 문화는

이남으로 넘어와 현실을 대응하는 남녀 차이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고 한다.


남한 사회에 어떻게 적응하기 위해서 여성들은 더 순종적이 되는 반면,

남성들은 반대로 방어를 위해서 더 공격적인 모습으로 현실에 적응해나간다는 것이다.


남남북녀 커플의 또 다른 이유로,

남한에서 결혼생활에는 부분에서 남성의 경제적 부분이 중요한데

이북 출신들이 이남에서 겅제적으로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첫 질문부터 굉장히 현실적인 답변을 들으니 한편으로는 좀 씁쓸했다.


+


대화는 주로 남북한의 문화적 차이와

부부 사이에서 일어나는 문화적 충격에 초점이 몰렸다.


가장 힘든 부분은 오히려

부부간의 문제보다는 주변 사람들의 선입견에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사랑해서 좋아서 결혼한 것이고,

이들이 느끼기에는 사실 별로 특별하지도 않은 것같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주변에서 신기하게 보고 결혼할 때도 이런 부분에 대한 우려의 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오히려 정작 본인들은 매우 담담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물론 대화를 하다보면, 살아온 경로가 다르기 때문에 차이를 느끼기도 하지만,

그 수준의 차이는 전라도와 경상도의 차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느낌이였다.


반면에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부분은 오히려 세대차이라는 것이다.

비슷한 연령대의 남녀가 만났는데 오히려 이북에서 온 친구들은 부모님 세대와 비슷한 삶을 산 것같다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남북한간의 경제적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이야기를 하다보면 30년전 이야기를 하는 것같고 오히려 부모님 세대와 대화가 잘 통한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이 이야기해주면서 어영부영 3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느낀 것은

이북에서 온 사람들이 생각보다 별로 특별하지 않다는 것이다.


언론에서 만들고 있는 북한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너무나 편안했고 그냥 멀리 조금은 다른 동네에서 살다온 친구를 만난 느낌이라고나 할까?


중간중간 들은 문화적 차이로 생기는 에피소드은 너무 재미있었으나,

아직까지 이북에서 온 사람들이 편안하게 남한 사회에 정착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도 세삼 느꼈다.


그러면서도 다른 듯하면서도 닮은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서로 '사람 대 사람'으로써 관계를 대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북에서 넘어 왔건, 남에서 살고 있었던 것 간에,

역시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 넘어왔고, 사람이 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만나서 살아가는 삶에 있어서 특별함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들도 역시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였다.


특별함을 만나고 싶었지만 사람을 만났고,

사람사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안에서 특별함을 느낀 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