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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Field Study ⑩ - World Bank & IMF (Washington D.C.)

열린 공동체 사회 2013. 12. 13. 21:00


월드뱅크와 IMF는 쌍둥이 단체처럼 바로 옆에 있지만
엄연히 설립 목적과 역할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와 함께
세계 3대 국제경제무역기구이지만
월드뱅크는 주로 개도국을 중심으로 개발을 지원해주는 반면
IMF는 세계무역의 안정된 확대를 통해 외환 안정이나 조정의 역할을 수행한다. 

설립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월드뱅크가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에 비해
IMF는 철저히 경제정책 위주로 운영이 되면서 기관간의 차이가 많이 드러난다. 

일단 외관만 보고 판단하면 월드뱅크가 더 돈이 많은 걸로~ ^^


이 두 기관은
브레턴우즈의 '쌍둥이 자매(twin sisters)'라고 불린다.

1944년 7월, 미국 뉴햄프셔 주의 브레턴우즈에서 열린 회의에서
44개국의 재무부 장관이 모여 2개 기관을 만들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출발은 전쟁이나 식민 지배로 피폐해진 지역에
신용 대부를 해주면 국제 무역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로 시작되었고,

브레틴우즈에 모인 44개국의 재무장관들이 
회원국의 출자에 국제 자본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을 합쳐서 개발 지원 자금을 확보하면서 만들어졌다.

둘 다 다국적 보편주의와 기회의 자유를 신봉하는
자유주의적인 사상들의 정서를 토대로 진행된 것이다.

월드뱅크의 정식 명칭은 
IBRD(International Bank for Reconstruction and Development)로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할 공적 기금을 동원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초기에는 교통 운송 시스템과 전력 생산시설을 건설하는데 집중했는데,
설립이후 처음 20년간 제공한 차관의 2/3가 이 쪽 분야에 집중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또한, 대규모 환금 작물(카카오, 고무, 가축 사육 등) 재배에도 투자를 했는데,
식민지 시대에 이루어지던 국제 분업의 유산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반면에 국제통화기금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는
각국의 국제 수지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월드뱅크도 구조 조정이나 거버넌스 개선 같은 수단을 통해서 채무 이행 관리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브레턴우즈 기구는 개발 프로젝트 기술을 전세계로 확산시킴으로써
제3세계 국가들이 서구의 자본 집약적 경제 성장 방식을 채택하도록 장려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

또한, 브레턴우즈 회의에 참석한 44개국 중
27개국이 제3세계국가였지만 철저히 제1세계적 편향을 띠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미국을 포함한 5대 주주국들이 세계은행의 통제권을 지배하며, 
나머지 회국들은 남은 이사직 7석을 나눠가지며 이 전통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 대통령이 선임하며, 
국제통화기금의 총재는 유럽의 강대국(영국, 프랑스, 독일)이 임명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승인된 개발 프로젝트의 외환 결제 비용을 제공하며, 
개발 우선순위에서 자본 집약적 서구 기술에 대한 수입의존성을 장려하고 있다.

반면, 국제통화기금은 수혜국에 ‘신용 공여 조건’을 요구할 수 있는 정책을 채택했고, 
자금 지원을 받기위해서는 자국의 경제 정책을 이러한 조건에 맞춰야 한다.
(대부분 이 기준은 제1세계 국가들에 의해서 결정되며, 대한민국도 이 기준에 맞췄다가 후유증이 아직도 있다... T.T)

또한, 세계 은행의 차관이 아무리 효과적이였다 하더라도, 
제1세계에 유리한 조건을 담고 있다는 점도 문제가 되는 사항이다.

교육, 보건 의료 서비스, 식수와 위생 설비, 주택 등의 사회적 투자가 아닌, 
에너지나 수출형 농업과 같은 생산적 투자를 강조했기 때문에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 불명확했고,

세계은행이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재정지원을 할 때, 
해당국의 정부가 아닌 반 자율적인 금융, 정치적 권한을 지닌 기관을 통해 사업을 진행한다는 문제도 있다.

마지막으로, 세계은행이 개발의 범위를 설정하고, 
제3세계 엘리트들은 세계은행이 정해준 개발의 범위를 고분고분하게 받아들여야하는 구조였다.

물론 이런 부분 중에 의식적인 개혁이 일어나서
많이 개선된 부분도 있지만 사실은 아직도 기본 철학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다.

너무 안좋은 면만 써놓은 것같기는 하지만...
개발에 대한 철학이 아직도 제1세계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하는 일의 차이 때문인지 월드뱅크와 IMF에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들의 업무에 대한 태도나 생각도 많이 달랐다. 

물론 개인의 성향 차이일수도 있지만,
기관의 차이도 상당부분 영향을 줬을 것으로 생각이든다. 

오히려 두 기관의 성향이 다른 사람들을
동시에 만난 것이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세계적인 규모의 국제기관에서 일한다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지만 공식적인 기관이기에 가지는 한계도 명확했다. 

자본주의의 논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국가 간의 파워게임도 상당부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오히려 국제적 영향력이 다소 약한 것도 사실이다.)

공식 기관에서 일하는 것이 갖는 전형적인 한계가
국제 기관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고 있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시스템화될수록 공식적인 것을 추구하게 된다는 점에서
조직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보게 만든다. 


+



한편, 어디서 일하는 것이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일을 하는지를 더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춘다면
어디에서도 쓰임받을 수 있다는 것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고,

역시 공식 기관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영어능력(유학), 학위 등의 기본 자격을 갖춰야한다는 것도 세삼 다시 느낀다. 

국제기관을 꿈꿔본 적은 없지만
월드뱅크같은 단체에서도 이러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진로가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도 다시 한 번 해보게 된다. 

역시 무엇이든지 도전하는자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고 꿈꿀 수 있는 것 같다.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새로은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이다. 


본 내용은 한국리더십학교 필드스터디 프로그램에 참여한 개인적인 후기이며,
한국리더십학교의 교육 목적이나 프로그램 내용, 방향성과는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