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t cast/세바시

[세바시 418회] 백수의 정치경제학 - 고미숙 문학평론가

열린 공동체 사회 2014. 5. 28. 00:45


참~~ 외모도 수수하시고,

말씀도 굉장히 화려하게 하지도 않지만,


굉장히 명쾌하고 단호한 어조로 한치의 주저함이 없이 쏟아낸다.


내공 폭발이다~~ ^^

간만에 진짜 최고의 강의를 들었다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세바시 강의 중 BEST OF BEST 중에 하나일 듯하다.)


강의들으면서 완전히 공감이 가고~

사람들은 어이없다고 하지만 그 안에는 굉장한 사색의 흔적들이 녹아있다~~


굉장히 철학적인 통찰이 숨겨져 있는데,

이것을 너무나 듣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너무 재미가 있어서 강의내용이 가벼워보일 정도이다.


진정한 고수의 강의를 본 느낌이다.

굉장한 고민과 통찰을 이렇게 사람들과 쉽게 소통하다니....


고미숙 선생에 대해서 쓰신 책들을 좀 찾아봐야겠다~


+


흥미로운 것은 사람들의 반응이다~~

굉장한 통찰과 해학이 있기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강의 내용을 이성적으로 받아들이고 삶에 적용하는 것은 거부해버린다.


어이없다, 헛웃음만 나온다는 반응도 나온다.

굉장히 공감은 하지만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도 많다~~ ^^


솔직히 당연한 반응이고,

그렇게 반응하는 것이 진짜 솔직한 것일 수 있다.


공자, 노자, 부처, 소크라테스는 모두 백수였다.

누구나 놀고 싶어하고, 삶의 궁극적인 목적은 백수가 되는 것이다.


열심히 일해야 행복하다고 이야기하는 것 다 뻥이다~


자본주의가 만든 소유와 증식에 대한 허상이다.


스위트홈이라는 망상, 화폐에 대한 욕망

안정된 삶을 위해서는 정규직이 되길 꿈꾸지만,

사실은 정규직만큼 피곤하고 어려운 직업도 없다.


남들이 불쌍하고 이야기하는

백수, 솔로, 1인 가족이 진정한 행복한 사람이다.


이런 이야기에 쉽게 공감한다면...

사람들은 그를 똘아이라고 부를 것이다.


근데, 바로 내가 그렇다.

어찌보면 나의 삶을 이렇게 명쾌하게 잘 묘사하는지...

심지어 매일 걸어서 도서관에 가는 것마져 비슷한다.


쳇바퀴 도는 직장생활이 싫었고,

퇴근 후에 집에 들어와서는 잠만자고 다시 회사에 가야했다.


이렇게 소모품으로 좀 더 살다가

40대가 넘어가서 퇴직을 하게 되면 과연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러한 고민들이 나를 이렇게 만든 장본인 중에 하나이다.

(물론 기업 구조와 사회 문제에 대한 나름의 고민들도 추가적으로 있었다.)


회사에 다닐 때는 몰랐는데,

막상 자발적으로 나와서 새로운 각도에서 세상을 보니 보이는 것들을

고미숙 선생이 너무나 명쾌하고 쉽게 잘 정리해주는 듯해서 반가웠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강의 내용을 그냥 웃고 넘기지 않고,

과연 내가 무엇에 속았고 이 사회가 무엇이 잘못됐는지 차분히 고민해 볼 수 있을까?


굉장히 해학이 넘치는 강의인 듯하지만,

사실 강의 내용이 던지는 메세지는 2014년 대한민국이라는 현실에 대한 굉장히 큰 도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강의를 듣고 웃고 넘기는 사람들도,

이 강의가 던지는 메세지들에 대해서 쉽게 잊어버리지 못할 것이다.


다시 봐도~ 대단하다는 이야기밖에 할 수 없다~~

진정한 고수는 자신의 생각을 듣는 사람의 눈높이에 맞춰서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진짜 멋진 강의다~~ 

통찰과 해학이 뭔지 제대로 배우고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