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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바 경영 - 이나모리 가즈오 (2007)

열린 공동체 사회 2014. 9. 16. 23:32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1932 ~ 생존)은

마쯔시다 고노스케(1894 ~  1989)와 혼다 소이치로(1906 ~ 1991)와 함께

일본의 3대 기업인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그의 독특한 경영 철학과 방법에 대해서는 이미 국내에도 많이 소개 되어있었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아메바 경영
국내도서
저자 : 이나모리 가즈오 / 우성주역
출판 : 예문 2007.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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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 더 주목받게 된 것은

2010년 정부의 요청으로 파산한 일본항공(JAL)에 무보수 봉사를 조건으로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이다.


30조엔이라는 엄청난 부채에 계속되는 실적 부진으로 파산한 일본항공에 취임한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2010년 영업이익 1884억엔, 2011년 2409억엔이라는 기적을 일으켰다.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부터 자구책으로 마련된 회사갱생법에 의해서

구조조정이라는 과정을 거쳐서 30%의 직원들(1만 6000명)을 정리해고 시키긴 했지만,

노사간의 큰 트러블이 없이 기업문화를 완전히 바꾸면서 일본항공(JAL)을 완벽하게 재생시켜버렸다.


교세라의 성공은 타의 모범이였지만, 특수한 사례로 취급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가 교세라의 경영방식을 일본항공(JAL)에서 다시 성공적으로 주입시키면서

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영철학과 아메바 경영은 보편성을 확보하게 되었고 다시 한 번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다.


불타는 투혼
국내도서
저자 : 이나모리 가즈오 / 양준호역
출판 :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201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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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메바 경영>에 주목하는 이유는

"자기 조직화"라는 개념을 명확한 평가시스템을 통해서 성공적으로 적용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


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영방식은 크게 3가지 요소로 파악할 수 있다.


그는 "교세라 필로소피"라는 경영 철학을 가장 기반으로 하고 있고,

한 축으로는 "교세라 회계학"이라는 회계에 대한 기본원칙을 가지고 있고,

다른 축으로 "아메바 경영"이라는 자기 조직화된 조직 운영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교세라 필로소피로 불리는 경영 철학은

그냥 대충 읽어보면 어디선가 한 번 들어봄직한 좋은 말을 그냥 모아둔 것 같다.


그 이야기는 우리가 어떻게 기업을 경영할지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것이 산발적으로 좋은 이야기로만 남아있고,

그러한 것들을 체계적으로 나만의 경영철학으로 정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인간으로서 무엇이 올바른 것인가'라는 원초적인 질문들에 대해서

자신만의 답변을 찾았고 이를 경영 12개조라는 원칙으로 정리해서 가장 기초적인 판단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이나모리 경영 12개조>

1) 사업의 목적, 의의를 명확하게 한다
2) 구체적인 목표를 세운다.
3) 강렬한 소망을 마음에 품는다
4)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노력을 한다
5) 매출을 최대한 늘리고, 경비를 최소한으로 억제한다
6) 가격 결정은 경영
7) 경영은 강한 의지로 정해진다.
8) 불타는 투혼
9) 용기를 가지고 일에 임한다
10) 항상 창조적인 일을 한다.
11) 배려하는 마음으로 성실하게
12) 항상 밝고 적극적으로, 꿈과 희망을 품고 솔직한 마음으로

간단히 핵심 키워드만 뽑아보면,

목표 설정과 공유, 열정과 노력, 행복과 배려, 매출 최대 경비 최소 로 정리할 수 있다.


그냥 읽어보면 참~~ 뻔한 이야기들이다.

근데, 문제는 우리가 항상 이러한 기초적인 것들을 지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JAL회장에 취임한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아메바 경영>을 이식시킬 충분한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초기 1년간은 <필로소피>를 주입시키는데 열정을 쏟았다.


실질적으로 <아메바 경영>이 도입되지도 않은

2010년에는 의식 개혁만으로도 엄청난 경영실적(영업이익 1884억엔)을 기록했고,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한 이후 경영실적은 더욱더 개선되어 2013년 다시 증시에 재상장되었다.

(물론 2010년 경영실적 개선에는 엄청난 구조조정에 의한 비용 절감 효과도 포함되어있음)


<아메바 경영>의 효과도 분명히 있지만, 

그 기반에 깔린 경영철학이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



<아메바 경영>은 경영자가 경영을 하기 위한 관리 회계 시스템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이는 재무회계나 세무회계와는 달리 경영자가 의사결정과 실적관리에 활용하기 위한 회계 수법이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복잡한 재무회계나 세무회계가 아닌

매출과 지출을 전직원이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경영을 위한 관리 회계를 작성하도록 만들었다.


교세라의 회계방식에는 7가지 기본 원칙이 있다.


1) 현금 기반의 경영 원칙 

2) 일대일 대응의 원칙

3) 근육질 경영의 원칙

4) 완벽주의의 원칙

5) 더블체크의 원칙

6) 채산향상의 원칙

7) 투명경영의 원칙


7가지를 대충 보면, 이 역시 누구나 아는 상식수준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실무진의 입장에서는 거의 지켜지지 않는 이야기들이 태반이다.


실제 회계장부는 발생주의 원칙을 잘 따르지 않고 현금 흐름과는 다르게 작성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교세라는 회계쌍 수익이나 비용이 아니라 실제 현금에 따라서 손익을 계산했고,

은행에 빚을 지는 차입에 의한 자금조달을 하지 않고 철저히 현금으로 사업을 운영하였다.


그리고 ,반드시 회계 처리에서는 일대일로 

어떠한 경우라도 전표를 발행하지 않으면 물건을 움직일 수 없도록 원칙으로 세웠다.


쓸데없는 곳에 투자를 하거나, 싸다고 일관적으로 대량구매를 하는 법이 없이

반드시 필요한 것을 반드시 필요한 때에 반드시 필요한 양만큼만 구매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지나칠 정도로 완벽주의를 원칙으로 하면서 사소한 금액에 대해서 더블체크를 한다.

사원을 못 믿어서 더블체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원에게 죄를 짓지 않게만들겠다는 굳은 의지이다.


직원당 목표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각자가 매출은 높이고 경비를 줄이게 만들면서,

복잡한 원가계산을 하지 않고도 스스로 단위 시간당의 부가가치를 계속해서 창출하게 만들게 해준다.


아주 간단히 말하면, 서류상의 회계 처리가 아니라

눈에 보이는 아주 쉬운 회계처리를 통해서 쉽게 정보를 파악하고 콘트롤 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매우 명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다.


무식할 정도로 실물 위주의 원리원칙에 맞춤으로써,

다소 불편할 수도 있고 재무관리의 개념으로 보면 손해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불필요한 재고나 투기, 횡령의 위험 등을 재거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이익이라는 것이다.


재무관리와 재테크의 능한 사업가들에게는 멍청하게끔 보일 수도 있지만,

교세라는 이렇게 하는 것이 모든 직원들을 경영자화시키고 신뢰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본 것이다.


+



마지막으로 <아메바 경영>은 

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영방침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전사 조직을 <매출 최대 경비 최소>라는 원칙에 맞춰서 독립 채산이 가능한 단위로 잘게 쪼갠다.

각 단위는 수입과 지출이 명확하게 측정이 가능한 기능 단위여야하며, 회사의 전체 목적에 부합한 단위여야 한다.


이렇게 구분된 아메바 단위들은 각각의 채산을 계산하고, 이를 시간당 채산표로 집계해서 평가한다.

이렇게 하면 실시간으로 채산성이 계산이 되며 어느 부분에 대해서 조치를 취해야하는지 명확하게 드러난다.


각각의 채산단위들은 스스로 경영을 전담하며 사실상 작은 중소기업의 집합체처럼 움직이게 되고,

경영철학을 베이스로 한 전원 참가 경영이 실현되면서 경영자 의식을 가진 인재를 자연스럽게 육성하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 이념이 기본적으로 충실하게 뒷받침되어야 하며,

교세라 회계원칙에 따른 누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경영회계시스템이 구축되어서 정보가 공유되야한다.


각각의 단위별로 업무에 대한 실적이 계산되기 때문에,

사업단위에서 다른 단위로 업무가 연결될 때 아메바 간의 가격결정에서 트러블이 생길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생산 단위와 유통 단위, 판매 단위 별로 실적을 서로 올리기 위해서 납품 가격을 이기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교세라에서는 철저히 성과주의를 지양하고,

아무리 아메바가 훌륭한 실적을 올려도 거기에 연동해서 승급을 시켜주거나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는다.


스스로 자신의 실적을 평가하기 위한 수단이며,

회사 전체의 이익에 크게 공헌했을 경우에는 칭찬을 받는 것으로 대체한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 소재가 불명한 경우나 목표 설정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에,

조직간의 이기심 대결로 흐르지 않도록 완충장치를 마련하며 대표적으로 영업팀 목표에는 10% 커미션을 설정하기도 한다.


이러한 중요한 의사결정과 조직간의 조율을 책임지고 해줄 리더와 철학은 반드시 필요하며,

모든 의사결정은 전사적인 목표인 "전구성원들의 행복"이라는 가이드 라인 안에서 결정되야만 한다.


궁극적으로 아메바 경영이 추구하는 것은

모든 직원들이 주역이 되어서 자주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전원참가경영>의 실현이며,

그 핵심에는 모든 직원들이 아메바별로 경영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정밀한 채산관리 구조를 구축하는데 있다.


+


내가 <아메바 경영>에 매료된 이유는

조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어느 조직이든 주인의식을 가져라,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라하지만,

철저히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구조에서는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가지기 어렵다.

이는 주식회사 뿐만 아니라 스스로 주인이라고 하는 협동조합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하는 일이다.


<아메바 경영>의 독립채산체 경영 방식은

전원참가를 일으키면서 주인의식을 갖게 만드는데 아주 유용한 경영기법으로 보인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필로소피> 역시 협동조합 정신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복잡성 이론에 나오는 다양한 개념 중 하나인

"자기 조직화'의 원리를 경영현장에서 독특한 형태로 구축해낸 보기드문 사례이기도 하다.


비록 교세라와 일본항공은 주식회사이지만,

이를 협동조합에 잘 적용시킨다면, 굉장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듯하여 연구해봐야겠다.


* 참고할만한 블로그

  교세라의 아메바 경영 이야기 (http://blog.naver.com/panse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