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ing Mondragon(몬드라곤에서 배우자) - William Whyte & Kathleen Whyte (1991)

2016. 5. 9. 04:30


지난주 해피쿱투어 연수팀과 함께 몬드라곤을 방문했다.


예상치못했던 방문이기에 사전 준비도 충분치 못했지만, 

가장 많이 깨달은 것은 내가 몬드라곤에 대해서 너무 몰랐다는 사실이다.


몬드라곤을 알게 된 것은 나의 인생에 중요한 변곡점이다.


KBS스페셜에서 '스페인 몬드라곤의 기적' 편을 보면서,

내가 그동안 생각하고 있었던 대안적인 기업이 구현된 것을 알게 되었다.


http://www.kbs.co.kr/1tv/sisa/kbsspecial/view/old_vod/1707965_61811.html


그렇게 알게 된 협동조합을 제대로 알고 싶어서 대학원에 진학했고,

이후로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몬드라곤을 직접 피부로 느끼고 올 수 있었다.


+


솔직히 연수를 가면서 교만한 마음도 있었다.


1년에도 수십 개의 팀이 몬드라곤을 방문하지만 과연 그들은 무엇을 건져왔는가?

몬드라곤에 대한 사전 지식도 없이 방문해서 사진만 찍고오고,

다들 몬드라곤에 다녀왔다고만 이야기하지 뭘 새롭게 배워왔는지 제대로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HBM협동조합경영연구소를 통해서 그동안 최신 정보를 많이 접해왔기 때문에,

스스로 국내에서는 몬드라곤에 대해서 가장 많이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


2015년 해피브릿지 연수단이 전해준 각종 기관들에 대한 자료들과

추가로 그동안 모아둔 몬드라곤에 대한 국내 소개된 자료와 해외 논문들도 정리해서 팀원들에게 공유해줬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자료를 본지 너무 오래됐고,

나 스스로도 내 언어로 정리해본 적이 없기에 그냥 자료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역시나 사전 지식과 고민이 부족하다보니,

나 역시 다른 연수단과 비슷한 수준의 질문만 하고 비슷한 수준으로 느끼고 돌아왔다.


물론, 어떤 식으로든 내가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정리해둘 예정이다.


연수를 지원해주고, 함께해주신 분들에 대한 의무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 부족한 지식이나마 정리해두지 않으면 다음 연수가는 사람들도 비슷한 경험을 할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연수보고서(?)는 HBM협동조합경영연구소 블로그에 연재할 예정이다.

짧은 지식이지만 사유화하기 보다는 그래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읽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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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막상 연재를 시작하려니 사실 확인이 좀 더 필요했다.


내가 사전에 알던 지식과 가서 들은 지식, 그리고 그동안 정리된 자료들 간의

서로 비슷비슷하기는 한데, 뭔가 좀 안맞는 것도 있는 것같고 남들은 뭐라 써놨는지도 궁금하기도 하고...


그래서 2012년 대학원 입학을 준비하면서 찾아봤던 책을 다시 꺼내들었다.


몬드라곤에서 배우자
국내도서
저자 : 윌리엄 F. 화이트,캐서린 K. 화이트 / 김성오역
출판 : 역사비평사 2012.01.20
상세보기


당시만 해도 협동조합에 관련된 책이 거의 없던 시절이라서 

굉장히 소중하게 읽었던 책이고, 몬드라곤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이해하게 해준 책이다.


그리고 이 이후로도 몬드라곤에 대한 많은 자료를 봤지만,

이 책만큼 일목요연하고 자세하게 정리해준 자료를 보지는 못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책이 쓰여진 시기가 1991년이기에 

그 이후 20년간의 몬드라곤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것이다.


2012년 책의 번역자 김성오씨가 '몬드라곤의 기적'이라는 후속편을 냈지만,

처음부터 화이트 부부의 책을 보완해주는 것이 목적이였기에 이 책만큼 내용이 풍부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몬드라곤을 통해서 한국적 상황을 이해하기에는 굉장히 용이하기에,

김성오씨가 저술한 '몬드라곤의 기적'은 별도 포스팅에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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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시 꼼꼼히 읽어보면서 저자의 몬드라곤에 대한 이해에 감탄하게 됐다.


협동조합에 대해서 너무 모르던 시기에 읽었던 책이라서 

잘 모르고 스쳐지나간 부분이 많았는데 막상 몬드라곤을 다녀오고나서 보니 진짜 잘 쓴 책이다.


심지어 몬드라곤에서 기관을 방문해서 얻은 정보보다도 훨씬 더 자세한 정보가 있었다.

20년 전에 쓰여졌음에도 오히려 내가 만난 몬드라곤 사람들보다도 몬드라곤을 더 잘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연수를 떠나기 전에 이 책을 다시 복습하고 가지 않은 점이 후회될 정도이다.


이 책은 몬드라곤의 성장과정을 통사적 관점에서 다루고 있으면서도,

우리가 방문한 몬드라곤의 주요기관들(카하라라보랄, 라군아로, 이켈란 등)에 대해서도 자세한 정리해주고 있다. 


물론 시간이 지나서 '카하라 라보랄'은 '라보랄 쿠차'로 변화되었고, 

호세 마리아 신부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성인으로 추대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 중이다.


본인이 부각되는 것을 지나칠 정도로 경계했던 신부님이 살아계셨다면 경기를 일으킬 일이지만,

60년이 넘는 몬드라곤이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도 보인다.


이번 연수단도 탄생 100주년 기념 포럼에 Gsef 공동의장이신 송경용신부님이 초대되면서 기획됐다.

화려하게 접근하지는 않지만, 이들에게는 호세 마리아 신부의 정신을 다시 부각시킬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책에서는 몬드라곤의 역사와 특징을 굉장히 압축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 내용을 요약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이며 방대한 내용을 정리한 화이트 부부에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다.


또한, 통사적 관점에서 단순히 역사를 서술하고 끝난 것이 아니라, 

주요 이슈(호세 마리아 신부의 사상과 조직 문화의 특성)와 시사점에 대해서도 잘 정리해주고 있다.


몬드라곤 현지 직원들이 그냥 애매모호하게 문화적 특성이라고 답변했던 것에 비하면,

훨씬 더 조직적 특성과 제도적 장치의 작동 원리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하지만,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몬드라곤은 이제 MCC라는 거대한 복합체로 거듭났다.

1991년은 그 새로운 실험의 시작점에 불과했기에 훨씬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자료는 없다.


이 책이 가지는 최대의 단점이고,

후속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끼는 가장 결정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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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수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점은

현지 조합원들의 답변 수준이 오히려 질문자들의 질문을 못 따라간다는 점이다.


특히 사기업과 구분되는 협동조합적인 요소에 대한 질문을 할 때마다 

'원래 이렇게 살아왔는데, 왜 당연한 것을 질문을 하지?'라는 표정과 반응은 만감이 교차하게 만들었다.


이에 대해서 몬드라곤 사람들은 우리랑 아예 사고가 다르구나 느끼기 마련이고,

몬드라곤의 사례를 문화적 특수성으로만 귀결해버리게 되면서 우리에게는 적용할 부분이 없다고 느끼게 된다.


사실 연수를 다녀온 사람들의 대부분의 반응은

몬드라곤은 몬드라곤이고, 우리도 우리만의 특수한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한다고 이야기한다.


과연 그렇게 문화적 특수성으로만 귀결되는 문제인가?

이에 대해서 화이트 부부는 바스크 문화의 특수성보다는 조직 문화의 특수성으로 봐야한다고 지적한다.


몬드라곤은 노동자생산협동조합들이 빠지기 쉬운 교조주의적 속박을 벗어나야한다는 것을 실용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로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협동조합 활동가들이 이 부분만이라도 제대로 느끼고 돌아왔다면,

그 연수는 충분히 가치가 있는 연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나도 연수에서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이 바스크 특히 몬드라곤의 사람들은 굉장히 정이 많고 인간적이지만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실용적이고 합리적 사고를 하면서도 굉장히 유연하게 반응해 왔다는 부분이다.


한국의 활동가들의 경우, 비즈니스에서는 굉장히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듯 보이며,

원리 원칙에 대해서는 굉장히 절대주의적이고 경직된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많이 나타났다.


그동안 협동조합이 관심을 받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한국 사회의 협동조합이 비즈니스로 성공하지 못한 이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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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수가 현장방문에 초점을 두었고

참가자의 이해도도 천차만별이라서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하기는 어려웠지만

추가적으로 연수 과정에서 상급 관리자나 관련 연구자를 만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나도 이번 연수를 통해서 어렴풋이 생각하던 부분들이 많이 정리가 되었다.

새롭게 얻은 정보는 사실 별로 많지 않았지만, 오히려 몬드라곤의 사람들을 이해하게 된 듯하다.


특히나 HBM연구소에서 같이 업무를 진행하면서 이해가 안됐던 것들이

현장에 막상 와보니까 누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알게됐고, 이들이 왜 그렇게 말하는지도 알게 됐다.


사실 몬드라곤은 한 번 와보고 싶다고 해서 방문하기에는 별로 추천할만한 코스는 아니다.

생각보다 볼꺼리도 없고, 실무자 수준에서는 우리가 원하는 질문에 답변도 별로 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몬드라곤에서 배우자'라고 하기에는 이미 기본적인 정보는 한국에 충분히 존재한다.

최근 정보와 이슈에 대한 부분은 추가로 정리할 필요가 있지만 기본원리는 크게 바뀌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의 이슈의 경우에는 실무자가 아니라 최상급 관리자 정도는 만나야지 얻을 수 있기에,

실무나 학술적인 미팅을 하거나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만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지 않는 한 꼭 와봐야하는가 싶다.


오히려, 연구를 위해서 아예 장기간 거주하면서 이들의 삶에 들어가서 느끼고 체험하는 것은 필요해보인다.

화이트 부부의 책이 소중한 이유는 그냥 정보만 쓸어담은 것이 아니라 몸으로 몬드라곤을 느끼고 쓴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해피브릿지와 HBM연구소를 통해서 몬드라곤 사람들과 3년째 연을 맺고 있지만,

몬드라곤과 무언가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단순 정보가 아니라 이들을 좀 더 이해할 필요는 확실히 있어보인다.


이 번 방문에는 팀창업 교육인 MTA프로그램을 한국에서 함께하기 위한 비즈니스 미팅도 포함되었다.

하지만, 이들의 업무 진행방식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았기에 실무적으로 진척된 내용이 너무 없었다.


멀리 이국 땅에 오랜 시간거쳐서 왔던 비즈니스 미팅 치고는 얻어가는 것이 너무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다음에는 단순히 '배우기'가 아니라 '함께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몬드라곤을 방문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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