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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오브 파이 (Life of Pi) - 2012, 이야기의 위대한 진실

열린 공동체 사회 2013. 12. 19. 08:29



라이프 오브 파이 (2013)

Life of Pi 
7.8
감독
이안
출연
수라즈 샤르마, 이르판 칸, 라프 스팰, 아딜 후세인, 타부
정보
어드벤처, 드라마 | 미국 | 126 분 | 2013-01-01
글쓴이 평점  


이제는 할리우드의 거장이 되어버린 이안 감독의 작품


그의 작품은 다소 지루한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언제나 상업성과 예술성을 갖춘 것으로 정평이 나아있다.


그는 이번에는 "생존"의 문제와 "이야기"에 대한 철학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


일단 영화의 그래픽 하나는 역시나 기대치 만큼 훌륭하다.

(대부분 이 영화를 선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듯하다.)


3D로 보지 않았지만,

아마 3D로 보았다면, 입체감은 살지만 색감은 좀 떨어졌을 것 같다~


CG기술이 아주 훌륭한 것 같다~

특히 물은 CG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인데, 실사와 혼합해서 잘 표현한 듯하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종교를 믿었던 주인공답게,

몽환적인 분위기 연출이 치열한 생존의 과정을 아름답게 승화시키고 있다.



+


스토리는 어찌보면 다소 지루할 수 있다.


인도에서의 생활이 거의 30분 정도 전개되는데,

화려한 그래픽과 생존 과정을 보고 싶어서 영화를 선택한 이들에게는 기다림의 시간이다.

(원작 소설에서는 절반 정도가 인도에서의 생활이라고 하니, 나름 관객을 배려한 듯)


영화는 이야기 속의 이야기 구조를 택하고 있다.

주인공이 과거의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주는...


영화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흔히 쓰는 구조이다~

근데, 이 영화 속 이야기가 독특한 점은 듣는 사람에게 선택권을 준다는 것이다.


이 선택권은 다소 부담스러운 선택권이다.

그것은 알고 싶은 사람의 심리와 그것은 알기 싫었던 사람의 마음이 묘하게 교차된다.


그리고 관객으로 하여금 니가 보고 싶은대로 보고, 느끼고 싶은 대로 느끼라고 한다.


그러면서, 아무 생각없이 영화를 보던 나에게~

갑자기 영화의 내용들을 처음부터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들어버린다.


이는 단순히 바다에서의 생존과정 뿐만 아니라

그냥 유치하고 과장되었다고 생각했던 인도에서의 생활까지도 포함된다.


뻥이 섞인 듯한, 유치한, 코믹스러운, 어이없는 이야기들이...

어찌보면 우리가 과거를 기억하는 일반적인 습관들을 상징해주는 것 같았다.


우리의 기억이라는 것은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내가 기억하고 싶은대로, 그리고 내가 느끼고 싶은대로 기억하는 것은 아닐까?


파이의 바다에서의 기억도 마찬가지였다.

파이는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대로 기억했고,

그 기억이 맞든지 틀리든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그 오랜 시간을 혼자서 생존해냈으니까...

그리고 그의 그러한 사고 방식은 그를 살아남게한 원동력이였으니까...



+


파이처럼 태평양 한복판에서 난파가 되었다면 어땠을까?

재난영화를 볼 때마다 항상 상상하게 되는 부분이다.


내가 영화 속 주인공처럼 강한 생존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광기에 어린 생존의 현장에서 과연 난 제정신을 차릴 수 있을까?

중도에 그냥 쉽게 포기해버리진 않을까?


영화 속 주인공은 파이는 수차례 정신분열적인 모습을 보인다.

놀라운 생존력으로 물고기를 잡기도 하고,

비 바람 속에 미친놈처럼 외치기도 하고,


그에게 호랑이 '리처드 파커'는 삶을 지탱해주는 원동력이었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파이는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리처드 파커'가 실제 존재했던 존재하지 않았던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는 심리적 동반자가 되어주었고, 이성적으로 불가능한 생존을 이루어낼 수 있었다.


역시 인간은 심리적이든 물리적이든 절대 혼자 살 수는 없는 존재인 것 같다.